버스가산모퉁이를돌아갈때나는<무진Mujin10km>라는이정비(里程碑)를보았다.
그것은옛날과똑같은모습으로길가의잡초속에서튀어나와있었다.
내뒷좌석에앉아있는사람들사이에서다시시작된대화를나는들었다.
일인칭단편소설김승옥’무진기행’첫귀절이다
우리나라남성작가가쓴단편중엔’무진기행’
여성작가로는오정희의’저녁의게임’그높은벽을넘는작품이아직은없다는데
‘저녁의게임’은읽은기억도없고무진기행은
심심치않게자주글감으로거론되는작품이다보니…
비슷한시기에김수용감독의영화’안개’주제가는
얼마전에상영된M이란영화에도나왔었다
원작가김승옥각색으로신성일(?)윤정희주연의영화까지힛트를쳐서
그당시대한민국을안개로뒤덮었다는말이떠돌던기억도난다
매혹의저음가수란형용사가따라다니는문주란과는대조적으로
정훈희의목소리는맑고청아한음색이어서칠례가요제에수상도하고
많은사건도있었지만모다생락하고…아직까지무대에서는가수니..
혹세월지난후에라도’안개’는불후의명곡으로가요사에남을것같다
성묘가는날집에서6시전에출발하여고속도로를접어들자
운전자가제일싫어한다는’안개낀고속도로’였지만
난높히매달린이정표를보면서이정표대신이정비(里程碑)란
사전에도안나오는단어를떠올리던때가생각난거다.
이정碑는이정雨가되어안개랑가장잘어울려혹시작가김승옥은
첫귀절을올려두고전율을느끼지않았을까…뭐그런…
그리고상상은날개를달아’성악조금’했고졸업연주회땐
‘어떤개인날’을불렀지만지금은발령지따라소도시무진까지흘러흘러
‘어떤개인날’보단’목포의눈물’을부르던음악선생까지훨훨…
안개~~만이자욱한이거리탓으로해는달처럼보였다.
마치저녁어스름길을달리는듯…
천안에서아침을느긋하게먹고한참을더달릴때까지…
안개속풍경은무진기행은계속되었다.
(여기서영화’안개속의풍경’이나헷세의’안개속으로’생각하는분들,하이파이브짝!)
무드파이소라는방송으론싱거운얘기도곧잘하다가
노래전주만흐르면언제그랬나싶게분위기에젖어든다고
오래전에모T.V에서어떤개그멘이흉내내던모습이생각난다
오늘나는그반대로울울했던기분은
천안휴계실에서아침먹고난후엔서서히사라졌다
-사라지기를바랐다가맞나
아침부터잔치국수,우동셋트시키는남자들이해못하겠다고
여자셋은이상하다그랬더니옆자리를보란다.
시선따라…세상에나,젊은남자3명은아침부터라면질을…;;
‘전날술먹었는갑다’황태탕소고기국밥시킨시누이랑동서는그러며웃었고
나는굴3마리랑참기름동동뜨는매생이국을시켰다.(6천원)-강추하려고천안휴게실
봄가을두어차례연중행사이번주비오면많이추워진다며
내내미루던일숙제처럼잘치루고왔다.
토닥거리는지금내곁엔모과향이은은하게풍긴다.
선산에올라향을피우고제물을꺼집어낼때였다
-형님나비좀보셔요
-혹시어머님일까요…아니다호랑나비니아버님일까…
동서의말을듣기나한것처럼이번엔작은노랑나비한마리가
산지기에게건낼하얀봉투에앉았다훨훨날아다니는걸보고
디카에담기도전에시야에서사라저버려앵통해하고있는데
-엇청개구리…진짜아버님인갑다…
큰시누이가놀라며고함을치는거다.
남자들은타성받이’이마이아제’가돌본다고는하지만
웃자란쑥뜯어내느라엎드려있는사이
여자들은특종만난기자처럼청개구리를따라다녔다.
영혼은있는것일까…
‘걸어도걸어도’란영화가생각안날리만무하지
물에빠진학생구하려다물에빠져죽은큰아들제사를지내는데
나비한마리가날아들자그어머니는마치큰아들인양대하던…
무진기행…허무…다자이오사무…
블루라이트요꼬하마까지머리속필름은계속돌아간다.
언제나처럼자손번성하라고대추는산소주변에뿌리고’고시래~~’후
반짝이돗자리에앉아전이랑과일떡으로얼요기만하고하산했다.
-형님올해는국화안따요…
-작년꺼아직이야…선물받은것도그대로있고…
그만둔다는데도몇가지꺾어건내준다
차안에선시들더니물먹은후다시살아나서
장식장위에잘꽂혀있다
까치밥으로남긴봉시감이등불처럼매달린선산아랫마을…
그리고본가에내려가된장도얻고아이들위하여몇컷.
안채들어가기전사랑채엔멍석에나락이마르고있고…
ㅁ字형식의농가주택이다
헛간과디딜방아
마구간
누마루
가묘(家廟)
민속자료몇?호로지정된건축양식이라
체험학습장으로도이용되어비교적잘보관되어있다
메린지워린지…
자녀들은모두유학보내고노모랑단둘이농사짓는친척이있어서
선산내려가도들럴때있어반가운일이라며점심먹으러진주로향했다.
벌써올려두고이웃블로거의긴동영상보다
전도서일부귀절이떠올라그만두려했다
왜아직이런헛된짓을계속하고있는건지
佳人
30/10/2009 at 01:07
잘다녀오셨네요.
언제즈음포슽올라오나했어요.^^
지금은마음이저도급해서..일단인사만드립니다.
50대넘으면여자의남성화
남성의여성화그렇게변화되어간다하던데
참나무님을뵈면점점더여성적으로돼가시는듯해요.^^
sni629
30/10/2009 at 01:34
늘…계속되는생활속에서
한번쯤일탈을꿈꿔보지만..결국
또..그생활로돌아오지요.
떠나야하는데..하는데
하면서도..못떠나고
연..이라는것은참으로질긴명주실같아요..^^
산성
30/10/2009 at 01:58
내내기다린보람있습니다.
왜하필전도서의말씀이제목으로…했었지요.
무진기행,다자이오사무
블루라이트요꼬하마까지
에구
제머릿속도번개맞은듯
현란하게돌아가고있습니다…^^
나중에다시…
산성
30/10/2009 at 02:36
음악때문에…
머물러있습니다.
배경으로깔아두고…^^
들락날락…
참나무.
30/10/2009 at 07:15
가인님이젠좀나아졌나요…바쁜데그냥지나치셔도안잡아갑니다아,,,
참나무.
30/10/2009 at 07:16
窓님오랜만의흔적이시네요…꽤오래된연이지요…초기에오고갔으니
요즘사진들넘멋져서그냥구경만하고나온답니다
참나무.
30/10/2009 at 07:16
제목이좀그래서수정했습니다
이웃방에서간증동영상본이후그냥모든게덧없어보였어요
아직참믿음이아니어서…
barbara
30/10/2009 at 10:09
저까지고향에다녀온듯한기분이에요.
멀쩡히잘있던남편의고향은행복도시란이름으로사라져
일가친척정든고향떠나뿔뿔이흩어지고
이젠행복도시가아닌명품도시로바뀐다는데…
동네어귀에서있는조상의모습을다알것같은커다란나무,열녀문,공덕비…
그런것들보며후손들이명품으로자라는게아닐런지…
잘보존되어있는모습이부러워요~
참나무.
30/10/2009 at 11:03
음…애기들어보니언젠가중국영화한편생각나네요
스틸라이프…물에잠기고향찾아가는이야기였어요
저도시장걸어다니며혹동창이라도만날까하지만
그런우연은여태껏한번도없더라구요…
글쎄모두변하여못알아보는지도
오랜만에한가하신갑다요…^^
도토리
31/10/2009 at 03:38
건사하기쉽지않은한옥..
아름다움빛바랠까..조바심내면서도막상내게주어진임무라면버거워할일이지요.
예전에뜰넓은집에살때
친척들와서좋다고하면공연히심술이나던철없던그때생각이나네요.
지금은다시너른뜰에아기자기한꽃들이피어있던그때그집이그리워집니다.
無名
31/10/2009 at 06:14
앗…눈에익은고가들..흙돌담..가묘..기와는모두최근에새로번와하셨고…
오랜세월,유지보수비용은누가다부담하는지,놀랍습니다.
집전체가마치박물관인양정갈하게관리되어지고,게다가옛날의살림살이들도
곳곳에있으니,사람사는살림집이맞나요…
사진보니,나도내고향생각이간절합니다…내고향집에도진도개-황구-암수가있는데,벌써여러배새끼를낳아분양했었지요…
Lisa♡
01/11/2009 at 02:27
청개구리,나비..엄마ㅡ를부탁해생각납니다.
길고긴한옥사진들정말정갈합니다.
저런곳에사시는친척계시니얼마나부러운지~~
참나무.
01/11/2009 at 03:15
집이란사람의훈기가있어야정이가지요
예전에시부모님이사시던집이라
아이들어릴때방학하면꼭내려갔답니다.
연치높으신후서울올라오셨지만추억이많은곳이랍니다..
개학하고올라올땐울시어머님꼭차부에서눈물의이별을하곤하시더니…
꽃무릇필때찍은가묘사진도어디있을텐데…
‘걸어도걸어도’는안보셨나봐요…리사님은…^^
무무
02/11/2009 at 09:21
저집…탐나네요.
기품이절로..ㅎㅎ
남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