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 4. 파초

이름앞에뜨르르한형용사가없는사람이니

마감시간에쫒길일이있나.

심사받을데가있길하나

한곳에정신팔리면다른아무것도

생각하지않아도누가뭐라할사람이있나

목적이없으니빠드득이갈일도없고

어설프게올리는이런잡기,

혹잘못된거있어도

전문가아니다발뺌할수도있는

자유로움이저는’아직’까진좋습니다

시월간송도석특별전은특별이붙어도

그리어렵지않게100점의작품들을

편안하게(줄안서고..)감상할수있어좋았다그랬지요

-되잖은이야길벌써4편이나(2편은여행기랑합해서…)

저를끌리게하는그림은무서운달마도나

중국풍의도인들그림보다옷도좀풀어지고

맨발인체달보는이정의망월도나떠꺼머리다동등

인간적인그림들을중점적으로감상했습니다

좁은전시장을빠져나와출구란팻말따라오른쪽을돌면

하얀담의다양한담쟁이를만나지요

언제나처럼정신놓다다시오른쪽으로꺾으면

너플너플옆의키큰파초를만나게됩니다

‘수녀보다더욱외롭구나…’

파초를이리표현한연유는무엇일까…

전시장안에서의긴장감과조바심에서도해방된후여서

너풀거리는잎을단나무도아닌것이어쩌면저리도…

파초올려다보는기분은또얼마나시원한지요

조국을언제떠났노,
파초의꿈은가련하다.

남국을향한불타는향수,
너의넋은수녀보다도더욱외롭구나.

소낙비를그리는너는정열의여인,
나는샘물을길어네발등에붓는다.

이제밤이차다,
나는또너를내머리맡에있게하마.

나는즐겨너를위해종이되리니,
너의그드리운치맛자락으로우리의겨울을가리우자.

-파초(芭蕉)김동명

당연이생각나고가곡수선화…그리고

……….

내마음은나그네요,
그대피리를불어주오.
나는달아래귀를기울이며,호젓이
나의밤을새이오리다.

가사는생각만하고누가들을까봐조용히허밍으로흥얼거리며

정원앞쪽으로나오면또파초를만나게되지요

봄이면때죽나무의하얀꽃도보게되지만

간송선생이혹파초를좋아하셨을까아니면최완수실장이?

옛그림속에도심심찮게등장하는파초는

언제부터우리나라에심기시작했을까

기회되면관계자들에게한번물어봐?

이런잡생각을하며고색창연한국보급문화재다시살펴보고

조용히’남의정원’거니는일도’아주’즐거운일이지요

그날만난그림들중유독와닿는그림몇작품

더올려볼예정이지만,글쎄요이번이마지막일지

또후딱생각나면아주비현실적인졸면서

바다건너는그림이야기올릴지두모르지만요

오늘은파초만…

차이야기까지하다사실은늦어버렸답니다.

아래그림세로글씨시명(試茗)관서(款書)가

그림중앙에있는파격을유의해서보라고

해설서에적혀있습니다

私的으로흐르지않게’저에겐’제일어려운직타했습니다

2009.10간송도석특별전37.초원시명(蕉園試茗:파초정원에서차를맛보다)

김홍도(金弘道)지본담채37.8X28.0cm.

파초가우거진은사(隱士)의마당에서동자가차를끓이고있다.질화로에무쇠다관을올려놓고

쪼그리고앉은채부채질을해대며숯불을피우는데,머리도빗지않은동자는그야말로추남이다.

파초밑에는그저마당의돌맹이위에거친나무판을걸쳐서만든질박한서탁이놓였고,

그위에은사의조촐한살림이보인다.책두권에작은원형벼루와몽당먹,

볼품없는족자세개,줄없는거문고,투박한찻잔세개가아무렇게나널려있다.

은사는시상(詩想)이떠올라행음(行吟)중인지보이지않는데,서탁옆에뜻밖의사슴이

앉아있는것은이곳이얼마나인적끊긴심산유곡(深山幽谷)인가를말해준다

(많이중략…)

단원은만년에가끔이런초월의모습을보여주었다.어찌보면추(醜)의미를넘본것같기도하다.

큰기교는서툰것같다는(大巧若拙)의졸()의미학을지향한그림일것이다

간송미술관의걸장염불서승도대략비슷한경지의득의작이다(姜)간송문화작품해설156p

간송미술관내부와외부…어느한군데

정들지않은곳이한군데도없네요

좁은계단에서작은창으로내다보는정원풍경하며…

낡은창틀벽의잎사귀그림자까지간송미술관옛모습그대로유지되길

바라는마음으로매해마다어줍잖은후기라도남기려합니다.

은행나무에곁방살이하는후박나무아래이자리가저에겐명당인데.

따로쉴만한밴치가하나도없다보니

전시회기간엔조매해서차지하기힘들거든요

한바퀴돌다와보니다행이비어있어서

이번시월은이자리에안자파초를좀더오래오래바라본날이어서

파초가그려진단원그림한장과엮어봤습니다

2009.11.6.참나무사룀(곰방배워서…)

10 Comments

  1. 백자도요

    06/11/2009 at 12:01

    ‘無絃琴’을보고는無現金까지떠오르니저는아직도멀었습니다.
    음악끊어졌다고일러주시느라오라가라하게되어죄송합니다.
    제가오락가락하였습니다.
       

  2. 참나무.

    06/11/2009 at 12:17

    아니에요덕분에슈왈츠코프즐겼습니다
    절제의극치…그녀…다른곡까지찾아듣고
    특히그리움을아는자만이좋아해서…

    음악이늘문제지요..저도Y-tube싫은데방법이없어서…아쉬움달래지요
       

  3. 산성

    06/11/2009 at 14:33

    파초의이름으로
    다시간송을올리시는뜻
    지레짐작…아는척합니다.

    낡은창틀벽의잎사귀그림자까지
    그대로유지되길…
    하시는그바램…^^

    편안~하신밤되소서…

       

  4. 참나무.

    06/11/2009 at 14:57

    파초가남방식물인줄알았는데중국이원산지였네요
    정조대왕의파초그림이랑단윈의’월하취생’
    도록No.가70인걸보면몇해전에올렸을텐데
    한번검색해봐야겠습니다…지금

    파초에관한멋진시아시는것있으면좀풀어내주셔요
    고운시많이아시잖아요…^^
       

  5. summer moon

    07/11/2009 at 04:41

    저는그림속의머리빗지않은’추남이’가참마음에들어요.^^   

  6. 잎사귀

    07/11/2009 at 05:21

    미술관정원의파초까지세세히보시는안목에또감탄합니다^^
    발표되거나한글은아닌데
    어느학자분께서친구에게받았다는글을동호회글방에띄운게있는데느낌이좋아옮겨보겠습니다.
    파초서실(芭蕉書室)

    시골로내려가띠집을지으면내공부방은芭蕉의넓은잎으로너울거릴것이다.
    그파초의푸른빛옷소매에내여생의새삶이어리리라.요새나는이런기대로
    설레고있다.친구들은내공부방을어쩔수없이<芭蕉書室>이라불러줄것이아닌가.
       

  7. 참나무.

    07/11/2009 at 05:26

    떠꺼머리총각…서머문이좋아할만한…^^

    혹시머리에서이나떨어지지않을지…ㅎㅎ

    예전에송창식처럼…트윈폴리오시잘윤형주는의사집안이라살만했지만
    송창식은동가식서가숙했다던가요…오래되어기억력도가물가물…ㅋㅋㅋ   

  8. 참나무.

    07/11/2009 at 05:31

    파초…맨아래한수추가하려했는데맘에드는시가없더라구요…

    잎사귀님의선시는와닿습니다…그리고부러워요
    그런서실을꿈꾸는선비나그친구분이나
    또이렇게옮겨주시는잎사구님두요…^^

    주말어디출사계획없으신지요
    조블에서수이만날수있는이웃분들덕분에제가호강많이합니다.
    감기조심하시구요…에취…!   

  9. 소리울

    07/11/2009 at 14:19

    간송을보여주어서고맙군.이촌놈에게는다새롭게만보이네.
    예전에간건간것이아니라…늘새로운것을받아들여야하는데…   

  10. 참나무.

    07/11/2009 at 23:39

    ‘더높게더크게더화려하게’

    어느댁포스팅제목이그래서-아마현대인들이추구하는것들?
    방금’더쇼킹하게’도추가하고프다그러구왔는데…

    그런의미로보면간송미술관은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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