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여, 나가 놀거라

박형준시인과문태준시인은’동인들의술버릇’을주제로한만담형식으로시힘동인들을소개했다."김성규시인은함께마시면서도절대취하지않고옆에서지켜보는데,끝날때가되면’오늘실수많이하셨다’는말로술을깨게만듭니다."시인들의술버릇이공개될때마다객석에서웃음이터졌다.

영상으로읽는시…부르는시…흐르는시…비트로느끼는시…
스타시인군단’시힘’결성25주년자축낭송회…
전통적인’틀’깨뜨려관객들큰호응

전통적인’틀’깨뜨려관객들큰호응"한국현대시의최근4반세기를우리가이끌어왔다"고당당히외치는시인들이있다.안도현최영철나희덕박형준문태준김선우등19명이가입해한국시단의스타군단으로통하는시동인(同人)’시힘'(회장정일근)이다.1984년결성돼올해로25주년을맞은시힘이5일오후서울홍익대앞공연장을빌려시낭송회를열였다.

‘시힘25주년자축시낭송회’는1980년대결성된시동인가운데유일하게생존에성공했고,현재활동중인동인그룹들가운데가장오래됐다는점에서시사(詩史)에남을사건이다.

그러나시힘동인들은이날낭송회를동인사(同人史)의통과의례안에가두지않았다.두시간동안펼쳐진낭송회는시인이읽고관객은듣는오랜틀을벗어던졌다.

▲5일열린‘시힘25주년자축시낭송회’에서문태준시인(무대위오른쪽)과

박형준시인이각자의독특한술버릇을공개하는만담형식으로동인소속

시인들을소개하고있다./허영한기자younghan@chosun.com

시인들은’영상으로읽는시”부르는시”흐르는시”비트로느끼는시’등시를감상하는다양한형식을제안했다.행사장에모인100명가까운관객들은이날시힘이선보인시즐기기방식을감상하느라시간가는줄도몰랐다.

휘민의시〈락앤락〉은비디오자키밍키에의해다양한전등의불빛으로표현되는비디오영상으로탈바꿈해공연됐다.’시여너를이따뜻한방에두지않고/빈깡통하나채워내쫓아놓고/(…)/바라보는나는갈기갈기찢어지지만/시여네가오래사는길이다/’고하는최영철의시〈시여시여〉를가수술제이(SOOLJ)가랩으로편곡해부르자리듬에맞춰발을구르는소리가객석에서울렸다.

시에대한관심과사랑은학생들마음에도강으로흘렀다.정은택군등선화예술학교학생셋이사회를보는고운기시인에게다가가"교과서에서읽은나희덕시인의시〈배추의마음〉을좋아해가곡으로만들었는데오늘이자리에서부르고싶다"며무대에섰다.

학생들의공연을지켜본나시인은"시가세대를넘어다양한사람들에게읽히고새롭게재창조되는것을보는즐거운경험을했다"고말했다.

박형준시인과문태준시인은’동인들의술버릇’을주제로한만담형식으로시힘동인들을소개했다."김성규시인은함께마시면서도절대취하지않고옆에서지켜보는데,끝날때가되면’오늘실수많이하셨다’는말로술을깨게만듭니다."시인들의술버릇이공개될때마다객석에서웃음이터졌다.

시인들은《세상의기척들다시쓰다》라는25주년기념동인지를만들어참석자들에게나눠줬다.정일근시인은"시를사랑하는독자들에게감사하는마음을담았다"고말했다.《세상의…》에는회원19명이그동안발표한작품들가운데5편씩자선(自選)한시를실었다.

행사를지켜보고시집도선물받은독자들은벽에마련된백지위에응원문구를적는것으로화답했다.2007년조선일보신춘문예로등단한’시힘’막내김윤이시인은동인가운데유일하게아직시집을내지못했다.어떻게알았는지누군가"첫시집,많이기다립니다"라고썼다.문태준시인은"시집《맨발》《그늘의발달》을너무도좋아한다"는인사를받았다.

시힘의인터넷카페이름은’시힘100’이다.정일근시인은"100년가는동인지가되자는다짐을표현한것인데오늘그희망의빛을봤다"고말했다.

시동인‘시힘’창립25주년기념시낭송회가5일서울서교동상상마당
시어터제로에서열렸다./허영한기자younghan@chosun.com

출처;시(詩)여,나가놀거라/김태훈기자<–

P.S:시인들의술버릇궁금하시면…^^

11 Comments

  1. 참나무.

    07/12/2009 at 07:38

    ‘…은하수가펑펑쏟아져날아오듯덤벼드는눈…’

    최승호시인의’대설주의보’란시귀절이떠오르는눈은언제올지요
    노날오프닝으로저귀절을들려주길래

    조선일보현대시100선에도소개된것같아찾아봤어요
    이런눈기다린다그러면우리집남자께혼나겠지만…^^

    ——-
    대설주의보(大雪注意報)-최승호

    해일처럼굽이치는백색의산들,
    제설차한대올리없는
    깊은백색의골짜기를메우며
    굵은눈발은휘몰아치고,
    쬐그마한숯덩이만한게짧은날개를파닥이며……
    굴뚝새가눈보라속으로날아간다.

    길잃은등산객들있을듯
    외딴두메마을길끊어놓을듯
    은하수가펑펑쏟아져날아오듯덤벼드는눈,
    다투어몰려오는힘찬눈보라의군단,
    눈보라가내리는백색의계엄령.

    쬐그마한숯덩이만한게짧은날개를파닥이며……
    날아온다꺼칠한굴뚝새가
    서둘러뒷간에몸을감춘다.
    그어디에부리부리한솔개라도도사리고있다는것일까.
    길잃고굶주리는산짐승들있을듯
    눈더미의무게로소나무가지들이부러질듯
    다투어몰려오는힘찬눈보라의군단,
    때죽나무와때끓이는외딴집굴뚝에
    해일처럼굽이치는백색의산과골짜기에
    눈보라가내리는백색의계엄령.

       

  2. 산성

    07/12/2009 at 07:50

    오…동시접속입니다^^

    그제먼지같은눈에도얼마나창가를들락거렸는지…
    눈총좀받았습니다.그래도
    눈그쳤다가다시내리니
    모두들…엄마….또눈와요…^^

    얼마안있어
    대설주의보…그러면그때는또어떤마음이들래나요
    귀가않은식구걱정에
    시장꺼리걱정에…

    그럼에도불구하고
    한강변으로대설주의보한번내려지길^^

    이런저런시시한(!)마음주고받기는
    또얼마나행복한지요…^^

       

  3. 참나무.

    07/12/2009 at 08:06

    눈많이오는날은문정희시인의’한계령연가’도생각나지요
    폭설에갇히고싶다는…

    (그런조흔사람없으묜말을말까요…ㅎㅎㅎ)

    여튼저는아즉첫눈안만났어요…
    아직제사후유증다못날렸어요
    전기장판데워놓고한숨자려제방에들왔는데…;;   

  4. 佳人

    07/12/2009 at 08:35

    저도오늘아침동아일보에서시힘의기사를읽었어요.
    낯익은얼굴과이름들이많이보이니괜히반가웠어요.
    그전에모임광고를보고,꼭참가해보고싶다면서결국못갔어요.
    오늘문태준시인의책들이도착했어요.
    벌써다음주로다가왔네요.이래저래기대가많이됩니다.

    저는소복히쌓이는첫눈을만났는데…^^
       

  5. 겨울비

    07/12/2009 at 11:12

    아무래도언니나가인님이시관련행사게시판하나만드셔야겠어요.
    저는이행사는또몰랐어요.
    음악과함께하는법회기사는미리봐알았는데…
    지나고나서이런행사있었다더라하는기사말고
    앞으로있을문학행사공지하는곳없나요?^^
       

  6. 밤과꿈

    07/12/2009 at 12:57

    눈에관한시라면김용택님의
    ‘내게당신은첫눈같은이’를추천합니다~

    처음이시를대했을때얼어붙는줄알았거든요~ㅎㅎ
    오래전에올렸었는데…
       

  7. 참나무.

    07/12/2009 at 14:40

    아유~~가인님두
    아셨으면광고좀하시잖고…
    문태준시인께서만담식으로시인들의술버릇얘기하신게전젤궁금했답니다…ㅎㅎ
    동영상보니행사가굉장했지요.
       

  8. 참나무.

    07/12/2009 at 14:42

    시랑젤잘어울리는겨울비님이하셔요…^^

    ‘시힘’동인시낭송회는25회..그부분도부러웠어요
    수영가기전에이기사보고어느분이올리지않았을까했는데
    손이안으로굽는다고저도문태준시인에밑줄좌악그었지뭡니까
       

  9. 참나무.

    07/12/2009 at 14:48

    시도좋아하시고음악에조예도깊으신밤과꿈님
    이번에도오셔서배경음악담담하셔야되잖아요…
    바위섬님과오셔서자리빛내주시길소망합니다.

    굴다의황제피노다운받아들었지만youtube영상은안좋으시던가요
    전y-tube가더맨맨하던데요광고들뜨는우리나라꺼보다는?
    전문가의의견듣고싶어요~~~

    추천시찾아올리겠습니다잠깐만요…^^   

  10. 참나무.

    07/12/2009 at 14:55

    처음당신을발견해가던떨림
    당신을알아가던환희
    당신이라면무엇이고이해되던무조건,
    당신의빛과그림자모두내것이되어가슴에연민으로오던아픔,
    이렇게당신께길들여지고그길들여짐을나는누리게되었습니다.
    나는한사코거부할랍니다.
    당신이내일상이되는것을.
    늘새로운부끄럼으로
    늘새로운떨림으로
    처음의감동을새롭히고말겁니다.
    사랑이,
    사랑이어디그리쉬운일인가요.
    이세상하고많은사람중에내사랑을이끌어낼사람어디있을라구요.
    기막힌별을따는것이어디두번이나있을법한일일라구요.
    한번으로지쳐혼신이사그라질것이사랑이아니던지요.
    맨처음의떨림을항상새로움으로가꾸는것이사랑이겠지요.
    그것은의지적인정성이필요한것이지요.
    사랑은쉽게닳아져버리기때문입니다.
    당신께대한정성을늘새롭히는것이나의사랑이라고믿습니다.
    당신이얼마나,얼마나소중한지모릅니다.
    나는내생애에인간이되는첫관문을뚫어주신당신이영원
    으로가는길까지함께가주시리라굳게믿습니다.
    당신에게속한모든것이당신처럼귀합니다.
    당신의사랑도,당신의아픔도,당신의소망도,당신의고뇌도모두나의것입니다.

    당신하나로밤이깊어지고해가떴습니다.
    피로와일속에서도당신은나를놓아주지아니하셨습니다.
    기도,명상까지도당신은점령군이되어버리셨습니다.
    내게,
    아,내게
    첫눈같은당신.

    -김용택/내게당신은첫눈같은이
       

  11. 밤과꿈

    07/12/2009 at 15:59

    ㅎㅎ~

    굴다의지휘와연주를함께한황제…
    어떻습니까?

    브라보!외칠만하죠?

    게다가시까지올려주셨네요^^*
    제가올려드리려다말았는데…

    아우졸려서이제자야겠습니다~.~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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