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레그리, 미제레레

이웃블로그(ㅂ님)에서오주석에관한포스팅을읽고

사촌언니생각을해서인지그날밤에꿈을꾸었다.

단한분남으신1세대진양姜氏,친정고모님도같이출연한

스토리는거의기억을못하겠는개꿈이었다.

다음날저녁시간에전화를한통받는데

예감이이상했다

꿈에나타나셨던친정고모님부음이었다

………

나이들면신끼(神氣)가있는지원-나혼자약간소름이돋았다.

동생에게만얘기했다허물없는피붙이라

1.25(월)-수영후서울숲行

밤10시출발고속버스광주에도착하니새벽1시가훨씬넘었다.

초행인광주에서제일먼저만난게개칼국수.

조개칼국순데조에뭐가가리워져있던식당간판.

-이럴때인증샷이필요한건데

급히나가느라디카를깜빡한거다

디카있었다면포스팅서너개는족히했을터

민폐수준디카사진보면

끄적거릴맘이주로동하는편이어서…ㅎㅎ

터미널에서멀지않는’미래21병원’에도착하니조카혼자앉아있었다

몇회인지,어느해큰전시회를마치고

KAL기내잡지인터뷰할때실린사진이

조화로둘러싸여있는방에앉으니

주마등처럼떠오르는생각…생각들…

교편생활하다한국최초의영화잡지씨네펜도창간했고

다시생의파이프를가로로꺾어

민화랑골동품들모우면서갤러리운영하다

칠,금속공예,목공,삼위일체를갖춰야완성되는

조선조가구를최초로리프러덕션한고모님

말년은참쓸쓸하게보내셨다

파킨슨씨병으로양로원에서…

92세백말띠

흔한말로센팔자라는말을자주들으셨다.

멀리서참석한문상객들이랑상주는

근처호텔에먼저들어갔다며

우리방도따로잡아놨다고프라도(?)호텔로가란다

겨우몇시간자자고호텔숙박비물기아깝네…했지만

낯선도시라주최측권고를따를수밖에없었다.

다음날8시미래21병원에서

관을앞세우고마즈막분향이있었다

처음접하는천주교장례의식은많이낯설었다.

약간늦잠을잔탓에아침먹고있는데

연도미사,소리만듣고는불경읽는줄알았다.

불교의식과다른건선창이있고화답이있었다

높낮이없이반복되는기도문들으며

토카타와푸가가연상되었다.

병원에서의의식이끝나자큰버스에실린우리는

관을실은장례차를졸졸따라금호성당으로행했다

진홍빛주교님의모자보는것만으로도감동이어서

‘일어서라…앉으라’찬송가도주기도문도

어딘가좀차이나고낯설어신기하기까지했다.

주교님은포도주잔을높히올리기도하셨고

직계가족이랑우리는관주의을돌며하얀국화꽃을다시바치고

다른신부님은향로를들고흔들며향연기를피우기도하고

모든게처음이라천주교장례의식참경건하네…했지만

그리지루하진않았다

다시링컨콘티넨탈긴검은차에관을싣고

화장터로가서화장직전의식까지만해도…

호상이라모두한말씀들하시며화장순번기다리는동안

산사람들은식당에서굴넣은떡국과곰탕중택일하여

먹으면서신부님세분과꽤많은이야길했다

‘위대한침묵’이화제로도오르고

유일하게웃은장면이스키타는장면이라는제말에

DVD보신신부님들도대부분그장면에서웃으셨단다

주교님포함세분의신부님이

처음부터끝까지함께자리하셨는데

보좌신부님은꼭정채봉시인을닮아

결례를무릅쓰고살짝여쭤봤더니

아니나다를까…그런얘길많이들어셨단다

-미소까지고대로,어찌나닮았는지

화장하는시간대기실로돌아와

주교님이주관한연도미사가또있었다

그리고난후성당교우들의연도미사서너번…

드디어천주교인아닌나는지루하기시작했다.

똑같은말씀을서른열두번도더하시는데

고마운마음보다는다리에쥐도나고…^^

‘이런~~경망스런생각을하다니…’로꿍꿍누르기는했지만

(…많이중략…)

참으로긴장례의식이었다.

큰숙제마쳤네

상주가족들께모두한말씀들하고

친척친지들은댁으로돌아가셨는데

그냥헤어지기섭섭하다고

충주에전원주택짓고사는사촌오빠가초청을한다.

승용차는한대인데탈사람은운전자포함6인이라

그중젊은나랑동생이얼른고속버스로가겠다고터미널로향했다

광주터미널에서3시차를놓치니5시40분출발하는버스뿐이라

할수없이그걸끊고…공백시간어쩌나…머뭇거리는데

여행많이하는동생은금남로모밀국수맛나다며그거먹고가자권한다

모밀국수는을지로3가8번출구동경분식도맛있다하고

와플&커피나한잔하자…고얼쩡거리는데전화가온다

사촌오빠차가6인승인걸깜빡하고우릴고생시켰다며

표물리고있으면픽업하러오겠단다

강씨들은다숫자맹한갑다…

동생과어이없는표정을짓고

아니아깐왜그생각못했냐니까

뒷좌석에단한번도네사람태운기억이없어서그랬단다

모밀국수먹으러갔으면국수남기고올뻔했다며한번크게웃었다.

충주는광주에서가까울줄알았는데

근세시간반정도…집에가면10시정도될테니

전주들러명물전주비빔밥먹고가자는제의를하자

준비없이그냥달려왔을나보다나이어린올케언니가제일반가운얼굴이다

농담으로충주에콘도또하나더추가해야겠다하자

유모러스한동생은’새언니쿵!간떨어지는소리들었냐…’

또한바탕크게웃고간만에만난사촌들

모두할머니할아버지인데도

‘새언니,아가씨로불리우며주말여행하는분위기네했다.

전주관에서육회비빔밥-세상에나만천원이나하다니

진주천황식당비빔밥은5천원인가6천원아니었나?

쓰끼다시는많았지만비빔밥만먹어도배부른데

토란탕,자그마하게부친부침개는안나와도되지않나싶었다.

그래도외국인접대로는진주보다훨씬품위있다그럴까

나오는그릇도신경쓴듯했지만

작은공기에나오는콩나물국은써늘하게식어별로였다

뜨끈하게나오는진주비빔밥포탄국이생각났다.

월요일한주시작하는첫날.

노날에선나에겐필연처럼선곡된알레그리-미제레레

다시찾아들으며고모님의명복을빌어본다

잘마무리된장례미사,

끝이좋으면다좋다는말많이도한2박3일

짧은여행,긴생각많이한날이었다.

아직못풀어내었지만

12 Comments

  1. 아카시아향

    26/01/2010 at 07:07

    행복한이별을하신듯하네요.

    ‘끝이좋으면다좋다.’는말씀새겨들어요.
       

  2. 참나무.

    26/01/2010 at 07:42

    넘길어죄송해요
    그냥음악만들어셨으면더좋겠어요

    지나치려다이다음을위하여보관차남겼습니다   

  3. 도토리

    26/01/2010 at 08:12

    미제레레…
    어디에봤더라..?했더니지난주에봤던루오의판화에서만났던미제레레…
    고통받는예수님의머리위에미제레레..라고쓰여있던것이겨우기억되었습니다.

    오늘울아버지기일입니다.
    13년전분당요한성당에서장례미사를모셨지요.
    두루두루떠오르는일이많아지는군요.
    잊혀진일들은인터넷으로찾아보면서…….   

  4. 참나무.

    26/01/2010 at 08:23

    어제노날에선곡된거고대로올렸어요
    루오전은꼭볼겁니다.
    선굵은성화들이많았겠지요

    오늘아버님기일이시면비슷한장례미사더생각나시겠어요
    노인들은겨울에많이떠나시는이유가있겠지요
    예전에도화장실(그땐변소)다녀오시다큰일을많이당하셨다지요

       

  5. 참나무.

    26/01/2010 at 10:06

    병원과화장소사무실의각종장례용품샘플과
    충주호오빠네집근처막다른곳언덕에있던’산과물이만나는곳’
    좀긴듯한제목의찻집을디카에담았더라면
    조선대뒷산정상에오른후설경까지담더라면글내용이달랐을텐데말이지요..ㅎㅎ

    헛걸음하신분들죄송합니다

       

  6. 산성

    26/01/2010 at 12:11

    이유명한곡을올려놓으셨는데…
    제컴에서는자꾸동그라미만돌아갑니다.

    감동적으로한번다~듣고답글달아야지하는데도여전히…
    제컴이많이아픈가봅니다…

    서른열두번도더…에서ㅋ웃음이납니다^^
    맞습니다.참지루하지요…게다가
    가족들은연도꾼들이오면또앉아서함께해야하니
    아주힘이들어요…순서대로교대하기도하고
    더러오신분들끼리기도나눠서하기도하고..
    저도잘모릅니다만^^

    그럼에도불구하고마음을모으면
    슬픔도가라앉고큰위로를받게되지요.

    미제레레메이데우스
    주여불쌍히여기소서…

    알레그리의미제레레
    오늘안에꼭마저들을랍니다.
    감사드려요…
       

  7. 산성

    26/01/2010 at 12:13

    아참,지난번종이신문에진주천황식당이
    크게소개되었던데요…^^

       

  8. 초록정원

    26/01/2010 at 12:56

    그시절에벌써그렇게멋지셨던고모님을두신참나무님..
    그래서그러시구나~하면서감성과멋스러움의근원을짐작해봅니다..^^

    루오의베로니카다시볼수있는날있으려나했는데..
    다음시낭송회날좀부지런떨면만날수있으려나요.
    그어느전시회보다도실제그림으로느끼는감동이루오는특별했거든요.
    기쁩니다.

       

  9. 참나무.

    26/01/2010 at 13:35

    http://www.youtube.com/watch?v=RLUafMBLtzo

    주소창에띄워보셔요산성님..혹시잘나오나…

    연도미사도다음표가있던데요

    주교님도같은말을해주셨어요
    어느시기가되면지루하지않게된다고…

    기도가길면떠나신분에게좋다는얘기도들었어요
    지루함을느끼는건제믿음이약한탓이겠지요
    산성님은작으마하신분이어찌나맘은깊으신지
    제가많이배워야할덕묵입니다

    미제레레…지금잘흐르는데
    맘이갈아앉습니다

    크고잘정돈된전주관보다좁고외진곳에있는천황식당은
    형편없이작아관광객들많이수용할순없어도
    우리그런후진곳이왜맘이더편한지모르겠어요…^^
    정말오래된곳이거든요

       

  10. 참나무.

    26/01/2010 at 14:01

    은근히문화적인초정님
    언제였더라루오전보시고
    베로니카에대한후기올리신거생각납니다

    3월시낭송회있는날하루는온종일비워두셔야겠네요
    이럴때서울시민인거많이부러우시지요
    그래도요즘은대전에도문화행사많이열리던데요
    그럴때마다초정님은가시려나~~한답니다…^^   

  11. 무무

    30/01/2010 at 05:45

    근사한그릇에반드르하게담겨져나오는전주비빔밥보다
    토속적인진주비빔밥이좋지요.^^
    천황식당집분위기도친근하고…   

  12. 참나무.

    30/01/2010 at 10:26

    전주,진주어감도비슷하지요
    제각각미각이다르니평하긴그렇치만
    저도진주태생이라…
    전주비빔밥토란을갈아스프처럼나오는토란탕은좋았답니다

    어쨋든천황식당을1년에두번이상은간답니다-한식과가을묘사
    늘당일치기하느라연리는못가봐서유감이네요

    저도언젠가는연리가볼날있겠지요
    아이디가논개시군요무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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