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감각과 암시가 숨어있는 ‘그녀에게’ 를 다시 보고
PinaBauschinCaféMüller

뼈가오도독보이는깡마른여자가속옷같은

흰드래스를입고비틀비틀위태한춤을춥니다.

눈물이날정도의비통함이전해집니다

무대중간중간엔의자가놓여있고한남자는아무데나

쓰러질것같은여인을따라다니며무질서하게늘려있는

의자들을치우느라머리카락이땀으로흠씬젖습니다

춤추는사람보다더빠른몸짓입니다

좀난해하지만절절한현대무용극을시작으로한영화

‘그녀에게’는처음부터저를긴장시켰더랬지요

이긴장감과약간의의혹감은영화가끝날때까지계속됩니다

어쩌면이무용극이영화전부를암시하는모든것이라는

감독의의도를두번째보면서깨닫게됩니다저는…

지난일요일(3.21)은L.G센타에서피나바우쉬제자들공연

마지막날이었지요.정보는진즉알았지만모든상황으로

당연히저는못갔습니다.

대신’카페뮐러’일부가나오는영화를보러간겁니다

‘카페뮐러’는피나바우쉬의부모님이운영하던카페에대한

유년시절의기억을담은자전적인작품이지요

영화를잘안보는친구가하나있습니다

에지간한건조금보면끝장면스토리가눈에보인다고지루해서잠이온다는좀별난친구지요

아니상대적인입장으로는’영화따위’에빠지는사람이별날수도있나요…^^

어떤한사람이다른한사람을온전히이해하기쉬운일은아니지요

‘그녀에게’를같이보자고추천하는이유를묻길래피나바우쉬춤추는첫장면과

벨루소쿠쿠루쿠쿠팔로마연주만들어도본전은찾을거라했습니다

영화보고나오면서’졸았냐’물었더니안졸았다며

특이한영화보게되어고맙단인사까지받습니다

유명한감독이라말했더니그런것엔도대체관심없다합니다

그친구가요즘리히터에빠져그날도풍월당에서CD를3개나또샀다며보여줍디다

(리히터다큐본이후만날때마다그의연주에대한칭찬을해댑니다…)

근데춤추는장면이왜그리짧은지…친구가’겨우이거…’할까봐

‘…춤추는장면이저렇게짧은줄정말몰랐’다고해명을했습니다

그녀의춤이제기억속엔굉장히강하게자리잡혀서인지

피나바우쉬의라이브공연을다시는보지못할거라는

섭섭함이셖여서그랬는지,정말로아쉬웠습니다

어쨋거나좋은영화는세번은봐야갰다는생각을다시하게됩니다

줄거리에연연하다,미처알아차리지못한내용과오래되어기억안나던장면들이

새록새록생각나서한번더영화의감동속에푸욱빠졌더랬습니다

알리샤;춤이안생의전부인그녀,교통사고로식물인간이되는여자

리디아;정적인투우사,투우장에서사고로역시식물인간이되는여자

영화속무용극피나바우쉬의’카페뮐러’를보는두남자

나중에병원에서식물인간이된여자때문에다시만나서로을알아봅니다

베니그노;남자간호사

코마상태인알리샤를위해지극정성으로간호하는

순수한남자.

알리샤를위하여그는잘모르는공연과영화를보고

건강한사람에게하듯이야기해주며지고지순한사랑으로

보살펴서인지다른의학적이유인진몰라도알리샤는

깨어나게되지만강간범으로몰려감옥에가는남자.

마르코;여행사편집기자

실연의고틍을안고살아가는그는인터뷰때문에만난

비슷한상처를가진리디아의모습에서

자신의상처를발견하고가까워지지만

그녀얘기를듣기도전에코마에빠져버리자

교감할수없는현실이괴로워그녀곁을떠납니다

여행지에서신문으로그녀의사망소식을접하고

병원으로베니그로랑통화를원하다베니그노가

강간범으로감옥으로간소식을듣고곧바로

그를만나러세고비아감옥으로달려가는남자

우연히창밖으로보이는건너편발레학원에서

춤추고있는알리샤를발견하고외사랑을키우지요

4년동안사랑으로그녀를보살피는그세월이

어쩌면가장행복한나날이었을지도..

쉬임없이애기하면서마비된그녀의온몸을맛사지하고

화장과머리손질까지’즐기는듯’행복해하는베니그노

허나리디아랑교감할수없는마르코는실의에빠져

그녀에게다가서질못하고여행지를떠돌지요

피나바우쉬에게받은사인까지’그녀에게’설명하는베니그노

사견입니다만,영화속의영화를본날몸도마음도일체가된건아닐까요

그이후알리사는임신을하게되고…?

두남자는다시감방에서유리벽을마주하고전화로만납니다

베니그노는애틋한눈길로마르코에게말하지요

-당신을생각했어요…(?)

…………

밤에(이남자정말호모?)

의아해하는마르코?…허지만그의다음말은

밤에마르코의여행기를읽는다합니다

(살짝감독에게농락당한기분이…^^)

페드로알모도바르감독은영화곳곳에수많은암시를숨겨둔것같습니다.

오로지알리샤를가차이서보고파정신과의사인그녀의아버지진료실로가지요

이런저런인터뷰끝에그의성취향을묻자’남자’라고말하는장면하며…

진료를마치고알리샤방을기웃거리다머리하나를훔치고

금방샤워를마친그녀를보고서로놀랩니다

베니그노면회간후그의방에서살게된마르코는

어느날탈옥해야겠다는전화를받고감옥으로달려갔지만

이미늦어버리고소지품만보게됩니다.

감옥에서의탈옥이아니라순수가통하지않는이풍진세상으로부터자유로워진거지요

소지품봉투에서발견된머리핀을만지며울보마르코…또눈주위가물기로젖습니다

에니그노,이바보같은남자는머리핀과함께알리샤를생각하며

지상에서못이룬완전한사랑을성취한남자는아닌가싶습니다

(순전히사견입니다-다시강조…^^)

또하나무용극이암시하는장면이있습니다

에니그노의방에서머물게된마르코는어느날창문으로

춤추는알리샤를발견하고’그녀에게’달려가지만

알리샤의춤선생카타리나(제랄딘채플린분)는마르코에게당부를합니다

알리샤에게다른애긴하지말라고…(코마상태일때아이를사산한?)

‘아무애기도않았’다고…마르코는말합니다

어느날공연장에서그녀를다시만나나란히마주보는눈빛으로

새로운사랑이사작되는건아닌가했습니다’저는’

마무리도무용극으로영화는끝이납니다…여운을남기며

영화를처음볼땐알아차리지못했는데…

별난제친구도7번본영화는있습니다

‘닥터지바고’

춤선생으로나온제럴딘채플린보고반가워했거든요

24시간남편과같이있으니저홀로생활이힘드네요

어수선하지만이리라도엔터를쳐야겠습니다

마르코랑리디아얘기는꺼내지도못하고…

영화는일요일(3.213시)’막간에’풍월당에서무료로보고

이미지는구글에서빌렸습니다

CaetanoVelosoCucurrucucuPaloma-HableConElla

피나바우쉬(PinaBausch)

9 Comments

  1. shlee

    23/03/2010 at 11:28

    그는아픈어머니를오랫동안돌봐왔었죠….
    하나를보면열을알수있는…
    그녀를향한지극정성
    참특별한영화였어요.
    그런데무료로볼수있었다니~
    이렇게설명해주시니
    또보고싶네요.   

  2. 참나무.

    23/03/2010 at 11:37

    맞아요…대화속에서나오지요
    지나치게착한사람들은하늘에서먼저데려간다지요
    이런천사들이오래유하지못하는곳인가봐요…^^

    사람들은어디서무얼할까요
    토요일오후3시엔엄선한다큐,일요일같은시간엔
    이런조흔명화들을무료로상영한다고몇번이나말해도…^^

    운좋으면장대건이나용재요닐쇼케이스도즐길수있고말이지요
    서울참좋은곳입니다.
    솔직히는널리알리고싶지않은맘도반반…^^
       

  3. kleetraveler

    23/03/2010 at 14:17

    좋은글잘읽고갑니다.
    춤장면과벨로소의쿠쿠쿠라팔로마노래만
    들어도본전이상뽑는다는말씀에전적으로동감입니다.
    저는PedroAlmodóvarCaballero에미쳐서그가만든영화는거의다보았지요.
    그중에서도이영화가제일마음에듭니다.
    쿠쿠쿠라팔로마는제가제일사랑하는노래가되었구요.이감독은매영화마다한가지씩음악을잘써먹습니다   

  4. 네잎클로버

    23/03/2010 at 16:08

    저도페드로알모도바르감독의영화들중
    이영화를가장좋아해요.

    약간의정도(?)차이는있지만
    이태리영화,’애프터미드나잇’과함께
    이영화야말로
    다양한쟝르의멋진조화를보이며
    종합예술로서의영화를다시한번확인할수있는,
    몇안되는걸작들중하나라는생각입니다.

    피나바우쉬의무용극과저유명한노래는물론,
    영화속영화인’애인이줄었어요’도생각나고,
    어김없이(?)등장하는영화속감독의붉은색이미지들까지…
    참나무님의멋진포스팅덕분에
    저도다시이영화를찬찬히보고싶은마음이드네요..^^

    요즘간호하시느라많이힘드시지요…;;;
    빠른쾌유를빕니다..   

  5. 아카시아향

    23/03/2010 at 18:58

    피나바우쉬의카페뮐러저도포스팅한적이있는데요.
    영상은물론유튜브에서빌려왔지만요;;
    그녀의인터뷰장면도들어있었던걸로기억해요.

    얼마전피나바우쉬의고향인Solingen시에서잠시Eklat가있었어요.
    그녀를기념하기위해시한가운데그녀의이름으로명명될지명을한곳을골랐는데
    그곳이그냥거리가아니고주차장자리였거든요.졸링엔시자체에서는아무문제
    의식도없이그런결정을했는데,이곳문화계에선한바탕그것을놓고시비가엇갈렸었어요.너무나무책임한결정을했다고요.마지막결정이어떻게됐는지는제가잘
    모르겠지만…저도졸링엔시의결정은피나바우쉬라는인물을놓고볼때그리신중하지는않았다는생각을했었어요.

    알모도바르는이영화하고,’내어머니의모든것’이가장정점이었던것같아요.
    이후의영화들을보면자기circle을빙빙돌며벗어나지를않고(못하고?)있다는
    생각이들거든요.언제고좀참신한새작품을만났으면하고기다리고있어요.
    (이아저씨한국말모르는게참으로다행이라는생각이불현듯;;^^)

    오랫만에참나무님표포스팅.
    괜히제가슴이다뿌듯~~합니다~^^
       

  6. 참나무.

    23/03/2010 at 23:36

    그렇치요kleetraveler님^^
    이감독영화보고나면꼭뇌리에박혀버리는음악한곡을남기지요

    나쁜교육에서가엘가르시아베르날GaelGarciaBernal이부르는
    ‘키사스…’를저는또잊지못한답니다
    동성애도빠지지않는화두지만…^^

    포도주와예술에취해서사는분이시네요…^^
    프로필방금보고왔습니다
    포도밭입구의장미가왜그리반가운지요

    몇해전케이프타운와이너리방문중포도밭에장미를심는이유를들어서..

    장미가병충해에가장먼저반응해서그렇다지요…
    와인에관한건아는게없어많이배워야겠습니다.

    답글감사합니다^^   

  7. 참나무.

    23/03/2010 at 23:43

    애프트미드나잇,’이투마마’를저는못봐서유감이네요
    기회되면꼭봐하야겠습니다만
    우리집엔DVD기도없어서상영관만고집하니그것도어렵네요

    그의비쥬얼강열하고독특하지요
    한편의영화를보면많은걸얻을수있어서그것도큰장점인감독이지요

    이영화씨네큐브상영전부터
    신씨네대표가개인적으로권했던영화라첫날가서봤답니다
    그래도세월지나니잊혀진게많아다시보고또좋아이런답니다
    같은영화좋아해서괜히더신나요네잎클로버님^^
       

  8. 참나무.

    23/03/2010 at 23:55

    그잖아도y-tube중복된게있어서
    피나바우쉬로바꿨답니다.

    독일사람들문화사랑방법도독일인답네요…^^
    제대로된공연을못봐서유감이랍니다
    그녀때문에스페인안무가’나초두아토’공연도가봤는데…

    고품격영화마니아들께이영화는자주거론되나봐요
    당연히향님이나네잎클로보님도…^^

    이상하게요즘은제대로된포스팅하기가힘이듭니다
    집중력도떨어지고…적확한단어도안생각나고…^^
    컴에오래앉아있기는더힘들고…
    글감은많은데능력이안따라주네요…ㅎㅎ

    집에만있는남편심심한지괜히인터넷쇼핑이나하고그러네요
    근간에또탈수기능있는핑핑도는봉걸례가하나도착할거라합니다…;;

    향님의영화후기자주올려주셔요…^^*
       

  9. Lisa♡

    24/03/2010 at 09:17

    이영화…너무너무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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