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ABC] 아프간 소녀와 바흐 칸타타

출처:김성현[클래식ABC]아프간소녀와바흐칸타타

꽤오랫동안궁금증으로남았습니다.존엘리엇가디너는바흐칸타타순례에나서면서왜각국의인물사진을음반표지로썼지요.이인물들의표정이바흐의칸타타와어떻게연관을맺는것인지도무지풀리지않았습니다.

세종문화회관에서열리고있는스티브맥커리의사진전에찾아갔다가비로소궁금증이조금은풀렸습니다.다른전시관객들은대작위주로열심히보시고계신데,저는정작바흐칸타타표지사진만한참찾다가나왔지요.언제나그렇듯,다른사진엔별다른눈길한번주지않았습니다~.제가궁금한건맥커리가아니라가디너일테니까요.

음반표지속의주인공들을다시사진전에서보면서어렴풋하게나름의해답을적어봅니다.바흐서거250주기이자새로운밀레니엄을알렸던2000년가디너는유럽각지역을돌며바흐의칸타타를1년내내연주하는기획을마련했습니다.지금음반들은당시순례의결과물이지요.

가디너는아마도250년이지난바흐의칸타타가지금도여전히우리에게유효한지보편성을묻고싶었을것입니다.오지와분쟁지역에서각자의사연과아픔을지니고있는사람들의표정을통해서우리에게질문을던지는맥커리의사진만큼더잘어울리는것도없겠다는생각이그제야듭니다.뒤늦게특수성과보편성의함수관계에대해고민해보기시작합니다.그결과물입니다.즐거운주말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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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소련군이아프가니스탄을침공하기직전,미국의29세사진작가스티브맥커리(McCurry)가파키스탄국경을넘어아프가니스탄으로잠입했습니다.옷소매를꿰매서필름을숨겼던그가촬영한사진은그대로생생한기록이되었습니다.이사진들이이듬해타임지에게재되면서그는로버트카파금메달을수상합니다.

1984년맥커리는다시아프간소녀샤르바트굴라의사진을찍었고내셔널지오그래픽의표지에실리면서그의대표작으로꼽힙니다.겁에질린듯하면서도슬픔을가득담고있는눈동자는전쟁의참상과비극을그대로전달했지요.이후맥커리는1986년사진그룹매그넘의작가가되면서이란·이라크전쟁과걸프전,유고연방붕괴등역사의현장을렌즈에담아냅니다.

스티브맥커리가촬영한아프간소녀샤르바트굴라의사진을표지로활용한바흐의칸타타음반./아울로스미디어제공

영국고(古)음악거장인지휘자존엘리엇가디너(Gardiner)는지난2000년’음악의아버지’바흐(Bach)의서거250주기를맞아칸타타전곡(全曲)을녹음하기로했습니다.하지만음반시장의극심한불황으로대형음반사가중도에손을떼자,그는직접음반사를차리고’오로지신께영광(SoliDeoGloria·SDG)’이라는이름을붙였습니다.

가디너는바흐순례를이어가면서맥커리의사진에눈을돌렸습니다.음반사SDG에서처음나왔던바흐칸타타녹음의표지에는1992년맥커리가아프가니스탄에서촬영했던시골농부의초상이담겨있었지요.겁먹은채정면을응시하는아프간소녀굴라,인도의전통축제에서붉은가루를뒤집어쓴소년,중국복장을입고있는티베트소녀가차례로바흐칸타타음반의표지인물로등장했습니다.

새로운밀레니엄이자바흐서거250주기였던2000년,가디너는바흐가봉직했던독일라이프치히의성토마스교회를비롯해베를린과프랑크푸르트,런던과파리등유럽전역의교회를순회하면서바흐의칸타타를연주했습니다.지금출시되고있는음반은당시바흐순례의기록들입니다.가디너가썼던바흐순례일지를보면그뜻을짐작할수있습니다.그는"나는바흐의음악이문화와종교,음악적언어와관계없이누구나감동시킬수있는희망과믿음이라는보편적메시지를전한다고믿는다"라고썼습니다.

바흐의종교음악이지금도보편성을지니고있는것처럼,이미지가홍수처럼범람하는시대에도여전히보도사진의힘을우직하게믿고있는맥커리의작품도세계곳곳에서전시됩니다.특수함은보편성의반대말이아니라,오히려특수하기에보편적일수있는것이지요.때때로무모하게보이는예술가들의도전이진한감동을안긴다는걸,맥커리의사진과가디너의바흐음악은똑같이일러줍니다.

/김성현기자danpa@chosun.com

스티브맥커리사진전,5월30일까지세종문화회관미술관,(02)3412-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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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전시정보랑음악올리려고비합법적스크랩을…;;

용서바랍니다…

스티브맥커리-진실의순간

UnguardedMoment

전시문의02-3412-1700,1544-0113

http://www.mccurrykorea.com

BachCantatas-SirJohnEliotGardiner

3 Comments

  1. 비풍초

    27/04/2010 at 18:41

    그런음반이있었군요…제가워낙무뇌한이라..집안에짜가음악가가있었던관계로..제가으막에서좀멀어진건아닐까..하는자기변명을자주합니다..ㅎ

    근데..상당히복잡하게해석하시는군요…^^

    그두사람이어떤관계였나가좀궁금하네요..생판모르던사람들이서로의작품집에서로의작품을주고받는다하는게..좀특이하군요..음악과사진이라…
    고전음악과현대사진이라..예술가와다큐멘터리사진가..

    이두가지조합에서..글쎄요…제생각엔그피아니스트가잘못판단한거아닌가싶은데요..스티브맥커리가제아무리난다긴다하는매그넘사진가이지만..매그넘도옛날의매그넘이진짜지….매그넘도상업사진에서벗어날수없다고봅니다..

    그렇다면.한피아니스트가상업사진을예술로잘못판단한건아닐지요..
    물론그사진들이상업사진이냐아니냐하는건좀논란의여지가있겠지만요..
    제가보기엔..상업적으로이용되면다상업사진이란게제주장입니다..^^   

  2. 참나무.

    28/04/2010 at 07:39

    제가스크랩한이유는음반사에서자신의(가디너)계획이맥혀들지않자
    손수음반사를차려소기의목적을달성한끈기가대단하다싶었답니다..

    김기자표현대로특수성과보편성의함수관계를논한게저는동감이었구요
    영화로치면돈안되는’작가주의’영화도간혹눈에띄게흥행에도성공하는수가있듯.

    근데예술가들이상업성을완전히배제하면넘힘들지않나요
    언제나까다로운화두지만…

    비풍초님예술가집안이셨네요…^^
       

  3. 비풍초

    31/05/2010 at 05:04

    컥..무신예술가집안이라뇨..ㅎㅎㅎ
    제누님이유명대학피아노과졸업했는데요..졸업후바로시집가고..피아노는손뗐습니다..그래서우리가하는말이..쓸데없이거기입학해서..유능한피아니스트한명이누나때문에불합격되었다…ㅋㅋ
    누나집에가면그랜드피아노가하나있는데..(미국에살아서거실이널럴해요..)그게순전히폼입니다..장식품이지요..ㅎㅎ.딸둘이있는데그누구도피아노칠줄모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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