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카가는날
집나설때내리던비가버스정류장에도착하니그치고
하늘에선밝은햇살이보이기시작했다
우산을접고7호선뚝섬유원지행버스를기다리는데
다른방향버스두대가올때까지내가탈버스는오질않는다
도착하기직전에떠났나?
그러고도한참을더기다려도다른땐자주보이던번호가건너편에만보인다
(급한마음시간이랑실제시간간극이크겠지만)
빈택시가보여탈까하는데커브길로버스몸체가보여
‘택시비아꼈네’반가운버스에올랐다
난택시비를제일아까워하는쪼잔한타입…
종점역에내리니또비가왔지만귀찮아서우산을펴진않았다
좀만뛰어가면에스컬레이터가있어서
(어제오늘산성비맞아머리다빠지는거아냐?)
우산이랑떡이든가방이무거워어깨에매려는데
가만있어보자…
집떠나기전에떡맛보느라한개집어먹고
대추차를마셨나안마셨나?기억이안난다.
아참…마시려는순간ㅅ님전화가왔고…
‘지금출발직전이다’하고는다시부엌으로간기억이없는데?
그러면그러면…
가스불위재탕끓고있는주전자그대로올려둔채그냥나왔나?
그때부터소방차사이렌소리가들리고
맨날보이는T.V화재방송장면이그대로머리에그려진다
약속시간은다되어가고다시집에가야하나?
물이많지도않은주전자…
지금쯤화근내가진동하고있는거아냐?
졸갑증이나기시작하는데도나는승강구를지나고있었다.
믿는구석이하나있어서맘을갈아앉히고
의자에우선앉자손전화ㄱ칸’경비’를입력후처음으로눌러봤다.
경비가두분인데하나는번호가틀렸는지바꿨는지
다른사람이뭘먹다’나경비아니요’탁~소리내어끊어버리고
두번째는낯익은목소리긴한데쉬는날인아저씨였다.
여차저차현관문비밀번호갈차드리고
근무중인다른경비아저씨께제사정을전해달라는부탁과
결과까지듣느라전동차는두개나지나가버렸다.
콩닥콩닥가슴졸이며기다리는순간또다른걱정하나가더생겼다.
내가이미끄고경비아저씨괜한헛걸음시키는거아닌가?
그러면무슨망신이람…
망신?지금이망신타령할시츄에이션임감?
늦게들어갈거라다행이거실청소는깨끗이해뒀지만
주전자여러번태워먹어이젠닦기도포기한마당이라
‘살림드~럽게하는사람이구먼’
흉보면우야노…이런잡생각하는사이
가스불잘끄고왔으니안심하라는전화가온것이다.
후유…
이로서내기억력아직은쓸만한건증명되었고…
이건망증쟁이가에스컬레이터오를때
가스불생각이하필났을까말이지…
기적이야이건…
오늘이제일로좋은날맞고말고
내집이어디나혼자집이관데?
몇집을태워먹었을수도있는데
중간중간에도그생각만하면열이화악오르고
진땀이나서바깥바람을쐐기까지했다.
돌아올때도내릴정거장서너개나더지나
막차끊어질까봐택시타고집까지왔다.
-뒷담화;
오늘하루무사하셨나요지구촌여러분
그러면그대도기적을경험한겁니다
오늘제일좋은날맞습니다.
이글풀어쓰는지금까지가슴이쿵닥거리기시작합니다
맨위사진은주전자바닥에남은대추차그대로’인증샷’
아조진해서끈적거립디다.
현관문앞에좀더큰글씨로다시써붙여아겠습니다
아파트입구에도착하니경비실아저씨가먼저작은창을엽디다
-아니그생각을어찌하셨나요…저두번올라갔다왔어요
불끄고내려온뒤…혹시또그냥온건아닌지자신이없었단다
(아니구참~~~대국망하고소국망할이노무건망증때매
멀쩡한경비아저씨까지정신병초기에이르도록하다니…)
2.
데레사
28/04/2010 at 22:45
중간에기억안났으면불낼뻔했어요.
집태워먹고벌금물고….
정말집나올때꺼진불도다시한번보고나와야겠습니다.ㅎㅎ
오드리
28/04/2010 at 23:33
언니,어제좋았어요.단발머리뒤에숨어계시던것까지……..
겨울비
28/04/2010 at 23:35
전화받고안도하시며아직은기억력쓸만하다고
자족해하시는거보며죄송스럽게도재밌기까지했습니다.
비오는수요일을좋아하는데어제의출판기념회모임은더없이즐거웠지요.
고운모습으로함께해주신데레사님께도감사드려요.
김진아
28/04/2010 at 23:50
저도가끔은뒤돌아보는걸요ㅎ
진땀나는순간…그래도참다행이시고,맞아요최고로좋은날이신거예요..^^
사진속스마일..참좋아요.
산성
29/04/2010 at 00:49
바쁘고또바쁘신날
산성비까지내리는데
전화한사람은또뭡니까^^
저도현관에’가스’라고크게써붙여두었는데
그걸봐야말이지요…
아무튼더야물게(?)단속하실것같으니
한편,다행이기도합니다.
시인들이야기는따로좀더풀어내시지요…^^
Lisa♡
29/04/2010 at 01:05
문에’가스’붙여두고다니는분많으시네요.
저도붙여야할판입니다.
술래
29/04/2010 at 05:36
요즘집에는문바로옆에스위치를누르면모든전원과가스가꺼지게되었있는거
같던데요?.
지난번에딸네집에서보니까…
가스불때문에외출때마다마음조리던생각나서누가생각참잘했다
싶었는데…
리나아
29/04/2010 at 06:27
배고파서늦은점심먹으려고찌게냄비가스켜놓고
욕실에왔다가비눗칠해놓고아침에두고간속옷등비눗물빼며
헹구고또..세면기청소까지..이제방으로가서컴까지켜고컴앞에앉아
내블로그.남블로그보고있는데,,,,,,앗@@냄새..다행히냄새를맡고..느끼고
마구~~달려라달려..무조껀~~꺼꺼야해~~
그리고나서냄비를보니찌개건더기가가운데오롯이조금남아있고사방
꽉달라붙어탄새까망이…
어제비오고바람엄청부는날일이에요..
습기있고추운데도문열어놓고후드틀어놓고냄새빠지길……………….
나~~이래서,정말나를믿을수없는데어쩌나..하며~~~
한숨쉰날이네요..
리나아
29/04/2010 at 06:35
사는게거의비슷하긴해도이런일종종잇으면정말싫지요
오늘은빨래좀삶고청소도좀하는날..인데아차하면
빨래혹시태울뻔하지않았나싶어요..포슽올리느라앉았다가
혼자소리내고있는켜논테레비끄려거실나갓다가….빨래.무사이껐지요..
그냥..감사합니다~~소리만웅얼웅얼해요
은
29/04/2010 at 06:48
저도할말있어서먼지툭툭털어내며블로그로그인했답니다^^
어제사카에서시낭송에음악에정신을놓고오신언니가사인받은시집까지놓고오는바람에제가그거다시가지러가다가꽈당넘어져서얼굴에상처가^^
아무래도저는상처적체질인가봅니다^^*
가스밸브저도현관에붙이렵니다.생각만해도아찔하잖아요~
은
29/04/2010 at 06:49
하도오랜만에걸음해서모르실까봐저미소에요~
참나무.
29/04/2010 at 10:55
앗술래님그런장치가요…
알아봐야겠네요기존의아파틍[도설치가능한지
아주유익한정본데요…!
/리나아님도만만찮으시네요…ㅎㅎㅎ
저도집에있으면기본레파토리지만…^^
이번에왜안오셨나요…6월엔오셔요~~~
참나무.
29/04/2010 at 10:59
류근시인친구들이그렇게아름다운출판기념회처음이라며
많이들부러워하더랍니다
겨울비님덕희님까지낭송을다해주시고…
저도좀만더용기있었다면노래라도한곡조부를뻔했다니까요
음역이바리톤이라참았습니다만…^^
/오드리~~
아직다리절뚝거리면서친구까지대등…성비조화까지맞추고…^^
/자나깨나불조심표어다시한번더외칩니다진아씨…^^
/그래요산성님시인이야기는좀더발효시킨다음이라야겠지요아마도…
강유정씨인터뷰기사하도올라오는대로…
/리사님언제나예사롭지않은일정인데도…
가스확인경종을울릴사건으로남지싶습니다그지요…^^
참나무.
29/04/2010 at 11:00
조블에서제일부지런하신데레사님
날씨도궂은날가깝지도않은곳을찾아주셔서얼마나고마웠는지요
아무쪼록건강만하시길빕니다…^^*
참나무.
29/04/2010 at 11:01
미소님도상처적체질맞습니다…ㅎㅎ
근데그고운얼굴에심하진않으셨는지살짝걱정되네요…
어젠본부측역할까지해주시고많이고마웠어요
날씬한다리훔쳐봤답니다…덕분에…^^*
요담에도꼭오셔요…
동행하신분께도안부전해주시고…분위기있는분이셨다고…
douky
29/04/2010 at 11:32
‘HappyEnd’라서다행입니다~
저는’그래도습관적으로끄고나오셨겠지…’미련못버리며읽어내려왔었는데…
에휴…
어제의출판기념회는…
궂은날씨는날씨대로나름분위기잡아주며…
편안하고화기애애한모임이었지요…
함께할수있어기뻤습니다~
문정희시인시낭송회에도왔었다는어떤시인한분이
제게묻더군요…"이런좋은분위기의모임이어떻게결성된것입니까?"하고요…
청담의좋은기운이오래도록,널리퍼져나갔으면좋겠어요~~
어제도수고많으셨어요,덕분에즐거웠습니다~
참나무.
29/04/2010 at 13:25
맞아요청담의좋은기운이일파만파…
출연하는시인들도참석자도즐거운마음으로
‘기다리는시낭송회’가되길바라는마음입니다
자세한얘기는가인님이해주실것같다저는기다리는중입니다만
귀한연주까지해주신심교수님께는진심으로먼저감사를드려야겠지요
언제나여러역활담당하는덕희님..
우아한부케만들어오신네잎클로버님
소핑백이터지도록많은시집싸안고가신리사님겨울비님
제일수고많은가인님덕분에언제나든든하답니다…^^
그나저나가인님은몸살안나셨나걱정이네요..^^
네잎클로버
29/04/2010 at 14:51
인증샷으로올려주신사진속대추차..
얼마나진국이었을까요…!^^
그래도설마..했는데
경비아저씨께서뒷처리(?)잘해주셔서정말다행입니다.
어제의출판기념회..
말씀처럼
참편안하고좋은분위기였어요.
처음뵌시인은그윽한(?)목소리에
배우처럼잘생기시기까지…^^
참나무님께서준비해주신땅콩떡도참맛있었어요.
수고많으셨고,
좋은자리에적극~불러주셔서감사합니다.^^
참,부케..물론제가만든거는아닙니다요.^^;;
참나무.
29/04/2010 at 15:14
뻑뻑한된스프같았어요…ㅎㅎ
대추과육체로걸러씨뺀후끊이던중이었거든요.
두경비아저씨께단단히인사드릴일이남았습니다.
이범모임도정말편안하고부담없는자리였지요
그간수험생뒤바라지하시느라
류근시인을처음만나셨군요
데레사님은여러번보셨는데도
저녁시간담당사카남자직원이문을열고들어오자
-저젊은이가시인이냐저에게물으셔서주변에서웃었답니다…ㅎㅎ
지난번에제가빠지고…
네잎님오랜만의만남이라많이반가웠어요
부케직접안만들어도고르는센스가중요하지요…^^
초록정원
29/04/2010 at 22:22
아,참나무님포스트덕분에생각났어요.
한입맛만보고가방에넣었던떡한조각..^^
(결국못하고돌아왔지만)시낭송하나하라하시길래
뭐자꾸집어먹고나면가뜩이나좋지도않은목소리에발음더안좋을까봐
가인님이정성껏만들어주신주먹밥으로만허기채웠었거든요.
지금그덕분에그맛있는땅콩떡먹는중이구요..
에이~기왕넣어오는거하나더챙겨서넣어올걸~하는중이랍니다..^ㅡ^
그런데돌아오실때서너정거장또지나치시고그아까운택시비..ㅎㅎ
그이유는건망증이아니고
시에취하고좋은사람에취하셨던이유시지요??^^
참나무.
30/04/2010 at 00:12
멀리서오신초정님도청담의힘…^^*
그떡은가져간사람들이몇명되네요..
초청님이그떡활용을잘하셨네남으면다시쌀수있도록만든…^^
가인님의주먹밥이라기보다정성을꼭꼭담아뭉친’완자’였지요
-우아한사람들입크게벌리지않도록배려한수작이었지요
본부측은항상음식때문에걱정이많답니다.
저녁7시…밥시간이라끼니까지염두에둬야하는고충이늘따르지요
정거장놓친일…맞습니다
하나에정신이팔리면다른건눈에안들어오는죽을때나없어지지싶은
‘꿈을꾸고난후’포레의연주가좀전에흘렀고…
집에서죽치고싶은데…자손들위하여몸단속하러가야한답니다
돌아오는길에은방울꽃보는건나혼자마즐기는일과…!
맑은눈(知姸)
01/05/2010 at 03:55
참나무님~
정말좋은날이셔씨요?
전오래전에우족끓이다가잊어버려,우족이숯덩이가되고집안에온통냄새가배어
혼난적이있어요.
저도아무래도타이머달린가스레인지로바꿔야겠다고민하는중입니다.
이번시낭송회도못가서섭섭했습니다.
참나무.
01/05/2010 at 06:09
저도래파토리화려하답니다
곰탕끓이다새벽에냄새때문에잠이깨어나가봤더니
곰솥위행주까지불타고있데요…;;
다밝히자면이칸이모자랄정도지만
집안에있을때라냄새라도맡는데
외출중일때는정말덜컥겁이났나봐요…^^
지난번정호승시인때오셨지요…^^
요담6월엔꼭오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