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문외한이 본 ‘대 아르헨티나 전’ 후일담

P6170058.jpg

서울에서는 단 한 번도 찾지 않은 축구경기장을 이곳 남아공

사커 시티 스타디움에서 처음 봤으니 느낀 게 얼마나 많았겠는지요

전 스포츠 경기엔 관심이 없는데 이번 여행을 통하여 경험 못한 일을 많이 한 셈입니다만

제 컴이 아니어서인지 차분한 글 한 편을 못 남기고 사진만 주루룩 옮기고 있네요

P6170015.jpg

대 아르헨티나 전이 있는 날 딸 가족 외 다른 부부도 세 팀이나 있었지만

티켓 구하기가 이 곳에서도 쉬운 일이 아니어서 좌석이 제각각이니

뿔뿔이 헤어져야 했는데 입구를 통과하자마자

이휘재 유상철 (?축구선수) 또 무슨 사극에 나온

딸이 제일 좋아한다는 배우 (맨 오른쪽 전 이름 모름…;;) 까지 포함된

SBS팀을 만나 응원단이 많이 모자라 일단 127번에 모여 시합 전 응원을

한 차례 한 뒤 각자의 좌석으로가줬으면 고맙겠다는 부탁을 듣게됩니다

우리는 낯선 경기장이라 어리버리 힘들겠지만

아무도 반대하는 사람없이 힘을 모우겠다 했습니다

외국 나오면 누구나 애국자 된다는 말을 실감한 순간이었지요

DSCN4582.jpg

부탁한대로 127번에 모여 응원을 신나게 하고 있는데

우리 좌석 원래 주인들이 일찍 나타난 겁니다.

할 수 없이 건너편으로 가려고 일어나 우왕좌왕하는 동안에도

응원이 계속 되는 걸 보고 상황판단을 하였는지

자신들 티켓이랑 바꿔 줄 수도 있다는 제의를 하데요

우리는 너무나 고마워 모두 어쩔 줄을 몰라했습니다

– 저까지 난생처음 보는 백인에게 악수를 다 청했을 정도였으니…

127번에서 우리 자리는 건너편이어서 한참을 돌아가야하는데

뒤에 알고 보니 우리좌석은 그 백인들과 같은 ‘카탈로그 1’ 이어도

응달이어서 상당히 추웠다네요 (KBS와 붉은 악마 팀 쪽)

여행이 끝나면 ‘풍경보다는 사람’ 이 더 오래 추억되는데

어느 나라 선한 분들인지 국적이라도 물어볼 걸

지금 생각하니 후회막급입니다.

sh.jpg

경기가 끝나고 출구로 나가기 직전 뜯지도 않은 빨간 티가

나딩굴어진 빈 음료수병 아래에 있는겁니다

누가 봐도 금방 알 수 있는 Korea가 새겨진

전 순간적으로 다른 외국사람들이 볼까봐 얼른 집어 가방에 넣었습니다.

형편없이 져버린 게임 때문에 흥분한 젊은이들 소행인지 알 순 없지만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또 하나 더 안타까운 일은 KBS와 SBS 통합하여 응원할 순 없는 일인가요

전반전 마지막에 넣은 골인으로 우리는 후반전도 들뜬 마음으로 기대를 하기도 했습니다만

박주영 선수의 어쩔 수 없는 자살골로 응원단들은어깨 힘이 쭈욱 빠졌지만

그렇다고 응원을 게을리 하진 않았습니다

응원석 곳곳에선 메사 티셔츠 입은 사람들은 왜그리 많이 눈에 띄는지요

득점 될 때마다 수적으로도 밀히는 아르헨티나 응원단들은 기세등등 하였습니다만

우리 자리에선 그쪽 편을 위한 박수와 화이팅도 나왔습니다

박지성 선수의 힘찬 발놀림도 자주모니터에 잡혔지만

가차이서 본 아르헨..선수들의 정확한 팀웍을 보니 대적하긴 힘들겠다…

대놓고 말은 않아도 비관적으로 흐른 건 사실입니다

큰 모니터엔 자주 박주영 이름이 호명되고…;;

사본 - pjs.jpg

아이스케키 통을 매고 종달새 같은 휘파람 소리를 내며 열심히 하드 팔던 흑인들,

경기 끝날 때까지 다 못 팔고 해산하는 사람들 사이를 누비는 거 보며

경기장 입구에서 차라리 ‘부부젤라’ 소음 막는 귀마개나 팔지…

왜 하필 녹는 걸 택했을까…조선걱정은 다 하는 전

자주 고개 숙이던 박주영선수가 어찌나 애가 쓰이든지요.

그 어머님이 하필 딸 가족이 다니면 교회에도 찾아와 철야기도에 참석하셨다는데

단 한 마디도 않고 기도만 하더라는 소식을 오늘 주일에 들어 더 많이 안타까웠답니다.

부디 대 나이지리아 전에선 꼭 한골이라도 넣길 기도합니다

오늘 주일엔 또 국민일보 쿠키뉴스(?) 취재기자가 와서

목사님 두 분과 꽤 오랫동안 인터뷰가 있었어요

SBS 기자도 다녀갔지만 그들은 민박 집주인인 교민과

그냥 예배보러 왔다고 카메라도 지참하지 않았고

저도 깜빡디카를 두고 가서 인증샷 못 올려 유감입니다…^^

P.S

아이폰 분실사고

사본 - 조이뉴스.jpg

김서방 아들 이경규 김태원…

( 잃어버린 아이폰이 여기, 조이뉴스 24…누가 보내주네요)

남아공을 처음 여행하게 된 아들이 포트 에리자베스(이후P.E) 그리스 전 이후

케이프 타운 구경 더 하고 온다고 혼자 남아 짧은 여행을 하고 돌아온 날

악몽의 케이프 타운 이란 말을 하며 집에 들어왔습니다.

사본 - t.jpg

이유인즉슨… 테이블 마운틴 정상을 안개 때문에 못 올라가고

매표소 입구에서 되돌아 왔답니다. 시티버스 타고

물개섬과 볼더스 비치( 팽귄이 있는 )와 워터프론트 산책만 하고 왔다네요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안개 낀 날은 정상을 오르는 케이블카 운행을 아예 않거든요

-그러고 보면 저희부부는 복이 많은 편이었나 봐요.

사본 - mi.jpg

그리고 공항 오면서 탄 택시 안에다

애지중지하던 아이폰을 두고 내렸다는 겁니다.

하필 엄마 건망증을 너까지 닮느냐며

어떤 이처럼 피습당하여 몸 다친 게 아닌것만해도 얼마나 다행이냐하니

ㅡP.E 대 그리스 전 결정적인 순간 포착 사진도 아깝지만

아직 할부도끝나지 않은아이폰이라며

심심하면 전화를 해대고 전화 받으면케이프 타운

딸이 아는 지인 집에 연락하라는 조치도 다 되어 있었지만

끝내 반가운 화답 전화는 받질 못하고 서울로 떠났답니다.

사본 - li.jpg

떠난 뒤 보니까 ‘해외에서 아이폰 분실하고 찾는 법‘ 등을 쓴 여행 싸이트가

두어 개나 컴 아랫 칸에 남아 있어 절 더 애타게 했습니다.

말처럼 그리 쉽게 포기할 순 없었나보지요.

잠시 짬이나서괴발개발 했습니다

끝으로 대 나이지리아 전 앞두고 다시 한 번 맘 모아 외쳐봅니다.

대~~한민국 파이팅!!!

– 남아공 죠벅에서 참나무.

12 Comments

  1. 도토리

    21/06/2010 at 02:26

    저도 대~~~한민국!!
    속으로 외쳐봅니다. ㅎㅎ^^*   

  2. douky

    21/06/2010 at 04:10

    오늘도 생생한 월드컵 현지 소식 감사합니다~

    저도 축구 잘 모르지만…
    나이지리아 전에서는 박주영 선수가 꼭 한 골 넣기를 기원합니다~~

    빨간 후디 입은 산호 너무 이뻐요 ^ ^   

  3. 참나무.

    21/06/2010 at 06:36

    추가 수정 조금 했습니다
    전화선과 연결이 자주 끊겨서 긴 글 올리긴 힘드네요…;;

    이곳 교민들도 앉기만 하면 월드 컵 얘기고
    우리집 남자도 서울서 부터 대진표를 가지고 와서
    밤이나 낮이나 열심히 보면서 예측을 하네요

    이러다 저도 들은 풍월로 축구 전문가 되겠습네다아…
    지금 월요일 아침 먹고 차 한 잔 하며 들왔습니다.
       

  4. 참나무.

    21/06/2010 at 06:41

    덕희 님 청담 시 낭송회 진행까지 맡으셔서 얼마나 수고가 많으신지요

    아들이 서울 들어가면서 미쳐 뽑아내지 못한 사진들 올려달래서
    사적인 사진이 많이 올라가고 있네요…^^

    서울은 오늘 30도 정도의 더운 날씨라는데
    우리는 난로 피우고 있답니다.

    조금 안정되면 뭔가 있어보이는 포스팅 하도록 애쓰보겠습니다
    본의아니게 연예인 애길 자꾸 하는 듯 하여 죄송한 마음입니다…사실은…^^
       

  5. summer moon

    21/06/2010 at 20:50

    남아공에서 돌아오시면
    어떤 퀼트작품이 나오게 될지
    벌써부터 기다려져요
    그 속에서
    예쁜 산호도 만날 수 있을거 같구요.^^

    매일 매일 건강하시길
    그리고
    행복한 시간들
    잔뜩 만드시구요.^^

    제겐 참나무님의 월드컵 소식이 제일인거 같아요.ㅎ   

  6. coollee

    21/06/2010 at 22:36

    왓 백년전에 회원가입했던거 기억을 되살려 되살려 로그인했어요
    정말 그 곳 소식 너무 반갑고…김태원님 보러, 남아공 갈걸 그랬나봐요..ㅠㅠ   

  7. 참나무.

    22/06/2010 at 05:51

    아…모딜리아니 딸에 관한 포스팅 감동으로 보고 읽었어요
    블로그 하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만 한 정보 모아 고르고 올리기까지 노고를 잘 아니깐요…

    가방 이야기도 베스트 포스팅!
    자주 로긴 못해 죄송하지만 언제나 같은 마음입니다…^^

    요즘 이 컴으론 음악을 들을 수가 없어 유감이지만   

  8. 참나무.

    22/06/2010 at 05:53

    와 반가워라 쿨리…^^
    진짜 골백년 만의 로긴..진짜 반갑네

    김태원씨를 같이 좋아해서 더더 고맙고…^^*

       

  9. 네잎클로버

    22/06/2010 at 12:18

    정말 TV 중계로 보는 경기와는 또 다른 맛의
    재미나고 생생한 현장 소식입니다.

    전에 ‘이경규가 간다’라는 코너에서
    월드컵 뒷이야기 보여주는 것이 참 재미있었는데,
    참나무님께서 전해주시는 생생 뉴스 또한 그 이상으로 흥미진진하네요. ^^

    따님이 좋아한다는 배우는..
    쌍커풀 없는 눈으로
    소지섭과 함께 저도 좋아하는 배우 김민준입니다.ㅎ~

    내일 새벽에 열릴 대 나이지리아 전 소식도 기대할께요, 참나무님…

    페이스 페인팅한 이쁜 산호 모습과 함께
    대문에 올리신 붉은 색 패션의 가족 사진도
    현장감 있게 무척 흥겹습니다~ ^^    

  10. 참나무.

    22/06/2010 at 13:20

    김민준…아이들이 여러 번 알려주었는데도 돌아서면 잊습니다 제가…ㅎㅎ
    인상이 선한 분이었어요 딸아이는 계속 관심을 보이며 나란히 사진도 찍고
    사커경기장에선 바로 앞에 앉아서 울 산호를 일부러 찍고 그랬으니…^^
    사위랑 아들은 브라우니(?) 이영은(?) 여자 곁에 앉아 흐믓해했구요

    저는 큰 태극기를 머리 위로 날릴 때 왠지 울컥 했답니다
    치안치안 하는 곳을 위험부담 안고 자비로 온 붉은 악마팀이나
    장거리 여행 마다않고 오신 연예인들이나 모두 귀하고 반가웠답니다

    전 이 시간 정원에서 운동좀 하고 들왔습니다
    이름모르는 꽃향기 맡으며 산보하는 거 일과가 되었어요

    고맙게 읽어주시고 흔적 주셔서 고맙습니다   

  11. coollee

    22/06/2010 at 16:42

    그러니까, 우리 좋아하는 스타일과 코드가 비슷한가봅니다 옼님 ^^
    이메일 보내드렸으니 시간날때 책업하세요. =)
    옼님 블러그, 자주 와야겠습니다. =)   

  12. 참나무.

    22/06/2010 at 18:23

    블그로 쿨리와 통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

    나이지리아 전 봐야지
    딸 부부가 잠시 여행중이라 더반에도
    교회에도 가지도 못하고 아이들이랑 거실에서 볼 수 밖에 없네

    지금 오라고 날리났다…!!!허러럭~~~   

Leave a Reply

응답 취소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