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컵은 끝났지만 조벅 공항 풍경은 한 달 전에
들어올 때 배경이란 바뀐 게 별로 없어보입니다
공항 도로 주변의 커다란 플레카드도 물론 그대로였구요
만남과 이별이 있어 공항이나 플랫홈은 예전부터 가기를 좋아했는데
딸아이도 공항가면 재밌다고 좀 일찍 가자 그러더군요
엽서같은 건 공항이 더 다양하다며 남편도 찬성하여
부부젤라에도 우승국 스페인이 유난히 많이 보입니다
두 자리 좌석복도편 티켓팅도 일찌감치 했겠다
한가하게 공항 내 사람들 구경도 하며 어슬렁 거렸습니다
곳곳에서 스포츠 용품들 사는 관광객도 보이고
특히 부부젤라를 배낭에 꽂고 다니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남편도 프리마켓에서 조립식으로 두어 개 사서
회사에 걸어놓겠다며 샀거든요
아직 시간 넉넉하니빵 맛난 집에 간다면서
딸아인 자꾸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지난 번 김태원씨 사인 받은곳 근처라네요
전 길치라 그냥 졸졸 따라 다니기만 합니다
스탁킹 신은 뒷태 고운 여자 다리아래로 삼성이 보여서
월드 컵 이후 한국 상품 매출이 유난히 늘었다는
방송을 YTN 뉴스로 자주 접한답니다
조벅 공항도 다른 공항처럼 인종 전시회마냥
벼라별 사람들을 다 볼 수 있습디다
바로우리 앞을 걸어가시는 파파 할아버지는
머리숱도없는 데 남은 머리를 뒤로 바싹 묶은 헤어스타일에다
큼지막한 헤드폰까지 끼고 리듬따라몸을흔들거리며
캐리어를 끌고가는 폼이 정말 우스웠고
고무풍선에 바람 넣은 것 같은 흑인 여자는
하필흰 터틀 넥이라 보테로 그림 속 여자들 보다
훨씬 더 뚱뚱해서 입을 가리고 웃기도 했습니다
예전에도 말 했지만발 걸음 옮긴 후
한 박자 느리게 히프가 움직이는 여자들이
이곳엔 정말 많답니다
드디어 원하는 빵집을 찾아 커피 마시고
할아버진 교회 한글 학교에서 겨우 익힌
No.3 편지를 보여줍디다
열 몇 시간..영화 두어 편 봐야겠다며 남편은 떠나고…
오늘은 딸네집에서 구역 예배 있다고 중국시장과
야채랑 고기 전문 하이퍼 마켓에도들렀습니다
공항 엽서파는 데서도 스페인 관련 상품이 많더니
이곳 역시 스페인에서 온 복숭아랑 꼬리를 달고 있더만요
이곳은 겨울이어도 사계절 꽃을 다 볼 수 있답니다
길거리에도 이런 극락조나 포인세티아
라벤더는 쉽게 볼 수 있구요
자목련도 자주 만난답니다.
간식 도시락 4개를 싸야하는 새벽 등교 전쟁이 끝나면
한가한 브런치 시간을가지기도 하는데
그저께는 특별한 날에 학부형들과 가끔 멋부리고간다는
레스토랑 전망이 아주 좋다고일부러 안내하더군요
부페가 차려진 벽엔 폴로 경기하는 옛스런 사진들이 주루룩 걸려있고
오래된 지도가 장식된 아담한 공간이었습니다
빳빳하게 풀먹인 포플린 넵킨에다 자그마한 각종 빵과 케익들
연어, 샌드위치 스시도 있어서 저도 한 번 도전해보려고
자세히 찍어뒀습니다 남편이 스시를 좋아해서…
딸에게서 이곳 일식집에선 샌드위치 스시가흔하게 나온다니
틀이 있을 것 같아 한 벌 사려구요
오른쪽으론 조벅시내 축구공 탑이 보이고
풀장이 있는 레스토랑 아래로 조벅 동물원도 보이는
푸른 숲이어서 정말 전망 좋은 곳이었습니다
저는 언년이 체질이라 삐까번쩍한 스파보다
울 동네 오래된 골목 목욕탕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
천정 높고 화려한 레스토랑에 가는 거 익숙치 않은데
이곳 5성급 호텔은 나같은 사람에게도 부담스럽지않게
천정도 낮고 공간도 아담하여 맘이 편한 곳이더군요
특히 화장실의 세면대 수도 꼭지가 델프트 블루였고
티슈나 타올이 아닌가장자리 처리가 정성스러운
하얀 포플린 수건이 차곡차곡 개어져 있어서 맘에 쏘옥 들었답니다
객실들과 레스토랑이 언덕이어서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갔습니다
호텐 내부를다니는셔틀 버스도현대, 스타 렉스
차가 멈추면 대기하고 있던 직원이 나무 깔판을 바닥에 놔주더군요
자카란다 필때는 선경이 따로 없을 듯 합니다
http://www.westcliff.co.za/web/ojnb/the_westcliff.jsp<–
The west cliff Hotel 사이트도 들어가 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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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프리 마켓에도 다녀왔습니다
집에서 멀지 않는 곳이라 …
부부젤라도 보여 남편은 두어개샀답니다…^^
프레토리아 동물원 갈 때도 대로 변에
‘남아공 국민들은 대한민국 선수들(?국민)을 환영합니다’
한글 안내판이 보여 아이들이랑 좋아했는데
이곳에서도 한글 카드를 만나반가워서요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모래 아트들
환한 대낮엔 따로 디카 조작하는 법이 있을텐데
막무가내로 찍으니 여엉 신통찮습니다
월드 컵 기간 중, 국기 팔던 이곳 흑인들
이젠 일거리가 떨어져 차가 정차하면 창유리에 비눗물을 뿌려댑니다
하도 많이 달려드니 따로 동전 주지않아도 부담은 주지 않더군요
이곳 하늘은 정말 그림 같아서…^^
(남편은 떠나도 저는 남았으니 있을 동안이라도
‘부담없이’ 이곳 소식 당분간 올려보겠습니다.)
김진아
16/07/2010 at 13:41
사진 매우 좋은 걸요, 잘 나와 있어요, ㅎ
그곳에서 하늘도 바라보는 것 같고, 공항의 웅성거림도 들리는것 같구요. ^^
여긴 지금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예요, 지역별로..
저희집 사내녀석들은 지금 국방부뉴스 틀어놓고,
야전부대 포격사격하는 것을 보고 있답니다. ㅎㅎㅎ
몬살아요, 정말..
이런 녀석들하고 지내다 보니, 전 아무래도 중성화 되가나 봅니다.
참나무님…
고맙습니다. *^^*
참나무.
16/07/2010 at 14:14
사내아이들이라 노는 게 장난아니지요…
그 댁 아이들 언제 한 번 만나보나…^^
진아씨
여행이라는 게 현실감을 잊게 해 주는 특성이 있나봐요
우리부부도 아직 노후 대책도 잘 안되어 있고
자식들에게 남길 유산 하나 없는데 …
서울은 지금 장마철이라 해서 하늘 사진 올려봤답니다
잘 지내셔요
오늘 저녁 비빔밥과 시금치 된장국
지금 야채삻을 물 올려두고 왔답니다
coollee
19/07/2010 at 22:27
한 일이주, 더 노시다 가세요…^거기 너무 좋아보여요.^
저는 정말, 앉아서 호사네요. 여기 앉아서 나는 이러구 아프리카 구경을 다하고…
나는 이십여년 맨날 봐서 지겨운것도, 오크님이나 다른사람들은 여기풍경 재미있을까?생각드네요^^ 메트로폴리탄에 피카소전 가야하고, 모마에 마티스전은 어제부터 시작했는데, 박물관다녀오면 오크님께 소식 전할게요.
참나무.
20/07/2010 at 05:37
꼭 올려줘…고마워~~
쿨리야 맨날 보는 풍경이지만 우리들껜 궁금하구말구
나처럼 모마 구경 못한 사람들 굉장히 많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