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난로를 피우며…

The Milk maid


Artist :  Johannes Vermeer
Year   :  c. 1657–1658 (though estimates differ)
Type  : Oil on canvas / 45.5cm ×41cm (17⅞in ×16⅛in)
Location:Rijksmuseum Amsterdam Netherland

컴퓨터 있는 방이 심하게 추워서 딸아이는 열풍기를

켜놓고 가지만  절약이 몸에 벤 언년이 체질인 저는

웬만하면 꺼버립니다만 요즘은 감기 기운이 있어 더

심해질까봐  할수없이 켜고 컴을할 때가 더러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당연한 일인 듯 베르메르의 밀크메이드,

오른쪽 아래에 있는 발 난로 생각이 나고…

잡생각 많은 저는 또 훨훨 상상의 나래를 달고 날아다닙니다

베르메르의 이 그림 왼쪽,먹음직한 빵 놓여진 테이블을 보면

추사- 세한도까지 진도가 나가버린다니까요

두 분 다 원근법을 무시한 시적인 그림을 그린 화가들이라

저는 이런 파격이 좋으니 좀 별난 성격이긴 하지요

오늘아침에 잠시 ‘손바닥 정원’ 이란 말을 한 이웃분이 있어서

추사선생이 귀양시절 깨어진 대접 뒷굽에도 난을 키워 즐거워했는데

제가 보기엔 넓은 정원을 글쎄 손바닥 정원이란 말을 해서

요담에 또 그러면 잡아간다 했답니다…ㅎㅎ

저처럼 땅 한 평 없는 아파트 인구들은 어쩌라구

대한민국 뿐 아니라 세계각국 정원이 다 내꺼다

억지부리고 사는 저같은 사람도 있는데 말이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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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 세한도 紙本 墨書 23.3 * 108.3센티,국보 제180호 (국립중앙 박물관 소장)

이미지 출처:http://cafe.daum.net/kimGallery/5foa/309?docid=o3ty|5foa|309|20080706151133

비교도 좀 해 보시라고 그림까지 찾아올립니다.

세한도의 지붕이나 베르메르의 테이블이

이론적으로 따지자면 뒤로 갈수록 좁아져야할텐데

앞부분과 비슷하거니 더 넓어져버리지요

평론가들은 원근법 무시했다고들 하지만

저는 이런 파격 때문에 두 분이 더 좋답니다.

글쎄요, 의도적으로 그랬는지

그냥 생각없이 그리다 보니 그리되었는지

추사나 베르메르 본인들만 아는 일이지만…

세한도 하니 또 서울숲 수변 호수의

‘제맘대로 트레이드 마크’ 삐뚜름한 소나무도 떠오르네요

말 난김에 이곳에서의 하루 일과를 말해보겠습니다

5시 반 정도에 일어나 딸아이랑 같이 아침 등교 전쟁이 시작되지요

1+3간식 도시락 가방 4개랑 아침 식사준비도 보통일은아닙니다

지하실 방에서 기거하는 ‘자이나’가

청소랑 설겆이는 해 주지만 음식을 맡기진 않거든요.

7시 전에 대부분 등교전쟁이 끝나고

산호맘은 네 아이를 태우고 학교에 가고

저는 약간 시간이 나면 컴을 열기도 합니다

아이들 태워다 주고 돌아오면 집에서 아침을 먹을 때가 더 많지만

시장도 볼 겸 쇼핑몰에 나가서 브런치를 하거나

어제같은 특별한 경우는 생일 초대를 받기도 합니다

남편 있을 때 가 본 The West cliff Hotel 아침 부페를 또 다녀왔답니다

오랜만에 다녀온 곳에 스시도 나오더라 했더니 가 보고싶다고 같이 초대받았거든요

동행분들이 대부분 같은 교우들이라 자연스럽게

신앙고백도 나오게 되고 ‘그 여자의 일생’까지듣게됩니다.

이민생활에 대한 이런 저런…화제도 다양하데요

지난 번 갔을 때 종업원들이 해 주는생일 축하 좋아보이더라고

우리 테이블에서도 받아보자고 제가 제의를 하자

모두 좋아해서 붉은 제복의 종업원께 얘기 했더니

글쎄 이런 호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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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당사자 이름을 물으며 메모지를 건네길래

딸아이가 이름을 적어줬드니 아주 큰 쟁반에다

초콜랫 짜주머니로 스킬풀하게 쓴


Happy

Birthday

Y… H…
가장자리엔 슈가 파우더 뿌린
보라랑 노랑
팬지꽃까지 올려져 나오더군요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환호를 지르며 박수를 치고

종업원 네 명과 같이’해피 버스데이’따라 부르며

아주 즐거운 오전 한 때는 보냈습니다

다른 테이블 손님들도밝은 웃음을 담은시선으로

우리쪽을 바라보며 덩달아 행복해 보이던 건

저 혼자 생각만은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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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불행히도’ 스시는 안나왔어요

그것도 나오는 요일이 정해졌는지

딸아이는 ‘아빠가 운이 좋았다..’ 그러데요

그 날 밧데리가 다 되어 못찍은 것들 몇 장 더 찍어봤습니다

‘좋은 일은 늘리고 나쁜 일은 빨리 잊자’

‘즐길 건 부러라도 찾아 즐기자’ …

제 생활 모토라 그랬지요

아침 식사 시간 끝나가니 부페 음식

더 갖다 먹어라고 종업원들이 친절하게 알려줘서

먹어본 것 중 맛난 거 다시 더 담아와서

무제한 리필되는 커피로 입가심 하고

언제 다시 올 지 모르는 실내를 눈여겨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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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장식된 폴로경기 사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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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 같은 사이즈의 팬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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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장 물이 넘쳐 아래로 떨어지니 폭포소리가 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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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벅 시내, 클로즈 업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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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est cliff 호텔 The Polo bar 입구엔

이런 고색창연한 분수가 마치 유럽 광장을 연상시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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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입구 리셉선 룸 앞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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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파킹한 아래로는 ‘자카란다 힐’ 그린색 안내표지가 보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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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과 헤어져 다시 쇼핑몰에 들러

St. Andrews 손녀딸들 셋이 다니는 학교 커브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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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셋이 다니던 유치원에 들러

낮잠자고 일어난 No.4 데리러 가는 길입니다

딸아이가 오늘은 된장과 고추장 사러 멀리

가야한다고 채근을 해서 급조합니다

11 Comments

  1. 오드리

    21/07/2010 at 08:54

    복도 많으시다니까요.~~~   

  2. 소리울

    21/07/2010 at 09:32

    베르베르에 추사 세한도라.. 참나무 답군.
    요즈음 현주가 이 병원에 와서 한 밤 자고 다녀간 뒤에 하루에 전화가 열 통도 넘게 오네
    집문제…. 운좋은 자기니까 쉽게 해결 될 거라고 큰소리더니만…
    모든 인간에게는 어려움도 바람 불어 지나가듯 건듯 지나가는 법.

    복 많은 것도 죄냐고 자네도 외치게나.
    8-9월쯤엔 아마도 현주가 삼천포에서 살듯 하이
    아프리카에서 오면 만나던 동, 우야던동….   

  3. 참나무.

    21/07/2010 at 13:11

    ㅎㅎㅎ 미완인 채로 올라가버렸네그랴…

    렌드버근지 린드버그..이곳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된장과
    직접 집에서 짠 참기름 사온 후 스시 샌드위치랑 따뜻한 스파게티로 점심 먹은 후
    아이들 셋 데려오면 이 시간

    오늘은 다른 나라에서 김서방 오는 날이라고 딸은 또 공항가고
    이제사 겨우 수정했네그랴…^^

    맞다…참 좋은 생각이네
    현주가 삼천포에 살면 더 좋겠다고 전해져
    난 한 번에 두 친구 한꺼번에 볼 수 있어 더 좋고…그쟈?

       

  4. 술래

    21/07/2010 at 16:20

    아프리카속의 유럽인가봐요.

    발난로가 유담뿌라는것인가요?
    발난로 본적은 없고 결혼하고 남편이 자기 고생하고 자란 이야기
    하려면 꼭 따라나오는 유담뿌라는게 있었어요.

    참나무님의 상상의 나래덕에 덩달아 저는 유식해집니다^^
    저도 일조를 한 셈이니 상주시지나 않으시려는지…ㅎㅎ

    여기서도 한번도 못사먹어본 직접 집에서 짠 기름 아프리카에서
    사드실수 있다니요.

    베르메르 비슷하게 생긴것은 장난감인가요?

    죠벅에도 한국 교민이 꽤 사시나보네요.

       

  5. 참나무.

    21/07/2010 at 18:45

    밀크메이드 그림 속 발난로는 ‘슈발리에’ 진주귀고리의 여인 소설을 읽으며 알았지만
    첨에는 커피밀( 커피가는 기계 )인 줄 알았답니다…^^

    소설에서는 저 여인이 그리트에게 별로 친절하지 못한 오야붕 하녀였구요
    발난로 위 타일도 델프트 블루…’델프트’는 차이나가 그릇이란 뜻인 것과 같은 맥락으로
    델프트 지방에서 생산되는 ‘도자기’ 라는 뜻도 있지요
    베르메르를 유별나게 좋아하다보니 별걸 다 기억하게되네요.

    제가 사용하는 발난로는 열풍기 같은 건데 사이즈가 꼭 ‘도란스’ 만 하답니다
    그래서 발 아래 두고 발난로 역활을 해서 상상을 한 거였구요

    유담뿌를 아는 세대군요 우리는…반가워라…^^
    전 그거 사용도 해 본사람입니다
    화투치는 방석으로도 캡인 국방색 미제담요로 싸서 이불 속에 넣고 잤지요

    남아공 교민들은 점점 많아지는 추세라네요
    그저께 교회에서 들은 정보로는 현대에서 무슨 도시에 건설하러
    많은 한국사람들이 올거라던데…한 번 더 알아볼게요 이번 일요일에…

    마지막 질문은 레고로 만든 밀크메이드…^^
       

  6. 교포아줌마

    22/07/2010 at 14:26

    산수갑산에 갖다놔도 아름다운 것을 찾아내실 참나무님

    오늘도 눈으로 많이 먹고 갑니다.

    베르메르에서 세한도까지 뛰시다니

    오지랍도 넓으셔라
    덕분에 숨 찹니다.^^   

  7. 참나무.

    23/07/2010 at 06:36

    비약이 넘 심했나봅니다…^^   

  8. 도토리

    24/07/2010 at 03:54

    행복하신 한 때..이신 것 맞겠지요?
    참 좋아보이십니다…..^^*   

  9. 참나무.

    24/07/2010 at 07:32

    그 댁 봄소식 말고 여름소식도 좀 올려주셔요…^^

    오늘은 대가족 총 충동하려고 지금 준비중입니다
    아이들은 주말엔 학교안가거든요   

  10. JeeJeon

    26/07/2010 at 02:20

    문득 새한도를 보니 왜 그런지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아주 강열한 쇼크로 다가오네요
    해마다 달리 보이는 새한도 입니다.

    여행은 잘 다녀 오셨습니까..

       

  11. 참나무.

    26/07/2010 at 05:20

    추사 선생은 書, 畵 두 분야 모두 탁월하신 지전 님이 좋아하실 요소가 참 많치요
    시월 전시회 준비는 잘 되는지요
    그 때도 꼭 참석하겠습니다

    저는 지전 님 강건하심만 빌겠습니다.
    언제 서울숲에 모시고 싶은데…연이 닿으면 좋겠어요…^^

    아직 여행 중입니다 지전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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