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국조가 섹시 버드(sexy-bird)라구요?

기니 파울; Guinea Fowl (일명 뿔닭, 호로호로 새)
제가 이 새(야생닭)을 본 건 밀레니엄 한 해 전 산호가 태어나던
1999년 남아공 케이프 타운 여행 중일 때 였어요

스텔렌보스(Stellenbosch)근처 어느 와이너리에서

좀 희안하게 생긴 이 새를 새긴 컵을 발견하고

딸네집에 있는 동안 제 컵으로 썼는데그 이후

두어 번더 갈 때마다 산호맘은 이 잔을 내밀더라구요

요즘도 즐겨 잘 쓰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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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을 선택하는 충분 조건에 모두 부합되어서…

바깥으로 전(顚)이 퍼졌고

남은 커피 바닥에 고였을 때 각지지 않아 씻기도 좋고

무엇보다 몸체와 손잡이 부분이 조화로워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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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은 천 가게에서 이런 커트 천을 만나어정쩡한 시간에 만드는 중이랍니다

– 두어 개는 벌써 선물로 나갔고…)

아 지금 잔 이야기 하는 시간이 아닌데 또 삼천포로 …;;

그래서 여튼 이 새에 관한 이미지도 많이 찾아보고 그랬던 이유는

처음으로 케이프 타운 여행할 때 만난 가이드가

글쎄 이 새가 남아공 국조라고 잘못 알려준 겁니다

이번에 남아공 올 때까지도 전 그리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산호맘이 남아공 국조는; 블루 크레인(Blue Crane) 이라고

지난 번 내셔널 보테니컬 가든이후알려줬답니다

Blue Cranes

출처;www.sanbi.org<-Walter Sisulu National Botanical Garden

그 때까지 솔직히 전 새 이름도 모른 채 그냥 좋아하기만 했거든요..;;

정보는 정확해야 하기에 그 이후 계속 검색해 본 결과

어느 개인 홈피에서 케이프 타운 여행하면서 만난

남아공 국조라며 이 새 이름을 sexy-bird 라는 겁니다???

혹시? 하며sexy-bird로 검색해 보고 깜짝 놀랬지뭡니까

야한 문신한 여자들이 나오는 묘한 곳이 google 에도 주루룩

갑갑할 때 자주 이용하는 y-tube 역시 마찬가지…

( 한마디로 김서방 보면 거시기 할 그런…;;)

놀래가지고 얼른 지우긴 했지만

아..잘못된 정보가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모르는 거 있으면요즘사람들 대부분

인터넷 검색 부터 하잖아요…저부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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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남아공 국조로 된 이미지나 물건들은

왜 기니파울 처럼 제 눈엔 자주 보이지 않을까요

그래서 제가 여태까지 착각했는 지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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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국조 몰라도 상관 없지만

기니파울 절대 아니고 더더구나 섹시 버드는 천부당 만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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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도 양초로 된기니파울까지 있답니다

어딜보나 전민망해서 평소엔 입에 담지도 못하는 단어하곤

180도 먼 모습인데 왜 그런 잘못된 정보가 흘러다닐까요

이런 요리도 있는 걸 보면 사육도 하는 모양이더라구요

Vulturine Guinea Fowl
Photo courtesy of:
Honolulu Zoo, Hawaii, USA

좀 다른 종류도 있기에 이왕이면 완벽하게

아래y-tube 울음소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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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한 바퀴 돌면서 페퍼민트 좀 많이 뜯은 날은

큰 잔에 담아 마시기도 하지만 제 커피잔은

언제나 기니파울 문양입니다, 이 곳에 있을 때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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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이쁘지도 않고 날지도 못하는…

뒤뚱거리는 미련스런 모양새가 시대와의 불화를 잘 느끼는

비현실적인 제 모습같아 더 좋아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네요

5 Comments

  1. 흉노

    16/08/2010 at 12:35

    Sexy bird 가 아니고

    한국에는 [색시닭] 혹은 [호로호로새] 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던 새입니다.

    꿩 이나 닭 공작 메추라기등과 같은 닭 목의 새들로
    6종류정도가 있는데 몇 종류는 멸종 위기종입니다만
    저 Helmeted Guinea fowl은 야생으로도
    가축으로도 많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동물원등에 가면 많이 볼수 있다는…    

  2. 참나무.

    16/08/2010 at 12:47

    아…우리나라에도 볼 수 있나요
    아마 알았다면 가봤을텐데
    이번에 서울가면 할 일이 또 하나 더 생겼네요…^^

    고맙습니다 정확하게 알려주셔서…
    ‘호로호로새’ 라고도 하는군요..기억하겠습니다
       

  3. summer moon

    20/08/2010 at 03:53

    그 잔을 챙겼다가 내놓는
    산호맘의 마음이 너무나 예쁘게 느껴져요
    잔을 볼 때 마다 참나무님 생각을 얼마나 할런지
    그 사랑도 느껴지구요.^^

    제대로된 걸 검색하려다가도
    ‘깜짝’ 놀라게 만드는 싸이트를 접할 때가 있지요,
    참나무님 얼마나 놀라셨을까 !ㅎㅎㅎ   

  4. 참나무.

    20/08/2010 at 05:45

    방금 서머문 흔적 보고 ‘위독한 사랑의 찬가’ 읽고왔어요
    비밀을 말하고싶게하는 사람 서머문, 매력덩어리라고 말할 뻔 하다
    로긴을않아 그냥 나왔네요 ( 사실은 수영가는 시간인데…급히 로긴하게하시네…^^)

    *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직 아픈 사람이 있어 내 청단풍잎 같은 손바닥으로 그의 이마를 짚어줄 수 있으면 좋으리. 문득 겨울을 맞은 나무처럼 삶의 지붕이 쓰라린 사람일 때엔 낮은 데서 빛나는 종소리 한 줌의 무게로 다가가 그의 가슴을 쓰다듬을 수 있으면 좋으리. 조금은 가난하고 조금은 깊어진 음성으로 먼 눈나라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으면 좋으리. 손금이 마주치는 순간의 평화와 안식을 얹어줄 수 있으면 좋으리. 그러나 아아, 그 아프고 쓰라린 사람이 영원히 나여서 단 하루라도 돌아가 그의 손 아래 내 이마와 어깨 눕힐 수 있으면 좋으리. 멀고 깊은 눈나라에 고요히 갇힐 수 있으면 좋으리.
    *
    그 시를 쓴 ‘시인의 산문’이에요

    플로리다까지 시집을 선물한 사람도 사랑때문에 아파본 사람일겁니다 틀림없이…^^
    *
    아내는 사랑의 찬가를 듣고 나는 빈방에서

    사랑 때문에 더 이상 사랑을 믿지 않게 된 한 여자의

    짧았던 생애를 생각한다 그녀는 세상에 구원은 없다,라고 쓴

    유서를 남긴 채 검은 커튼 아래서 죽었다 나는 술집에서

    낮술에 취해 그녀의 부음을 들었다 아무런 죄도 없이

    술잔에 머리를 묻은 채 울었고 그날 함박눈이었는지

    새 떼들이었는지 광장에 가득 내리던 무엇인가에 살의를 느꼈었다

    삶에서 빛을 꿈꾸었던 사람들에게 겨울은 위독하다

    술 마시다 단 한 번 입술을 빌려주었던 대학 친구도

    겨울에 죽었다 그녀는 프랑스 유학과 가난한 애인 사이에서 떠돌다

    결국 오래 잠드는 쪽을 선택했다 하지만 오랜 잠이

    그녀에게 어떤 빛을 데려다주었는지 대답해주지는 않았다

    아내가 사랑의 찬가를 듣는 한낮이 나는 무덤 같고

    삶에서 아무런 빛을 꿈꾼 적 없는데도 위독해진다

    사랑에 찬가를 붙일 수 있는 사람은 깊이 사랑한 사람이 아닐 것

    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내의 남편이 되면서 내 사랑은

    쉽게 불륜이 되었지만 모든 사랑이 불륜이 되는 삶만큼

    구원 없는 세상이 또 있을까 싶어 나는 무서워진다 검은 커튼

    아래서 짧은 유서를 쓰던 그녀 역시 무섭지 않았을까

    여긴 내가 사랑하기에 어울리지 않는 곳,이라고 썼던

    친구 역시 무서웠을 것이다 무서워서

    결국 뛰어내릴 수밖에 없는 삶을 건너가기 위해

    그녀들은 얼마나 깊어진 절망으로 빛을 기다린 것일까

    아내는 사랑의 찬가를 듣고 나는 빈방에서

    겨울에 죽은 여자들의 생애를 생각한다 사랑 때문에

    사랑을 버리는 일은 그녀들에게 생애의 모든 빛을 버리는 것이었고

    모든 사랑이 불륜이 되어버린 나에게 겨울은 문득 위독한 빛으로

    검은 커튼을 드리운다

    – 위독한 사랑의 찬가 – 류근 시집 (문지사 ‘상처적 체질’에서)
    이런 걸 밝혀야한답니다 꼬옥…^^
       

  5. coollee

    02/09/2010 at 02:56

    새 이야기 너무 재미나게 잘 읽었네요.
    캬 이 와중에 접하는 류근시인의 시를 이곳에서 만나니 너ㅓㅓㅓ무 좋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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