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김경주 시인이 선곡한 음악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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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지내고 잠시 짬내어쉬는 시간에

이웃 블러거 흔적이 보여 가봤습니다

다소 늦은감이 있다며 올려주신 귀한 사진을 보자

가족과 같이신나게 응원하며 즐거운 시간 보내게 된 건

어떤 거대한 보이지 않는 손길들이 사커 시티 스타디움을

지키고 있어서 였다는 걸 알았답니다

공중에 떠다니던 저 무빙 카메라 외에도 말이지요

(지금은 이름이 바뀌었다네요 자세한 내용은 가사 원문 참조하시고… )

남아공 센톤에 살고있는 산호네 친척 부부도 더반에서

한국 : 나이지리아 전 구경할 기회가 있었다며 Vip석보다 한수위인

V.Vip석에서 참관한경험을 무용담처럼 생생하게 듣기는 했지만

공중에서아래 사진처럼 지키고 있었다는 건 첨 알았네요

무심히 행하는 모든 일이나모임뒤에서 이렇게 지켜주는

안보이는 손길 없으면 이루어지는 일이 하나도 없겠다…

다시 한 번 더 범사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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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남아공 월드컵 스타디움 상공을 경계 비행 중인 그리펜 전투기

글쓴이; 정의석 스프링복 님의 블로그 더보기 입력 : 2010.09.21 22:01

좀 늦은 감이 있지만멋진 사진을 얻은 김에 올립니다.

남아공 월드컵 기간 중 경계 임무를 수행 중인 남아공 공군 소속 그리펜 Griffen 전투기를 찍은 항공 사진입니다.

제가 8월 15일 블로그에 올린 남아공 공군창군 90주년에어쇼에서도 등장 했었지요.

아마도 남아공 공군 홍보용으로 촬영하지 않았나 짐작합니다.

배경에 보이는 스타디움은

남아공 월드컵 개/폐회식이 열렸던 (그리고 한국-아르헨티나 경기도 여기서…)

사커 시티 Soccer City 스타디움 입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월드컵 폐막 후 벌어진 법정 소송의 결과,

지금은 남아공을 대표하는 은행 중 하나인 FNB (First National Bank)의 이름을 붙여

"FNB스타디움"으로 개명 되었습니다.기사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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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동네 교회에서 만난 극락조화 볼 때도

집안 곳곳에 있는 추억거리들 스칠 때도 꾹꾹 참아왔는데

이웃분의 남아공 기사를 보자 봇물 터지듯

주황빛 기억들이 넘쳐흐르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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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다 깨어나도 나 같으면 절대 사지않았을

이런 요상한 컵은 선물할 수도 없고 그냥 둡니다

Gold Reef City 로고 때문에 버릴 수도 없어소 말이지요

부부젤라도 몇 개 사설랑 사무실에 걸어뒀다네요

이웃 가족과 딸 가족 모두 3D 에니 영화를 보는 데

죽어도 안보겠다고 혼자 돌아다니며 저런 걸 샀나보더라구요

두고 오기도 뭣해 가지고는 왔지만

저랑은 많이 다른 우리집 남자, 제가 별종인지…

이혼않고 여태 살아온 거 기적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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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사라져버려도아직 남아있는 사진들을 열어봅니다

바닥 전체가모두 주황색 군자란이던 정원…

추석 잘 쇠셨나요

보름달은 보셨나요

사진 찍었지만 억망이라 도즈흐…;;

대신…KIAF에서 만난 최성환의 early evening 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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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 속 왼편 푸른 하늘엔 보름달 대신 초생달인지 그믐달인지…가 있습니다

전 아직도 초생달 그믐달 구별을 못합니다…이 나이 되도록

네에 머리 나쁜 거 인정합니다

P.S:

‘어머니는 아직도 꽃무늬 팬티를 입는다’

추석 특집으로 초대되어 이런시를 낭독하네요

이 시인도 라지오를 좋아했대요

어머니는 아직도 꽃무늬 팬티를 입는다- 김경주

고향에 내려와

빨래를 널어보고서야 알았다

어머니가 아직도 꽃무늬 팬티를 입는다는 사실을

눈 내리는 시장 리어카에서

어린 나를 옆에 세워두고 열심히 고르시던 가족의 팬티들,

펑퍼짐한 엉덩이처럼 풀린 하늘로

확성기소리 짱짱하게 날아가던, 그 속에서

하늘하늘한 팬티 한 장 꺼내들고 어머니

볼에 따뜻한 순면을 문지르고 있다

안감이 촉촉하게 붉어지도록

손끝으로 비벼보시던 꽃무늬가

어머니를 아직껏 여자로 살게 하는 한 무늬였음을

오늘은 죄 많게 그 꽃무늬가 내 볼에 어린다

어머니 몸소 세월로 증명했듯

삶은, 팬티를 다시 입고 시작하는 순간 순간

사람들이 아무리 만지작거려도

팬티들은 싱싱했던 것처럼

웬만해선 팬티 속 이 꽃들은 시들지 않았으리라

빨랫줄에 하나씩 열리는 팬티들로

뜬 눈 송이 몇 점 다가와 곱게 물든다

쪼글쪼글한 꽃 속에서 맑은 꽃물이 똑똑 떨어진다

눈덩이만한 나프탈렌과 함께

서랍 속에서 수줍어하곤 했을

어머니의 오래 된 팬티 한 장

푸르스름한 살 냄새 속으로 햇볕이 포근히 엉겨 붙는다

내 워크맨 속 갠지스 – 김경주

외로운 날엔 살을 만진다.


내 몸의 내륙을 다 돌아다녀 본 음악이 피부 속에 아직 살고 있는지 궁금한 것이다.


열두 살이 되는 밤부터 라디오 속에 푸른 모닥불을 피운다 아주 사소한 바람에도 음악들은 꺼질 듯 꺼질 듯 흔들리지만 눅눅한 불빛을 흘리고 있는 낮은 스탠드 아래서 나는 지금 지구의 반대편으로 날아가고 있는 메아리 하나를 생각한다.

나의 가장 반대편에서 날아오고 있는 영혼이라는 엽서 한 장을 기다린다.


오늘 밤 불가능한 감수성에 대해서 말한 어느 예술가의 말을 떠올리며

(중략….)

– 시집 ‘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4 Comments

  1. 서영

    23/09/2010 at 18:28

    오전에 아홉시가 거진다된시간에 정세진의단아한모습이기억되는 잔잔한어조의진행과
    김경주시인의 내워크맨속갠지스낭송을 운전중에들었어요
    정말 라디오듣는것을 어릴적부터 좋아했었다는 시인의대화내용을듣고
    참나무님의무한사랑FM듣기도 잠시기억했었지요
    초등학교 졸업선물로외할머니께서사준 빨간라디오때문에 고전음악의매력으로
    진로를 작곡으로 정하였던 큰딸아이의인생여정이 결코쉽지않은듯하여
    바로뒤 장일범의 추석특집 동유럽 음악 루마니아 에대한 소개도 집중하지못하고 ….
    시인이 라디오로 수없는과목을 공부할수있었다는 내용이 마음에 새겨지는 새벽입니다
    늘 고마운 참나무님의 행보입니다
    내 어머니가 나의딸들을 얼마나 사랑하셨을까를
    참나무님께서 산호를 촛점에 마추는 모습같지않았을까생각해 보게됩니다.
    이제 바람이 차가워집니다 늘 건강하시기를요.   

  2. 참나무.

    23/09/2010 at 22:11

    라디오는 잔소리(?) 않는 선생님이란 표현을 시인은 했지요
    여행하면서 녹음기를 챙기는..가끔은 공항으로 여행가는 시인…

    다른 공간에서 같은 시간대를 …교감도 중요한 역활을 하지요 라디오는
    따님이 작곡가로 진로를 바꾼 이유도 라디오가 단단히 한몫을 한 셈이군요..^^

    지금도 정세진의 진행으로 타이스 명상곡 듣고있답니다
    얼마 전에 ‘제대로’ 한글자막이 지원되는 실황오페라를
    영화로 만든 DVD를 봐서 감흥이 더하네요

    오늘이 최저기온이었대나봐요…환절기에 건강조심하세요 서영님도
    늘 고맙습니다..^^
       

  3. 산성

    23/09/2010 at 23:31

    김경주 시인.
    무릎이란 시때문에 무릎을 쳤었는데
    그 라디오 목소리는 또 왜
    강물흐르는 듯… 하던지요

    횡계쪽에 와 있습니다…

       

  4. 참나무.

    24/09/2010 at 00:34

    맨 끝 멘트 들으셨군요
    마무리도 멋졌지요…
    무릎 ..좋지요…역시…!

    횡계…멀리도 가셨네요
    자작나무 좀 찍어 올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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