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브람스군요…클라리넷 5중주…"
2악장끝부분이 흐를 때웃는 모습으로
사카에 들오셔서 처음으로 하신 말씀입니다.
산성님이 가지고 온 CD를 흘려놓고
청담 일꾼들은 말없이 자기 몫의 일을 하며 시인을 기다렸지요
청담이 벌써 두살이 되었네요
8번이나 진행을 맡은덕희 님의 간략한 약력 소개가 있은 후
‘즐거운 편지’만 우리들에게 부탁했고
나머지 9편은 꼿꼿하게 서신 채 배경 설명까지 다 하셨습니다
‘나중에힘들면 앉겠’다시며
지난 번 ‘국박’인문학 강의시간엔 치아 수선 중이라셔서
은근 걱정이었는데 좋은 컨디션에선한 모습이셨어요
시 낭송하기 전에 우리나라가 얼마나 시를 사랑하는 민족인지
준비하신 A4 용지 꺼내어 읽으시며 보충설명을 먼저 해주셨습니다
전 세계 통털어 사형수에게 절명시(絶命詩)를 허락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일거라고,성삼문 정몽주예로…
본격 시낭송이 끝나고 질문을 꼭 해달라 하셨지만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어 주위를 휘휘 살펴보는데
바로 곁의 산성님이’준비된’알맞은 질문을 했습니다.
(참고로 산성님 최근 포스팅 찾아보시면 도움되실거에요)
생수 잔이 빌 때마다 덕희 님이 신경써서
조심조심 채우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기대 이상 좋으셨다는 말씀을
댁까지 모시다 드린 회원들께 하시더란 후문입니다.
시낭독이 완전히 다 끝나고 심교수님이 연주 준비하시는 동안
시작 전에 사인 못받은 분들 위하여2차 사인회가 있었어요
사인 끝나면 필을 놓으시고 선뜻 악수까지 청하셔서
저는 며칠간 손 씻지말라는 농담도 했습니다.
플륫과 클라리넷 연주모습 사진이
골고루 흔들려서 따로 편집했습니다
다른 때처럼 인터미션이 없어서
앙콜~~하고싶었지만 시간관계로 참았습니다
( 심교수님은 악기를 몇 종류나 다루시는지요…?)
송년모임빙고게임은 각자 두 판을 하고도
선물이 남아4판을 했답니다.
그래도 선물 못탄 분들은 카드도 드리고
요술사탕은 전원에게 다 드렸구요
(준비하신 젊은 분들 정말 수고많으셨어요…)
시인께도 빙고판을 드렸는데
우연히 지전 님의 그림이 선택되어
다시 박수를 받으시고…
올해 선물은 덕희 님의 양장본 책이 큰몫을 했습니다
(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덕희 님이 마무리하겠지요…^^)
시인의 시엔유난히 음악도(그것도 구체적인)많지만
그림이야기도 많아 예상은 했지만휏션감각도 돋보였습니다
베이지 홈스펀 콤비에다 브라운 계열의 체크셔츠
넥타이는 또 다른 사이즈 체크 무늬에다 카키 베스트
그리고 머플러는 자주라니요…!
가실 준비를 하실 때 뭔가 아쉬워
담기는 했는데 …결례는 아닌지 모르겠네요
최초의 자유연애시로 저의 젊은 한 때를
열광시켰던 시인은이제검버섯 군데군데 보였지만
참으로 품위있는멋쟁이셨어요
도대체 어찌 섭외했냐고
구체적으로질문하는 분들도 있어서
요담에는초청메일 공개 좀 해보라 우겨볼랍니다…^^
경황없어 사진 한 판 못찍어 아쉬워해서
몇 컷 눌렀지만 흥분한 탓인지
건질 게 없었어요…죄송합니다
서울에 첫 한파가침입한 12월 14일
체감온도도 잠시 잊은 체 뒷모습까지 지켜봤습니다
브람스 클라리넷 협주곡을대학입시 공부할 때
제니스 라디오로듣다 심취하셨다던 조숙한 시인을
언제 다시 또 가까이서 뵈올 수 있을까…
시인이 탄 택시가 떠난 뒤에야
매서운 바깥 칼바람이비로소 실내복을덥쳐
우린 몸을 떨면서 다시 사카로 뛰어 올라갔습니다
빌딩 사이로 반달이 떠 있던 날이었지요
P.S
하루가 지났는데도 ‘詩詩한…’후기가 안올라와
재주없는 며느리 설것이나 하고 불이나 지핀다고
제대로 된 후기 기다리는 동안,막간에 올려둡니다…^^
‘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어제 일이 실감나질않아 패턴 잘라놓은 지골백년된
겨울 모자 하나그냥 손바느질로 마무리 했고
풍기 인조 바지 일감들은 다시 걷어둡니다
날씨가 어제 이어 오늘도 급강하 해서
하루종일차마시다
아차~~ 그대 잔도 다시채웁니다
… …
만나고도 안 만난 것 같고
안 만나고도 만난 것 같이
허허롭게.
테이블에 모여 앉았을 때
好不好 확실하시단 시인께
‘병꽃’의 배경이나 조용히 묻고싶었지만
…그냥 참았습니다
summer moon
15/12/2010 at 21:51
그러지않아도 이곳저곳(^^) 기웃거리면서
시낭송회 후기가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말 감사해요 참나무님 !!!!!^^
다른 시낭송회 떄도 마찬가지였지만
유난히도 이번 낭송회는 너무나 참석하고 싶었어요
아마도 시인께서 그림이야기도 하시고
음악도 너무나 사랑하신다는
참나무님 이야기가 더 자극을 준것 같아요.^^
사진들 보게 해주셔서 너무 기쁘구요.
그런데
시낭송회 준비를 하시는 ‘청담 일꾼들'(^^) 손들이 담긴 사진이
무척 가슴에 와 닿네요 !
저렇게들 정성을 들여서 선물을 준비하신거구나 하는걸
깨닫게 되어서요,
보내주셨던 시집 풀면서 얼마나 감동을 했었는지 모르거든요 !!!
청담 일꾼님들께 감사의 마음 그리고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어요!^^
참나무.
16/12/2010 at 00:25
이제 판 벌렸으니 하실 말씀들 많겠지요
저는 그냥 담담하게 스케치나 했습니다…^^
아침에 수정칸이 안열려 계란찜 다 태우고
우리집은 지금 화근내가 진동을 합니다
사진 불편하신 분은 말씀해주세요…
다 지워드리겠습니다 – 제가 사진을 싫어해서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 심정…;;
( 근데 이번에는 시집 보내는 순서도 저는 빼앗겼네요..^^*)
도토리
16/12/2010 at 03:30
늘 잔잔하면서도 눈썰미 특별하신 후기에 재차 감동합니다.
날 춥지만 다시 훈훈해집니다.
늘 애쓰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참나무.
16/12/2010 at 03:38
그 날 많이 추웠지요
전 눈도 기대했는 데 오보였더군요
다시 찾아 읽어보는 시들이 전같지 않네요
시인의 미소가 자주 떠올라서…
이렇게 우리는 시랑 좀 더 친해지는거겠지요
언니는 멋진 코ㅡ트도 태워서 더 기억에 오래 남겠어요…;;
근데 기본 멋이 있어서 뒤집어입어도 더 멋지더란 말을 잊었어요
꼭 좀 전해주세요…^^*
김진아
16/12/2010 at 07:12
이제사 들어와 봅니다. ^^
청담 소식이 저역시, 궁금해서…
제일 먼저 참나무님 블로그로 들어와 보았는데,
역시!!
감사합니다.
따뜻함이…느껴집니다. 전체에서…
푸른
16/12/2010 at 08:04
몇권, 황동규 선생님의 시집을 갖고있어요.
어느 시집엔가
블롱스 가는길 이던가?… 암튼 미국에 잠깐 가 계시며…쓰신 시 같았어요.
그 시집에서 왠지 `블롱스’라는 지명이 어찌나 낭만적으로 들리던지요
사람 사는데엔 모두 의 식 주가 해결되어야겠지만
손 잘 닿는 선반에 시집 몇 권 ,늘 얹어놓고 살아야 삶의 여백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황동규 선생님이 다녀가셨으면, 마종기 선생님도 가능할 것 같은데요 ㅎ
두 분이 절친하신거 같아서요. 사진을 보니 참…세월의 흔적이 보이네요.
날씨는 추운데…블로그에 들어와 따뜻하게 젖어들고 놀다 갑니다. ^^
佳人
16/12/2010 at 09:56
준비된, 잘 준비된 시낭송회였지요?^^
사카문을 열고 들어오실 때 사람에게 가장 늦게 까지 남아있는 감각이라
전해주시던 청각에게, 제일 먼저 반가운 소리를 내드렸으니까요.
브람스 시디 까지 준비해 오시고
아주 적절한 질문으로 시인을 놀래켜 드린 애독자 산성님 부터….
….
제 1회 청담 시낭송회 이진명 시인 께서 주신 선물,
현악기 그림이 있는 액자도 보여 반갑네요.
벌써 8회, 2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관록이 붙어 이제 담담하게 맞이하려나 싶은데도
늘 긴장과 불안, 기대는 똑 같으니…
새로운 감동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일까요.
참나무님의 후기를 보자니
사인을 끝낸 후 일일이 건네주시던 굳센 악수와
빙그레 웃으시던 시인의 선한 미소가
가슴 뭉클하게 다가와요.
정말 애 많이 쓰셨어요.
감사합니다!^^
겨울비
16/12/2010 at 10:18
저도 ‘ 브람스군요 ‘ 들어서시며 웃으시던 모습이 생각나요.
참 적절한 준비였다 싶어요.
사진으로 보니 다시 좋으네요.
선생님과 함께 했던 시간…
그 정취를 잘 스케치해주셔서 얼마나 좋은지요.
오래 추억하겠습니다.
Marie
16/12/2010 at 11:15
벌써 2년.. 8번의 시낭송회가 참 소중하게 남습니다.
그간의 애쓰신 분들께도 감사하는 마음 가득 전해드리고 싶구요.
참나무님만의 감각으로 쓰신 이야기.. 모셔갑니다. 감사합니다.
douky
16/12/2010 at 12:43
그날의 따사함이 전달되는 것 같아요.
시인 곁에 있을 수 있으니 ‘청담’에 대한 반응을 내심 살피게 되는데
시작하고 얼아 지나지 않아 아주 흔쾌히 마음 여시는 느낌을 받았답니다.
모두 시를 사랑하는 청담회원들의 마음이 전달된 때문이겠지요.
멋진 청담회원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리고 싶어요~~
그나저나 ‘숙제 빨리 하라’는 압력이 느껴지는 구절이 몇 군데 보여
마음이 급해집니다아~~ ^ ^
산성
16/12/2010 at 16:12
덕희님…빨리 숙제 하소서 !!^^
빙고 행운으로 챙긴(?) 마리아 칼라스 시디,
리본이 너무 예뻐 못풀고 있습니다.
덕희님 탓입니다^^
참나무님…
그날 시인의 말씀중에… 공통점 참 많았었지요?
언젠가 그 이야기들도 좀 들려주세요.
이번 시낭송회는
마치 따뜻한 난롯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그리운…선생님 말씀 듣고 온것 같기도 하고
감동이 특별합니다.그지요^^
감사드립니다…
참나무.
16/12/2010 at 23:32
‘기록이 있으면 기억이 복원된다…했지요
본문보다 참한 답글들 주르륵…이젠 됐습니다…^^
더 잊혀지기 전에 그날의 감흥을 쏟아내시라고 저는 바닥에 들어누운 겁니다.
‘문학과 음악이 같은 방은 아니된’ 다 하셨지요
‘…음악이 내용과 관계없이 사람들을 흥분시킨다’ …는 친절한 설명까지…
고등학교 때 부터 노년의 브람스에 심취하신 분의 음악 사랑 예술사랑 오죽하겠는지요
그래서 전 항상 …음악을 심습니다
부끄러운 잡글… 수정할 거 천지삐가린 데 음악으로 가려질까만…;;
바쁜 연말 보내면서 노시인을 추억하는 순간을 우리는 가졌으니
좀은 그윽한 시간이 되지않을까…합니다
미쳐 못 풀어낸 그 날은 기억 들
두고두고 꺼집어내어 풀기로 해요 우리
다녀가신 분 들, 덥석 손잡고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
길
17/12/2010 at 01:33
후기 한 줄, 한 줄에 그저 웃음이 번집니다.
시선은 자꾸만 시계바늘로 향하는데 내 한계가 여기까지인가 하여 조금은 우울했습니다.
그렇지만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만큼이나 그 여운이 전해집니다.
수고해주신 우리 청담 식구들, 그리고 후기를 올려주신 참나무님께 감사를 보냅니다.
이 지난한 일상끝에 만난 포슽은 제게 큰 기쁨을 줍니다.
다시 또 고맙습니다.
참나무.
17/12/2010 at 02:25
길 님과 가족들은 틀림없이 행운이 끝까지 함께 하실거에요
선행을 그리 많이 하시고…
길 님의 보살핌으로 가난한 아드님 동창생이 이번에
카이스트에 터억 합격했다는 소식… 전해듣는 저까지 가슴 뭉클했답니다
바빠 참석은 못해도 낭송회 있을 때마다
특별회비 보내주셔서 얼마나 든든한 힘이 되는지요
내년에도 노력한 이상으로 운수태통하시기 바랍니다…^^
슈카
17/12/2010 at 14:43
갈증을 풀어주시네요^^
소리 아빠도 늦게 퇴근해서 소리 봐 줄 사람도 없고 소리를 데리고 가기엔 날이 너무 추워서 못 가서 내내 궁금했거든요.
분위기가 어땠을 지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시인과 참석하신 분들의 마음이 모두 흡족하시고 따스해졌을 거라 생각하니 저도 덩달아 좋아요^^
그래도…
아임 스틸 헝그리~!
후기가 더더ㅓㅓㅓㅓ 많이 올라왔으면 좋겠어요^^*
참나무.
17/12/2010 at 15:05
그잖아도 날씨 때문에 못오겠다 했어요
얼마나 오고싶었을까…
시인도 참석한 분도 모두 흡족…맞는 표현이에요
오늘 사카에 모여 못오시고 회비만 보내주신 분 들께 보낼 시집 포장다 했어요
조만간 도착할겁니다
그리고 제대로 후기…돈워리 비해피~~
곧 올라올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