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지는 시간, 베란다로 자주 나간다
어린왕자처럼 의자를 뒤로하는 대신
계속 셧터 눌러 슬라이드 쇼? 하다 실패도 하면서…
모월 모일도 그랬다
시야에 유람선이 잡혀 잠깐 한눈 파는 사이
반지름을 놓치고 만다
서울숲 근처로 이사와 처음으로수변휴게실(Lake House)보면서
해지는 풍경보러자주 찾아야겠네… 했지만마음처럼 쉽진않다
2.
오늘…
저녁찬거리 사다놓고은방울꽃부터 시작했다
서울숲 1번 게이트로 들어가면
계수나무 자작나무, 상수리 나무나타나면 Love letter도 보이고
붉은 열매 다 떨어진 산수유단지
건너편으론 야외 무대가 있고
대왕참나무…메타세콰이어 터널…
겨울이면 이글루로 변신하는 곳에 웬 쇼핑백(?)
지나쳐보니까 남과 여 나란히 앉아있다.
얼른 되돌아 나와 살짝 한 컷
아래는 낙엽봉지들…아직도 미련을 못버리고
나무에 매달린잎들은 언제 다 떨어지나…
3. 남과 여
왕벚꽃나무 아래…빈 배 뒤로 줌인
롯데리아 들어가기 전, 고흐가 또 눈길을 잡는다
오늘, 고흐 만나는 날인가? 아까 임 아트 문구 코너에서도
‘아몬드’랑 ‘별이 빛나는…’이 보여 무조건 집었는데…?
– 저어..파우치 받는 셋트…
말 끝나기도 전에하얀 부직포 주머니 속에 든
‘…카페’를 꺼내어 내 앞에다 놓는다
– ‘별…’으로 주세요 / 그럴까요 손님
-오…너무 어둡네요…죄송하지만 ‘…카페’로 바꿔주세요 /
아…네… 이게 젤 잘나가요
밖으로 나와 진동 울릴 때까지 디카질 하며 기다리다
왕벚꽃나무 가지 너머 호수 저~~끝쪽으로 빈 배를 발견했고
바로 곁으로 남과 여도 잡혔다
진동이 울리고…
계획에 없던 셋트 메뉴가큰 쇼핑백으로 한가득이네..?
– 만원 이상이라 컵도 하나 넣었어요 / 와아..고마워요
공짜 좋아하는 아줌마처럼 보이겠다
맞네 뭐…( 2+1데리고 한 번 더 와야지, 그러면 해바라기까지… 했거든…^^)
빈배를 보고있던 남과 여는 그 때까지 간격을 유지한 채서 있다
줌으로 당겨 확인까지 했다, 커피는 포기하고 …
다리 건너 대왕참나무쪽으로 진로를 바꾼다
자작나무 + 갈대… 한 번 더 보자 했는데 담으로 미루고
나도 관음증 확실히 많은갑다
눈치보지않고 반대쪽에서 남과 여 뒷모습을제법 가차이서찍을 수 있었다
그들은 주위에 신경도 안써는 것같아서…
디카에 눈 맞추는 동안 남자가 여자쪽으로 고개를 돌리기는 했다
쓸데없는 상상력에 날개가 달린다. 고백하건데 비약은 아까부터 였다.
세한도 찍고 왼쪽으로 턴 할 때도 둘 사이 간격은 그대로였더
말소리도 들리지않았지만 어쩌면 둘이는 아무말없이
그냥 오래 전부터 우두커니 빈 배만 보고있을 것도 같았다.
(커피 한 잔 마시러 와서 이런 러브스토리를 만나다니, 여튼…)
P.S
… ….
이 한세상 살며 그래도 마음에 새길 것은
슈베르트, 고흐와 함께 보낸 시간에
새겨진 무늬들이라 생각하며 견뎌내는데.’
– 황동규 ‘슈베르트를 깨뜨리다’ 중
오늘…고흐를 여러 번 만난 날…
문구점에서 보자마자 망설이지않고 산 노트들…
사은품이 궁금하여 한강변 산보는 빼고
버스타고 급히 집으로 왔다 – 사실은 커피도 고프고…
콜라 대신 커피 안되냐 물어볼걸
얼음은 빼라 한 건 잘했다만
지퍼가 둘… 아래는 부피 있는 것 넣기도 좋겠고
윗쪽은 작은 거울에다 망사 포켓, 연필꽂이 or 화장도구 꽂을 수도 있겠다.
커피 한 잔 내리며 컵도 꺼내보고…
뒷쪽은 서울숲 분점 로고가 찍혀있다 – 연필꽂이로 낙착이 된다
셋트메뉴 차치하고 파우치 그냥사도 만족스런 가격이지싶다
비닐은 아니지만 비슷한 사이즈에 단순한 파우치(kiss)를
예당(클림트 전?)에서이 가격보다 비싸게산 것같다.
년말까지 한정이라지만 인구 복잡한 데는 벌써 떨어졌을래나?
( 그러면 한적한 서울숲으로 오세요 ~~ 가이드도 해드릴테니…^^)
……………..
:…무슨 사연이 있겠지 ~~~
무슨 까닭이 있겠지~~~♬
최희준 ‘길잃은 철새’ 가삿말과
해 질 녘,
오래토록 간격을 두고 서 있던 남과 여
그림처럼생각나서…아누크 에메도
산성
23/12/2010 at 00:07
‘해지는 시간,베란다로 자주 나간다.
어린왕자처럼 의자를 뒤로 하는 대신…’
전 의자 위로 올라가기도 합니다…;;
제 마음속을 다녀가셨나 했습니다.
음,연말까지 한정?
따라하기 해보려고 슬쩍 외우고 갑니다…^^
어제 초저녁무렵,
쟁반같이 ‘부은 달’ 보셨나요…
참나무.
23/12/2010 at 00:25
최소영 데님 백 처럼 좋은 정보라 얼른 가시라고 급조했어요
세 개 구해서 울 애들 주려구요…;;
햄버거 보면 또 생각나는 사람
이번 건 그리 높진않았어요
집이니까 눈흘기며 먹어도 잡아갈 사람없어서…
요즘 달구경 할 만하지요
레오
23/12/2010 at 01:43
달 달 무슨달..
어디어디 떴나
둥근달 부은달…^^
이젠 달 과 별처럼 두분이 셋트로 생각날 듯
도토리
23/12/2010 at 02:36
어제 달은 보름 지난 지 이틀인데도 둥그렀던데요..
그래서 부운 달..?ㅎㅎ
서울 숲…
녀와 남.. 주인공이 되고 싶기도 함당.ㅋㅋ.
어제 김종욱 찾기 봤어요…^^*
김진아
23/12/2010 at 04:09
롯데리아 파우치 그림들이 어쩜 공교롭게도 ㅎ
준혁이 녀석 고흐 사진집 선물 받은 거에서 핸드폰 배경으로 담았거든요 ^^
몇점 고흐 그림 베껴 보듯이 그리다가..요즘 아파서 그림도 못그리고 그러네요.
파우치 셋트..애들한테 스을쩍 사주고파요.
고맙습니다.
참나무.
23/12/2010 at 04:18
‘ 이한세상 살며 그래도 마음에 새길 것은
슈베르트, 고흐와 함께 보낸 시간에
새겨진 무늬들이라 생각하며 견뎌내는데.’
시인의 이 귀절이 생각나더랍니다…
달과별 셋트…이런 네이밍도 괜찮은데요…레오 님~~^^
참나무.
23/12/2010 at 04:24
첫사랑 찾는 사무실이 현실속에서도 있다면…?
어카실까요 모두들…
김종욱 찾기..괜찮은 영화였기망정이지
그날 카드든 지갑을 모조리 두고가서 겪은 일 생각하면..아유…참
언제 또 한 번 늘어놔야지요…^^
영화가 괜찮았기 망정이지…
근데 서울숲 여와 남은 이별하는 분위기더랍니다 도토리 님…^^
참나무.
23/12/2010 at 04:28
고흐 이야기라도 주고받으면서…
얼른 가보셔요 진아씨…강추합니다 ..선물도로 괜찮을 거같지요
새우 & 치킨 버그 두 종류에다 + 감자튀김 + 콜라 두 잔
그리고 큰 머그잔까지…손해는 아니지싶네요…^^
참나무.
23/12/2010 at 04:34
<고흐가 눈길을 끌어 햄버거 세트를 먹은 날>
…운영자들이 제목을 바꿔 올렸네요
근데 이 제목이 더 어울리는 것같긴하네요…;;
남과여를 강조하고싶었는데 저는…^^
초록정원
23/12/2010 at 05:09
아하~ 롯데리아..
이따 저녁에 친구랑 약속 있는데 롯데리아 꼭~ 들러야겠어요.
칸이 분리되어서 쓰기 좋겠는 걸요~ ^^
참나무.
23/12/2010 at 05:19
파우치 사용후기도 올려 BoA요오~~
덕분에 ‘김종욱…’ 잘 봤구요
그 영화때문에 요즘 첫사랑 생각많이들 하지싶네요
첫사랑이 쉽게 깨어지는 이유…?
영화에서도 확실하게 좋아하는지 자신 없어….했 듯
각자의 잣대로 이상화해서 좋아하다
어느 순간 ‘멈칫’하면 깨어지는 건 자연현상 아닌가 해요
-넘 개인적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