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맘 먹지않으면 가기 힘든 일산, 정발산 역에서
2시 30분 경에 절 픽업하기로 한 지인과 약속하면서
좀 부지런 떨면 꼬마 니콜라이의 ‘아름다운 날들’ 도 어쩌면? 했지만
그간 아이들과 눈밭으로 어디로 싸돌아다닌 피로가 한꺼번에 몰리는지
오른쪽 엄지발가락 아래 튀어난 발바닥 부분이걸을 때마다 불편해서
동네 병원에 가봤더니 인대에 염증이 생겼다는 겁니다
약속은 이미 했는 데…또 한 해의 첫 음악회라
꼭 가고싶어 무릅쓰고 길을 나섭니다.
약속한 시간에서 한 30여분 남을 거 같아 포기한아람누리 전시회대신
그간 시간없어 내내 미뤘던숙제 한 건 하기로 결심하고
가는 방향관 반대로 사카로 향합니다
연말에 도착한 선물을 아직 받질 못했으니
도리가 아니어서 그간 인사도 못하고 있었거든요
사실은 급히 나오느라 차에서 보낼 긴긴 시간
책 한 권도 못가지고 나온 이유도 있었어요
사카 마담이 책 같더란 귀띰을 해서
무슨 책일까 궁금하기도 해서 말이지요
뭘 보낼까봐 제 주소를 안썼더니 글쎄, 공개된 사카 주소로 보냈지뭡니까
사카 사장님껜 인사할 여유도 없이 급히 선물만 빼앗듯 들고와
강남구청 역에서 정발산을 찍어보니 근 70여 분…
덕분에 오래된 책 속에서제가평소 좋아하던 예술가 시인
명화 음악들을 만나 시간이 하낫도 안지루했습니다
출판 연도 1981년
깨알같은 글씨를 돋보기도 안쓰고 경노석에서 읽고 있을 때
저보다 연로하신 분들이 두어 분시야에 들어오셨지만
그냥 책에만눈박고 모른 척 하고 맙니다
시인들의 산문집 읽기는 시시콜콜 재밌지 않던가요
스승 금아선생을 마티스의 꽃처럼 비유한 대신 자신은 얼마나 지저분한 인간인가
자책하는 일화들과 무용그림음악예술전반에 걸친심미안을 가늠해 보는 일 등등은 말이지요
지금은 대부분 저세상 떠난 분들 이야기라 읽는 동안 쏴한 기분도 금치못했습니다만.
정발산 3번 출구 근처에서 차 안의 지인 세 분과현물 확인 새해 인사를 먼저합니다
운전대를 잡은 골드미스는 그간 교통사고를 당하여
오랜만에 ‘사교계’로 컴백하는 날이라 했고
또 한 지인은 논문 쓴다고 고생고생 하다 끝마치고 하는 첫 외출.
그리고 또 한 분은얼토당도 않은 억울한일을 당하여
내내 속썩이던일이이젠 일단락 될 것 같다 했고
(이 글 쓰는 동안 반가운 소식 전해줍니다)
저 또한 모처럼 혼자를 위한시간이라
4인의행복한 기운으로차는 미끄러지듯 파주로 향합니다
오늘 목적지에 내리니젤 먼저 자작나무가 절 반겨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겠는지요
그 전에는 대부분 저녁 시간이라 몰랐는데…?
가늘지만 제법 많은 자작나무가 보였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까메라다 풍경은 천정 위로 보이는 나무들
제 디카로는 불가해서 유감천만입니다
제법 여유있게 도착하였지만 조용한 분들께폐될까디카질은 잘못합니다
카운타 뒤 시계 8분 음표같지요?
머핀에디 모과차 녹차 커피는무제한 리필됩니다
드디어 4시…까메라타 사장님 황인용씨가
오늘같은 경우를 신년 벽두의 횡재란 설명으로 말문을 엽니다
우리는 바리톤 임준식씨 연주회 때문에 참석했는데
반주자가 금호 영재 연주자 출신 피아니스트 안가영
미국서 공부하다 잠시 귀국(?) 하여급조된 음악회라는 겁니다
겸손한 임준식씨는 자신은 들러리라며 시작부터 한바탕 웃음을 선사합니다
금호 영재 출신들 중에는 현역으로 명성을 떨치는 연주자들도 많지요
금호재단에서는 어린 나이의 장한나에게 과르넬리를 대여해주기도 했고
김선욱 손열음도 금호재단 도움으로공부하고있는 걸로 알고있는데요
안가영 (클라라 안)씨의 우아하고 격조높은 헨델 사콘느로 오프닝이 끝나자
클래식 음악방송 경력의 임준식씨는 약간의 해설을 시작합니다
헨델v.s 바흐
바흐는 그 당시 자신의 아이들 13명건사하느라 찌들은 연주자라는 평을 받기도 한 대신
헨델은 결혼도 않고 신앙심도 깊어 당대에는 헨델의 음악을 더 알아주었다네요.
두 음악가는 우연히모르는 상태에서 같은 안과에 다니기도 했는데
먼저 바흐가 실명을 했고 이후 헨델도 같은 안과에서 실명을 했다는 에피소드를막간에 듣고
순간 영화 파리넬리의좀 희화화된 헨델이 떠올라 감독의 연출에따라
인물 묘사가 다 다른갑다 했습니다..지난 번 영화 클라라 역시…
1. 안가영 – 헨델 샤콘느
2.임준식 – 김효근의 눈. 3. 넬라 판타지아
4. 인가영 Chopin발라드 NO.1
5 임준식 ‘루나 백작의 아리아’
5. 루나백작의 아리아는 모든 바리톤들의로망이라며 쌀 한 가마니 열정으로연주를 하는 데
관객들은 살 한됫박만 보내주시면? 농담을 하자 우리 자리 바로 곁의 백발 성성하신
어르신 한 분이 벌떡 일어나셔서 힘찬 박수를 보냅디다.
파랑머플러와 백발과의 조화가 아주 인상적이던…
6.안가영Chopin연습곡
7.임준식 ‘오 솔래미오(이승철…밖으로~~~끄는 부분에서 그 호흡이 놀랍더라며
자신도 한 번 도전한다해서 아주 긴 호흡을 끌고가 많은 박수를 받습니다
명연주자일수록 반주자로는 다소 부적격일 수 있는데
자신은 오늘 정말 행복한 성악가란 설명을 다시 한 번 더 합니다
화디애애하던 분위기는 더더욱 친숙한 가족적인 분위기로바뀌고…
현장에 없으면 결코 느끼지 못할 감동을 듬뿍 받습니다
임준식씨는 ‘엥콜 하실거지요’ 또 농담을 하면서
자신의 음악회구성에 관한 설명을 합니다
약 중 강..보다는 중강 약…을 선호한다고
감흥으로 부푼 심장은 본디대로 돌려야 정신 건강에 좋다며…
안가영 -트로이 메라이
임준식 –런던 데리 노래(아 목동아)2절까지 부르고 음악회는 끝났습니다
피아노 연주랑 성악곡을 중간중간 섞으면서
흥미로운 클래식 주변의얘기들을 문턱을 낮춰 위트있게 해설까지 하니
클래식 싫어하는 분들께도 강추하고 싶고
좀 더 많은 분들의 참여를 바라는 마음으로…
구성도 정말 조화로웠거든요
돌아오면서 황인용 선생의오프닝 맨드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올 한 해 좋은 일 많을 징조라던…
이런 음악회를단 돈 1만원에 즐기고 왔으니 횡재한거 맞지요
카메라다 음악실의 신년 깜짝 선물같은 음악회였습니다
전 좀 일찍 나와 자작나무 곁에 오래 서 있으면서 일향들을 기다렸습니다
김진아
06/01/2011 at 09:18
참 좋아요…..
사진에서 느껴지는 뭔지 모를 평안함이요…
도토리
06/01/2011 at 10:33
내일 출근해서 다시 자알 읽을건데요..
파주 황인용씨 아지트… 카메라타.. 다시 보니 반갑고 롤란도임 만나니 또 반갑습니다.
넘 반가워서 우선 인사 올리고 ..
이제 퇴근할랍니다..ㅎ^^*
베 잠뱅이
06/01/2011 at 11:01
반갑고도 흐믓한 소식입니다
LP전성기때 성음사의 성음오디오음악클럽 시조멤버였던 황인용씨
월례모임때는 좋은정보와 음악관련 팁도 종종 들려주었고
그후 평창동의 오디오홀 개설에 이어 카메레타로 이전 성업모습이 활활 ~
처음엔 내부가 많이도 횡 했었다가 차츰 차츰 개선해서 아늑해 졌지요
제가 모일시절엔 서혜경씨의 초기시연회도 있었으니 참 세월이 그야말로 ,,
워낙 희귀한 보물급 골동오디오기기에다 참 가보면 저에겐 다 볼거립니다만
일반손님은 그 귀중한 참맛을 못느낄수도요 – 용재오닐의 콘서트때도 소화했지요
그나저나 황선생은 여전히 팽팽하지요? – ㅎ ,, 정겨운내용 아주 잘봤씀니다 ^^
참나무.
06/01/2011 at 11:51
평창동 토탈 미술관 이전 시절 부터 인연을 쌓으셨나봅니다
토탈 땐 종종 다녔는데 파주 이후론 못다닌답니다 워낙 멀어서..
그래도 기회되고 좋은 공연이면 안빠지려고 애는 쓰지만.
어느회 송년 음악회 때 저 오디오 설명을 구체적으로 해주셨답니다.
부속, 코드 부품까지도 오리지널로 해서 값도 만만치 않았다고…^^
그 곳을 설계한 분이 조병수 박사 – ‘날것’이 컨셉이라
처음이나 지금이라 친숙한 분위기가 저는 좋습디다…
아주 오랜 인연이시라 방문하면 많이 반가워 하시겠네요…^^
베 잠뱅이
06/01/2011 at 12:59
맞습니다 큰맘먹고 나서야지요 – 멀어서요
전번에 친구 딸내미가 영어교사인데 그곳 영어마을로 연수들어간다고 해서
잘됐다싶어 동승하여 카메레타가서 푸욱 잠겼다 왔씀니다
보통땐 황쥔장 잘 없씀니다 운좋아야 본답니다 ㅎㅎ –
참나무님의 새해 첫 음악회겸 나드리가 싱그럽게 다가옵니다
주 욱 – 끊임없는 다양한 많은 문화활동 기대하며 – 복받는 멋진한해 되십시요,,^^
산성
06/01/2011 at 22:19
한번도 가본적 없는 카메라타의 안과 밖
구경 잘했습니다.
어디 편찮으신가 했었더니
먼 나들이까지…다행이십니다.
김영태씨 산문집,
정겨운…저 빼뚜름한 글씨
얼마전에 ‘장판지 위에 사이다 두 병’이던가
시평 묶은 것 읽었는데요.
시인들 그려놓은 그림이 더 인상적이었어요.
신년 첫 음악회 후기,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오늘 아침 정말 추운데요…
참나무.
07/01/2011 at 00:20
김영태선생 타계하신 후
이젠 문지사 시인들 캐리커쳐 누가 그릴까…도 궁금했답니다
접두어를 뭘로해야하나…무용 문학, 음악 비평도 잘 하셨으니
그냥 전방위 예술가? 혼자 이럽니다
혹시 소장하고계신지요 이 산문집
좋은 내용이 많아 저는 제목 골라가며 띄엄띄엄 읽고있어요
글씨가 정말 작아 오래는 못읽고… 다 읽고 빌려드릴까요?
아플 여가없이 몸을 놀리는 타입이지만
발바닥 부분이 자주 탈이나니 이건 좀 곤란 하네요
오늘 저녁 하콘 김태형 만나러갑니다…?
금호엔 조성진…좀은 갈등하다…^^
佳人
07/01/2011 at 08:54
하이고, 바쁘셔라~ ㅎ
사카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참나무님의 얼굴은
콧잔등에 송송 땀방울 매달린 숨가쁘신 모습…^^
따뜻한 봄날에 한 번 꼭 가보고 싶네요.
지금 열심히 음악감상중이시겠지요…
참나무.
07/01/2011 at 09:07
아니요…츨발 직전에 컴 닫으러 왔습니다 지금
하콘은 8시 부터 시작이지욥…
혹 시간되면 누구처럼 와인파티 때 들오셔도됩니다…^^*
리나아
07/01/2011 at 16:54
헤이리…
눈에 익은 곳..
밑에 빨간간판 공방도..
^^
참나무.
09/01/2011 at 04:58
‘이정규 공방’ 저 날은 들어가 볼 시간도 없었답니다
헤일리 예술마을 좀만 가까운 거리면 저도 자주 가고싶은 데
맘 같지가 않네요
홍서경
10/01/2011 at 04:24
참석 못 하실 것 같다고 하셨었는데, 우째 가셨군요~~
눈 쌓인 헤이리 카메라타, 그리고 임선생님의 음악회 너무 좋으셨겠어요~
전 주중 오후 4시라 일 땜시 못가서 너무 아쉬웠답니다ㅜㅜ
정초부터 인대에 염증이라니…
몸조리 잘 하시고 건강하고 행복한 신묘년 한 해 되시기 바랍니다^-^
참나무.
10/01/2011 at 09:56
누굴까 깜짝 놀랐어요…^^ 방문하고서야 아하~ 했구요
예정대로였다면 못갔을텐데 마침 아이들이 친가에 가서 가능했답니다…^^
들국화님 차로… 회장 님 무지개 님 저..이렇게 한 차로 다녀왔지요
그 날도 임샘은 어찌나 재밌는 얘기 많이 해 주셨는지
생각나는 사람들 많았답니다…
자주 소통해요 당무 님…^^
홍서경
11/01/2011 at 02:57
ㅎㅎ
워낙 블로그 사용 안하고 특히 이 블로그는 신문 기사 스크랩이 필요할 때만 사용하는데..흐미 가 보셨군요….^^;;
참나무님 블로그 즐겨찾기 해 놓고 가끔 오는데, 정말 부지런하시고 글솜씨, 사진솜씨, 편집솜씨 매우 훌륭하다는 생각이 종종 드네요.
멋진 삶을 살고 계시고, 블로그를 통해 나누시고~~~
좀 더 자주 들릴께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