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하고 아름다우면서도 병약한 느낌에서
어느새 무대 위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발레리나, 발레리노가 된 듯한 경쾌함에서
피아노라는 악기가 타악기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할 만큼 결렬하게 몰아치는 연주.
그러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달콤한 꿈을 꾸는 듯한 선율을 선물해주는 연주자.
이런 다양함을 담을 수 있는 연주회라는 것.
그것에 감사했습니다.
아마 연주자에게도
이렇게 조심스럽게 열린 문으로 사람들 사이를 힘들게 비집고 들어와
피아노의 바로 옆에 눈만 돌려도 자신을 응시하는 사람들이 있는 공간에서
그들의 숨죽인 집중을 느끼는 공간에서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지 않았을까요?
관객들의 박수소리에 담긴 탄성, 그들의 진실한 감사를 머리보다 가슴이 먼저 느낄 수 있었을 테니까요.
(일부내용생략)
// 273회 관객으로 오신 이지연 님의 관람기입니다. //
* 이지연 님의 관람기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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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콘 미니 홈페이지에서는 다른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Franz Liszt (1811-1886) /
Sonetto 104 del Petrarca (From Annees de pelerinage, Deuxieme annee: Italie)
Franz Schubert (1797-1828) / Impromptus D935
– No. 1 in f minor, Allegro moderato
– No. 2 in A flat Major, Allegretto
– No. 3 in B flat Major, Andante – Thema and variations
– No. 4 in f minor, Allegro scherzando
— Intermission —
Sergey Prokofiev (1891-1953) / ‘Romeo and Juliet’ Op.75 중 4곡
– No. 1 Folk Dance
– No. 5 Masks
– No. 6 Montagues and Capulets
– No. 8 Mercutio
Sergey Prokofiev / Sonate No.7 Op.83
– Allegro inquieto
– Andante caloroso
– Precipitato
앵콜곡: R. Schumann / Arabesque C Major, Op.18
참나무.
10/01/2011 at 04:22
연말 갈라는 소란스러울 것 같아 안갔는 데
이 날은 더 많은 사람들이 왔답니다
김선욱처럼 예약을 했으면 좋았을걸
박창수씨 말도 잘 못하는 분이 아주 많이 난감해 하던 표정이 눈에 서언 하네요…
저는 이 날 슈베르트 즉흥곡 이후
크뤼거 선생 생각하며 졸다 깨다 했답니다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믿거나 말거나…ㅎㅎ
이젠 하콘이 편해서인지 약에 취해서인지
잘은 몰라도 양약이 독했나봐요
갈 때도 고속터미널에서 도곡, 그 짧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약간 졸아
매봉까지 갔다 왔고
올 때는 7호선 중곡까지 와버렸답니다 …끙…;;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ㅎㅎ
그래도 신년에 슈베르트 즉흥곡을 들어 많이 좋았어요
도토리
10/01/2011 at 10:22
북 장구 같이 치려고 등장..ㅎㅎ^^
정말 좋은 연주였어요.
넘넘 사람이 넘쳐서 빠듯하게 시간 맞춰 간 저는 못들어갈 뻔 했었지요.
덕분에 피아노 의자 바로 옆에 앉게 되어
자태고운 피아니스트의 희고 깔끔한 손이 건반위를 날듯이 두드리는 것도 원없이 봤고
페달을 밟는 앞이 거의 뾰족한 그의 구두도 원없이 봤고
소매끝에 달린 네개의 실크 단추며
얼굴에 여드름과 선한 눈매도
치아교정기 끼운 채로 수줍은 듯 웃는 입매도 실컷 보았습니다.
관람기 쓰신 분 말씀처럼 피아노 건반을 향해있던 그의 시선이 30도만 방향을 바꾸면 제눈과 딱 마주쳤을거예요.
당혹스러울까봐 눈 마주치지 않으려고 시선처리에 고심하기도 했어요. ㅎㅎ..
그의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그 작은 마루방에 꽉 채운 관객.
그가 드나들려면 열댓사람쯤은 일어서서 길을 비켜줘야했던 하콘에서
기분이 어떠셨나요???
..아직 소년같고 조금은 여성스러운 피아니스트 김태형군..
연주 정말 좋았어요.
격려와 응원과 사랑을 보내고 싶어 지금도 열렬한 박수를 쳐대고 있습니다.^*
겨울비
10/01/2011 at 10:44
저도 장구치려고…
두 분 장단에 다만 부러울 뿐이고…
하콘의 매력은 가까이 앉으면 연주자 땀방울까지 보인다는 것이지요.
가서 닦어주고 싶게 만드는…
도토리님이 어찌나 실감나게 말씀하시는지
선하게 와닿아요.
하콘의 와인발찌가 왜 갑자기 생각나는지요.
참나무.
10/01/2011 at 11:07
예당에서 또 금호에서 먼 발치로 보다가
아직 청년이라는 호칭도 아끼고 싶은 수줍은 미소가 정말 인상적이었지요
입, 퇴장하던 선한 표정 생각만 해도 흐믓하지요…^^
두 시간 전에 온 사람들이 ‘뒤에 와도 앞자리에?’ 하며
귀여운 투정을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모두 호의적이었지요
지금 생각해도 기적같네요 잠깐잠깐 졸았던 일이
– 먼 자랑이라고 동네방네소문을 내는지…참나원…^^
맨발의 청춘 언니까지 떨어져서 감상하다 와인 파티에 겨우 합류했지요
하콘 수다 떨 수있는 사람 있어 좋습니다요….^^
참나무.
10/01/2011 at 14:02
겨울비님 까지 맞장구?
요담 드니성호랑 송영훈선생 참고하셔요
울집에는 와인꽈가 없어 아이들 있을 때는 쥬스나 루이보스티를 대신하기도…;;
오늘 통화했답니다 잘 도착했다고
토도 안하고 말이지요…^^
날씨가 상당히 춥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