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아랫쪽, 조그맣게 소개된 기사여도 ‘프로방스’ 가 크게 들어온다.
불어 전공한 딸과 같이 갈 날 있을까
언제가 될지…그냥 꿈으로만 남을지
연말 연시즈음이면 울울하다
이룬 것도 없이 또 한 해를…
나로선 꿈도 못꾸는 어마어마한 도네이션 소식 만날 때 더 하다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유행가 가사가 자주 떠오르고
왜이리 구름잡는헛 일만 하고 살았나 싶다
칩거하면서 비 실용적인 바느질이나 하고
늘어나는 갯수 부끄러워 오래된 게시물들 지우고 있다
저작권 때문에 난리 날 때 비공개로 해둔 것 들은 왜그리 많은지
왕래 끊긴 이웃 답글읽을때도묘한 기분이다
드물게는 유명을 달리한 이웃들도 있어서
안톤 슈냑 ‘돌아가신 아버지 편지’ 까지 생각나기도 하고 뭐 그렇다.
어제는 눈길 겁나 몸을 사렸고
오늘은 프로방스, 어떤풍경일까 궁금하여길을 나섰다
신당동이니 2014 버스 한 번만 타면 갈 줄 알고 전화를 했는데 3호선 동대입구 근처란다
2,3호선 환승 거리가 좀은 까다롭겠네… 까짓거 운동삼아
근데 전번 적은 메모지를 두고나온 거다
다행히 ‘5번 출구, 장충체육관’ 근처는 입력이 되어
설마 못찾겠나 약수동에 산 적도 있어서
그런데 5번 출구 나와 한참 걸어 약수동 내리막길 까지 내려가도
화랑 비슷한 건 안보이는 거다 – 참 답답한 여자…
다시 시야를 넓혀 위 아래 건너편까지 살피며 되돌아 오는 데
높은 곳에 오늘 바꾼 대문 사진이 떠억허니 보이는거다
응달이어서 언 길에 쌓인 눈 때문에갈 때는 다리에 힘주고 걷느라긴장한 탓인지
앗, 그런데 도로 변에 보이는 문이 잠겨있네?
전번 안 가지고 온 게 다시 후회스러워 어쩌나 하다
한 번 더 문을 흔드니 안에서 처자가 나와 문을 열어준다
그니까 뒷문으로 들어간 거다
와아~~고흐그림을 흐리게 한 기분이 드는 자그마한 작품들이 참 맘에든다
큐레이터도 혼자 조용히 있다 심심했는지
그림 제목이 적힌 오감도 같은 A4 용지를 건내주며 아주 친절해서
– 사진은 안되지요?
– …네에…
– 전시장 분위기 정도만…(절대 나쁜일은 아닐 것인데…이런 표정을 읽었는지)
– …괜찮아요…
그러면서 디카 를 피한다
– 인물사진 절대 안찍어요 제가 그 심정 압니다아~~
활짝 웃으며 2층까지 동행한다 – 아마 도난걱정도 있어서?
난 좀 어색해서 ‘미인 혼자라 경비 시스템 완벽해야겠네요…’ 괜히 너스레를…
서울대 한 모교수 도자작품들이랑 제자 작품이란다
1층 먹감 나무 장도 맘에 들었고
2층 크다란 돈궤도 튼실한 자태가 묵직하고 좋다.
( 장충체육관 근처 갈 일 있으면 눈요기라도 하시라고 토닥토닥)
장충동 하면 태극당이 생각나는 데 혹시 있을까 하고
집으로 올 땐 큰 길을 건너 살펴봤다
멀리 남산타워도찍어보고 종이나라 빌딩도 보이고
원조 족발 진짠지 가짠지 난 안좋아하고 가본 적도 없어 모르겠고
그런데 짜안태극당이 보인다…!
태극당 하면 슈크림 추억이 있는데
길 건너려면 한참 내려가야 횡단보도가 있고도폭도 넓네?
…
(제가 건넜을까요 그냥 지하철 타러 내려왔을까요
잠시 후 인증 샷 올릴게요
글이자꾸 사라져서 …)
지금 두 번째…일단 올려둡니다
작품들 문제되면 내리겠습니다
출처까지 있어서 괜찮을 것 같긴한데…?
60년 전통 태극당…돈암동 지점은 없어졌단다
명동 지점도 물어볼걸
P.S:우리집 남자 어제, 밤 늦게
몸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만취되어
아들을 부릅디다
………"미안하다 네게 해줄 게
아무 것도 없어서, 정말 미안하다…"
……………….
……………….
고개 숙이고 세 번이나 복창을…
(…쉬어요…이젠 제가 책임지지요)
이런 말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
김진아
12/01/2011 at 15:25
남편도 연말 회식, 신년회 모임도 대폭 줄이고, 술도 덜 마시고,
자신을 위하면서 아이들 위하는 마음에 많이 조심하고 있어요.
나중 나이들어 혹여아이들에게 짐이 될까봐,
세상에 건강이 최고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면서요.
….
조오기 전시장엔 아이들 이끌고 함께 가기엔 부담스럽습니다. ^^
그래도, 가보지 못하는 곳 참나무님 덕분으로 …
감사합니다.
리나아
12/01/2011 at 19:01
오천룡화백의 그림을 좋아합니다..
다양한 아름다운 색상도., 펜으로 슥슥 그은 듯한 선도 좋아하지요.
2,.3년전엔 실내풍경을 인물과 함께 그리신 그림을 주로 전시하셨는데
이번엔 주로 파리 풍경이신가봐요..
저 전시장 이름이 참 낯섭니다..
술래
12/01/2011 at 23:09
남편이 만취되어 하셨다는 말씀…
눈앞 가리고 코가 쨍하게 아픕니다.
남편이 힘들어 짜증 맨날 맨날 낼때
제가 정말 하고 싶지만 못해서 우울해하던 말
(…쉬어요. 이젠 내가 책임 지지요)
그런데 저희 집 남자는 애들한테 절대 미안한거 없다 버티던데요. ㅎㅎ
마눌한테만 아주 아주 미안하다 자주 그럽니다.
아들한테 미안할거 없으실텐데 왜 그렇게 느끼실까요?
대한민국의 아버지들만 가지고 있는 특별한 정서가 있다는거
한국을 오래 떠나 살다보니 느낍니다.
산성
13/01/2011 at 02:41
대한민국 모든 아버지들께 미안한 마음이지요.
그리고 특별히 각가정의 맏이들…그리고
그 안사람들도…근데
이렇게 번져가면 ‘아버지’에 대한 안쓰러움이 흐려져서
다시
모든 아버지들께만 깊은 위로 전합니다.
이 땅에서 아버지 노릇하기가 참 힘들고 안쓰럽다 싶어요…
엄마들이야 뭐 늘 그러니까요…;;
돌아가신 아버지들도 다시 생각합니다.
이 아침에…
(참,태극당 먼 횡단보도, 당연히 건너가실 줄 알았습니다^^)
레오
13/01/2011 at 06:53
P.S 때문에 맘이 찡..
혼기 앞둔 자녀를 둔 부모의 심정으로.
블루빛 배경 노틀담사원 그림도 참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