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명의 시인과 43명의 화가들이 펼치는 ‘시화일률展’-before

Detail Image

고영훈 낮달, 2010 73.5x58cm, 캔버스 위에 켄트지, 스톤파우더, 아크릴 컬러

막막한 오후
혼자서
먼 길을 가는 그녀

텅빈 하늘에 흐릿한 이름 하나
몰래 찍어 둔 눈물의 낙관

– 낮달 송연우

임옥상 Red Flower_2, 2010 53×72.7cm, 캔버스에 유채

한영욱 세한도, 2010 53x73cm, 알루미늄에 유채와 스크래치

세한도 가는 길 – 유안진

서리 덮인 기러기 죽지로
그믐밤을 떠돌던 방황도
오십령 고개부터는
추사체로 뻗친 길이다
천명(天命)이 일러주는 세한행 그 길이다
누구의 눈물로도 녹지 않는 얼음장길을
닳고 터진 알발로
뜨겁게 녹여 가시란다
매웁고도 아린 향기 자오록한 꽃진 흘려서
자욱자욱 붉게 붉게 뒤따르게 하라신다

이돈순 통섭(通涉), 2010 70×70cm, 목판에 스테인리스 못과 나사, 자동차 도료

저 허공도 밥이다-신달자

겨울 강물 속을 콕콕 찍어
먹이를 삼키는 오리들
그 옆 들판 마른 풀섶에서는
이른봄을 꼭꼭 찍어먹는 새떼들
그 아래 구멍 뚫린 흙 속에서는
밥 짓는 개미들이 분주하다
낮은 산야를 휘돌아
나무둥지 새끼들의 입 속으로 돌진하는
어미새의 입에는
따듯한 들판 한 가닥 물려있지만
너른 산야의 수북한 밥상이 통으로 끌려간다
어디 밝음 속에서 만이랴
어디서나 고봉으로 늘려있는 어둠을
쪼아먹는 새떼들 있어
드디어 새벽빛이 흐른다
천년 허공 위에 앉아있는
배고픈 나무 솟대들이여!
저 허공도 밥이다
하늘 아래서 배곯지 마라
바위틈새 어린 풀씨 하나도 어제보다 더 자라있다

이지현 010DE0502 Dreaming Book-나무는, 2010 60x34x12cm, 책

그림 출처; http://www.ganaart.com/

시화일률 展 – 전시는 2월 6일까지 계속된다. (02)720-1020


물살 아직 잔잔하다.
그러나 그 자국 너무 깊어,
흐르는 모든 것들
속으로만 늘 그렇게 슬픈 흔적을 내는가.

바라보아도 보아도
깊이를 알 수 없는 소용돌일 빠져나와
바람 부는 강변에 다다르면
수초들은 전율처럼 흐늘거리고.

따가운 자갈밭에 한숨을 말리며
강어귀 돌아 날아오는 새떼들 속에서
언뜻 스치는 풍금 소릴 듣는다.

긴 강을 헤엄쳐 온 내 안의 상처들은
어느 덧 하늘의 가슴에 밀물지는데
길게 꼬리진 노을 속에 젖은 외로움 하나
아직도 솟대처럼 우두커니 서 있다.

– 백 수 인 ‘강변에서’ 全文 (시와 시학, 2003년 가을호)

– 참여화가


강서경 고영훈 권기수 권여현 김기라 김두해 김 정 김정헌 김준권 김지혜 김춘수

남경민 도성욱 류민자 민정기 박대성 박영남 박영대박항률 배종헌 백금남 서기문

서 용 서유라 석철주 손연칠 신경호 신장식 오원배 유승호 윤상렬 이돈순이이남

이 인 이종구 이지현 이화자 임옥상 전병현 조은하 주재환 한영욱 허윤희 홍지연

– 참여시인 제1부

강은교 고 은 김광균 김남조 김종철 김지하 김초혜 김후란 나태주 도종환 문정희
박정만 송수권 신달자 안도현 오세영 오탁번 유안진 유자효 유재영 윤효 이가림 이근배
이기철이동순 이문재 이성선이수익 이시영 이준관 임 보 정 숙 정일근 정호승 정희성

– 참여시인 제2부

…중략 …

12 Comments

  1. 산성

    25/01/2011 at 01:30

    똑똑…
    문이 너무 안열렸어요~
    커피 끓여내 오도록 감감
    태석신부님 이야기 다 읽고나니 겨우…

    근데,고영훈씨의 ‘낮달’
    처음과 달리 들여다 볼수록
    청색이 점점 짙어지는 것 같은데요.

    어지럼증인지…
    사발안에 홀연히 달 하나 가라앉았을 듯.

    날짜 기억해서 가봐야겠어요
    그림에서 詩가 들린다니…^^

       

  2. 참나무.

    25/01/2011 at 01:37

    같이갈까요
    거기 제가 좋아하는 코텡 골목…
    강인숙교수가 알려준 길도 있답니다
    가나아트에서 영인문학관 올라가는 지름길…

    그림을 좀 줄일게요
    저도 음악 제우시 심었다는…ㅎㅎ

    유안진 세한도…는 가곡도 있는 데 참습니다..^^
       

  3. 참나무.

    25/01/2011 at 01:45

    그림은 줄였어요
    한 작품은 빼고…여름달 님 올 때까지만…^^

    참 아쉽네요 미술관 순회버스…;;
    평창동 ‘신과 만나는 계단’ 올라가려면 눈은 녹아야할텐데 말이지요

    기타 연주는 장대건    

  4. 참나무.

    25/01/2011 at 02:18

    낮달 가운데 클릭하시면 더 많은 작품들 볼 수 있답니다 – 접수…^^   

  5. 김진아

    25/01/2011 at 02:30

    -머리에 꽃 달기 – 참 좋은데요.

    알려주신 대로 낮달 가운데 클릭해 보았어요.

    참나무님,
    담아갑니다.

    고맙습니다. ^^   

  6. 참나무.

    25/01/2011 at 02:36

    …진아씬 한참 더 쉬어야하는데

    답글도 못달고나온답니다…   

  7. summer moon

    25/01/2011 at 07:16

    우와 !!!!!!!!!!!!!!!!!!!!
    이렇게 멋진 전시가 기다리고 있는걸 모르고
    먹쇠님이랑 망치질만 하고 있었으니…ㅠㅠㅠ

    전시하시는 분들 이름을 살펴보았는데 제가 작품을 기억할 수 있는 분들이
    몇분 계셔서 혼자 쪼끔 위로가 되었어요.^^

    고영훈님 그림들 오래 전 부터 좋아했어요,
    제법 굵직한 작품집도 한권 구할 수 있어서 생각날 때 마다 보곤해요.

    ‘낮달’을 보고 얼마나 놀랬는지 몰라요
    이 얼마나 멋진 변화인지 !!!!!!!!!!!!!!!!!!!!!!!!
    너무나 아름다워요,
    이런 빛을 , 이렇게 아름다운 색을 본 기억이 거의 없는거 같고….

    참나무님
    너무나 아름다운 선물을 받은 것 같아서 정말 행복해요,
    이런 멋진 ‘art-attack’를 받고나면 살맛이 나는거 있죠 ! ^^

    Thank you sooooooooooo much !!^^    

  8. 참나무.

    25/01/2011 at 07:47

    이제 사이즈 좀 줄였어요
    진아씨처럼 그림 클릭하면 가나사이트 바로갈 수 있어서

    제 홈에 들오기도 힘이드네요.
    다른 사이트는 잘 열리는 데 유독 조선블로그는 좀 문제가 있나봐요
    어떨 땐 실컷 올리고 엔터치면 찾을 수 없다 그러고…^^

    고영훈 씨 좋아해서 저도 몇 번 포스팅 했을겁니다.

    달 새 개와 막사발도 좋지요
    좋아하실 줄 알았어요 충분히…^^*
       

  9. 겨울비

    25/01/2011 at 15:17

    두 부자 축구보느라 시끄러워
    뭔가 쓴다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연장전 알림이…^^

    조블이 뭐가 잘못되었는지 몇 지우는데만도 한참입니다.

    이런 전시회 소식 알려주시는 분이 가까이 계시니 복이다 싶구요.

       

  10. 참나무.

    25/01/2011 at 15:33

    억울한(?) 페널티 퀵 반칙, 처음엔 잘 막았는 데 뒷처리를 못하여 한 점 뺏겼네요…;;

    고함 지르고 내 방에 들와버렸어요
    전 아무래도 중계방송은 못봐내겠어요

    요 며칠전부터 평창동 생각 자주 했는데 적당한 전시같아 가보려구요.
    여행은 좋았나요…^^   

  11. 겨울비

    13/02/2011 at 01:55

    유안진선생님 <세한도 가는 길>이 여기에…
    세한도 가는 길 시선집은 전통한지로 수작업으로 만들었는데
    45,000원.^^
    그래도 질러볼까 합니다.   

  12. 참나무.

    13/02/2011 at 12:01

    요즘은 장서용 책들을 한정판매도 하고 그러던데
    질러볼까해서 웃습니다
    전 구경이나해보고싶네요 수작업한 시집이라니…

    이번 전시외 꼭 가보고싶었는데…어젠 헛탕을 치고말았네요
    부산에 계시는 분들은 지금도 볼 수있을텐데… 안타까웠답니다

    붉은색으로 마감날짜 강조까지 해놓고도
    가나아트 부산전시랑 날짜를 착각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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