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OR ANGELICA AMARILLI NIZZA
유럽 오페라 명반 2차 발매기념 DVD 상영이 1월 중 계속 있었습니다
마지막 토요일(28일)엔 하루에 2차례 상영이 있는 날,
11시에 수녀 안젤리카, 오후 4시에 잔니 스키키
그 전 주에 외투부터 봤으니 마지막을 안 볼 수가 없어서
상영소식상세메일 왔을 때부터 하루에 두 번 갈 수 있을까
더더구나 울집 영감 요즘 장이 꼬여 집에서 쉬는 날이 더 많은 데
월요일부터 내내 걱정이었지만 …
기어이 다 보고맙니다.
며칠 쉬더니 갑갑해서인지 꼭 할 일이 있다고 나가자마자
숨이 턱에 닿도록 달려 11시 1분 전에 도착했습니다
젊은 수녀들만 나오는 단막극 형식이지만주제는무거운 죽음이었어요.
수녀들의 금욕적인 생활 모습이 조금 소개되는데
요즈음 시선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더군요
야외 정원에서 이른 아침 태양을 볼 수 있는 날도 한 달에 세 번 정해진 날 외엔
해가 중천에 떠야나갈 수 있다는 합창을 듣고 정말 믿기지 않았습니다.
장미를 꺾어도, 예배 도중 웃어도 바닥에 납작 누워 참회를 하더라구요
아침 일찍 해를 볼 수 있는 날 개인적인 욕망을 고백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양치기하다 들어온 수녀는 어린양의 눈에 꼭한 번입맞춤 할수 있었으면
또 어떤 수녀는 무슨 음식을 실컷 먹었으면(음식이름은 잊었어요) 등등 고백하고
주인공 안젤리카 수녀의 사적인 욕망을 묻습니다만
그녀는 ‘아무것도 없’다 하자 7년간 개인적인 말을 거의 않고
약사(?) 소임을 맡고 있는 그녀에게 약간을 비아냥을 하는 장면이 나오기도합니다.
어느 날 수녀원에 귀족들이 타는 마차가 도착한 것을 알리자
안젤리카 표정이 심상찮아지면서 그 마차의 모양을 정확하게 설명하며 물어봅니다
-안젤리카 수녀는 수녀원 들오기 전엔, 귀족 신분임을 암시 하는 거지요.
그리고 과거가 밝혀집니다.
수녀원 오기 전에 아이를 출산한 경험이 있는 데
면회 온 분이다녀간 이후 그 아이의죽음을알고
모성애와 죄책감에 자살을 계획합니다
(약사 소임을 맡게 한 건 독약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암시를 한 건지…)
오직 죽은 아이만 생각하다 얼른 아이 곁에 갈 마음으로 독약을 마시지만
곧 자신의 죄가 얼마나 큰 지 깨닫게 되고…
뉘우치고…죽기 전에 회개를합니다.
수녀가 자살을 한다는 내용도 그렇지만
검정 수녀복과 모자를 벗고 하얀 속옷 차림으로
열연하는 모습이 굉장히 쇼킹합디다.
그 보단 아리아가 어찌나 간절하고 감동적이었는지요
이 삼부작은 잔니 스키키 중 유명한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아리아 외엔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오페라지만
완성도도 높고 작품성이 있는 오페라로 유명하다네요
저도 잘 모르는 오페라였는데 한글 자막 덕분에 충분히 알게 되어 뿌듯했답니다.
오페라는 1시간가량, 12시 경에 끝났는데
오후 4시까지 빈 시간을 장욱진 20주기 전간 겁니다.
…
이상 외출 직전에 이상하게 글이 안 올라가서
오늘 좀 바쁜 일이 있는데다 경동시장까지 다녀오느라
늦었음을 사과드립니다
“인간사를 관조하는 푸치니의 고백록 3부작”<일 트리티코> 줄거리
<일 트리티코>는 ‘죽음’이라는 같은 소재를 다루면서 각기 다른
각도에서 보여주는, 세 작품이 모여서 된 3부작이다.
<외투>는 파리 세느강에서 살고 있는 척박한 뱃사람들의 이야기다.
사랑과 질투를 둘러싼 피와 땀의 냄새가 진동하는 사실적인 죽음을 다룬다.
<수녀 안젤리카>는 세상과 떨어진 수녀원을 배경으로 젊은 수녀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녀는 과거가 있었고, 그녀는 수녀원에 들어오기 전에 낳았던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을 알게 된다.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
<잔니 스키키>는 부자의 죽음을 둘러싼 유산분배 문제를 코믹하게 보여준다.
물욕에 눈먼 인간들의 모습이 풍자적으로 그려진다.
푸치니의 많은 오페라 명작들 가운데에서 숨은 명곡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일 트리티코>다.
이 작품은 푸치니의 다른 걸작들에 못지않은 서정성과 비극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성 때문에 대중관객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그런 특성이 바로 이 작품의 장점이자 매력이기도 하다.
<일 트리티코>란 ‘3개로 된 그림이나 작품’이라는 뜻으로,
중세 유럽에서 많이 쓰던 ‘3면의 제단화(祭壇畵)’를 주로 일컫는다.
즉 세 개의 그림이 각기 다르지만 하나의 주제를 나타내는 것이다.
오페라 <일 트리티코> 역시 ‘죽음’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세 개의 서로
다른 스타일의 단막 오페라들이 나열되어 있는 특이한 형태의 옴니버스 오페라이다.
Il Trittico (Il Tabarro /Suor Angelica / Gianni Schicchi) DVD
– 모데나 시립 오페라 극장 실황
세 작품으로 이루어진 3부작의 세 프리마돈나를 아마릴리 니차혼자 열연.
* * *
자화상(1951) Oil on paper 14.8 x 10.8cm
http://www.ucchinchang.org/index.htm<–장욱진 문화재단
아라리오에서 – 비밀의 정원
두가헌
—
이영희#[ 恨, 限 ] 풍월당 경복궁
… & 閑
참나무.
31/01/2011 at 11:29
죄송합니다
아침에 올리다 만 거 좀 전에야 토닥토닥 했습니다
하루가 참 길기도 하네요
축하할 일도 하나 있고
위로할 일도 있고 , 잠깐 동안에도
사람의 일 한계를 느끼는 순간입니다.
…
마이란
31/01/2011 at 19:35
바깥어른 나가시자 마자
숨이 턱에 닿도록 달려 1분전에 도착하셨단 대목에서
그 모습이 연상되어서 죄송하게도 웃었어요. ㅎㅎㅎ
핍박과 설움(^^)을 뚫고 보신 오페라라서 그런지 더 생생합니다.^^
문득 복자유치원 다닐때
선생님이셨던 수녀님 두 분 생각나네요.
지금도 있는 낡은 졸업앨범을 보면
그냥 김 수녀님, 박 수녀님 이라고 적혀있는..
우린 큰 수녀님, 작은 수녀님이라고 불렀어요.
사진으로 보여주신 장욱진화백 그림 중에서
저는 ‘명륜동 시대’가 좋으네요..
참나무.
31/01/2011 at 22:26
2월 첫 글…^^
얼마 전에 성심여고에 다닌 분 얘기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교칙에 까다롭던데요…오페라보면서 새삼 그 이야기가 떠올라서…
뭐 유치원은 그리 심하지 않았겠지만
명륜동 시대는 우물을 막고 정자를 세워 그림에 몰두하셨다지요
용인에 장욱진 기념관도 잘 운영되고있어서 후손(따님)들 잘 둔 덕도 있구요
특히 까치그림들이 많아 유심히 보고다녔어요
개인적으로 박수근화백의 소 그림과 비교도하면서…
20주기 특별전이라 체계적으로 잘 소개되었더라구요
지하엔 모니터도 설치해두고…
음악 시끄러운 분들은 play 버튼 클릭하시라고 맨 위에 올렸습니다
겨울비
01/02/2011 at 00:40
저는 이리 공들이신 포스팅 보면 그저 조블에서 상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개인적인 욕망고백과 죽음에 관한 화두를 안고
오늘은 종일 청소를 하려합니다.
충전 가득 하셨으니 설준비도 쉬우시겠다 합니다.
참나무.
01/02/2011 at 01:24
안젤리카 수녀, 극약 마시기 전에 죽음은 축복이라는 레치타티보
들은 것 같기도 한데 살짝 졸아서 확실친 않네요..^^.
1편 외투는 25세 젊은 신부랑 나이많은 선주 부부 이야긴데 역시 아이가 죽자
여인은 실의에 빠지고 같은 배에서 노무자로 일하는 젊은이랑 사랑에 빠지지요
늙은 남편은 질투로 젊은 정부를 죽여 외투 속에 숨기는데
그것도 모르고 부인은 남편의 외투로 감싸줄 것을 요청하고…
결국 젊은 아내랑 정부 둘 다 죽임을 당하는 … 슬픈 사랑이야기
잔니 스키키는 유산을 둘러싼 사람들의 탐욕에 관한 블랙코메디…
그래도 3부가 희극이라 그리 무겁진 않았어요
명절 연휴 누리실 권리 충분합니다. 겨울비 님은 열심히 일했으니…^^*
생선냄새 가시질 않는 손으로 토닥토닥…
summer moon
03/02/2011 at 01:50
이렇게 아름답고 알차고 푸짐하고 영양가 있고 정성이 깃든
새해 선물을 주셔서 어찌나 감사한지요 !!!!!!!^^
Il Trittico 는 전혀 모르던 작품이어서 아주 공부하는 자세로 열심히 읽었어요.^^
참나무님 늘 베푸시는 것보다 두배만 더 복 받으세요 !^^
참나무.
03/02/2011 at 22:25
빈 집에 오래 머물다 가셨네요
저도 잘 모르는 오페라였어요.
푸치니…오페라 대가다운 면모를 새삼 느꼈답니다
아…DVD로도 감동인데
공연장에서 직접, 말을 다 알아듣고 보는 분들의 감흥은 …한답니다
… 몸은 그간의 피로로 만신창이지만
행복합니다.
이런 아름다운 소통이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