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문정숙 만추(晩秋) 보신 분

제일 좋아하는 한국 영화 딱 하나만 꼽으라면

이만희 감독 (여우,이혜영 부친)문정숙 만추(晩秋)다

쫒기는 남자 역 신성일(정확한 죄명은 기억이 안난다)은

기찻칸 창문을 닫으려 하고 모범수로 감옥에서 나온 문정숙은

창문을 자꾸 여는 장면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마지막으로 가슴치던

국수 먹는 장면 -기억하시는 분 계신가 모르겠네

스포일러 더 퍼지기 전에 미리 봐두자..하고

조조 시간 알아보니9시 30분이다

아들이 출근하기 전인데…

잠깐 망설이다 후다닥 나가서

조조 십분 늦는 징크스에 걸리지 않고 느긋하게 잘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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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 탕웨이 어지럽게 떠다녀서 생략하고…

아직 개봉 초반이라 조심스럽지만

이번 만추는 배경이 시에틀이란건 알아서

국수 먹는 장면은 없겠지…

기대하지 않았으면서도 막상 영화가 시작되자

혹시 스파게티 먹는 장면이라도…?

허나 내가 얼마나 구식인 것만 깨닫게 된다…ㅎㅎ

보롭스키 헤머링 맨 1:20 즈음에 잠깐…^^

김태용 감독 작품 탕 웨이, 만추

과감한 생략과 연출, 스크린 풍경들도 세련되어

한국영화의 벽을 깬 듯 했다.

그러나두 개 중 하나만 꼽으라면

나는 문정숙 만추에 손을 들고싶다.

옛날은 누구에게나다소 좋게 각색되어 기억되어서인진 몰라도…

탕웨이는 색계 때문에 이미지 체인지가 어렵지않을까 했는 데

꽤 긴 키스신이 색계를 무색케 할 정도였다

– 아마 가장 심혈을 기울인 연출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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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애하는 에바 가드너…;;

탕웨이프로필은정면 모습보다 못하고

현빈은 정면보다 프로필이 준수했다 – 순전히 개인적인

훈이(현빈 분)의 컨셉을 어색함 아닐까

다소 긴 얼굴에 부풀린 올백 스타일도 그렇고

하프 코트에 호주머니가 양쪽으로 네 개 달렸는 데

언제나 윗 호주머니에 손을 찌른 채 걷는 모습도 그랬다

–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는 현빈 팬들에겐 대단히 미안하지만

(그 유명한 시크릿 가든도 안 본 사람이라 감히 거론하긴 결례지만

스포일러 조심스러워서 이런 기타 등등 이야기만 늘어놓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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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극장 조조시간을 알고는 다른 극장 찾아 볼 생각도 않았다.

또 다른 이유는 옥상 로즈 가든이 궁금해서 였는데

불행하게도 8층은 출입금지, 봄맞이 새단장 때문이란다.

P.S

집에 와서 급히 점심 먹고 다시 서울숲으로 향했다

산수유 나무 곁 탁자에서 꼭펼쳐보고싶은 화집이 한 권 있다

어제 초대받은 화가가 자신의 그림에 시와 짧은 명상을 엮은 시화집이다

지중해의 열정이현 著.대교베텔스만, 2007

지중해의 만 바꾸면 이번 전시 제목이기도 하다

전시회가 무료니 가보실 분들은 일반 서점에서 18,000원

이번 전시회 기념 특가로 10,000원에 살 수 있단다

– 충분히 가치있는 에세이 화집이어서…

더 많은 이야기는 ‘발로 쓰는 전시회’ 에서 (계속)

오늘 서울숲엔 자전거 탄 사람들이 유난히 많았다

바로 앞자리에 젊은 커플이 나타나 기타을 치기 시작해서

자리 털고 일어나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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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 개인전 – 지중해의 빛

2.23 (수) – 3.7 (월)/예술의 전당갤러리 7

more<–

14 Comments

  1. 김진아

    24/02/2011 at 10:40

    시크릿 가든을 저 역시도 보질 않았으니, 현빈에 대한 이야기는 빼구요.ㅎㅎㅎ

    화집이요…

    정말정말, 좋은걸요. ^^

    화집속으로만 눈이 자꾸만 쏠리네요.   

  2. 참나무.

    24/02/2011 at 10:47

    나이드는 증거인지 요즘은 공부하는 그림보다
    한 눈에 느낌이 오는 그림이 좋더라구요
    그러면서 이 화가의 작품들은 독특한 개성도 있구요.

    지난 번 가나아트에서 만난 직유법 때문에 제가 충격을 좀 먹어서인지
    거기다 크기는 또 왜그리 큰지요.
    공짜로 선물한다해도 .NO…! 미안해서 어쩌나 작가한테…;;
       

  3. 네잎클로버

    24/02/2011 at 15:01

    저도 어제 만추 보고 왔어요.

    저는 이만희 감독님 작품은 못보고
    김혜자씨와 정동환씨가 주인공이었던 김수용 감독님 작품이 기억납니다.

    참, 현빈과 탕웨이가 시애틀 시내 관광할 때
    조나단 보롭스키의 해머링 맨이 살짝 보여 반가웠는데
    발견하셨는지요? ^^
    여기 디테일이나 작은 것에 집착(?)하는 한 사람 있어요.. ^^;    

  4. 참나무.

    24/02/2011 at 15:20

    … 저도 봤습니다
    다른 몇 나라에도 더 있다는 해머링 맨 , 정말 반가웠지요

    저도 김혜자 정동환 만추
    그 전에 김지미씨 만추 … 둘 다 못봤습니다

    한국영화로 리바이블 된 건 또 겨울나그네 – 첨엔 강석우 이미숙 안성기였고
    그 이후 손창민 김희애도 좋았지요
    ‘목련꽃 그늘아래서…’4월의 노래가 다혜 테마곡…
    여태 안주무셨나요…아들이 아직 안와서…;;
       

  5. 산성

    25/02/2011 at 02:03

    맨 위 흑백 사진에 깜짝 놀랐습니다.
    이유는…말 못합니다^^

    김혜자씨가 나왔던 만추,티비에서 본 적 있는데
    배경음악에 좀 실망했던 기억도…^^

    하지만… 그 ‘애틋함’만은 오래 남더군요.

       

  6. 참나무.

    25/02/2011 at 07:37

    현빈,탕웨이… ‘메이킹 필름’ 추가했어요

    문정숙 만추는 필름이 망가졌대나봐요.
    국수먹는 사진은 찾을 수가 없더랍니다.

    맨 위 사진 참 좋지요… 혹시 언니 분위기? …^^
       

  7. 마로맘

    25/02/2011 at 14:55

    어렸을때 무슨 이유였는지 전후사정은 생각나지 않지만 하여튼 문정숙씨가 나오는
    만추를 보았습니다. 분명 미성년자관람불가였을텐데 어찌 볼수있었는지..
    신성일씨도 보았고 무엇엔가 쫒기는듯하던 두 남녀의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느껴졌었는데 지금까지도 남아있는 느낌은 무지무지한 쓸쓸함..
    영원히 계속될것같은 한도끝도 없는 쓸쓸함의 느낌..낙엽이 흩뿌려지던 장면도
    생각나고.. 하여튼 눈물나게 쓸쓸했던 느낌입니다.    

  8. 참나무.

    25/02/2011 at 15:49

    ‘눈물나게 쓸쓸했던 느낌’ 맞습니다

    늦은 가을과 어울리는 아주 쓸쓸한 영화였지요

    학교에서 벌 받은 기억없으시면 특별한 경험 하신거라 생각해요    

  9. 벤조

    27/02/2011 at 03:14

    만추,
    제목이 멋있다고 생각했지요.
    포스터에는 저 위의 사진과 다른 바바리코트를 입지 않았나요?
    잘 기억이 안나서…영화도 봤는지 안 봤는지도…내, 참.
    문정숙씨는 어떻게 지내는지요? 많이 늙었겠다…신성일씨도 많이 늙었던데…
       

  10. 참나무.

    27/02/2011 at 03:39

    맞아요…베이지색이었지요
    방금 이미지 찾아보니 *카추샤 스카프’하고 울고있네요…^^
    * 저도 자주 하고다녔는데..삼각으로 접는 거- 벤죠님도 아시리라 믿고

    근데 돌아가시지않았을까요…?
    뉴스를 들은 것도 같고… 한 번 알아볼 일이네요

    문정숙씨 노래도 잘한 지적인 배우로 기억됩니다
    ‘꿈은 사라지고’ 란 영화에서 ‘나는 가야지’ 도 불렀고
    오발탄에도 나왔지요

    말 하고보니 참 옛날사람이다…합니다.
       

  11. 리나아

    28/02/2011 at 06:51

    저도 문정숙씨나온 만추…
    그 쓸쓸한.. 영화 봤었지요

    문정숙씨는 저 세상사람 아닌가요?..언젠가 뉴스로 들은것 같은데..   

  12. 참나무.

    28/02/2011 at 07:06

    아…보셨군요
    잘은 몰라도 그당시 미성년불가 아니었나요…^^

    문정숙씨 돌아가셨더라구요…몇 년전에…;;
       

  13. 하심

    01/03/2011 at 11:27

    배우문정숙을 참 좋아했어요,물론 만추도 좋았고,부른 노래도 있구요   

  14. 안재욱

    22/08/2011 at 01:01

    이만희와 문정숙 관련기사를 보다가 여기가지 들어왔습니다.
    이만희의 만추는 제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그 날 두편의 영화(만추와 애정-로렌스오리비에 주연의 소설폭풍의 언덕을 영화화한 것)
    를 중2때 한 날 보았으니까요. 두 편 다 맺지못한 사랑이지요.
    만추에서 신성일은 위조지페범으로 쫒기는 몸이고
    그들이 약속한 날, 일년후 11월1일 창경원 벤취에 아침에 나온 문정숙은 하루종일 낙엽이 뒹구는 벤취주변을 서성거리며 신성일을 기다리나 문정숙이 입감 자마자 체포된 걸 모르는 그녀는 하루 종일 기다리다 눈물을 흘리며 창경원을 떠나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말씀하신 대구 형무소앞 국수집에서 국수를 먹는 장면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문정숙이 한 말은 특히 억에 남습니다. 난 형수소에 오래있어서 매은 것(또는 고추가루)를 먹지 못한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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