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자유」를 생각나게 한 ‘대머리 여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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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6 (일) 오후 3시 / 대학로 SM아트홀

연극 ‘대머리 여가수’ 무대 디자인은 임옥상 화백, 의상은이상봉

배우 안석환씨가 각색, 출연, 연출, 1인 3역을맡아 화제라지요.

( 전 이번 무대가 처음입니다. 드라마도 본 적이 없어서 )

우선, 동영상 3편 순서대로 클릭하시길바랍니다

어줍잖은 설명보다 이해가 더빠를 것같아서요

1.

본 연극 시작하기 전 검정옷의 남녀가

마임 자세의 묘한 표정으로 서 있다가

음악이 흐르면랩으로 이번 연극 소개를 합니다

손전화 오면 받아도 되고 사진, 비디오 찍어도되고

음식 먹어도 음료수마셔도된다며 그냥 자유롭게 즐기라며

자신들은 불행하도 본 연극엔 안나타난다며 들어가 버리고

실내화를 신은 부인이등장하여 밑도 끝도없이 방금먹은 저녁식사 얘길합니다

뒤이어 골프채를든 남편도 입장하여 스윙 연습을하다

갑자기 앞 좌석 관객에게 다가와 아는 척을 하며

장갑에 싸인해서 전해주는 해프닝을 벌입니다

( 오래 전 떼아뜨르 秋에서 ‘빨간 피터…’ 볼 때가 생각났습니다

저도 그 때 앞자리에 앉아 있다원숭이 분장을 한 추송웅씨가

저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와털북숭이 손을 내밀며악수를 청해서

깜짝 놀랐지만 얼굴붉히며 악수한 경험이 있거든요

덩달아 극단 자유-이병복씨도 생각나

무의자(無依子) 박물관 소식도 찾아보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 부부는앞 뒤가 맞지않는 대사를 나눕니다

일상적인 대화지만 도무지 이해불가능한 내용들입니다

3.

좀 이상한 복장의 여인이 등장하고

부인은 우리집 식모라고 소개를 하는데

행동거지나 차림이전혀 식모랑은거리가멉니다

주인부부랑 주객이 전도된듯했고 시종일관 대사끝부분은 생략합니다

관객들은 그녀의 다음말을 대신 잇기도 해서 더 많이 웃습니다

– 관객들을 연극에 참여시키려는 의도였는지도..?

4.

무대엔 또 다른 남자랑 여자가 등장을 하는데

서로 표정을 살피며 어디서 본 듯 하다며 공통점을 찾다가

결국은 한 집 사는부부라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그 부부(?) 역시 앞 뒤 연결 안되는 얘기를 나누는데

좀 이상한 구석이 있다고 식모가 폭로를합니다

그들 아이 한쪽 눈이 쌍꺼풀인데 각각 왼쪽과 오른쪽이라고?

그리고 식모는 이상한 시를 낭송하자 주인부부는 그녀를 끌어내고

두 부부의 이상한 행동은 계속되는데 "딩동~~" 벨이 울립니다

그러나 나가보면 아무도 없습니다

내리세 번 벨이 울리지만대문엔 아무도 없어서

그냥들어오고. . .그냥들어오고 . .

그들 부부 중 여자 둘은 벨이 울려도 사람이 안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믿자 하고 남자들은 그건 말도 안되는일이다

벨을 누르면 반드시 사람이 있어야 된다며 옥신각신합니다

5.

그런데 4번 째 벨이 울리고 빨간 옷의 소방대장이 나타나자

네 사람은 이 사실을 어떻게 해결해야하냐 묻습니다

소방대장은 ‘어떤 때는 누가 있고 어떤 때는 아무도 없어…’

이런 말도 안되는 결론을냅니다.

네 사람은 다시 알 수 없는얘기를 나누며

서로 공감도 하고때로는 핀찬도 하는데

그와중에 식모까지 가세하여 더더욱 오리무중. . .

속사포처럼 쏘아대는 빠른 대사는

에드립인지 대본애 적힌 대사인지

제 능력으론 판단하기조차 어렵습디다

연극’대머리 여가수’팜플렛에 적혀있는 4가지 주의사항은

– 대머리 여가수를 찾으려 하지 말것!

– 상황을 이해하려 하지 말것!

– 결론 내리려 하지 말것!

– 머리로 이해하려 하지 말것!

말 그대로 부조리극 반연극답게 일관성 없는 대사로

폭소를 자아내다 정신도 못차란채 연극은 끝이 나버립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뭘 봤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현대인의 소통 불능에 관한 느낌은 받습니다만

출연배우 5명은 무대 인사까지 끝내고 들어갔는데

이건 또 무슨 날벼락인지 오색 종이조각이랑

큰공과 작은공이머리 위로 떨어지고 갑자기 배우들이

무대 위에 나타나 공을 던지기 시작하는겁니다

관객들도덩달아공을 던지면. . .피하고 또 던지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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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6 (일) 오후 3시 / 대학로 SM아트홀

곧 저녁 공연 시작될텐데 청소하기 힘들겠다 걱정하며

주위의 공들 다시 무대 위로 던지며 우리는 지상으로 올라와

차분히 차 한잔 하러가면서 얘기를 나눕니다

초연 이후 근 60년 동안 유럽 곳곳에서 계속되는 이유는 뭘까

각 나라의 현 실정에 맞게 각색을 잘 해서일까

(소방대장을 요즘 대세인 ‘현빈’에 비유하기도 하니, 참.나.원. 소리가 저절로 나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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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전좀 서글펐습니다

‘일단 와보시라니깐요’

모 코미디언이자주 하던 대사처럼

관객들 확보하려면 – 특히 젊은층…

일단 개콘 수준으로 웃겨야 살아남을 수 있는건지

(상업주의냐 작가주의냐…연극에만 국한된 일은 아니지만)

많이 웃고 맘 비웠으면 된거지…반복하긴했습니다만

그래도 그래도. . . 씁쓸한 맘 감출 수가 없어

본고장 무대는 어떻게 진행되나 ‘여러군데’ 찾아봤습니다

(대사는 하낫도 못알아듣지만 분위기는 대강 파악하니까…)

끝으로 오리지널 줄거리랑우리나라 공연 연보

잘 소개한 홈피가 있어서 그대로 펌합니다

전형적인 영국식 주택에서 평범한 스미스(Smith) 부부의 진부한 이야기로 지극히 영국적인 거실에서 영국식 난로 옆 영국식 안락의자에서 영국식 안경을 쓴 스미스 씨가 영국식 파이프를 피며 영국식 신문을 읽고 있다. 영국식 저녁식사와 루마니아식 요구르트, 그리고 보비 와트슨(Bobby Watson) 가족 사이의 인척관계에 관한 이해할 수 없는 대화를 한다. 대화는 점점 미스터리해진다.

마틴(Martin) 부부가 등장한다. 부부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바라보며 어디선가 만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부부인 그들은 과거 어디서 만났는지 황당한 추적을 하게 된다. 5주일 전 맨체스터발 런던행 기차 8호 객차 내 6호실에서 시작된 추적은 서로 주소가 동일한 아파트 같은 침실에 살며 한쪽 눈이 빨간 아이를 가졌다는 놀라운 우연의 일치를 확인하며 서로가 부부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스미스 부부의 하녀인 메리(marry)는 마틴 부인의 딸은 오른쪽 눈이 빨갛고, 마틴 씨의 딸은 왼쪽 눈이 빨갛다며 논리적 반박을 하며 자신의 정체는 셜록 홈즈(Sherlock Holmes)라는 사실을 밝힌다.스미스 부부와 마틴 부부의 난해한 대화들이 이어진다. 초인종소리로 대화는 중단된다. 초인종소리에 스미스 부인이 문을 열어주러 나갔지만 아무도 없다. 세 차례나 똑같은 일이 반복되자 스미스 부인은 “문에서 초인종 소리가 나면 아무도 오지 않은 것”이라는 상식에 벗어난 법칙을 주장한다.

그때 또다시 초인종 소리가 나고 소방대장이 들어온다. 신비롭고 미스터리한 사태를 정리하기 위해 소방대장에게 묻지만 두 번째 벨소리는 자기가 울리지 않았고 세 번째는 자신이 울렸지만 장난 삼아 숨어있었고, 네 번째 울렸을 때 문을 열어준 것이라고 대답하여 미스터리만 더욱 가중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대화에서 알 수 없는 경험담을 늘어놓는다. 자신의 정체가 셜록홈즈라는 하녀 메리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겠다며 ‘불(火)’이라는 시(詩)낭송을 한다.

소방대장은 마을에 자신이 꺼야 할 불이 있다며 스미스 부부의 집을 나선다. 집을 나서다 “그런데 대머리 여가수는?” 하고 묻자 스미스 부인은 “늘 같은 머리 스타일이죠!” 라며 작품의 제목인 ‘대머리 여가수’에 대한 신비하고도 미스터리한 의문점을 남긴다. 스미스 부부와 마틴 부부의 괴상한 대화는 계속된다. 대화는 점점 초조하고 신경질적으로 흐른다. 감정의 기복은 걷잡을 수 없다. 더욱 더 격렬해지고 파국을 향한다.

극단 자유극장(1977)

출처 ; http://www.culture.go.kr/art/knowledge/directoryView_sp.jsp?ar_vvm_cd_seq=8297

국내 공연 연보

1963년 11월 극단 민중극장 / 반도호텔 / 김정옥 연출
1969년 4월 극단 자유 / 까페 떼아뜨르 / 김정옥 연출
1970년 6월 19일~20일 극단 가교 / YMCA / 김진태 연출
1972년 6월 15일 극단 자유 / 까페 떼아뜨르 / 김정옥 연출
1975년 10월 극회 무리 / 76소극장 / 남성수 연출
1976년 4월 21일~30일 극단 자유 / 삼일로창고극장 / 김정옥 연출
1977년 4월 15일~25일 극단 자유 / 실험극장전용극장
1977년 6월 9일~13일 극단 원각사 / 대구백화점소극장 / 아성 연출
1978년 5월 31일~6월 6일 극단 자유 / 쎄실극장 / 김정옥 연출
1978년 12월 14일~31일 극단 자유 / 김정옥 연출
1979년 극단 중앙 / 이가형 역
1981년 극단 창고극장 / 김봉열 연출
1983년 극단 창고극장 / 김응수 연출
1984년 11월 3일~12월 31일 극단 시민극장 / 시민소극장 / 최유진 연출
1989년 극단 로열씨어터 / 류근혜 연출
1990년 10월 5일~18일 극단 자유 / 문예회관소극장 / 김정옥 연출
1991년 2월 2일~7일 극단 자유 / 문예회관대극장 / 김정옥 연출
1992년 극단 수업 / 정순모 연출
1994년 극단 창고극장 / 김응수 연출
1999년 10월 22일~11월 28일 극단 몸 / 인간소극장 / 박홍진 연출
2001년 5월 4일~6월 17일 극단 오늘 / 소극장 오늘한강마녀 / 이수인 연출
2002년 5월 21일~30일 극단 자유 / 문예진흥원예술극장소극장 / 김정옥 연출
2005년 5월 31일~6월 19일 극단 연각 / 마로니에소극장 / 이상훈 연출

김금지, 추송웅 ‘ – 타이피스트’ 카페 떼아뜨르에서

제가 봤던 공연도 찾아지네요 출처; google

9 Comments

  1. 산성

    12/03/2011 at 23:22

    덕분에 옛날 생각 합니다.
    삼일로 창고 극장의 그 불편했던 분위기만 생각나고
    연극은 전혀 기억이 안나니 아마도
    분명히 아주 불편한 사람이 옆에 있었던 것 아닐까…^^

    그리고 저 유명한 빨간 피터…
    포스터를 본 친구네 다섯살짜리 조카가 내뱉었던 말은
    아직도 기억한답니다.
    원숭이 분장의 추송웅을 가리키며…

    이모! 이 원쭝이 꼭 사람같애!!

       

  2. 참나무.

    13/03/2011 at 03:53

    빨간피터의 고백… 우리나라 연극 역사를 바꾼 모노드라마였지요
    전 창고극장엔 안가봤습니다.
    제가 놀던곳은 주로 충무로…영양통닭 간판있던 까페 떼아뜨르,
    ‘우리 읍네 ‘쥐덫'(조미령 김동원) . 권성덕, 신시. 등은 국립극장에서
    남산 드라마 센타에선 헤럴드 핀트 -생일파티 등등

    그리고 이대 입구 빠리 다방이 변하여 연극을 시작했지요
    – 황혼 녘에 생긴 일은 그곳에서 본 기억이…
    이후 홍대 입구 산울림 소극장에서 ‘고도를 기다리며’가 롱런을 했고…

    대학로에 연극무대가 들어선 건 언제인지 기억이 안납니다
    연극 ‘아트’ 보러갈 때 방통대 근처 현대자동차 뒤에도 극장이 하나 있어서
    싸이코 드라마 본 기억이 있지만 요즘은 못찾겠던데요…

    그 시절 추억이 쓰나미처럼 밀려와서 또 괴발개발하게 하시네…;;

    쓰나미란 용어를 탄생시킨 나라에 지대로 몰려왔으니 이 노릇을 어쩐답니다
    사는 일도 단순화 시켜야겠다 싶습니다

    사람사는 동네가 장난감무너지듯하데요
    보스톤 닷컴이나 데일리 메일(?) 보셨나요
    나중에 주소올려볼게요

    리뷰가 억망입니다. 일요일은 되도록 포스팅 않으려고
    어제 늦게 숙제 끄웃~~~하느라고
       

  3. 김진아

    13/03/2011 at 06:01

    리뷰 엉망 아니세요.

    최고세요.^^

    뭐든 두리뭉실하는 것을 별로 좋아라 하지 않는 큰 아이는
    제목만 보고도 고개를 절레절레 하던걸요.

    일본재해 심각하고,
    우리나라 구조대 파견이란 소식에 기사 읽다가,너무 부끄럽고 그래요.
    …   

  4. 참나무.

    13/03/2011 at 07:09

    까페 떼아뜨르에서 봤던 김금지, 추송웅 출연 극단 자유의 ‘타이피스트’
    공연 장면도 추가했어요 복잡해서 뺐는데 귀한 사진 같아서

    고마워요 진아씨..어떤분이 진아씨 칭찬 많이하셨어요
    젊은 엄마가 참 대단하다고…^^   

  5. cecilia

    14/03/2011 at 07:51

    참 부지런하신 참나무님!

    불어 버전, 이태리어 버전까지 포스트 하셨네요.

    오래 전에 예술의 전당에서 무당에 대한 연극을 보았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제목이 ‘오’로 시작되었는데 다 기억이 나지 않아요.   

  6. 참나무.

    14/03/2011 at 08:09

    이럴 때 전 cecilia 님이 너무 부럽답니다
    저야 그냥 분위기만 느낄 뿐이지만 유럽권에서는
    어떤 의상, 어떤 연출이었을까 …궁금해서 많이 찾아봤답니다

    혹시 파리에서 보셨다면 리뷰 부탁드리고싶지만
    워낙 바쁘셔서 결례겠지요?
       

  7. cecilia

    15/03/2011 at 12:29

    찾아보니까 대머리 여가수 비디오가 있는데 글쎄요, 시간이 날지는 모르겠네요.

    위에 홈페이지에서 옮겨오신 내용은 대충 번역을 해서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들게 만들어

    진 것같아요. 1952년에 만들어진 작품인데 아직도 공연을 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인데 공감한 부분을 묘사한 리뷰, 기대합니다.   

  8. 참나무.

    15/03/2011 at 12:52

    문학하시는 분이라 역시…어쩐지 있겠다 싶었거든요…^^
    번역…정말 어렵지요

    그리고 공감한 부분의 리뷰…저는 힘듭니다 솔직하게는
    본문 Y-tube 에서 연출자가 말했듯 의미 찾지말고
    아무 생각없이…출연자들 연기와 대사들 ‘그냥’ 즐기면서
    돌아갈 때는 맘을 하얗게 비우라 했답니다…

    어쨋든 보는 내내 생각없이 웃은 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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