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디카의 마지막 노래 – 인사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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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사과부터 드립니다 이상한 사진 올리게 된 점.

제 고물디카가 드디어 수명을 다한 모양입니다

수리비가 10여만원이 들면 새 걸 사는 게

현명한 일이라 모두들 말하데요

거의 하얗게 된 이미지들 최고로 어둡게, 강한 콘트라스트,

높은 선명도로 포토샵을 하니 겨우 모습을 내민 게 고마워서요

눈 안좋으신 분들은 그냥 나가셨으면. . .

사람도 죽고사는 데 까짓 낡은 디카로 호들갑도 피운다

뭐라 하는 분들껜 미안하지만 바늘 하나 부러졌다고

조침문을 남기던 옛 선인들의 애교정도로 봐 주셔요

인사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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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디카가 저에게 왔을 때도 인사동 이야기 부터 시작했는데

우연히 마지막도 인사동이어서 괜히 의미를 부여하고픈 마음도 좀 있고…

종로 2가Y.M.C.A 간판을 찍고싶었는데 기독교 청년회관만 겨우 보이네요

저 이 회관에서 6남매 장남과 결혼하여 딸 먼저 낳고

2살 터울로 아들 낳은 후 지금까지 그냥저냥 살아내었네요

전석환 Sing Along Y, 또 김홍철 요들교실도 다니고

바로 근처 제일학원, 세시봉 추억까지 묻어있는 곳이라

인사동 갈 때 자주 진입하는 방법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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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C.A랑 같은 건물 끝에 ‘민들레 영토’ 끼고 왼쪽으로 꺾으면

억지로 고색창연한 ‘꽃피는 XX ‘ 가 곧바로 보이고

좀더 깊히 T.V에 방영된어수룩한 식당들과

맞은편에서 한 사람이라도 걸어오면

몸을 비스듬히 해야 겨우 통과되는 골목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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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 빌딩을 왼쪽으로 두고 오른쪽으로 꺾어 계단을 내려와

인사동 네거리로 향하는 골목엔’아름다운 차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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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네거리를 나와수도약국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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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렌드마크 인사아트센타는 빠질 수 없는 전시장이지만

이날은 그냥 통과했습니다 . 더 급한데가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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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포하우스 진달래 가득담긴 포스터가 보입니다

우리집 현관에도 붙어있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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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 .

허영한 사진전行方의 종류

22일 화요일 2시까지, 서두르셔요가실 계획 있는분들은

원문링크 :http://blog.chosun.com/journaleye/5378493<–상세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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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직접 가보시고 저는 놓치기 아쉬운 글들만 찍었습니다

맨 처음 사진도.

집에서 출발하기 전부터 아무도 없길 바랬는데

점심식사 시간이어선지 – 휴우~~ 얼마나 다행인지

혼자서 2,3층 오르내리도록 관계자도 없었어요

고장난 디카 어두운데는 혹시 나올까 해서. . .

그러나 더 이상은 무리였나봅니다 – 세피아 까지 시도해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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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 나와 쌈짓길 전층도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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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짓길에서 내려다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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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층인지 새움 돋아나는 모습이 기막혔는데…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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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아무짓도 안한 사진되겠습니다. — 쌈짓길 안쪽내려오는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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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 인사 12 특구 구경한 후

*인사모. 에서 개발 안되도록 지정한 12 가게들이 있는 곳

‘명작 스켄들’ 이란 프로 보시나요 – 토요일 ( KBS 2 T.V 10 :10 )

전 모르고 있었는데 ‘좋은분’이 알려주셔서 어제 처음으로 본방사수했네요

다시보기로 찾아볼 때 거론된 작품. . .’귀밑머리’ 가 안보여 유감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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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 마리아 칼라스가 많은 ‘볼가’도 낡은 디카로 여러 번 찍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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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동 쪽으로 나가면서, 제 발자국 무수히 찍혔을 지리산 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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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사시는 M님이 생각나서 보관해둡니다

파스 붙여줄 사람없어 바닥에 파스를 깔고

누워서 붙이기는 하는데 떼기도어렵다시던.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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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진짜 마지막 사진 영구불변 – 박경리

Adios amigo, adios my friend
The road we have travelled has come to an end
When two love the same love, one love has to lose
And it’s you who she longs for, it’s you she will choose

Adios compadre, what must be must be
Remember to name one muchacho for me
I ride to the Rio, where my life I must spend
Adios amigo, adios my friend

Adios compadre, let us shed no tears
May all your mañanas bring joy through the years
Away from these memories, my life I must spend
Adios amigo, adios my friend

예전엔 술술 그냥 불렀던 Jim Reeves-Adios amigo

오래된 노래처럼, 낡은 디카, 내 처지 같아
살살 달래가며 오래도록 지니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안녕을 고해야 하나 봅니다

주일이어도 아무도 없는 빈집에서 제법 큰소리로 따라 부르며
고마웠어. 그동안, 못난 주인 만나 혹사해 미안.
. . . . . . .

18 Comments

  1. 김진아

    20/03/2011 at 12:37

    사진전 다녀오셨군요. ㅎ

    가보고 싶은 사진전이였는데..
    이일 저일, 끝나는 날엔 또 준혁이 신촌 병원 가는 날이라서..

    전 언제나 다음을 기약하는 수 밖엔 없어요.^^

    참나무님 발품에 슬쩍 얹혀서..이렇게 보기만 하니, 늘 미안합니다.

    낡은 디카..버리지 못하실거예요.
    수명이 다해도 가끔은 렌즈 불 들어오는 것만 보아도 담겼던 사진들에 대한
    추억이 소로록 …나타나는 것 같아서요. ㅎㅎ
    제가 그래서, 버리지 못하고 챙겨두는 것이 많아져요. 요즘따라..
    남편에겐 구사리 먹고 있습니다. ^^   

  2. 산성

    20/03/2011 at 12:39

    각자의 삶의 행로에서
    길고 긴 여정의 한 가운데
    이곳에 우리는 잠시, 그러나 함께 존재한다.

    그렇지요…
    글도 참 잘 쓰는 사진기자…

    낡은 디카에게 작별 고하시면 안되겠습니다.
    특별 효과로 찍으신 듯, 멋진 작품들인데요.뭐…

    작별하시려면 제게 연락하소서…^^

       

  3. 참나무.

    20/03/2011 at 14:05

    언제 또 아라클럽까지 …^^
    신촌 넘 멀어 어쩌지요 늘 바쁘신 거 잘 안답니다
    아이구 참 미안하실게 따로있지…^^

    기자님이 멋진 블로그 운영하시니 사진과 글은 그 곳에서 보셔도 좋지요

       

  4. 참나무.

    20/03/2011 at 14:14

    사진도 글도 좋아 나이드신 분은 필기구로
    젊은분들은 틱틱 디카로 찍는 전시장 풍경을 올리셨더군요

    전 젊은이 아닌데도 틱틱은 아니고 정성껏 찍긴했는데… 하필…;;

    종로3가 대한카메라에 가면 수리를 잘 해준다해서
    어떤 친절한 분이 사이트를 알려줘서 약간은 망설이는 마음도 있답니다
    렌즈가 망가졌다니… 그것만 갈면 좀 더 쓸수있을까도 싶고…?

    산성님두 참…탐 낼 걸 탐내셔요^^
       

  5. douky

    20/03/2011 at 14:43

    참나무님…

    노래도 자꾸 툭툭 끊어져요~~^ ^   

  6. 참나무.

    21/03/2011 at 04:47

    오리지널로 바꿨어요…^^*   

  7. 순이

    21/03/2011 at 06:08

    사진이 더 분위기 있고 좋아보입니다.
    일부러 효과를 넣은 것 같습니다.
    미술 작품 같기도 하구요.   

  8. 도토리

    21/03/2011 at 07:19

    어떻게 하셔도 다다다 멋지심..^^*   

  9. 소리울

    21/03/2011 at 13:56

    이곳은 참나무님의 성격, 어떻게 하셔도 예쁘게만 보인다는 펜클럽이 결성된 곳.
    순이님 말씀이 다 맞네요.
    수채화 기법으로 효과를 낸 디카사진이네요   

  10. 참나무.

    22/03/2011 at 02:36

    섬 / 허은희

    등이 가렵다
    아무도 없는데
    자꾸만 등이 가렵다
    오른팔 왼팔 아무리 뒤로 꺾어 보아도
    닿지 않는 한 구석

    긁히지 않는 그곳을
    매번 놓치고 마는 손 끝
    *
    찾았어요 모모짱 님
    제목이 맘에 드는군요…^^*
    *
    다녀가신 분들 고맙습니다 부끄러워 죽습니다 저…;;
       

  11. 揖按

    22/03/2011 at 03:18

    이왕지사 그리 되셨으니 이번엔 작품 사진 촬영할 수 있게 제대로 된 놈 구입하시지요.
    난 사진에 대해서도 무식하지만..
    이번에 유선도 포스쳐 촬영해 보니 –
    카메라 성능이 30%, 촬영기사의 경험이 30%, 구도, 구상 등 뭘 어떻게 찍을지 생각이 40% 이더군요… 괜히 카메라 탓 만 할 것도 아니지만 …

       

  12. momojaang

    22/03/2011 at 03:28

    등을 긁어달라고 내밀던 시절…손톱을 독수리처럼 하라고 말하곤 했는데..

    다 지나가고 나니 이 또한 추억이 됩디다..

    잃어버리고 나면 추억 아닌것이 없으니..

    그리워한다는건 절대 아니니 오해는 말도록..ㅎㅎㅎ   

  13. 참나무.

    22/03/2011 at 08:07

    쌍매당의 봄 풍경 사진 추가한것까지 잘 봤습니다
    얼마나 오시고싶을까…이건 저 혼자 생각일지모르지만
    참 자랑스러운 고택이 왜 아직 문화재로 지정되지않았을까요

    읍안 님 고택보다 훨씬 못미치는 저희 종가집도 군에서 보살펴주고
    지금은 ‘전국…’까지 추진중이라던데…
    글쎄요 문화재로 연구할만한 집구조 때문인진 몰라도…?

    그나저나 그만한 고향집을 개인이 보수 보존하시려면
    경제적인 부담 등, 어려움이 많으실텐데요

    그리고 이번 일본 대지진에 관한 전문적인 말씀도 잘 들었어요
    메뉴얼이 뭔지 ..몇 자 적으려다 답글 막아놓으셔서 그냥 나왔지만…^^
       

  14. 참나무.

    22/03/2011 at 08:10

    …손톱을 독수리처럼요?

    역시 표현이 남다르십니다…
    앞으로 등 긁을때마다 생각나겠는데요
    요즘도 전 효자손을 즐기지만…^^

    그리고…오해않을게요 절대로…!

    오늘은 나박김치담느라 오락가락했네요
       

  15. 비풍초

    22/03/2011 at 08:46

    특이한 색감의 사진들.. 쥑이네요..
    완존 예술 디카입니다.. ^^   

  16. AnotherPhoto

    23/03/2011 at 08:57

    독특한 컬러 네거티브 필름을 보는 듯합니다.

    사진은 오히려 약이 된 듯하군요^^   

  17. 참나무.

    23/03/2011 at 10:29

    비풍초 님 류가헌에서 <길 위의 詩> – 조병준 사진전 하는 거 아시나요

    ( 드릴 말씀이 없어서…;;)   

  18. 참나무.

    23/03/2011 at 10:36

    AnotherPhoto 님 전문가시던데…
    지금은 사라진 경춘선 역사까지 보고왔습니다
    흑백사진 보고 흑백 산 사진작가 김근원씨 생각이났습니다
    오래된 일이지만 도봉산장에서도 가끔 만나고
    전시회도 가곤하던 시절이 있었거든요 – 진주분이어서

    ( 되잖은 거 괜히 올려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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