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3일 ( 일 )
우리집 남자 일요일 아침부터 출장간다고
안보이던 가방을 들고 현관을 나선다
– 딱 1박 2일 가방이네요
– 뭐 2박 3일도 가능하지 (. . .제발. . .ㅎㅎ)
안들키도록 속으로 야호!
안절부절귀갓길 걱정할 필요도 없고
배 고프면 아무거나 먹으면 되고, 눈치보며 컴 안해도 되고,
한밤중,
빛이 새어나가지 않게 뜷린 문 가리지않아도 되고
내 방문 ,열쇠도 없는 데 손잡이가 고장나
무식하게망치로 쳐서 동그랗게 뻥 뚫려버린 지 오래다.
고쳐 줄 생각을 않고, 나도 귀찮아서 . . .그냥 산다
할 일도 많거든
토요일 풍월당에 갔다가 곧장 국제갤러리 다녀왔지
가면 또 그냥 올 수 있나, 돌아볼 데는 좀 많아야지
그런데 그런데 . . .
교회다녀오면서 조림감자가 탐이나 더럭 샀고
아들 좋아하는 메추리알 샀고
주말 특별 세일한다는 오이랑
제법 값이 떨어진 조선파까지 산 게 화근이었다
집에 오지마자 알감자 담궈놓고 메추리알 먼저 삶으며 대청소 한바탕
알감자졸이면서 꾀가 나서 메추리알까지 같이 졸여보기로 했다 -실험적으로다…^^
감자가2/3 쯤 익었을 때 깐 메추리알 넣어
오래오래 약한 불에 졸였더니 어라 괜찮네 – 도랑치고 가재잡고
파김치, 오이소박이도 해야하는데
열십자로 칼집넣으려다 그냥 마구 썰어 히말라야 소금만 약간 뿌린 후
젖국에다 먼저 오이 넣고 제법 많은 파도먹기좋은 사이즈로 잘라
약간 숨 죽인 뒤 같이 머무려버렸다
넌출거리는 거 먹을 때 어차피 가위질 해야하니
두 가지 모두 처음으로 시도해봤는 데
글쎄. . . 아직 밥상머리 품평을 받지못하여 좀 그렇긴하지만
바뀐 디카 test 중…아직
아이들 올 때 쯤활짝 벙글까 – 요즘 아파트 입구 목련나무 아래 지나다니면 목이 아프다
마구잡이라 폼은 안난다 당근싹 조연에도 불구하고…^^
괜히 황후의 밥상 차리려다 국적불명 오이소박이 +파김치버무린데다
강된장넣고 아귀아귀 비벼먹었음
그래도 차는 우아하게 마시고
가만있자 ebs일요시네마 할 시간이 넘어버렸네
얼른 켜니 키다리 아저씨 – 자다 보다 하다
춤주는 장면부터 열심히 봤다- 참 고전적 스토리
간절하던 혼자만의 시간, 숨겨둔 애인도 없으니
겨우 한 일이 반찬하고 빨래라니
평창동 김종영 미술관 안생각 한 것도 아닌 데
아들이 운동한다고 일찍와서 뭐 먹고싶은 거 없냐 해서
‘이쿠라 스시’ 했더니 같이 가잔다
기대하던 이쿠라스시는 언제부터인지 안한단다
일요일인데다 저녁시간이라 지하음식코너는 엄청나게 세일을 했다
스시류 가리지 않고 3개 만원(가격표는 12,000원)
젊은 주부들은 스시를 세 개씩 고르느라 정신없다
생선초밥하고 남은 매운탕거리도 3팩 만원이란다
라면 스프같은 매운탕 양념까지든, 딱 한 번 끓이기 좋은 포장이다
– 두고먹어도 되나요
물어나 마나 한 질문을 하니 당연히 냉동하면 아무 문제없단다
뭐 제대로 맛이날까만 , 싼 게 비지떡이라 처음 사봤다.
– 밥하기 싫으면 일부러 그 시간대 나가면 좋겠네 …
– 그래 재밌게 잘 살아라…
– …재밌을까…
– 그럼…무지개같은 나날일텐데…
아들과 돌아오는 길 약간은 결혼에 대한 두려움도 있는 것 같다
집 근처 내려다 주고 운동한다고 다시 씽 나가버린다
집에 들어온 잠시후 내 손전화로 띠릭~ 계산한 금액이 찍힌다
위너 스파크, 2만원.
다시 혼자 … 조병준 작가의 풍경사진이 떠오른다
금요일 이후 진도가 안나간다
before 했으니 after도 올려야하는 데,
느낌이 없지도 않았는 데
아포리즘 이후내 머리는 안개속 풍경, 헷세의 싯귀나떠오를뿐이다
오늘 제목은 틸레만이 베토벤 어느 악장 어느 패시지 (passage)를
저렇게 해야한다고 단원들에게 지시한 말인데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교향곡 4번 땐 천분의 일 초 빠르기로 연주하라 지시했다더니…
지붕. 고양이가 나와 ‘뜨거운 양철지붕…’을 생각하고있는데
베토벤 운명의 대중적인 ‘ 빠바바밤’ 에 익숙하여 사람들이
다시 들으려하지 않는 게 단점이란 예리한 해설을 하던
카이저씨가 대뜸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처럼 해서
풍월당 객석에서도 왁짜웃음 소리가 제법 크게 났었다
숙제가 많은 데
왜이리 팔에 힘이 빠지는지
류가헌에서 만난 김영태선생
국제갤러리 구본창, 문성식. . .
그리고 조병준 시인의사인에 관한 이야기 등등…
‘기와 지붕 위를 걷는 고양이처럼’ 제목 이야기 풀면서
카이저, 틸레만 해설음악회 이야기도 하고싶었는데…
( 요담 토요일은 기다리는 6번이고 9번하는 토요일은 못가겠네
조병준 작가의 사인처럼 가볍게 살아야 겠다. . . 그냥)
밝게 했다 어둡게 했다 디카 성능 계속 test중…;;
. . . 그리고, 감자꽃이 피었다. . .
# 4.2 ( 토 )
미대사관과 풍문여고 사잇길 . . .가장 좋아하는 구도.
이화익갤러리도 상설전 그대로고 아라리아 갤러리는 보수중
담쟁이 보관.
‘봄은 고양이로소이다’
계속 고양이가 따라다닌다
‘고양이와 선인장’ 연재소설 읽으라는 메일까지온다?
국제갤러리 …방명록에 김중만 사인이 한 페이지 모두 차지하고 있었다.
(요건 나중에…어쩌면…)
도윤희 전 갤러리 현대 사간동 4월 – 24일까지
아버님이 도상봉화백, 예술적 유전자는 확실히 있는 것 같다
신정아씨 금호미술관 큐레이터로 있을 때 자주 다녔는데
광화문, 명물이 될 조병수 쌍둥이 빌딩 찍으러 경복궁까지 들어와버렸다
개나리를 찍었는 데 소나무만 보이네…^^
안국에서 내려 한 바퀴 돌고 경복궁 역에서 집으로…
개나린 우리집 골목이 더 곱다 응봉산 갈 일도 머지않았네…
# 집에서
사진이 전부 흔들렸다.. 바뀐 디카 익숙해지려면 한참 멀은 것 같다.
사진전이어서 손이 떨렸는지….^^
글쓰기귀찮아 일단 사진만 보관
안그러면 영영 사라져버리니깐. .
생의 무게,
너무 무겁지 않기를요…조병준 2011.4
아들과 영어 이니셜도 같은 조병준
선한눈빛의 , 그를 기억하고자 . . .
[출처] 사진전 "길 위의 詩" 류가헌 오시는 길|작성자 조병준
김진아
04/04/2011 at 02:13
참나무님 알려주신 곳도 이 달엔 꼭 가기로 하였구요. ^^
토요일엔 데레사님이 먼저 다녀오신 남한산성 행궁 복원한 곳도 다녀왔습니다.
이래저래, 전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저도 아이들도 큰 혜택을 봅니다.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사진전을 보고 싶었는데..
참나무.
04/04/2011 at 03:49
…초기화 할 수 없냐…는 그댁 장남 참 올되네 했답니다
저도 그러고싶어서… 좀 더 열심히 살지못했나
저렇게 키운 감자는 안열린다는 거 처음 알고 좀 서운했거든요
혹 열린다 해도 아주 작게…거의 먹을 수 없도록
한평생을 딴짓만 하고 살았으니 말이지요…^^
작년 남아공 여행떠날 때 무섭게 자라는 감자싹 아파트 정원에 심어두고
누가 감자 잘 캐다먹었을까 감자라도 살 때면 궁금했는데
– 아 그거 아주머니가 심었던거군요
분리수거하는 날 토란심으려는 아주머님이 제게 알려줬답니다
넘 길어서…사진은 반이나 줄이고
국제갤러리 후기는 따로 올려야지 딴 창에 옮기려다
연결이 안되는 바람에 다 지워졌네요…;;
올려봤자 별로지만…문성식화백 작품이 예사롭지않아서요
도토리
04/04/2011 at 05:38
비밀의 정원은 들어가보셨나요?
지난 3월 첫날 지나가면서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문 안열어주던걸요…
무어라 청을 해야 문을 열어줄런지…
늘 그것이 궁금하더이다…^^*
참나무.
04/04/2011 at 09:40
저랑 같이가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은 갈길이 바쁘고 또 고양이가 목적이라 안들어갔습니다만
아 …좀전에 잘 안들고다니는 쇼핑백 호주머니에서 잃어버린 통장 찾았어요
새 통장 2,000원 주고 만들면서 남편에게 온갖 쿠사리 다 얻어먹었는데…ㅎㅎ
오늘도 죽어라 살림만 살았어요 황금같은 시간을…^^
아직 악국이셔요?
揖按
05/04/2011 at 22:45
글이 참 재미있어 웃으면서 읽었습니다.
근데.. 부군께서 정말 좀 더 오래 계신다고 하면 아마 금새 우실 것 같은데요…
글만 보면 참 밝고 긍정적이면서 풍성하신 분 같습니다.. 마음이 ..
참나무.
08/04/2011 at 10:59
…다행입니다 읍안 님…^^
가급적 재밌게 살고싶어서요…그리고 심플한 거 좋아합니다
어려운 건 질색팔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