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내부 Interior of a Forest
2010-2011
acrylic on paper
75 x 428 cm
작은 일이어도 뭔가가 제 뜻대로 되지않을 때가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이 그랬습니다
류가헌 가기 전에 국제갤러리 구본창 전을 먼저 보기로 했는데 타의로 무산되고
그 다음 날인 토요일밀린 숙제하듯 다시 같은 길을 간 겁니다
전 시 작 가: 문성식 Sungsic Moon (Korean, 1980-)
전 시 제 목: 풍경의 초상 Landscape Portrait
전 시 일 정: 2011년 2월 24일 – 4월 7일
전 시 장 소: 국제갤러리 본관 (문의: 735-8449)
담 당: 정혜연 (02-3210-9819)
개 관 시 간: 월요일-토요일: 10am – 6pm, 일요일: 10am – 5pm
그림들 클릭하시면 큰 그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의 내부 Interior of a Forest
2010-2011
acrylic on paper
75 x 428 cm
화동 삼청동 지나는 길은 바로 아래 주루룩 올렸고
국제화랑 본관 들어서는 데문 사이로 보이는 그림은 마치 클림트 자작나무 같았지요
그런데 처음 접하는 이 화가 그림이 예사롭지않습니다
세밀하게 그렸는데도 무척 詩的이다 란 표현이맞을까요
여기저기 세상만사가 쇼킹 일색인데
어제 아들이 열심히 보던T.V 아나운서 공개채용 현장처럼
– 꼭 저렇게 해야하냐 나같으면 안나가고말겠다 간떨려 어디 제명에 살겠냐…
했더니 요즘저런 서바이블 게임 처럼 자극적이지않으면
대중들에게 흥미 유발 시키기가 어렵다는 말을 합디다
(난 명작스캔들 같은 거가 재밌기만하더만)
너도나도 ‘나가수’ 하던데 당췌 관심이없으니
제가 시대에 뒤떨어지는 사람은 맞는가봅니다
외식하러 갈 시간이 되자 차 안에서까지 그걸 계속 보더라구요
할수없이 저도 따라 봤더니 재밌긴 하데요
아나운서인지 개그맨, 탤런트 공채에 나온 사람들인지 구별을 못 할 정도로
위트도 있고 모습들도 모델 뺨치던데요
말들도 어찌나 센스 있게 잘하던지 어떤 젊은이는 모델인데
‘걸어다니기만 하다 말을하니 힘들’다 했고
또 어떤 50대 여성도 당당하게 나왔지만 1:1 2인전에서 떨어지데요
운도 좋아야 되겠습디다…^^
또 옆길로 샜습니다
여튼 이리 쇼킹한 세상에 문성식이란 화가는 착한 학생처럼
세밀하게 교과서적으로 그린 그림인데도 묘한 끌림이 있어
데스크에서 받은 작가에 관한 해설과 작품 의도를 읽고 다시 둘러봤더니
최연소 ( 당시 25세?)로베니스 비엔날레에 출품한 경력도 있는1980년 생이데요
그러면 제 아들보다 3살이나 어린데…
어린 시절 할머니 돌아가실 때 듣던 소쩍새 소리를 기억하며 그렸다는
작가의 말을 그대로 옮겨봅니다
저도 제 외할머님 돌아가셨을풍경이 비슷하게 떠올라서…
“그날도 어김없이 저녁을 지나 밤이 되었고 암흑 속에 수많은 별들이 투명하게 빛나고,
낮에 보이던 앞산의 아기자기한 푸른 나무들은 이미 하나의 어둠으로 스러져 갔고,
그 안 어딘가에서 운치 있는 소쩍새 소리가 들려왔다.
까만 하늘과 반짝이는 별들, 먼산 소쩍새 소리, 그리고 낮에 본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
모두 다른 세계로부터 온 것처럼 어울리지 않는 무심한 것들이 나에게 그날의 느낌이 되었다.”
그리고 ‘청춘을 돌려다오’ 는 잔칫날 춤추는 엄마모습이몹시싫었고 부끄러웠는데 봉준호 감독
영화 ‘마더’ 에서 김혜자씨 춤을 보고 그 때의기억을하나하나 꺼집어내어 심듯이 그렸더군요
작가는 인왕산 근처를 매일 오가면서
시시때때로 변하는 산 풍경을 마음에 담고
자신의 잣대와 시각으로 풀어낸 그림들도 있었어요
잘못 와전될까 봐 사이트에 있는 거 그대로 그림 아래 싣겠습니다
e 바쁜 세상 전시회 가실 시간 없는 분들은 사이트에라도 들러
아. 이런 화가도 있구나, 이름이라도 기억해두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http://https://www.kukjegallery.com/exhibition/sungsic-moon
링크한 국제갤러리 왼쪽 작은 그림들 관심있는 분들은 클릭해서 보시기바랍니다
2007
pencil on paper
48.5 x 106 cm
(… 전략)
한편, 문성식의 드로잉 작품들은 페인팅에서 드러나지 않는 소소한 사건들을 좀 더 간결하게 기술하고 있다. 대표작인
<별과 소쩍새 그리고 내 할머니>는 어느 한 여름 날 병으로 고생하시던 작가의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고향 김천 집에서 초상을 치른 작가의 경험을 담고 있다.그날의 슬픔과 그리움, 그리고 초상집의 분주함과 문상객들, 그리고 힘들던 하루가 지나 밤이 되어 그 하루의 경험의 모든 것이 작가에게 다가왔을 때의 심경이 한편의 시처럼 펼쳐져 있다.
<청춘을 돌려다오>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의 마지막 장면인, 주인공이 춤추는 장면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된 작품이다. 어릴 적 외갓집 잔치에서 경험했던 생경한 기억을 서술하고 있는 이 작품은 당시 잔치에서 춤추는 어머니의 모습이 너무 어색하고 싫어서 그 장면이 어린 작가의 마음에 생생하게 각인되었다고 한다.
결혼한 마을청년을 축하해주기 위해 모인 촌로들이 격렬하게 노래하고 춤추던 모습을 회상하며 어른이 된 작가는 거기에 존재하는 고단한 삶에 대한 슬픔을 느낀다. 사람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카니발과 같은 장면을 작가는 마치 그들이 하늘에 나의 청춘을 돌려달라고 울부짖는 듯한 느낌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문성식의 회화에 전체적으로 흐르는 감정의 기조는 이 세상에 살아 있는 것들의 살림살이와 몸부림에 대한 처연함과 가련함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에 따르면 삶과 죽음, 시간, 빛과 어둠, 자연의 섭리, 그리고 다양한 인간사 말고도 세상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존재하고 있어 우리는 그것을 모두 파악하기 어렵다. 그는 다만 작은 한 인간으로서 그 카오스 같고 진창 같은 세상을 들여다 보고 그 안에서 결을 찾으며 그 결을 자신의 의식으로 정리한 결과물이 자신의 작업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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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가: 구본창 Bohnchang Koo (Korean, 1953-)
전시일정: 2011년 3월 24일 – 2011년 4월 30일
전시장소: 국제갤러리 신관 (문의: 02)733-8449)
담 당: 박지선,정혜연 (02-3210-9818)
개관시간: 월요일-토요일: 10am-6pm, 일요일: 10am-5pm
그간 사진 작품의 오브제들을 직접 들고나와 전시장 한가운데 모아뒀더군요
빈 액자 빈 상자 낡은 선풍기 온갖 잡동사니들과형님이 읽던 타임지까지
표지엔 까뜨리느 드느브, 폴 메카트니도 있었고…
1층 구석방 양쪽엔 우리나라 외국의오래 전 풍경과 사람들 사진이 슬라이드로 같이 돌아가고 있었어요
어떤 작품은 아! 감탄사가 나오는 것도 많았지만 미쳐 느끼기도 전에바뀌어서
저같은 사람은 좀 아쉽기도 했습니다. – 그것까지 작가의 의도인지 몰라도…
프랑스 기메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한국 탈, 어떤 일본인의소장품백자 컬렉션과 명기사진,
꾸준히 시도하고있는 곱돌시리즈등은 2층에 있습니다
( 2층에 안올라가고 그냥 나간 한 사람을 알고있어서…^^)
이상 두서없는 후기 마무리합니다
( 문성식 화가 이야기가 길어져서 본의아니게 구본창전에 관한 얘기는 짧게 끝내야겠습니다)
JUN 03
2010
C-print
154 x 123 cm
OSK 15 BW
2005
Archival pigment print
85 x 106 cm
UB 13
2008
Archival pigment print
50 x 25 cm
Marie
04/04/2011 at 23:58
참나무님 좋아하시는 자작나무 숲이 펼쳐져있네요.
문성식화가.. 아주 순수한 영혼을 가진 분이구나, 느껴집니다.
참나무.
05/04/2011 at 00:07
순수한 영혼…적확한 표현입니다
이런 분들이 있어서 세상은 아름답다…했답니다
이미 반열에 오르신 분은 략했습니다- 아는 것도 없지만…^^
섬
05/04/2011 at 03:33
작품 제목에서 벌써 작가의 삶을 바라보는 시적 관점이 느껴집니다.
‘별과 소쩍새와 그리고 내 할머니’.
천천히 읽노라면 어릴적의 어느 날들이 제목에 얹혀 떠오를 것만 같아요.
익숙함을 낯설게 바라보는 능력과 통찰의 힘이
작품을 바라보는 이에게 영감으로 전해지는 것일까요?
우리는 한사람 한사람마다 커다란 이야기 보따리이기도 하고
예술적 영감의 집합체이기도 한 것 같다는…
(다만 그것을 낯설게 만드는 영감의 능력이 부족할 뿐이라는
그런 생각이 포스트를 읽으며 듭니다.^^)
김진아
05/04/2011 at 06:10
담아갑니다. ^^
준혁이 적극적인 선생님과 긍정적으로 받아주는 학교 덕분에요.
생활미술반이 만들어졌어요. ㅎㅎ
좋아라 할 거예요.
올려주신 오늘 그림들…고맙습니다.
참나무.
05/04/2011 at 08:38
…진심으로 읽고 답글을 주셨네요…전해집니다 깊히…^^
인사동에 ‘섬’이란 카페가 좁은 골목에 오랫동안 있다가 없어지고
한참 후 다시 보이더니, 지난 금요일 다시 없어졌답니다
제목의 저 작품 보는데 왈칵 제 외할머님이 떠올랐답니다
외할아버지 품에 안겨서 영면하셨지요
용하게 평소에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들 다 모인 것도 신기한 일이었고
작가처럼 소쩍새가 울던 밤이었지요-그래서 편애를 또 했나봅니다…;;
참나무.
05/04/2011 at 08:40
오타가 얼마나 많은지…
순서도 뒤바뀌어있는 거 다시 수정했답니다
본문 스크랩 아니기 다행이지….합니다
생활미술반…반가운 소식이에요 진아씨
늘 고마워하시니 제가 도 고맙지요…^^*
참나무.
05/04/2011 at 09:23
http://blog.chosun.com/blog.log.view.screen?blogId=93569&menuId=-1&listType=2&from=&to=&curPage=1&logId=5441513
술래
06/04/2011 at 21:41
유달리 수줍음 많던 제 어린 시절에
별과 소쩍새는 제게 비밀스런 친구였지요.
불행하게도 제게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안계셨지만요.
제목부터 마음이 화악~~끌려가는데
그림에서는 말할것도 없군요.
저도 자작나무 팬이랍니다^^*
일주일이 지나서야 겨우 시차가 적응되어 나들이합니다
참나무.
06/04/2011 at 22:20
술래 님은 자작나무꽈던데요^^
러시아에선 이뿌고 날씬한 사람은 자작나무
그 반대인 저같은 사람은 참나무로 비유한다지요…^^
전시제목 [풍경의 초상]도 좋은데 말이지요
푸나무
15/04/2011 at 14:31
방사능 비가 내리는 지난 금요일
그날 끝난다고 해서 벼르고 나아갔습니다.
한 두시간 가량 혼자 이그림 저그림보고 서있었어요.
연필로 그린 그림을 곡 보고 싶었거든요.
글자도 기호도 못되는
자그마한 연필자욱이 그대로 낙엽이 되는
그래서 연상되어지는 일이 많은
그림이었어요.
아무래도 좋은것들은 다 비슷하게 느끼는것 같아요.
문성식 이름을 담아두고 있다가 넘 반가워서…..
늦은 밤인데 실례?^^*ㅎ
참나무.
18/04/2011 at 04:53
대단히 죄송합니다
요즘 개인적으로 바쁜일이 있어 제 블로그 돌볼 시간이 없었답니다
( 푸나무는 어떤 나무일까요
저도 …같은 나무니까 자주 건너가 보겠습니다- 이름값은 못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