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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에서 돌아 온 아들이 (목요일)까지 휴가라며
옛짐들 챙기는 주간이라 자주 다녀간다
버릴 것 가지고 갈 것 둘 것 분류하며
젤 잘한 성적표 상장등은 가지고 갈 품목에 들어가고
나이키 신발 상자의 편지들은 대부분 버린다
그냥이 아니고 갈갈이찢어서 . . .
오래 전 일이 생각난다
아들 고등학교 때 집에서 학교까지 너무 멀어
잠시 중곡동으로 이사를 간 적이 있었다
아들은 하교 후 책상정리를 하며중요한 거가없어졌다고
이전 집으로 가봐야 한다 했다
가도 헛걸음 할 거라며모든 식구가 아무리 말려도
뒤도 안돌아보고 뛰어나가면서
쓰레기라도 뒤져 보겠다는 거 였다.
기적처럼 이삿짐꾼들이 큰 쓰레기 통에 버리기 직전에
그걸 발견하고 개선장군처럼 들고 왔던 일화다.
이들에겐 이런 집요함이 어릴 때도 있었다
결사적으로 사수하던그 편지들,
세월이 흘렀으니더 많은 추억들이쌓여있었을텐데. . .
내 침대 밑에는 딸아이 추억이 아직갇혀있다
간혹이지만 올 때마다 한차례 치루는 과정이
침대 밑뒤지기 – 말처럼 간단하지가 않다
침대 매트랑 그 아래 넓은 송판까지 들어내야하니까
말하자면 비밀창고 같은 곳이다- 고백하면 내 꺼도 아직 있다…아이구 참…;;
낡은 앨범이나 일기장편지들이 조금씩 조금씩버려지지만
아직 다 못 버린 것이 있다.
기타 악보나교생 실습하며 받은 학생들 이별 편지 등등
이번엔 그거 뒤질 시간도 없는 거 보면
‘정신없이 바빳다’ 가 정답일 것이다
무거운 가방 질질 끌고들고 나갈 때 마다
허그를 자주 한다. 어제도 그랬다.
"엄마~~~수영 열심히 다녀…"
아들도 딸처럼 시간 많이 지난 뒤
울집에 올 때마다 서랍 뒤지고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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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5.
1. 2. 3. 4. 다알리아가 많았던 옛집 정원에서. . . 5.는 기억 안 남
백일, 첫돌 기념
미술학원 봄소풍.
할머니 할아버지랑 함께대 가족 잔치였다 김밥 20개 이상싸던…
아빠 친구 가족들과 늘 함께 떠났던 바캉스
아마 동해안 죽도 해수욕장민박집(?)
유치원 졸업식, 사탕 부케 들고
외할머니랑 지리산, 쌍계사. 섬진강 근처(?)
카메라 콜렉션이 취미였던 울집 남자,
무비카메라로 찍은 필름이 아직있다
CD로 구울 수 있으면 참 좋겠는데 방법을 모르겠네…^^
국민학교 1학년 (?)
중학교 졸업식
잠깐 삼천포로. . .
2011. 5.11 동네 골목 아이리스 3송이 핀 날
그리고 종지나물(혹은 미국제비꽃) 그간 이름 몰라쏘리~~~^^
은방울꽃 핀 정원엔 모두 이 제비꽃 천지
2011년은 5월 11일에 은방울꽃 피었음
(은방울꽃은 13송이 달린 거 발견하면 행운이라함)
필카로 울 동네 은방울꽃 어느 분이 좀 찍어주셨으면…
어제 찍은 거 급 흥분하여 모두 흔들렸음. . . ;;
용인 자연농원 사자가 진짜인 줄 알고 우는 내 아들과 둘째 시누이 아들…
그 때 놀란 기억이 아직 있단다. 어른들이 악랄하다며
아들은 수명을3년 쯤 단축시킨 사건이라함…^^*
술래
12/05/2011 at 00:58
아드님 얼굴에서 넘버 4가 읽히네요.
하기사 전 제 동생과 제 아들 이름도 자꾸 바꿔 부르기도 하는
문제가 많은 사람이기도 합니다만…
전 이삿짐 보따리 하도 많이 싸다보니(그것도 국제적으로)
마지막 해외 이사때 편지 모두 불살라버렸는데
요즘은 후회가 되네요.
남편과 연애시절에 주고 받던 편지들, 그리고 어린 딸에게
해외 장기 출장중에 보내던 편지들…
저에겐 기억 말고는 추억할만한것이라곤 사진 밖에 없는데
기억마저도 없어져 버리면 남을거라곤 사진 밖에 없네요.
아들이 떠난 자리가 허전하시기도 하지요?
참나무.
12/05/2011 at 01:07
그래요 남는 건 사진 뿐이라고
이번 결혼식 때 슬라이드로 돌릴 사진들 고르다가 발견했답니다
이 참에 사진들도 제대로 정리하여 넷상으로라도 남기면 좋으련만…
대부분 사진들이 거의 망가졌더라구요
앨범 셀로판지에 찰싹 붙은 것 하며…;;
오늘은 음악회 있는 날이라 즉석 답글을 남길 수 있네요
감동 많이 하고 오겠습니다..오래살려면…^^*
douky
12/05/2011 at 02:44
마지막 사진 너무 재미있어요~~ ㅎㅎㅎ
아드님 어렸을 적 사진부터 주욱…
1+3 사진까지…
참나무님 마음을 짐작해 보며~~
"수영 열심히 다니세요~" ^ ^
도토리
12/05/2011 at 02:46
제일 마지막 사진.. 압권입니다.
넘 귀엽고 잘생기고 유능한 이런 신랑!!
차지한 신부는 복뎅이임이 분명합니다…^^*
슈카
12/05/2011 at 03:40
아기 때부터의 사진을 다시 되짚어보면 그 때 그 때의 추억이 떠올라 참 아련하고도 행복할 것 같아요.
보는 저까지도 행복해지는걸요^^
어쩌자고 엄마들은 진짜같은 사자 옆에서 사진을 찍자고 하셨는지ㅎㅎㅎㅎ
섬
12/05/2011 at 03:59
정말 넘버 4가 외삼촌 닮았네요.
저는 지금도 제 아이들 꼬맹이 때 사진 보면
마음이 그렇게 애틋할 수 없는데요.
참나무님 이 사진들 바라보시는 마음은 어떠셨을까? 싶어요.
결혼 하기 전에 편지들 다 태웠는데…
가끔 후회 돼요.
그대로 둬도 괜찮았을 테고,
가끔 꺼내봐도 별 내용 없는 편지들을.
사진이란 게 시간이 지나는 만큼의 맛을 내는구나 합니다!
(읽는 이에게도 아주 특별한 포스팅…!!)
cecilia
12/05/2011 at 04:51
우는 아드님 안고계신 분이 참나무님이죠?
이렇게 자상하고 요리 잘하는 엄마를 둔 아드님은 정말 행복한 아들이네요.
참나무.
12/05/2011 at 06:31
어? 아니에요 우는아들 안고 있는 여인은 막내시누이랍니다
그 때도 전 사진기피증…ㅎㅎ
저리 울면 전 안찍었을텐데…?
김진아
12/05/2011 at 06:32
저 역시두요. 맨 아래 사진을 보곤..
한참이나 웃었습니다.
지나간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저도 아이들 사진 정리를 하렵니다.
시디 굽는 것도 모르는데 ㅋ 것도 배워서 블로그에 올린 사진들도
정리해야 겠구요.
shlee
12/05/2011 at 08:30
버린다고 버려지나요.
어떤 추억인데…
편지는 사라져도
마음에 남아 있겠죠.
아드님 결혼 사진은 없네요?
보고 싶어요.
^^
리나아
12/05/2011 at 16:18
젊었을때라서…저렇게 큰아이 안고도 끄떡 없어보입니다..
요샌 조그만 아기 몇분만 안아주고나면 팔이 어깨가 뭉친듯 아픕니다…
다 자기자식키울때는 따로 힘을 주시나봅니다..
추억버리기라니요…추억을 끄집어 내 회상하시는것 같은데요..^^
잘봤습니다. 옛사진 재미있어요..^^
겨울비
12/05/2011 at 19:15
첫돌 기념사진 1+3 왕자님 보는 거 같아요.
한복과 드레스 입은 공주님들은 사진에는 통통하게 나와요.
많이 말랐던데…
눈이 커다란 아드님 어릴 때 모습과
결혼식장에서 친구들 노래할 때 웃음을 참지 못하던 모습을
겹쳐봅니다.
다알리아 옛집…
다음에 더 들려주세요.
참나무.
13/05/2011 at 03:32
‘재밌는 추억의 사진 한 장’ 콘테스트에 보내도 괜찮겠네…한답니다
맨 아래 사진…더 재밌는 것도 많은데 상태가 좋질않아 안타까운 것도 더러있고
그런 맥락이라면 요즘은 웹이 있어서 노력만 하면 보관에 별 문제없지 싶네요
젊어서는 추억을 만들고 나이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도 있으니…
이 참에 사진정리들 한 번 해보셔요…^^
친구들 축가 때문에 인사를 많이 받았답니다.
시아버님이 정원가꾸기가 취미셔서 애들 어릴 때
다알리아 구근들을 원하는 동네사람들께 나눠주시곤 했는데
우리집처럼 잘 키우진 못하더라구요.
(오늘도 은방울꽃밭에서 노니라고 …최고 절정입니다
원하는 분들은 전화주시면 제가 모시겠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