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우산에 관한

037.JPG

(… ….)

어제 집을 나서는 데 실비가 약간 내려도 우산 가지러 되돌아오진 않았어요

요즘 매달 둘째 목요일은 목동에 가느라 예당 11시 음악회를 못가고 있네요

3월부터 11월까진데 저는 6월까지 4번 참석하고

4월은 아들 결혼 준비로 바빠 인터미션 시간에 맞게 도착하여

에르완 리샤 연주만 듣자 하고 갔지만 입장을 안시키길래

로비에서 모니터만 보고 돌아온 적 있어서 그이후론좀 일찍 나선답니다

( 재밌는 일화가 있는 데 요건 담에 오늘은 더 급한 일이 있어서)

제가 명화 우산 선물을몇 번받고

또 몇 개는 직접 샀지만 매 번 잃어버려

요즘은 잃어버려도 하낫도 안아까운 것만 지닌답니다

새삼 무소유 예찬이 나오고

맘 비우는 게 얼마나 행복한 지 알겠더라구요

근데 어제 아침 그냥 느낌으로 딱제꺼같은 우산을

우리 동네 어떤 젊은 여자가 들고가는겁니다…!

그 여인은 마침 통화 중이어서 저는음악회또 늦어

입장하지 못할까봐 맘은 잔뜩 급하지만(웬 통화는 그리도 길게하는지. . .;;)

참을성을 가지고 뒤에 우두커니 서 있다가 아주 곤란한 표정으로

-…저어…대단히 죄송하지만 혹시…그 우산 주운 거 아닌가요

– … ….

(그 여자는 약간 주춤 하더니)

– …아닌데요 선물받은 건데요

– …아…네에 죄송합니다 같은 걸 잃어버려서…;;

………

그 이후 계속 그 우산이 눈에 어른거리는겁니다

같은 동네니까 또 만날 확률도 있는 데

1.그냥 포기하자

2.혹시 모르니 농담삼아 추적해보자

3. …같은 거 다시 찾아보자

어제 저녁에 이 이야길 했더니 남편은 무슨 봉변을 당하려고

그냥 잊으라…했지만 바보처럼 포기가 안되네요

리.jpg

동생하고 관곡지 갔을 때…바로 이 우산

고흐가 동생 레오 아들인 빈센트에게 주려고

처음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그린 그림이라

이 우산 쓰고다니면 괜히 즐거운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아

정말 아끼고 즐기던 것이어서 같은 거 하나 구해볼까… 한 적 있었거든요

아마 나무손잡이를 발견했으면 샀을지도

맘을 비웠는데도 어제 ‘사건’이후 계속 눈에 어련거려서…

무슨 현명한 방법 없을까 하고 이러고 있네요

우순실 ‘잃어버린 우산’ 가사 내용이나 한 번 찾아볼까요

한 번도 안 들어 본 전혀 모르는 노래지만?

(할 일이 그리도 없나… 이러실 분들껜 죄송천만입니다만…;;)

고흐 아몬드 …오늘도 좋은 기가 넘치시길

활짝 핀 아몬드 나무 Blossoming Almond Tree

Vincent Van Gogh, Saint-Remy 1890,
February Oil on canvas 73.5cm × 92cm.
Amsterdam Van Gogh Museum

025.JPG

2011. 6.9 (목) KBS 클래식FM 정오 음악회

4중주 (2)

< 프로그램 >

– Antonin Dvorak / 현악 4중주 F장조 op. 96 <아메리칸>

1.2.3.4. 악장

– Josef Suk / 피아노 4중주 a단조 op.1

1.2.3.악장

# 해설 : 김주영 (피아니스트)
# 연주 : 이세영 (바이올린), 이현애 (바이올린),
김상진 (비올라), 박혜준 (첼로), 박종훈 (피아노)

26 Comments

  1. summer moon

    09/06/2011 at 22:05

    지금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프랑스 영화가 생각나요
    어떤 여자가 한 아이를 봤을 때 자기 딸 같다는 느낌이 들었대요
    아기 때 병원 화재로 죽었다고 믿었던….
    다들 그 여자가 착각을 하고 있다고, 딸을 잃은 상처가 심해서
    정신이 이상해 진거라고 걱정하고….

    그런데 ….
    여자의 느낌이 맞았던거에요
    그 아이가 그녀의 딸이라는게 증명되거든요.^^

    그러니까 동네 젊은 여자가 들고 간 우산이 참나무님 우산일지도 모른다는….^^

    똑같은 우산 보는 분들 있으면 곧바로 사서 참나무님께 보내주세요
    저도 그러겠지만….^^   

  2. jh kim

    09/06/2011 at 22:34

    우산………….
    우째그리도 사연이많은지
    저는 우산을 무조껀 놓고 오는 습관이 있거든요
    아주 아주 마음에 꼭드는 우산까지도 놓고 왔으니 말입니다   

  3. 참나무.

    09/06/2011 at 22:35

    프랑스 영화다운데요
    저도 혹시 제목 알면 보고싶어요…^^

    이 노래..들어보니 괜찮아서 올려둡니다

    아침부터 제가 걱정꺼릴…;;
    죄송해요…
       

  4. 참나무.

    09/06/2011 at 22:41

    앗 1분 차이로 jh kim님께서

    우리가 살아온 동안 잃어버린 우산은 몇 개나 될까요
    그보다 더한 것도 많지만…

       

  5. 참나무.

    09/06/2011 at 22:42

    제가 아는 어떤 이는 우산 챙기라는 어머님 말씀이 생각나
    우산은 들고 왔는 데 핸드백을 두고 왔다데요
    장소는 – 프랑스 문화원
    지인 이름은 경춘선 마담… 결혼 전 이야기.

    이러면 설마 흔적남기지 싶어서…ㅎㅎ    

  6. 참나무.

    09/06/2011 at 23:08

    안개비가 하얗게
    내리던 밤
    그대 사는 작은 섬으로
    나를 이끌던 날부터
    그대 내겐 단 하나
    우산이 되었지만
    지금 빗속으로 걸어가는
    나는 우산이 없어요
    이젠 지나버린
    이야기들이
    내겐 꿈결 같지만
    하얀 종이 위에
    그릴 수 있는
    작은 사랑이여라
    라라 라라라라
    라라 라라라 라라
    라라 라라라
    잊혀져간 그날의
    기억들은
    지금 빗속으로
    걸어가는 내겐
    우산이 되리라

    이젠 지나버린
    이야기들이
    내겐 꿈결 같지만
    하얀 종이 위에
    그릴 수 있는
    작은 사랑이여라
    잊혀져간 그날의
    기억들은
    지금 빗속으로 걸어가는
    내겐 우산이 되리라

    *
    유치하기는 낸장…;;   

  7. 10/06/2011 at 03:10

    오늘부터 비가 올거라는 예보에 아이들 등굣길에 우산 넣어 줬어요.
    이곳은 하늘이 잔뜩 껌껌해요.

    오늘 같은 날 듣기에 좋은 노래…^^

    (참나무님 댓글에 슬며시 웃음이 나요.^^)   

  8. 참나무.

    10/06/2011 at 04:01

    노랫말 가사도 가수도 고색창연하지요

    현관문을 여는 데 차이콥스키 6월이 흐르네요
    이 곡도 즐겨듣는 베스트 No. 라 신물나도록 올렸지만

    아까 나갈 때 틀어놓고 나가길 자알 했네요
    땀 뻘뻘 흘리고 서울숲 돌아다니다 왔는데
    선율이 그대로 스며들어 …

    잠시 우순실은 좀 쉬게 했답니다…^^
    혼잣말을 들으셨군요..부끄부끄. 도망가고싶어라…
       

  9. 김진아

    10/06/2011 at 08:30

    현관문에 세워둔 우산을 (전 제 우산 손잡이에 표식을 해두어요. 조각해서..^^)
    두개씩이나 잃어버리고 하나를 우연찮게 옛 구 시청 앞에서 …만났는데요.
    처음엔 선물받았다고 하고, 두번째엔 직접 샀다고 하더니,
    표식을 들이대니 ..욕을 디립따 쏟아붓는거예요. 그리곤 우산살의 절반을 화악 뭉게버려선 길바닥에 내동댕이를 친 것을 집에까지 갖고 왔죠.
    무지하게 황당한 순간이라..얼떨떨…기가 딱 차던것이, 저도 암말 못했답니다.ㅎㅎㅎ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그제서야 화가 나는 거 있죠. 세상엔 참 알다가도 모를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것을요….

    혹시라도 같은 우산 또 만나시면요. 그냥…떠나 보내주세요.
    마음이 헛헛하시겠지만…지금 그 때 그 부러진 우산살들은 모두 분해되어서
    저희집 옥상위 화분마다 꽃 받침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볼때마다..상기하자…가 아니라, 참 독한 사람들 많구나..하면서요.

    지금 비와요….   

  10. 참나무.

    10/06/2011 at 08:44

    진아씨 그런 경험이…
    저도 이번엔 하나 사서 표시를 해두자 했는 데
    그래봐야 소용없겠군요

    줄 마음이 있다면 진작 줬겠지요

    옛말 그런 거 없네요
    잃어버린 사람이 죄가많다 했지요

    정신이나 차리고 잘 살아야겠습니다…!
    진아씨가 최고에요…여튼…!!!

    (장마철 우산 잘 챙깁시다 들리시는 분들도…^^)
       

  11. decimare

    10/06/2011 at 11:39

    제 자리에는…우산이 3개 있습니다.

    비 올때 갖고 왔다가…개이면…안갖고 가기에…

    대단하죠? ㅎㅎ

    그랬는데…

    어제(9일) …어떤 넘의 방에 갔었는데…

    우산이…자그마치,.,.. 6개…

    헉~!

    졌~~다~~

       

  12. douky

    10/06/2011 at 15:03

    아… 저 우산…
    그야말로 심증은 딱인데…

    진아님 댓글 보니 그냥 떠나보내심이 저도 좋을듯 하네요.
    세상 참….

    아… 그래도 저 우산은 참나무님께 정말 잘 어울리던 물건이었는데…   

  13. 산성

    10/06/2011 at 23:46

    에또…제목은 왜 저리…^^
    유치하기는 낸장…;;에 넘어 갑니다.

    고흐의 ‘활짝 핀 아몬드 나무’
    어려서 본,우리 엄마들의 공단 두루마기…
    혹은 단색에 받쳐 입던 화사한 저고리감…

    또는 잠결에 설핏 보았던
    방문을 넘어 가는 엄마의 치맛자락…

       

  14. 산성

    10/06/2011 at 23:57

    뭐…저리 환하고 화사하기야 했겠습니까만
    그냥 느낌이 그렇다는 거지요.

    어두운 바탕색에 별처럼 드문드문했던 무늬들만은
    확실하게 기억납니다.
    오늘은 왜 엄마 몸에 둘러져 있던 옷감들 생각이…?
    음,바로 엄마 생각!

       

  15. 참나무.

    11/06/2011 at 00:54

    옴마~~제목까지 오타를 내다니…쯧

    맞습니다. 홍콩양단 세 줄 비로도는 요…^^*

    오늘은 약속 두 개…
    얼른 다녀올게요오~~~   

  16. 참나무.

    11/06/2011 at 08:46

    죄송해요~~나가기 직전에 뭘 하나 올리느라
    답글이 늦었네요 마레 님
    근무처가 어딜까 궁금하네요 ?   

  17. 참나무.

    11/06/2011 at 08:51

    오늘도 덕수궁 아트 샵에서 우산 찾다 그냥 왔네요
    맘에 드는 게 없더만요…
    곧 장마철인데 하나 장만해서 조각해두려구요…^^*

    아…게티 미술관 종준이 우산쓴 사진은 볼 때부터 작품이다 했음을 고백합니다
    그 사진 찍을 때, 덕희 님만 아는 애잔함이 깃든…

    인화해서 잘 보관해두셨어요 혹시?
    부탁드려요 저도 한 장 갖고싶어서…

       

  18. summer moon

    11/06/2011 at 16:34

    2008년에 만들어진 영화라고 그랬던거 같은데….
    Sandrine Bonnaire,Catherine Frot 가 주연을 한 영화.

    불어 제목은 ‘L’empreinte de l’ange’
    영어 제목은 ‘Mark of an Angel’ (-‘Angel of mine’이라고 붙여진것도 있구요.^^)   

  19. decimare

    11/06/2011 at 20:53

    답글 해주신 것만도 …감사합니다.

    좀 늦으면 어때요?

    ㅎㅎㅎ

       

  20. 참나무.

    11/06/2011 at 21:15

    이런~~~

    별다섯짜리 영화, kbs에도 소개된 영화였네요
    알았다면 봤을텐데…요다음에라도 기억해둘게요

    http://cinema.kbs.co.kr/KBSCinema/kbsmov_Synop.asp?ContentID=K0471&Page=1&Category=g
       

  21. 참나무.

    11/06/2011 at 21:17

    음 마레 님도 하루를 일찍 시작하시는군요

    그래서 매 번 일뜽을 하셨군요…책도 많이 읽으시고

    손가락 이야기 흥미진진했어요…^^

       

  22. smile rin

    12/06/2011 at 10:56

    꺄, 저도 저 아몬드나무 우산 같은 거 있어요. 암스텔담 반고흐 뮤지엄에서 구입했지요.
    잃어버리고 많이 안타까워 하시는 걸 보니, 참나무님 얼굴은 못 뵀지만, 제가 한국에 살면 담번 암스 갈 때 반고흐 미술관 들러 하나 더 사 드리고 싶네용..
       

  23. 참나무.

    12/06/2011 at 21:28

    말씀만으로도 고맙습니다..같은 우산을…^^

    저는 네델란드에서 해외 반출 금지시킨
    진주귀고리 소녀 보는 게 작은 소망입니다..^^   

  24. barbara

    15/06/2011 at 07:32

    이제야…^^
    아무리 생각해도
    의자 위에 얌전히 걸쳐져 있던 조끼를 생각하면
    웃지 않을 수가 없어요.

    더 나이들기 전에
    미술관 기행, 수도원 기행,박물관 기행…
    이런 것들 중 하나라도 해봐야 할텐데…

    우산도, 가방도, 수첩도
    명품^^으로만 사면서…    

  25. 참나무.

    15/06/2011 at 07:43

    이젠 제 건망증이 청평 바닥까지 소문나 버렸으니
    나원참입니다..ㅎㅎㅎ

    혹시 어릴 때 비밀의 정원 놀리 해보셨나요
    땅 파서 꽃이랑 나무잎사귀 등으로 꾸민 후 그 위에 유리 덮은 후
    다시 흙을 뿌려 나 혼자만 아는 비밀의 정원
    경춘선은 저에게 그런 곳…!!!
       

  26. 참나무.

    07/09/2017 at 17:44

    잃어버린 우산에 관한…
    잡글이 두 편이나 있었네요
    그리운 조블 이웃들 답글
    오늘 다 읽고나갑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