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시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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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컴 열고 우물쭈물하다보면 자칫 아침 산보 못 할 때가 더러 있다

오늘같은 -덥지도 않은 날 서울숲 산책않으면 손해고 말고..

아파트 문 나서면서 순간적으로한강변 풍경은?

곧바로 , 발길을 오른쪽으로 꺾는다

집 나서기 전 황제 2악장이 흘렀고 방향을 돌린 건

서정실 클래식기타 선율로 바뀔 때였지 아마

안개비라 할지, 는개라 할지… 헷갈리는 아침

하필 보라색 박스 사업 할머니가 저 멀리서 오신다

오늘은 보라색이 아닌 것과 운동화를 신으신 것만 생각난다

요담엔 뭐 마실거라도 준비하고 다닐까 해 본다만

우리 동네는 유난히 박스사업 하는 분들이 많다.

가끔은 젊은 청년들도…?

나들목 지나오늘은 약간 누런 강물보기 전

비를 맞고 선 한 남자가 먼저 시선을 잡는다

뭐 심한 비가아니니 좀 맞아도 어떠리.

좀 더 걸어 올라가니 지난 밤 아베크 족이었을까

종류가 다른 커피 용기가나란히 붙어있어

혼자 우두커니 한강변 보고 서 있던남자는 잊기로 한다

기절할 정도로 많았단 병꽃은 자취도 없고

꽃보다 싱그러운 진초록잎들이 향긋하다

간간히 붉은 잎들이 멀리서 꽃처럼 보이지만

가차이 가보면 그냥 잎이다

사람도 너무 가차이 다가 갈 게 못되더라

달맞이꽃 노랑이 회색하늘과 조화를 이룬다

그리고 개망초가 지천이다,

계란프라이 연상된다고 계란꽃이란 별명이 있는 . . .

한번도 떠보지 못한 눈과

한번도 뛰어보지 못한 심장과 – 계란 프라이 ( 김기택 시집 – 소 12p)

계란 프라이 얼마나 많이 하고 살았을까

그럼에도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는데

오늘은 연보랏빛 개망초 다시 새롭다 – 예전에도 분명히 봤을텐데…?

섬세한 시인의 그물에 걸린 시어들 생각하며 걷다보니

성수대교 다리 아래 근처, 언제까지 죄송할건지

공사 중 죄송하단 플레카드는참 오래도 걸려있다

다리 아래까지 와서 다시 오른쪽 터널을 지나면 설국이 아니고

진초록이 그림 액자처럼 나타난다.

집에 와서도 망막에 남아있는. . .

잠깐 초록을 본 마음이 돌아가지 않는다

초록을 본 마음이

초록에 붙어 바람에 세차게 흔들리는 마음이

종일 떨어지지 않는다

– 초록이 세상을 덮는다 ( 김기택 시집 -소 76p )

서울숲 11번 출입구를 뒤로하고 성수대교

그 복잡한 4거리 횡단 보도 2번 건너면 9번 출입구

징그럽게 매달려 있는 잠자리에게 눈길 한 번 주고

다리 끝나는 지점에서 호수가 보이고 세한도 소나무가 날 맞이한다

호수 한가운데다시 낮은 다리 건너 냇가에 발 한 번 담그고

자작나무 숲이 오늘의 목적지,

축축한 자리지만 잠시 땀 식히며 시두어 수 음미하고

좀 일찍 도착한 수영장

오늘은 찜질방 풀 코스까 마스터 했으니

별 일 없이 지나도 그냥저냥 후회 없는 날

잡글 올리는 중에도 전화 3통화,

혼자 물말아 밥 먹고 이제사 엔터칩니다

그러느라 슬라이드 그림 파일 몇 번이나 날렸는지…;;

그 때마다 No.가 붙네요

배경음악도 두어 번 날리고 다시 찾아야합니다

이런 날 좋아하시나요.

전 좋아서…음악도 쏙쏙

P.S;

메일이 와서 알려드립니다

가 보실 분들은 얼른 예약 하시기바랍니다아~~

레파토리가 좋은데요.

10 Comments

  1. 산성

    22/06/2011 at 08:33

    편집중…이신가 봅니다.
    비내리는 서울 숲이라도…? 하며 찾아들었더니
    예감 적중^^

    그런데 저 위에
    의미심장한 한 말씀…
    사람도 너무 가차이 갈 게 못되더라…
    괜히 마음에 덜컥!! 붙어 버립니다.

    창 밖은 여전히 소낙비!

       

  2. 참나무.

    22/06/2011 at 09:11

    사실은 비오는 수요일이라 이두헌 노래 심고싶었는데
    쏘스나 찾아둡니다 예전에 올렸다 저작권 때문에 다 지웠거든요
       

  3. 참나무.

    22/06/2011 at 10:23

    시작도 끝도 없는 넋두리
    좋은 쇼케이스가 있길래 알려드리려구요…

    어젠 늦게 시작하는 명작 스캔들 보려고 미리 자뒀는데
    글쎄 예고도 없이 결방했나봐요
    이상한 여배우 나와서 정말 잼없는 잡설이나 듣고,
    아니 그게 무슨 특집이라고,나원참, 괜히 잠만 손해봤지뭡니까.

    그리고 그냥 생각나는대로 하는 헛말 새겨듣기 없기…^^
    오늘 하지, 하루종일 비 오실 것 같더라구요…!    

  4. 김진아

    22/06/2011 at 11:23

    비가 내려서, 간만에 시원하게 보내었죠.

    그래서, 결국엔 또 일을 만들구요.ㅎㅎ

    뜨거운 수제비로 저녁 간단하게 마쳤습니다.

    비오는 날..저 좋아해요. ^^

    거기다 바람도 부는 날이면 더더욱 좋구요.

    폭풍의 언덕에서도 기억나는 부분이…늘 같은 화면으로 기억나요.ㅎㅎ   

  5. 참나무.

    22/06/2011 at 11:33

    맞아요..오늘은 바람까지 불어서 아주 좋았지요…^^

    앗 수제비는 우리집 남자가 저보다 더 잘하는 데
    집에 있을 시간이 없어서 유감이네요..ㅎㅎ

    신촌 가신 일 궁금했어요…건너가볼게요
       

  6. summer moon

    22/06/2011 at 22:03

    사진들을 보고 있으려니까
    다른 때 보다 더 가까이 있는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서울과 제가 있는 곳의 풍경이 닮은 색이기 때문인거 같아요.^^

    산책하시면서 참나무님 시야에 찾아드는 모든 것들
    조용히 넘겨지다가 멈춘 곳에서 읽혀지는 시들
    그리고 음악….

    이런날…..정말 좋아해요 !!!!^^   

  7. 겨울비

    23/06/2011 at 00:14

    아래 네 장의 사진…
    자작나무 숲.
    이렇게 비 많이 오는 날 걸어도 좋겠어요.

    설국 아니고 진초록 그림액자…
    꼭 가서 담아 와야지 합니다   

  8. dolce

    23/06/2011 at 01:26

    공항 버스를 타고 오면 서울 숲이라고 있던데…
    그 서울 숲인 것 같네요. 오른쪽에 숲이 있더군요.
    뭐 특별한 이벤트가 있나 하고 와보았는데
    하필 친구들과 약속한 시간이네요…. 뭐 다른 좋은 것 없을까요?? ㅎㅎ

    쇼팡의 첼로 소나타도 비와 음악 그리고 김현철 생각도 나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9. 참나무.

    24/06/2011 at 00:05

    비 좋아하는 사람들…모임 하나 만들까요 달님…^^*
    *
    늦게 자지말고 일찍 일어납시다 서울숲 번개 애니타임 웰컴 겨울비 님..^^*
    *
    그러면 돌체 님 지금 서울에 계신거예요???    

  10. 소리울

    24/06/2011 at 01:20

    위 글씨체가 무슨 체일까? 참으로 정갈하고 정감이 간다.
    아래아 한글에 들어 있는 체인가?
    이 방에 오니 차분한 게 참으로 좋다.
    이런 음악 속에 하루 종일 파묻혀 누워있어 보았으면 소원이 없겠다.
    지금 코너커피 행이 세게도 난다. 커피라도 한 잔.
    네 이 방을 틀어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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