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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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시는 날 저도 감자를 삶았습니다

평소엔 혼자먹기 때문에두어 개 신문지에 싸서

물 스프레이한 후 전자렌지에 익혀먹지만

저녁에 카레라이스 하려고 준비하다 남은 거 모두 다 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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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사탕에 소금 좀 섞은 물을 붓고감자 냄새 날 때까지 삶아

물이 없어질 즈음 손잡이 잡고 찰찰 흔들면 분이 나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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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날씨도 회색이고 주인공 칼라가 밍밍해서

밝은 패치워크 접시에 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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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숟가락으로 떠먹어야한답니다 – 무무님 한테 배운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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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 가는 길, 고맙게도 비가 그쳤습디다

우산없으니 손이 자유로워, 또 . . .

감꽃으로 떨어지지않고 힘들게 견뎠을텐데,

떨어진 게 애처롭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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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 위 푸른잎도 싱그럽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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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도어엔 짧은 시가 어울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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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선 뚝섬유원지, 수영장엔 물을 다 빼고

오리 보트도 오종종 줄맞춰 쉬고있데요

오리 보트만 보면 *박민규작가 생각이 납니다

오늘 종이신문에 삼천포는 왜 사라졌는지…

삼미 슈퍼스타즈 몇 구절이 나와 반갑게 읽었지요- 아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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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녹차라테는 별 다섯개, 맞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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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더워서 팥빙수를 시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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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합니다. 요즘 습관처럼 눈 뜨자마자

‘오늘도 좋은 일이 생길것이다’ 최면을 걸면

꼭 좋은일이 생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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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심하게 오던 비, 오갈 때는 우산이 필요없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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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우산 필요없던 일이 오늘의 좋은일은 아니구요

장마철 내두룩 기분 좋을일이 일어났답니다

그니까 여러분도 아침에 눈뜨자마자

‘오늘은 좋은 일이 틀림없이 있을것이다아~~~’ 최면을 거시라구요

유월 마지막 날 여여하셨지요. . . ^^*

P.S:

휴가 계획 때문에 고민이라면 책장의 책들을 한 번 훑어보자. 무심코 지나쳤던
책 속에서 작가들이 그려넣고 새겨놓은 우리 땅 곳곳의 절경이나 향락을 발견할 수 있다.
  • 글=변희원 기자 / 사진=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 미황사 | 한승원 ‘항항포포’

    섬나라인 일본에선 자기네 땅 구석구석을 ‘포포진진(浦浦津津)’이라고 부른다. 한승원의 로맨스 소설 속 주인공 임종산은 이를 ‘항항포포(港港浦浦)‘라고 번역한다. 유부남인 그는 세상을 떠난 내연녀의 흔적을 추억하며 흑산도부터 부산, 제주도까지 바다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간다. 물론 이 여정에서도 여자는 함께다. 주인공의 불륜 행각을 살짝 눈감아줄 수만 있다면, 바다 여행에 이보다 더 적합한 가이드북은 없다. 작가의 고향인 전남 바다 마을과 음식에 관한 묘사는 여느 기행문보다도 섬세하고 풍부하다.

    달마산은 남쪽 바닷가의 작은 금강산이었다. 묘연은 차창 밖을 가리키며 속으로 소리를 질렀다. 아, 저 산! 산은 머리에 우삣쭈삣한 회흑색의 관들을 겹겹이 쓰고 있었다…그가 말했다. "아름다운 산중턱의 한복판에 자리잡은 절터가 생기왕성한 곳이라서 미황사라 이름을 지은 모양입니다."

    해남 땅끝마을에 있는 달마산(해발 489m)은 공룡의 등줄기처럼 울퉁불퉁한 암봉으로 형성되어 있는 데다가 다도해 전망 때문에 등반 시 단조로움을 느낄 새가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웅보전의 낭창하게 휘어진 용마루가 그림 같은 달마산을 등에 짊어지고 있었다. 정교한 기왓골과 기왓등이 국숫발처럼 흘러내렸다. 추녀 밑의 도리 끝과 보 끝에 뿌리를 묻고 날갯짓을 하는 세 겹의 익공들이 눈앞에 현훈을 일어나게 했다.

    미황(美黃)은 풀이하면 아름다운 생명이 솟구쳐 오른다는 뜻이다. 그 아름다움은 웅장함이나 화려함이 아니라 초연함과 도도함에 있다. 속세의 잡음에 아랑곳하지 않고 거친 생명력을 간직한 달마산 안에서 오롯이 자신의 빛을 은은히 내뿜겠다는 위엄마저 느껴진다.

    (…중략….)

    사천(삼천포) |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삼천포’는 이제 ‘사천’이 됐다. 만년 꼴찌를 면치 못해 오히려 유명해진 야구단 ‘삼미 슈퍼스타즈’를 다룬 박민규의 소설을 읽어보면 삼천포란 지명이 사라진 게 이토록 아쉬울 수가 없다.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삼천포만큼 박민규의 소설에 어울리는 곳이 있을까.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 때문에 중심부보다는 언제나 주변부의 삶을 살 수밖에 없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소설 속 주인공들의 인생처럼 어쩌면 계획한 대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삼천포에 빠지듯’ 옆으로 새어나가듯 살아가는 게 진짜 인생일지도 모른다.

    삼천포에서의 일주일은 언제나 생생하다. 남일대 해수욕장(국내 최소 규모)에서 우리는 캐치볼과 러닝을 하고, 밤이면 맥주를 마시며 삼미 슈퍼스타즈의 시합 비디오를 보거나, 웃고 떠들거나, 자거나 했다. 언제나 새 치약을 꾹 눌렀을 때와 같은 기분의 시간이 우리의 주변에 흘러넘쳤으므로, 우리의 시간은 그런 민트향이라든지, 박하향이라든지, 죽염 성분이 가미된 솔잎향으로 가득했다.

    100m 달리기도 못할 정도로 작은 남일대 해수욕장을 달리면서 주인공들은 계속 넘어진다. 바다가 너무 아름다워서란다. 작고 북적이지 않아서 맑고 수수하기도 하다.

    출처; 우리가 사는 곳이 그림이고 명승이다

    15 Comments

    1. cecilia

      30/06/2011 at 07:52

      감자 너무 맛있어보여요.

      좀 색다르게 먹으실려면 감자를 삶아서 버터 좀 넣고 소금 조금 넣고

      우유 좀 넣고 이겨서

      먹어도 맛있어요.   

    2. 소리울

      30/06/2011 at 07:58

      살 찌겠다. 나도 삶아 먹고 싶지만…
      삼천포는 아무나 들먹이는 게 아인데…   

    3. 김진아

      30/06/2011 at 08:03

      막둥이 오징어 알레르기땜시 일주일에 한번내지 두번 정도는 도시락을 가져가요.
      날씨도 이러다 보니까, 찐감자,볶은 감자,튀긴 감자가..자주 들락날락 합니다.ㅎㅎ

      아, 좀 조신하게 저도 조용히 감자를 먹어보긴 해야 하는데 ㅋ
      애들 손이 참 무서운 것이,
      만들어 놓기가 무섭게 …신기루 처럼 사라지대요. ^^

      장마 지나면 한들가든님 감자가 아이들 여름 방학 내내 간식거리로 함께 할겁니다.

      지금..비가 주춤 했어요. ^^   

    4. 佳人

      30/06/2011 at 09:14

      녹차라떼 만든 친구가 삶아오신 감자가 너무 맛있다고
      어떻게 삶느냐고 묻는 걸
      아는체 했는데…^^
      넉넉하게 물을 붓고 젓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익으면
      물을 따라내고 조금만 남겨 소금과 설탕을 넣고 물기 없어질 때 까지 삶으면 되는데
      이 분은 설탕가미 안하신 거 같다고…

      아침마다 최면걸기 좀 열심히 해봐야겠어요.
      정말 기도빨 쎄시네요~ ㅎㅎ
         

    5. 참나무.

      30/06/2011 at 09:32

      저는 감자요리는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합니다
      매쉬드 포테이토랑 비슷한 맛이겠네요
      프랑스 사람들이 잘 해먹나요
      알려주신대로 해보겠습니다 세실리아 님…^^   

    6. 참나무.

      30/06/2011 at 09:35

      삼천포에대해 할 말이 많으신 듯?
      좀 알려주시잖고…^^

      *
      아이들 많아서 일일이 깎기는 힘들지요?
      …한들가든님 감자가 맛나나요?
      저도 한 번 주문해볼까요 진아씨…^^   

    7. 산성

      30/06/2011 at 09:36

      습관처럼 오늘도 좋은 일이…해야겠어요.
      6월을 보내며 하는 약속!

      어제 사랑하는(!!) 우리 시아버님 기일이라
      남은 나물 반찬도 많은데
      때 맞춰 저녁 먹고 온다는 문자가…속속
      이리 억울할 데가…ㅉㅉ
      수저만 놓으면 되는 밥상,아까워 죽습니다(참나무님 버전^^)

      맛나게 삶아 두신 감자.
      지긋~이 바라보다 갑니다^^

         

    8. 참나무.

      30/06/2011 at 09:42

      꼭 최면 걸고 하루를 시작하세요 – 말하지면 기도 같은거지요

      그 스페인 분위기의 친구가 오늘부로 그만둔다해서
      더더욱 심혈을 기울였나..그랬답니다
      아까 알바 전화 받으시던데 구했나요?-여튼 사람구하기 힘들어 큰일입니다

      카페 주인 알아서 얼마나 혜택이 많은지, 언제나 고맙지요…

      감자는 마침 얼음사탕이 있길래 소금에다 섞어 처음부터 쪄야한답니다
      물을 너무 많이 잡지말고 거의 다 졸아들었을 때 탁탁 흔들면
      하얀 분이 나와 먹음직 스럽지요.
      냄비 그림대로 조금이라 많이 못가져갔어요…^^
         

    9. 참나무.

      30/06/2011 at 09:46

      앗 동시접속이네요 조오기 오타났는데 그냥 통과…ㅎㅎ

      반찬 많은 날 꼭 밥먹고 들오는 남편들, 왜그런지 모르겠어요
      울집도 아직 생일나물 있는데…
      아무리 작게 해도 푸지게 먹어주는 사람이 없으리..그럴 설워하노라~~되갔습네다

      6월 마무리 자알 하시고 최고로 멋진 7월 맞으셔요 산성님 ^^   

    10. 도토리

      30/06/2011 at 13:33

      감자 맛나보입니다.
      저도 내일 아침엔 감자를..!!^^*   

    11. 네잎클로버

      30/06/2011 at 14:17

      삶은 감자.. 먹음직스럽네요.

      저도 아이들이 좋아해서
      매쉬드 포테이토 종종 해먹는답니다.
      버터랑 우유 넣고 예쁘게(?) 으깬 다음
      모짜렐라 치즈 얹어 전자렌지에 돌리면
      맛있는 감자 탄생!이지요. ^^

      참나무님께 무슨 좋은 일이 일어난 건지 궁금해지네요.
      저도 최면 걸기 시~작!^^   

    12. 교포아줌마

      30/06/2011 at 18:23

      같은 감자
      같은 길바닥에 떨어진 감꽃
      같은 거리

      이렇게 엮어지는게
      참 좋은 일이네요.

      같은 환경
      다르게 보는 눈^^

      이젠 저 만큼 멀어진 서울

      참나무님 눈을 통해 재조명 된것들을 보며

      즐길 수 있네요.

      점심으로 감자 함 삶아봐야겠어요.

      새남비 맞는지요?!   

    13. 참나무.

      30/06/2011 at 22:52

      감자는 익어도 비타민 C 파괴되지않는 식품이라면서요
      -정확한 정보 알고싶네요

      살찌는 걱정만 아니면 정말 자주 해먹고싶은데…
      그지요…도토리 님 네잎 님…^^
      *
      가만생각하니 감은 끝까지 매달려 있어도
      결국 저절로 떨어지거나 사람들에게 먹히거나..그러네요
      교아 님 감사합니다

      새 냄비 맞습니다
      장점이 많아서 진심으로 리뷰까지 올렸답니다…^^
         

    14. 03/07/2011 at 07:39

      박민규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이란 소설을 읽고
      포스트까지 썼었는데…
      처음 읽는 것처럼 삼천포에 관하여 읽습니다.
      참…
      잊을 수 있다는 게 축복이라 하지만, 쫌 심하지요.^^;

      사진에서 처럼 감이 떨어진 걸 ‘감또개’라 하는지요.
      이웃 포스트에서 읽은 듯 한데요.
      사전 열어 봐야 겠어요.

      감자 먹음직 스럽습니다.^^
         

    15. 참나무.

      03/07/2011 at 08:26

      삼미…] 277p 에 있네요

      쳅터 제목도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이고
      그 단락 마지막도 빈 공백 아래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로 끝나네요
      누구에게 빌려줬는데 안돌아오길래 일부러 채근해서 받아온 책이지요
      많이 좋아하는 작가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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