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도 눈물 근처에 있다 (추억 여행 1. )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한 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

-서정주,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

서울 강남 터미널에서 카드 넣고 단추 몇 개 누르니

인터넷으로 예약한 좌석 번호까지 적힌 티켓이 나오더군요

– 전 첨 해 본거라 e좋은 세상이란 말이 저절로 나옵디다.

전날 가벼운 흥분과 준비로 잠을 설쳐

제발 옆자리에 멋진 男이 안탔으면

모자라는 잠을 좀 자야할텐데…

‘꿈도 야무져라’ 혼자 탓하며 웃었지요

자리에 앉아뭐 잊은 건 없나 곰곰 생각하니

늘 지니고 다니는 콤팩트, 안경도 안챙겼더라구요

없어도 되는 선글라스, 우산은 들어있는데…

걱정은 뒤로 하고 오래 전에 사두고 자세히 읽진 않은 책을 펼칩니다

(머리말을 대신하여) 설명이 따로 붙은 음악은 나에게 풍요의 바다펼치자 마자

기쁨도 눈물 근처에 있다 – 슈베르트가 했다는 구절 만으로도

감동이 일기 시작합니다 하필 슈베르트라니

1부 – 29P 하모니카와 어머니…이런 단락이면,

제가 직접 산 책이라읽지 않았을 리 만무한데

전혀 생각이 안 나는겁니다.

박민규 삼미 슈퍼 스타즈 …진짜 인생은 삼천포로 있다 처럼

허기사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요즘의 제 건망증 체계라면

읽었다손 치더라고 사 놓은 지 몇 년이나 지난 구절 기억해 낼 리 만무하지만요

다시 첫 장부터 꼼꼼히 읽다 아연실색…!

저자는 어머니가 피란 시절, 하모니카로

스와니 강, 내 고향으로 날 보내 주, 슈만 꿈 들을 들려주던

어머니를 추억한다더니 끝 단락 즈음엔

이게 웬일입니까, 어머니를 기억나게 하는 또 한곡의 노래가 있다며

일본의 오래된 가곡 ‘해변의 노래’ 인데, 이 곡은 각 나라의 연주가들이 즐겨 연주하고 있어 여러

종류의 연주를 모아 차에서 듣고 있다. 나도 나의 자식들이 기왕이면 차원 높은 정신세계를 통해

나를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이러고 끝이 나는 겁니다

해변의 노래라니요

왜 하필 안읽은 많은 책 중에 얇은 시집도 아닌 이 책을

이번 여행길에 선택했는지…

이 세상 모든 일이 결코 우연이 아니다 란 결론이 난 거지요

추억 여행(아이구 길지도 아니면서)옛친구, 고향…

엄마의 하모니카까지 등장을 하니 차 안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지요

(신경수기가 어느 책에선가 외국할머니 한 분이 서너 시간 동안

한 시도책을 놓치않아 여행 중에 잊을 수 없었던…운운하던 구절까지 떠오르는 겁니다

누가 나를 유심히 보고 있었다면 아마 나도?, 이런 발칙한 상상까지 했지만

차 안에는 참으로 운치없는 풍경들만 연출되고 있었으니…)

제 좌석보다 한참 뒤에 앚은 처자, 겡상도 시끄러운 말소리로

안방에서나 할 법한 통화를 어쩌면 그리도 하고 또하고 하는 지

그 시끄러운 와중에도 코골고 자는 중년남자에다…

세상이 어찌되어먹었는지 그리 떠들어도 제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지

멋진 男 기대하지 않은 제 작은 소망은 딱 맞아떨어졌지만…^^

여튼 엄마 생각과 해변의 노래 때문에 그런 버꾸통 속에서도

책 속에 몰입할 수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었습니다

잊지못할 에피소드 이벤트 줄줄이 사탕인데

본론 들어가기 전에 서두가 길어져버려 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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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진주에서 출발하여 사천가기 전에 왼쪽으로 꺾어

조금만 가면 만날 수 있는 강주 연못 근처에 있는

연잎 요리 전문점 ‘연리(蓮利)’ 부터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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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사는 친구는 서너 번 다녀온 데라며

저랑 비슷한 길치인데로 쉽게 찾아가던데요

삼천포 사는 친구랑 아라클럽, 소리울은 따로 오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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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않고 갔는데도 제가 입고간 연두색 카사리 뜨개옷을 보자마자

"이 옷 안면이 많은데…."절 알아보더군요그제사 저도

"…네에..참나뭅니다…"반갑게 인사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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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한대로 음식 하나하나가 귀하고 정갈했습니다

죽순 들깨 볶음, 금방 지저낸 정구지(부추) 부침개. 케일과 양배추 쌈,

특별히 뒤에 나온 방아 짱아찌는 짜지도 않으면서 향이 기막혀서

만드는 방법 물어보려다 깜빡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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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처녀 2인과 할머니 2명은

다음 행선지 때문에 오래 머물 수가 없었지만

서울에서 그런 상차림을 만나면

있을 수 없는 가격으로 귀한 대접을 받습니다

연(蓮)요리 전문점-연리

진주시 정촌면 예하리 909-1 (강주 연못 후문 앞)

TEL: 055 – 744-5292 (오리구이)

메뉴;

*특선-연잎영양밥 *연잎 녹두국수 *연잎 훈제 오리찜 *연압탕 *연잎훈제 오리구이 *연자죽

*연잎훈제 돼지고기 (명함엔 없지만 저처럼 오리 못먹는 사람들은…)

조선블로거 무무님 댁 전부터 가고 싶었는데

옛 친구랑 함께여서 더 좋았습니다

강주 연못, 멋진 자연 환경과 무무 님 음식 솜씨라면

틀림없이잘 되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무공해 현미랑 잡곡으로 만든 연잎밥과

오리지널 섬진강 제첩국(2인분)도 주문 할 수 있다 했는데

깜빡 주문 방법을 묻지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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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 연못… 이렇게 넓고 아름다운 곳

풀리지않는 미스테리가 하나 있습니다

우리집 남자 외가라 추억도 많을텐데

일년에 성묘하러 두 번은 가는데도 왜 여태까지

단 한 번도 가보잔 말을 않았는지 . . .

요담 진주행은 무조건 강주 연못 들러자

그 곳 가면 연리에서 맛난 연밥 먹자고 우길 참입니다

디딤은 어디로 – 연리(蓮利) 에서, <–무무 님 블로그

[연잎밥 1개 4,000원 / 재첩국 1 봉지 4,000원 ]
20개 이상 구입시 택배비 무료.
구입 및 문의는 염혜영 010-7465-9905

해변의 노래(Gary Karr 콘트라 바스 연주)

2편은 카페 이야기

3편은 갤러리 이야기 …

11 Comments

  1. 04/07/2011 at 00:47

    흐르는 음악과
    포스트 제목에 글을 읽기도 전에
    마음이 몽땅 흔들립니다.

    풍경 위로 실렸을 참나무님 마음을
    그저 리듬따라 그려 봅니다.

    덤으로 행복해지는 아침!!^^
       

  2. 김진아

    04/07/2011 at 01:56

    무무님이 반갑고 고마운 분..하셔서, 혹시나 하였는데요. ㅎㅎ
    짐작이 이렇게 맞을 수가요.

    밤 늦은 시간에 소리울님 뵈러 진주를 지나칠때, 무무님이 떠올랐어요.

    기회가 된다면,
    동생들과 친정엄마 모시고 한번 꼭 들리고 싶은 곳이거든요.

    언제고, 그 기회는 올 것이라 믿고 있답니다.

    멋진 모습….사진으로 이렇게 보여주셔서, 금방 찾을 것 같습니다.
    전, 가끔씩 차에 있는 네비게이션 냅두고 지도책 들고 찾아가자 우기는지라 ㅎㅎ
    애들이 매일 놀리죠. 지도길치 엄마라구요.

    참나무님 감사합니다. ^^   

  3. 참나무.

    04/07/2011 at 03:28

    제가 버스 안에서 읽던 책은 한상우 선생의 ‘음악은 내 마음을 가난하게 해’

    오늘 아침 여러 번 날리고 일단 비공개로 해뒀다가
    지금 수영하고 와서 대강 수정해서 다시 올렸어요

    시간 허락한다면 예전에 읽은 책들 다시 새겨 읽으면 좋겠다…합니다
    섬님도 박민규 ‘마지막 팬 클럽’ 읽은 기억 전혀 없다셨지요
    저 역시 그래서 바로 아래 포스팅 주루룩 복사해서 보관해둔거랍니다

    행복한 아침 맞으셨다니 이보다 더 반가울 수가…!
       

  4. 참나무.

    04/07/2011 at 03:33

    무무 님 참 미인이셨어요- 소문내도 될만큼…^^

    진아씨도 동생가족들과 어머님 모시고 꼭 한 번 가보셔요
    아…강주 연못 생각만 해도 가슴이 풋풋해지는데요

    연꽃 만개할 즈음, 다시 가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같이 간 친구들은 꼭 그러마 했는데…
    글쎄요 사람 일이란 게…   

  5. summer moon

    04/07/2011 at 03:50

    ‘하모니카와 어머니’…이것 읽으면서
    혹시 참나무님이 누군가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쓴게 아닌가 하는….^^

    아, 멋진 여행하셨군요!

    언젠가 무무님 블로그에서 무무님 사진들을 본적이 있어요
    정말 미인이셨어요!!!!!!

    얼마나 반가우셨을까요, 서로를 알아보시고….^^

    연잎과 참나무님 옷빛이 아주 잘 어울렸을거 같네요.   

  6. 참나무.

    04/07/2011 at 08:38

    내 친구도 연잎과 초여름에 잘 어울리는 색이라 그랬는데…
    서머문 님께 다시 그 소릴 들으니 기분 좋아집니다…역시…^^*

    무무 님이나 달님처럼 고우면 저도 ‘어디 한 번~’ 폼 잡고 사진 하나 남겨보는 건데..ㅎㅎ

    엄마는 방과후 낡은 올겐으로 위에 올린 노래들 모두 가르쳐주셨지요
    지금도 생각나는 세계 명곡 3xx 곡집
    유일한 유품 하모니카는 제 앉은뱅이 화장대 서랍에 자알 있답니다
    제 딸이나 아들 둘 중에 원하면 남겨주려구요…    

  7. 참나무.

    04/07/2011 at 21:18

    [연잎밥 1개 4,000원 / 재첩국 1 봉지 4,000원 ]
    20개 이상 구입시 택배비 무료.

    구입 및 문의는 염혜영 010-7465-9905

    본문에 추가해야겠어요
    좋은 분이 알려주시네요…감사…^^*   

  8. 무무

    05/07/2011 at 02:45

    무성한 연잎 속에 숨은 연꽃을 발견 하셨네요.ㅎㅎ

    ‘기쁨도 눈물 근처에 있다.’ – 꼭 제게 하시는 말씀 같습니다.
    기운내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9. 참나무.

    05/07/2011 at 02:55

    앗 무무 님 오셨네요
    곧 주문도 하겠습니다 -그 날은 연밥이 맛나서 그냥 나왔지뭡니까..ㅎㅎ

    연리…틀림없이 잘 될겁니다…^^*   

  10. 지기자

    05/07/2011 at 07:52

    지방에도 이렇게 좋은 곳이 많군요.
    저도 제첩국 좋아하긴 하는데, 너무 많이 잡아먹으면 남아날까 걱정도 되네요.   

  11. 참나무.

    07/07/2011 at 23:39

    지기자 님…지방에도 좋은 곳 많지요
    어제 다녀온 옥천도 알리고싶은 데가 정말 많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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