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경매 사상(1970년) 최고 낙찰가인 후안 데 파레하
라파엘로가 그린 초상화와 함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초상화 교황 이노센트 10세
이들 명화는 모두 인상주의 그림의 선구자인 스페인 화가 벨라스케스의 작품이다.
* Elizabeth Borton de Trevino (1904–2001)<–
저자 트레비뇨는 실내악단에서 바이올니스트로 활약하면서 보스턴 헤럴드 신문사에서 예술평론가로 활동한 경력이 말해주듯 예술 전반에 관한 심미안과인간애를지닌 분 같다. 동화를 많이 창작한 사실도 첨 알게된다.실제로 살았던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진실과 꾸며낸 사건들을 잘 연결해야 하는데 두 사람의 생애에 관한 사실들은 극히 일부이고 고흐나 모짜르트처럼 편지나 일기도남긴 게 없는데다벨라스케스는 말수까지 적은 사람이었다 하니. . . 저자는 그림들을 얼마나 깊이 연구했는지품격 높은 작품 해설까지 겸한 내용들이절절하여 출간 당시아동 문학에 주어지는 미국 최고의 뉴베리상, 뉴욕타임스 ‘최고의 청소년 책’에 선정됐단다. 예술 전반이나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철학을 어렵지 않게 등장 인물들의 말과 행동으로 풀어내어 청소년들이나어른들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빈부의 격차와 부조화로국내외에서 발생하는 끔찍한 사건들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연유된 건 아닐까
예술, 특히 미술 방면으로 진로를 정한 청소년들에게 권하고도 싶지만 어른들도그녀의그림에 관한 안목이나 당시의 풍습까지 알게되는쏠쏠한 재미까지 있다.예를 들면 17세기 스페인의 고관대작들은돈을 지닐 수 없어서 돈 주머니를찬 하인들을 대등하고 외출을 하여야 했으며 노예들이 장인은 될 수 있어도 예술 행위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단다
주인공 파레하는 벨라스케스의 물감을 개거나 붓을 빠는 일, 유리창을 조작해 빛이 모델의 옷 특정 부위에 떨어지게 하는 섬세한 일까지 도맡았다. -이 장면에서 그리트가 떠오른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색채를 사랑한 파레하는 벨라스케스가 그린 스페인 왕 초상화를 보면서 주인이 왕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음을 파악할 만큼 미적 감각을 갖고 있는 노예지만 그림 그리는 걸 워낙 좋아해서 몰래 몰래열정을 키워나가다스페인 국왕에게 들키지만, 벨라스케스는 이 긴박한 순간에"파레하는 이제부터 자유인이고 보수를 받는 조수로 임명한다" 고 선언한다.작가는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 파레하와 신분·인종의 벽을 깨고 우정을 나눈 벨라스케스를 통해 삶을 바라보는 눈을 넓혀준다.
* 포스트 잇; ( 벨라스케스와 국왕의 대화 중 ) " 제 대화는 제 캔버스지요" ( 어느 날 벨라스케스는 파레하에게 말수가 적은 이유를 설명한다)
‘눈을 통하여 안으로 들어오는 것들에 의하여 살며, 그림을 통하여 그의 눈이 세상에 되돌려 줄 수 있는 것을 되돌려 줄 뿐, 다른 사람들처럼 입에 담아 하는 말로 살고 대화를 통하여 되돌려주지는 않는’ 다는 것이다
" 나는 추한 것을 그림으로써 첫째가 되는것이 아름다운 것을 그림으로써 둘째가 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인상 주의와 사실주의 화법의 선구자라는 정평이 나 있는 벨라스케스의 단 하나의 인용문이다.벨라스케스는 그 당시 다른 화가들처럼 모델을 미화해서 그리지 않았지만 인품까지 베어나오도록 그렸다고 묘사되어 있다. 이런 그를 국왕은신임하여 하인없이 ( 격식없이 ) 자주 그의 화실을 찾으며 우정을 나눈다
"우리 눈은 복잡한 거야. 우리 눈은 우리를 위해 색깔들을 혼합해 주지. 화가는 이 섞여 있는 색채들을 하나씩 따로 분리시킨 다음 하나씩 다시 그려 넣는 거야."
파레하는 지나가듯 얘기한 이런 말 한마디까지 가슴 속에 알알이 새긴다.
"미화하려는 마음은 이겨내기 힘든 유혹이야. 하지만 예술은 장식이 없는 진실이야. 예술을 섬기려거든 절대 속임수를 써서는 안 돼."
문하생들에게 한 훈계를, 파레하는 평생의 계율로 삼고 주인 벨라스케스의 이탈리아 화첩 기행에 동행하면서 그의 예술혼과 열정을 그대로 본받으려 한다.
폴 고갱- 신의 아기
마치 어떤 악마가 내 손을 잡아 움직여 성모님을 흑인 여자로 그려 놓게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 종족이야말로 신에게 선택받은 종족임을 주장하고 싶어서 그런 그림을 그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 프레하 )는 얼굴을 손에 묻고 울음을 터뜨렸다.
파레하는 주인의 물감을 훔쳐 그림 그리기에 열중한다 . 양심의 가책이 자신의 열망을 누그러뜨리진 못한거다.
설움과 정열을 쏟아 부어 ‘흑인’ 마돈나를 완성한 뒤 고통에 휘청거릴 때 고갱의 ‘신의 아기’ 가 떠오르는 건 당연하지않은가 – 자꾸 삼천포로 빠져서 어쩐담. . . ;;
벨라스케스가 죽은 후 궁정에 있던 그의 화실에서유품을 정리할
때의 일이다. 국왕은 파레하를 일반인으로 맞이하며 벨라스케스의 빠렛트와 붓 몇 자루는 남겨두라 이른다
그러면서 좀 더 일찍 돈 디아고(벨라스케스)를 산티아고 기사로
봉하지 않은 걸 후회하노라며시녀들 그림 앞에서 파레하에게
도움을 청할 일이 있다 한다.그림 속 유일한 벨라스케스 초상의
가슴에 산티아고 십자가를 새겨넣도록 도와달라고…
국왕은 붉은 물감을 묻힌 붓을 쥔 손을 파레하가 잡도록 한 후
이젤 앞에 서서시녀들 그림 속 벨라스케스 가슴에
산티아고 십자가 를 그려넣는 사후 수여식을 하는것이었다
– 나는 책을 읽는 중간 중간 파레하의 그림이 궁금해서 찾아다녔다
전편 포스팅부채를 든 여인은 벨라스케스의 딸인데
한 젊은이가 그녀아버지의제자로 입문하는 첫 날
둘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되는에피소드도 재밌다.
벨라스케스 딸은 편지 심부름을 언제나 파레하에게 시켰는데 어느 날 주인에게 들키게 된다.파레하는 간이 콩알만해졌지만 주인은 의외로 그들의 사랑을 인정하고딸의 연인인 제자에게 러브 레터와 함게 전하려던 붉은 꽃이 시들게 되자 러브 레터에 V이니셜과 함께시든 꽃 대신 그림을 그려주고 전하라 한다. 이후 결혼을 하는 데그 딸은출산 중아기랑 같이죽는다.
벨라스케스 제자랑 결혼한 것까지는 사실이지만 저자의 상상력은 얼마나 대단한지 !
1편에 붉은꽃으로 말문을 열게 된 이유다.
완독 후 벨라스케스 그림이 정말 좋아져서 파레하를 그린 벨라스케스의 다른 그림도 찾아보고
달리가 페러디( 오마주? ) 한’시녀들’도 처음 발견하게 된다 – 자꾸 길어져서 어쩌나. . .
여태까지, 또 이 책에서도 벨라스케스 초상은 ‘시녀들’ 왼쪽 검은옷의 초상이
유일하다 했는데 이번에 완벽한 자화상도 발견했다.
‘시녀들’ 그림 오른쪽 남자가 파레하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 .
그 당시 궁정엔 왜 난쟁이 시녀들이 많았을까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후안 데 파레하의 작품 3점 – 성화를 많이 그린 듯
부름을 받은 성 마테, 같은 제목의 카라바죠 작품보다 강한 개성은 없지만 정말 성실한 그림이다 이런 진심이 와 닿아그런 상상력을 불러일으킨 건 아닌지?
( 벨라스케스가 그린 말을 탄 파레야 )
The Supper at Emmaus, 1620, oil on canvas,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The Toilette of Venus, National Gallery, London.
The Needlewoman, 1640, canvas, National Gallery of Art at Washington D.C.
Retrato de Juan de Pareja. 1960. Por Dalí
김진아
19/08/2011 at 16:52
참나무님의 글로써, 더욱 그 책을 읽고 싶어집니다.
그림도 다시 한번 더 보고, 그냥 눈으로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
마이란
19/08/2011 at 23:21
참나무님께서는 자꾸 길어져서 어쩌나.. 하셨지만
저는 읽으면서 끝나면 어쩌나.. 했어요.
좀더.. 좀더.. 하면서. ^^
이렇게 흥미롭게 읽으면서도
어느샌가 마음속으로 뭉근하게 들어오는 순한 감정도 만납니다.
그 어떤 멋진 예술과 업적속에서도
결국 가장 아름다운건 ‘관계’구나.. 라는 생각도 하면서.
저도 고맙습니다. ^^
참나무.
19/08/2011 at 23:55
볼 때마다 오타가 발생합니다
방금 카라바죠 수정했네요 – 토스카 연인 카라바도시가 왜 나왔는지…^^
도트 무늬를 그려넣는 섬세한 그 댁 꼬마화가
요즘 작품들은 언제 보여줄건데요
제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 제대로 짚어주어 나도 고맙습니다아~~
*
준혁인 수묵화를 결정했다고 얼핏 읽은 것 같은데
전시장 자주 찾아가는 그댁 아빠도 대단하시네…했답니다
네잎클로버
20/08/2011 at 13:16
참나무님 포스팅이 명작 스캔들보다 더 재미있어요~ ^^
그림과 연관되어 꼬리를 물고 계속되는 풍성한 이야기들..
전에 소개해주셨던 ‘베르메르 vs 베르메르’도 흥미롭게 읽었는데,
트레비뇨의 이 책도 무척 궁금합니다.
재미있고 유익한 포스팅.. 저도 감사합니다~ ^^
마이란
21/08/2011 at 01:24
그 꼬마화가가 그림 작파한지 몇 년 되는걸요. ㅎㅎ
하기 싫다니 아깝지만 어쩌겠어요.
큰 아이는 꾸준히 그리기는 하는데 순수미술하곤 좀 다른 방향이고요
이번에 대학도 문과로 들어갔어요.
히스토리 전공한다네요.
오히려 요즘엔 제가 열심히 그립니다. ㅎㅎ
그동안 색연필화 그리다가 오늘 아크릴화 하나 완성했어요. ^^
그림그리면서 제가 은근히 성질이 급한 구석이 있다는걸 알게되곤 해요.
발색이 좀 깊이가 없는데도 유화보다 아크릴이 좋은 이유는 딱 한가지.
빨리 말라서요. ㅎㅎ
참나무.
21/08/2011 at 11:55
…줄줄이 사탕, 이 버릇을 고쳐야하는데..ㅎㅎ
‘시녀들’ 배경 속 그림도 궁금해서 큰 화집을 다 펼쳐봤답니다
거울을 잘 이용하는 점도 특이하고,
제가 잘 몰랐던 그림들 더 자세히 살펴보고싶게 했답니다
명작 스캔들에선 또 제가 몰랐던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까, 궁금해 하고 있답니다
베르메르 vs 베르메르 그것까지 기억해주시다니.
요즘 여행기 정리하느라 바쁘지요…^^
참나무.
21/08/2011 at 12:01
아니 …무슨 수업도 듣는다면서 언제 또 그림까지?
넘 치열하게 사는 거 아닌가요
예전부터 아크릴화 싫어하는 거 제가 알지요..^^
따님들, 순수 미술 아니면 어때서요
어쨋든 인문학 집안인갑다~~ 합니다
그 감성이 어딜가겠는지요..ㅎㅎ
Elliot
21/08/2011 at 18:15
교황 인상이 넘 험악하네요 -_-
(실물보담 더 잘 그려달란 부탁을 안 했거나 화가를 홀대했거나 둘 중의 하나 ^^)
그럼 앞으론 마이란님이 그린 그림을 포슽으로 올려보세요.
내가 우호적으로 솔직한 평을 해드릴께…. ㅋㅋㅋ
도토리
24/08/2011 at 08:14
명작 스캔들.. 그거 수욜.. 오늘 하는거 아닙니까???ㅎㅎ^^*
참나무.
24/08/2011 at 23:58
답글이 많이 늦었네요
험한 인상이지만 성격까지 다 보이는 듯하지요 엘리엇 님…^^
이번 주도 보지못했지만
틀림없이 화요일 11시 40분 맞습니다
요즘은 아무것도 못하고 EIDF 보느라 정신없이 지냅니다
도토리
25/08/2011 at 04:20
수요일에 화요일 신문을 본 제 불찰이었습니당..ㅎㅎ^^*
참나무.
27/08/2011 at 13:29
Manon 님 포스팅 참고로
http://blog.chosun.com/blog.log.view.screen?blogId=33012&logId=4406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