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고집

The Loge, 1908, oil on canvas, Musée d’Orsay at Paris

넉넉한 전시 기간이라 미루다 마감 앞두고 부리나케 다녀온

‘고흐의 별밤과 화가들의 꿈’ (오르세展- 대문 참조)

피에르 보나르 이 그림 (한글로는 ‘특석’ )앞에서 고집을 보았다

인상파 중에서도 나비파에 속하는 보나르,

대상을 그대로 그리기 보다는

느낌을 중시하여 특히 편애한다

그 당시 파리의 일부 귀족들은 살롱을 드나드는 대신

극장의 특실에서 자신들의 귄위를뽑내는 것이 유행(?)이었는지

극장 특실에서 우아하게 앉아있는 귀부인들이

부채나망원경을 든 그림들도 많은데

이번 예당의 오르세 전에도 같은 제목 ‘특실’을 달고

세 그림을 나란히 전시한 의도는 주최 측의 센스라 생각했다.

주문 제작임에도 가운데 남자는 얼굴이 잘려있고

다른 인물들도 지루하고 우울한 표정 일색이다

특정 계급의 이런 유행을 싫어하여 비판하고픈

보나르의 느낌이 잘 살아있는 그림이라 보면 될까

Madame Gaudibert

Madame Gaudibert, 1868, oil on canvas, Musée d’Orsay, Paris

모네의 후견인도 부인의 초상화를 부탁해서

완성되는 동안 풍족한 그 집에 머물면서

고생하고 있는 부인 까미유와 아들 장 생각에

언짢은 마음을고개를 옆으로 그린 것으로 풀었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뢰인은 완성작에 흡족해 하면서

이후에도 계속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데

얼굴을 자른 피에르 보나르의 의뢰인 후일담은 잘 모르겠다

화가들의 이런 고집 때문에 두 그림은

비평가나 세인들의 시선을 끈 건 아닌가 싶다.

두 화가는 닮은 점이 또 있다

부인 까미유가 죽은 이후 모네는 인물화를 그리지 않았고

보나르는 부인 마르뜨가 죽은 후

아예 침실까지 잠궈버리고

인물화는 안그렸다고 알고 있다

지난 토요일 풍월당에서 감상한 바렌보임

짤스부르크 실황 DVD는 차이콥스키 여서

내가 나에게 스스로 농을 걸었다

"바렌보임氏가 바로 어제 ‘별밤’을 원없이 보고 온 걸 아셨나 보네…"

(살아내기 팍팍한 세상, 이런 농이라도즐겨야지…^^)

지휘봉에다 캔버스에다시 한 수에다

자신의 뜻과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가진 예술가들이 부럽다

젊은 롯데의 비밀,

롯데에서 본 롯데,

젊은 베르테르의 연인, 상상 속의 롯데를

맘대로 그려낸현존하는 윈저 조 이니스

(그림이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끈기와 용기 있는 예술가들은 모두부럽고 아름답다

023.jpg

죽임 당하러 가는 유기견들. . .

자신의 키보다 훨씬 큰 슬픈 입간판 사진을 들고

1인 시위를 할 수 있는할머니도

예술가라 우기고 싶은데

뒷모습 조차 찍을 수 없는 용기없는 나는 뭔가

019.jpg

어린 왕자는 명동 한 가운데 진열장에도 있고

마티스는 카페 메뉴에도 건재한다

052.jpg

요즘은 예술과 명작이 도심 한가운데도 늘려 있어서

많이 즐겁고 조금 심란하고

050.jpg

비현실세계로 들어가

048.jpg

현실로 돌아오는 일이 잦다보니

더 깊히 비현실적으로 빠져 사는 건 아닌지 몰라

The story of a starry night (별이 빛나는 밤의 사연)

차이콥스키 오리지널 보다

델라 리즈에 빠져 지내던 시절이

조금 그리워서 . . .

7 Comments

  1. 참나무.

    26/09/2011 at 03:18

    음악 시끄러우면 Esc 키 누르셔요…

    오늘 포스팅 상당히 건방져보이네요…ㅋㅋ
       

  2. 김진아

    26/09/2011 at 06:52

    ㅠㅠ 너무너무 감사해서..
    오늘 월요일이라서 한산해요.
    저녁에 집으로 들어가서 스크랩 하려구요.
    동생 일로 준혁이 보여달라는 것 전시회 다 취소했거든요.

    고맙습니다.

    참나무님..^^   

  3. 참나무.

    26/09/2011 at 10:37

    준혁이 위해서
    다행입니다 29일까지니까

    전 외국나갈 기회가 적어서 좋은 기회다 하고 가급적 보는 편입니다
    더구나 페키지 여행이면 자유롭게 보지도 못할 것 같아서
       

  4. dolce

    26/09/2011 at 23:32

    마치 공연장에 온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음악도 뮤직칼을 보는 것 같구요.

    엣날 같이 이렇게 우아한 여인들 – 속사람이 슬프든 아프든 – 과 함께 한다는 것은
    삶에서의 하나의 즐거움일 것 같아요.

    꼭 그런건 아니지만 분위기에 따라서 전시회의 격이 틀려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

    그림도 시와 음악같이 설명이 있으니까
    정말 이해하기가 쉽네요.
    오늘도 공부많이 하고 갑니다.    

  5. 참나무.

    27/09/2011 at 00:00

    예당 오르세 전 입구를 전시 중인 작품 중 하나인
    꽃과 여인으로 꾸몄더군요

    더구나 아치여서 마치 꿈속이나
    비현실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느꼈거든요

    제가 ‘ 피에르 보나르’를 워낙 좋아해서
    그에 관한 포스팅이 꽤 많을겁니다

    친절하신 답글로 힙을 얻고나갑니다
    오늘 수영장팀들과 운동 끝마치고
    ‘서울숲에 모이자~~’ 했거든요

    시작한 김에 수영 코치,또 버스 기사님 점심까지 준비하느라
    아침부터 바빴답니다. 가져갈 게 꽤 무거운데요…
    돌체님의 하루도 기쁨으로 충만하시길빌어요…^^
       

  6. summer moon

    27/09/2011 at 00:11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봐도 그렇고
    보나르의 그림들을 봐도 그렇고
    이젠 참나무님 생각이 꼭 나요.^^

    현실과 비현실이 마구 뒤섞여서
    뭐가 뭔지 모를 때가 가끔있는데…
    술 마시지 않고 기분좋게 취한 느낌이랄까…^^    

  7. 참나무.

    27/09/2011 at 12:01

    오늘 서울대 다녀왔어요
    브라질 영화제가 그곳에서 열려서
    아마 내일도 갈 것같습니다
    내일을 위하여 오늘은 사전 답사차

    그리고 서울대미술관에서 전시 하나 보고
    복도에 걸린 그림 들 중 친분있는 김병종화백 작품볼 때
    젤 먼저 달님 생각했다는 거 아닙니까

    영화제가 넘 알차고 좋아서 잠시 후에 소개하겠습니다…^^

       

Leave a Reply

응답 취소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