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 기다린다고 다 맛난 집은 아니더라

사간동,소격동,삼청동을 돌고 선재아트 지나

이화익 갤러리 맞은편 풍문여고 쪽으로

히든 스페이스 (hidden-space 갤러리) 가는 좁은 골목길을 접어들면

허름한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몇 번 그런 장면을 목격하니

도대체 뭘 파는 집인지 궁금해서 알아보니

떡볶기가 메인인 분식집이었다 – 난 별로 좋아하지 않는

떠볶이가 도대체 얼마나 맛나면 저렇게 기다려가며 먹을까

어느 날 부터는 사람이 없을 때 맛이라도 한 번 보자

이런 결심을 품었지만 당췌 그런 기회는 안생기고

심할 때는 앉을자리가 없어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보였다

낫살께나 먹어가지고혼자 우두커니앉아 있기는 도저히 못하겠어서

눈치만 보다 급히 지나갈 데 있는 바쁜 사람처럼 지나치거나

얼른 계단을 지나히든 스페이스 (이 절묘함이라니) 로 숨어버리곤 했다

(tip ; hidden space 갤러리 입구엔 원두커피 찌꺼기를 동그랗게 찍어

포장해서 담아둔 소쿠리가 있는데 고객 서비스용이니집어와서

냉장고나 화장실에 두면 좋다(인공방향제는 공중화장실냄새같아 당췌…)

그런데 10. 6일 4시경

그 골목길을 접어드는데

무슨사건인지 벤치가 비어있는 것이었다

151.JPG

이상하다 ?

장사 안하는 날인가? 슬쩍 엿보니

가게 안은 발 디딜틈도없이사람들로 붑볐다

옳다~~ 이런 절호의 찬스가 드디어…!

나는 용기를 내어 처음으로앉아 있어보니

에이프런 두른 아주머님이 주문서를 건낸다

떡볶이 종류가 많기도 하다

치즈, 불고기, 해물, 야채.

근데, 세상에나 1인분이 4,000원 – 내 눈을 의심했다

그래 ~~별난 맛인갑다. . 쳐 주고

해물에다 1 써 넣고 기다리니

곧 아주머니가회수를 하러 오는 것이었다

얼마나 바쁘면 골목 의자에서 주문을 받을까

근데 내 주문서 해물 1인분을 보더니

최소한 2인분이 기본이라네?

( 아니 혼자는 오지말라는 법도 있나?)

– 혼자 어떻게2인분을?

– 혼자 2인분 먹어도 별로 많지않아 괜찮다 는 말을 보탠다

늙은 여자가 혼자 분식집에 들어와 2인분 먹는 그림 그려보니

죽어도안되겠어서 시작했으니

호박이라도 찔러야겠고, 이런 기회가 또 있겠냐 싶어

포장이라도 해 달라고 2인분 8천원을 건내고

기다리는 시간에이곳 저곳 사진이나 찍었다

가끔 떡볶기 1인분도 많아 (또는 골고루 먹고싶어)

튀김과 섞어 2천원어치만 시켜도 오댕국물까지 주는

울동네 분식집이 최고네 하며

176.JPG

끓이지 않으니 포장은 금방 나왔는데 제법 무겁다?

– 아니 왜이리 무거워요

– 물까지 부었으니 그대로 끓이면 된다 했다

혹시 시간 남으면 강남이라도 건너갈까 했는데

치렁치렁 무거운 거 들고 가긴 그래서

아직도 안가본 북촌 골목몇 군데 돌다 집으로 왔다

177.JPG

큰 냄비에 부으니 국물이 보통 많은 게 아니어서

된장찌개는 다시 집어넣고 저녁 식탁에 올렸는데

남편 얼굴에 (뭘 이런 걸다 ? ) 요래 써 있었다

여차저차 내력 설명하고 국물 맛을 보니

먼저 단맛부터 전해지는 게 아닌가

( 참고로난 단건 질색이고 남편은 팔색이고. . .)

한마디로 대 실망이었다

해물이라고 홍합이랑 오징어가 대부분이다

우린 오징어도 싫어하니 ( 어유~~무서워, 콜레스테롤. . .)

다른 국물이 없어 먹기는 했는데 반이나 남았다

남편에게 미안해서

저녁 식탁 치우며 필요이상 투덜거렸다

‘둘이 먹어도 반이나 남는데 이걸 혼자 먹어라는

그 가게아줌마도 이런 걸 맛나다고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도 이해할 수없노라’ 며

식성이 제각각이라 심하게 우길 순 없는 일이어서

가게 제목 검색해서 보니

젊은이들은 분식가격치곰 비싸지만

다른 음식값 대비, 맛은 좋다는 글이 보이기도 했다

난 가게에 들어가 직접 먹어보진 않아 몰랐는데

냄비 손잡이가 없어 불편하다는 평도 있고

국물에 라면이나 만두도 추가로 넣어먹고

국물 자작할 때 볶음밥(2,000)을 넣고 비비기도 한다던가?

여튼 국적불명의 이런 요리에도

달인이 붙고 상장도 주렁주렁 걸려있긴 하더라만

결론은 줄 서서 기다릴 필요까진 없는 메뉴였다

심할 땐 한 시간 이상 기다린다던데 ( 아유 그 좁은 골목에서? )

149.JPG

먹쉬돈나

사람들이 많이기다리는 집이니

지말고 내고 얼른 가라는 뜻이란 설명도

어느 분 후기에서 본 것같다

남 원망할 거없다

내탓이요 다 내탓이로소이다

쓸데없는 호기심 이것이 문제로다

8 Comments

  1. 술래

    06/10/2011 at 15:51

    단맛에 질색 팔색 저희집하고 꼭 같아요. ㅎㅎ

    쓸데없는 참나무님의 호기심 덕에 다른 사람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건너 뛸수 있게 해 주셨으니
    좋은일 하신 겁니다.
    특히나 단맛에 질색 팔색인 부부라면…ㅎㅎ

    제 남편은 빨강 떡볶이는 안 먹는데 궁중 떡볶이는
    좋아하대요. 홍콩사람 제 이웃에게도 먹여 봤더니
    맛있다면서 잘 먹고요.
    떡을 무슨 맛으로 먹느냐는 외국인들도 많은데…   

  2. 참나무.

    06/10/2011 at 16:45

    그러게나 말입니다
    이젠 다신 그 골목 눈길도 안줄랍니다
    일본 관광객을 겨냥한 가게인지도…?

    울아들도 궁중식 간장떡볶이 좋아해요

    요즘 은행나무 근처엔 자연 친화적인 냄새가 어찌나 심한지
    외국관광객(서양이나 유럽쪽)들 참 많던데
    냄새나는 나라라고 혹 오해하진 않을까
    조선걱정은 다 하고 돌다댕겼네요..ㅎㅎ
       

  3. 김진아

    07/10/2011 at 04:01

    지나치게 단 맛은 저희집도 마찬가지인걸요.ㅎㅎ
    짜장면도 단 맛이 나면 두번다시 그 집에 주문 안하고, 떡볶이는 더더욱이요.
    성남시내의 구 시청 뒷길에 보면 오래된 떡볶이 집이 두 곳이 남아있어요.
    별로 볼 것은 없는데..그냥 밀떡과 쌀떡인데 맛이 있거든요.
    줄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옛 맛이 변하지 않는 곳이라 가끔 갑니다.

    요즈음은 아이들에게 간장 떡볶이와 소금 떡볶이를 해주어요.
    그리고 고추장 보다는 고춧가루를 선호하고..입 맛이 제각각이라

    만들때도 웃을 수 밖에 없습니다. ^^   

  4. 참나무.

    07/10/2011 at 04:16

    소금 떡볶이도 있나요?
    역시 아이들이 어리니까 이렇게 저렇게

    어쨋거나 나름 연구해서 소문난 집이니
    뭔가 이유는 있겠지만
    맛 보다는 왜 1인분을 안파느냐는거지요

    혼자사시는 분들 서럽게…^^   

  5. elan

    07/10/2011 at 04:47

    맛집에 호기심 못버리면 버리는 것은 주머니속의 돈과, 시간과 입맛입니다. 특히나 언론탄 집 치고 제대로 음식 나오는 곳 드믈고요, 최근 유행하는 소셜 쿠폰의 경우는 해외 브랜드 달고서는 폐업 직전인 음식점을 전문으로 하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곳까지도 있더군요.

    그리고 더더욱 믿을 게 못되는 것은 각종 블로그의 음식점 방문기 입니다. 악플은 경쟁업체에서 달아올린 것일 수도 있고, 선플은 자기 광고 위장글이고… 이런 경우가 많아서, 결국은 가격이 특별히 착하지 않는한 관심끊고 사는게 마음의 평화를 얻는 길이 아닌가 합니다.   

  6. 佳人

    07/10/2011 at 09:08

    저도 그 줄서기 대열에 서서 기다리다 먹었는데
    별 감흥이 없는 맛이었어요.
    왜 그렇게 줄을 서서…가끔 맛 보다도 명성 때문에 사람을 모으는 곳이
    있는 것 같던데, 그런 사람들은 정말 운이 좋은 건지..
    암튼 축하드려요, 호기심 하나 사라져서..ㅎㅎ   

  7. 참나무.

    07/10/2011 at 09:39

    맛집 보다 요즘은 병원도 조심해야겠습니다
    인터넷 정보 다 믿을 게 못된다… 가 정답이겠지요

    너무 많은 정보들로 가끔은 머리도 아프지요   

  8. 참나무.

    07/10/2011 at 09:40

    정답입니다
    호기심 하나는 확실히…^^

    근데 직금도 억울하네
    왜 1인분은 안파는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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