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와서, 고마운 날

Frédéric Burgmueller-Nocturne-cello and guitar

물리치료실에서 카이-정기열이 들려주던. . .

아르페지오네는 슈베르트 때문에

그 명맥을 이어온 거나 마찬가지. . . 가 내 수준인데

아르페지오네로 연주된 다른이의녹턴을 물리치료실에서 듣게 된다

연주는 낯익었지만 하 궁금하여 같은 곡을 찾긴 했는데

아르페지오네 연주는아니고 그냥 첼로와 기타 듀엣.

기억하고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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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척 하느라 남편 도시락 싸서 출근한 이후

계속 누워 있다 어제 일기쓰고 있는데

비오는 소리가 들렸다

앗 반가워라

순간 아픈 건 다 잊고

비야 내려라 줄기차게~ 빌었지만

어영부영 하고 만다

근정전 물줄기 보려면 이 정도로는 어림없지

나갈 때 쓰고간 우산 돌아올 땐 접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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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게으름 부리다

츄리닝 바람으로 물리치료나 받으러 갔다

그 전에 빵집부터 먼저 들린 후.

나이 지긋한 울 동네병원 물리치료사 어찌나 친절한지

첫 날 갔을 때 이상한 라디오 소리 시끄러워

참을 수가 없어서 -내가 좀 별라야지…;;

– 대단히 죄송하지만 . . .

양해를 구하고 장일범 좀 틀어달랬더니

다이얼 맞추기 어려운지 한참을 씨름하면서

– 어떤분은 꼭 MBC 수다 뜨는 거 틀어달래서 …

환자들 일일이 비위맞추기 어렵다면서도

내 부탁을 들어준 게 고마워 오늘은 맘 먹고. . .

빵부터 먼저 건네드리고 지정한 침대에 누웠다

뜨거운 맛사지에다 주물러 주고 두드려 주고 . . .

어느 자식이 남편이 이렇게 오랫동안 불평없이 해줄까

요 며칠 동안은 물리치료사가 이 세상에서 제일 고마웠다

바로 옆의 분은 호주에서 물리치료 받았을 때

16만 원 가량 들더란다

만 6천 원 아니구요? 이 말을 세 번이나 했다던가?

나도 아직 믿기지않는다만

우리동네는 물리치료만 받으면 천 오백 원

혈압 첵크하고 처방지 받고 해도 합이 4천 원

대~~한 민국 참 좋은 나라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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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별나게 더 친절하시다

전기 쇼크 안마기도 좀 강했지만 참았고

맛사지 온도도 지나치게 뜨거웠지만

넘 미안해서 가만 있었다

이러다 혹 화상이라도 싶을 정도였다

– 아니나 다를까 내 연한 피부, 지금 바지 올려보니 바알갛다

찍찍이(벨크루와)를 느슨하게 풀기 까지 했는데도

끝나고 전신 안마까지 하고 가라 해서

충분히 쉬다 왔다

오늘 혈압도 120에 80 정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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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은근히 걱정했다

지금 이대로 딱 멈춘 정리 안된 우리집 생각하니

열이 화악 올랐다.

그래서 더 혈압이 안내렸을까..ㅎㅎ

이번 혈압 제대로 내려가면

집안 정리부터 해야지… 했는데도 이렇게 게으름 피우고 있다니

오늘도 시장가는 길, 임 아트에서

붕장어 스시 등 대여섯 개 종이 도시락에 담고

가쓰오 우동 4개들이 포장 사와 집에서 끓여 먹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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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통도 들러 지난 추석 식혜 사기로약속해 놓고

수영장 회원이 파는 단호박 식혜사느라

약속 못 지킨 게 미안해서 빵 하나 건내드리려고

날씨가 추워지니 오뎅도 하신다

아침밥 대신바나나 1개 먹고 그냥 나와

약간 시장끼도돌아 오뎅 2개 시키니 국물도 넉넉해서

그냥 그 곳에서 스시 펼치고 몇 개 먹었다.

커피 한 잔~ 하겠냐신다

– 울집엔 블랙 밖에 없다시며

– 더 좋은데요

근데 할머님이 말씀하신

‘블랙 밖에 없다’ 는 ‘봉다리 커피는 없다’는 뜻이었다

더 반가운 건애플이 그려진 노란 머그잔

할머닌 알 바없는 애플의 사연,

속으로즐거워하며 참 고맙단 말씀 여러 번 드리고

담배 끊은 남편 때문에 산 군것질거리 하나 더 두고 나왔다

헤르만 프라이

비 와서 오늘 하루 공쳤지만 참 감사한 날

물리치료사 아주머님. 김밥 할머님

그리고 언제나 친절하신건강 상담 전문

울 동네 약사님도 함께 칭찬하고싶어서

근데 지금 생각하니 약사님 드릴 빵을 깜빡 했다

조선망하고 대국망할 이 건망증을 어이한담. . .;;

P.S:

어제 음악회 앵콜 곡, 같은 피아노에 텃치도 비슷한 것 같아서. . .”

엘리 아멜링 ‘헌정’

슈바르츠코프 ‘헌정’

마.칼 주인장 대신. . .;;

5 Comments

  1. decimare

    14/10/2011 at 21:20

    "조선 망하고…대국 망할…"

    이 표현 재미있군요. ㅎㅎ

    여기서 "대국"이란…중국을 말하는 듯…
       

  2. 참나무.

    14/10/2011 at 22:25

    조 위 헤르만 프라이 퓃션 어때요
    마레 님은 어떤 차림일까 궁금해서..ㅎㅎ

    아싸비아도 재밌데요
    그렇게 깊은뜻이 있는 줄 몰랐다는…^^

    그리고 심심하지않으려면 타 블로그 답글 많이 쓰면 된다든데요
    블로그 이것도 상부상조라지요 – 뿌린만큼 거둔다 인가요
       

  3. summer moon

    15/10/2011 at 03:38

    참나무님이 ‘게으른척’ 하신다던가
    ‘공쳤다’고 그러면서 하시는 일들을 다 따져보면
    그리고 만약에 제가 그일들을 모두 했다면
    저는 아마 너무 바빠서 미칠뻔했다고, 무지 피곤하다고
    난리를 필거에요.ㅎㅎ

    그런데 아픈건 조금 나아지고 있는지요?
    빨리 상큼한 상태로 돌아가야 하는데…그래야 또 멋진 외출을 하실테니까요.^^    

  4. 참나무.

    15/10/2011 at 04:15

    …어제 깜빡한 약사님의 빵은 아침에 다시 사서 수영장 가면서 전했습니다

    걱정마셔요…저 다 나았습니다

    오늘은 집에서 하루종일 바느질 해야합니다
    낼까지 샘플 몇 가지를 완성해야 해서…

    서을은 오늘도 비가 종일 올 것같은데요…
    푸욱 잠 잘 잔 소식 듣고 저도 안심…^^*
       

  5. 참나무.

    15/10/2011 at 04:30

    우리집은 지금 유한락스로 소독중 …ㅎㅎㅎ

    아침에 음식물쓰레기 통 소독하느라 유한락스 통 들다 떨어뜨려 부엌바닥에 쏟은 김에
    아까워서 거실까지 밀대로 밀고 그대로 수영장 다녀왔는데
    문 열자마자 유한락스에 취해서 쓰러질 뻔…ㅎㅎ

    겨우 선풍기 틀고 사방 문 열고 환기 시켰답니다

    순발력이 점점 떨어져 뭘 집다 자주 떨어뜨립니다- 바야흐르 늙어가는 증거겠지요
    그래도 뭐 괜찮습니다 덕분에 거실과 부엌바닥 찌든 떼 말끔해졌답니다.
    오.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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