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정리 2. 선산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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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제 동생이 서울숲에 놀러왔을 때

손잡이가 너덜너덜한 천 가방 얘길 했습니다

도서관 다닐 때 제부가 꼭 그 가방만 들고다닌다고

제가 동생을 위해 만든거라면

틀림없이 여자용 무늬의 천이었을텐데

남자인 제부가?

– 유니섹스 시댄데 뭘…하며

꼭 그 가방만 고집한다는 겁니다?

전 어떤 거였나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아

AS 해줄게 가져오라 했더니

낡아서 언니도 어쩌지 못할 거라 합디다

그래도 전문가에게 맡겨봐라했더니

들고 왔을 때야’아하~~’ 생각이 나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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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주전자가 다 들어간이 가방입니다

너덜거릴 때 까지 잘 사용한’특별 고객’을 위하여

수선에 들어간 겁니다

다행이 그 때 천이 아직 있어서 바이야스만들어

데레비 보며 끈 주위에 비잉 다 둘러쳐 둔 거

아침에는 안 쪽에 호주머니까지 달아주려고

바늘 잡았는데

갑자기 인증샷 올릴 일이 생겨 또 컴을 열었네요

– 이러면 아침시간 많이 빼앗기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놀멘 놀멘 사는게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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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도 걸어도’ 블루라이트 요코하마

나오던 그영화 보신 분 계신지요

산소에 갔을 때 집에서 제사 모실 때도

나비 한 마리가 날아다니던 거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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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을 피우자 마자 귀뚜라미 한 마리가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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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이시, 떡 한 접시에 육포만 덜렁 . . .

작년까지만 해도 전이란 적이랑 다 준비했는데

며느리 기절할까봐 자꾸자꾸 간소화 시키는 중입니다

다가오는 13일 시어머님 기제사도 최고로 간단하게 하자고

울집 남자하고 합의도 봤습니다

204.JPG죄송해요 엉덩이 …;; 초상권 때문에

저는 유언장에 기재해 둘겁니다

제사 같은 거 지내지 말라고

국립의료원에 장기 기부해 뒀으니 화장하여

강이나 바다, 아니면 형편 닿는대로

선산 주변소나무 아래 뿌리라고. . .

명절이면 여행이라도 가서

엄마생각 나면 커피나 한 잔 끓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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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시누이가 준비한 원색의 made in china

조화만 남겨두고 하산을 했습니다

좀 더 고상한 색은 없었는지, 나원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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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첫 방문인 며느리에게

방학하면 내려와 우물가에서 등물한 얘기도 하고

디딜방아에 올라도 가 보고 그럽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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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싯간 높은 데 함 드가볼래? 짓꿎게 묻기도 합니다

맨 처음엔 무서웠지만 그담엔 괜찮았다고..ㅎㅎ

요즘은 뒷채에 수세식으로 자알지은화장실 두고 뭐하러 가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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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에게 삼단 삼 시마 화투 배운 이야기도 했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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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묘(家廟) 앞의 꽃무릇도 다 져버리고

올해는 석류도 많이 안열렸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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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귀뚜라미랑 청개구리 중 누가 할머니?

잘 우는 귀뚜라미가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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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끝날 무렵 시골 차부 이별식 땐

늘 우시던 시어머님 생각도 났거든요

서울 올라오면서 저 혼자 웬~~갖 잡생각 많이 한

2011년 시월 선산行 이었어요

13 Comments

  1. 슈카

    09/11/2011 at 02:19

    선산 다녀오신 사진 보니까 저도 할머니 할아버지 산소에 다녀오고 싶어요.
    통싯간 앞엔 제가 좋아하는 오랑캐꽃(자주색 달개비)도 피어 있네요^^   

  2. 도토리

    09/11/2011 at 05:12

    한옥을 이렇게 잘 관리하시기도 힘들텐데요..
    비워 놓으면 더 못쓰게 된다고 유홍준 샘께서 tv에서 말씀하시던데..
    하여간에 뼈대있는 가문… 맞습니다. 맞구요…
    고향에 찾아갈 곳이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한 일인듯 싶습니다.^^*

    글구….. 오랑캐꽃이 달개비였군요…. 방가워요…^^*
       

  3. 참나무.

    09/11/2011 at 05:36

    텔레파시가 통했수다 소리맘~~
    좀 전에 2014타고 그대 집앞을 지나왔는데…

    맞아요 자주달개비- 근데 오랑캐꽃이라 그러나요?-나도 헷갈려서…

    ( 화천서 벌떡 김치가 왔습니다
    풀면서 한 번 찢어먹어보니 아주 싱싱한데요…^^)   

  4. 참나무.

    09/11/2011 at 05:43

    선산행…지난 사진 중에 꽃무릇 피어있나 혹시 찾아봤더니
    모~~두 배꼽을 내밀고 있어서…;;

    참 이상한 건 그 때도 나비랑 청개구리가 나왔다네요
    벌써 잊었는데 …
    내년에도 만약 그렇다면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글고 시댁 본가는 도에서 관리를 해 준답니다
    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CC TV, 소방시설까지 되어있고
    뒷채에 관리하는 친척이 살고계시지요…^^
       

  5. 참나무.

    09/11/2011 at 06:28

    오랑캐꽃을 제비꽃이라고도 한다고 오래 전에 들은 것 같아 찾아봤어요…^^
    슈카 님도 아마 착각한 듯…?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322271

       

  6. 무무

    09/11/2011 at 07:36

    음력 10월엔 선산행이 많으시죠.
    고향에 사는 저희들은 손님 접대로 바빠지는 달입니다.
    그래도 많이 오시는게 낫더라고요.^^
       

  7. 도토리

    09/11/2011 at 08:39

    크아… 그니까 제비꽃이 오랑캐꽃입니다…
    잘 알겠습니다.
    잊어버리지 말아얄텐데 총기가 예전같지 않아서리… ^^*   

  8. 참나무.

    09/11/2011 at 13:13

    천황식당 맛없는 비빕밥 먹으며
    연리 생각이 간절했답니다. 내년엔 꼭 합니다만…   

  9. 참나무.

    09/11/2011 at 13:29

    내일 할머님들 크리스마스 특강 준비 완료…!
    장수 헤아리기가 젤로 어려워요 저는..ㅎㅎ

    5조각 다 챙겨페키지 만들었는데
    아 글쎄 안감을 깜빡해서 다시 죄다 풀어 끼워넣고…;;

    오늘 달 보셨나요
    별도 유난히 총총 밝아서 한참을 보다왔네요

    피곤은 하지만 뿌듯한 하루…!   

  10. summer moon

    10/11/2011 at 01:55

    와아!!! 아름다워요!!!!!!
    저는 이런 집에서 살고 싶은데….
    (물론 마당쇠, 부엌어멈….등등 함께 있다고 가정하구요.^^)

    원색 메이디인차이나 여기서도 참 많이 봅니다.ㅎ   

  11. 참나무.

    10/11/2011 at 02:48

    유년시절 생각이 나나보다 달님은…^^

    슬픈 ‘메이드 인 차이나’…   

  12. 술래

    10/11/2011 at 18:11

    새식구 데불고 가신 선산행 흐뭇하셨겠습니다.
    저희 친정도 제 딸애가 외갓댁에 갈때쯤해서
    수세식 화장실을 들였더랬는데…
    통싯간이라고 하는군요^^*

       

  13. 참나무.

    10/11/2011 at 23:00

    네에..울집 두 남자 이것 저것 설명하느라 바쁘더군요
    일요일 제사가 있어서 또 모일겁니다
    오늘은 제삿장 본격적으로 보는 날…^^

    통싯간 – 통 하고 시이 하는곳…ㅎㅎㅎ
    경상도 방언이지요 – 뒷깐이라고도 하지요

    이제 술래님 보면 잡스 생각이 난답니다
    요즘 전시장 다니면 사과가 자주 보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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