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소생한 아침

(. . . . . . .)

부질없을지라도
먼 데서 반짝이는 별은 눈물겹고
이 새벽에
별 하나가 그대와 나를 향해 깨어 있으니
우리 서 있는 곳 어디쯤이며
또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저 별을 보면 알 듯합니다.
딴엔 알 듯도 합니다.

김사인, 새벽별을 보며 일부

어젠 경동 시장 다녀왔는데

울집 남자한테 전화를 받습니다

이번 시어머님 기일엔 제꾼들이 많을 거라는 . . .

살짝 걱정되어 5시경에

다시 경동시장엘 다녀왔더니

파김치가 되어버려. . .

와중에도 장거리를 만지니

아킴볼도 (Giuseppe Arcimboldo) 생각이 나서

과일이랑 야채랑 좀 놀기도 했습니다

003.JPG

아침. . .다시 소생하야

별 무리없이 일과를 시작합니다

젤 먼저 베란다에 나가

어제 간해둔 생선들 플라스틱 망에다 건져두고

토요일이니 분리수거도 했고

새벽별 보는 걸 깜빡했네요

-글쎄. . .안개가 끼어?

001.JPG

밤에 쓰는 편지 3김사인

한강아
강가에 나아가 가만히 불러보았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작은 목소리에는
대답하지 않습니다 돌아보지도 않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나 값싼 눈물 몇 낱으로
저 큰 슬품을 부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참으로 큰 분노와 슬픔으로 흐르는 것인 줄을
진즉 알고는 있었습니다
한강아
부르면서 나는 저 소리없는 흐름에게 무엇을 또 기대했던 것인지요
큰 손바닥과 다정한 목소리를 기다렸던 것인지요

나도 한줄기 강이어야 합니다
나도 큰 슬픔으로 그 곁에 서서
머리 풀고 나란히 흘러야 합니다

P.S:

토요일, 오늘은 전진수 영화음악 특집이네요

지금 들으며 곧바로 음악 심습니다

스텐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들을 소개한답니다

오늘 음악은 ‘스파르타쿠스’ ost사랑의 테마

(Spartacus – Love Theme )

정작 이 영화는 무슨 이유에선지

자신의 필모그라피에 올리지도 않았다지만?

지금은 카라얀, 베르린 필의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 가 흐르고

제 컴 시계로 지금 8시 21분

오늘, 한강에선 김사인 시인

싯귀가 생각날 것같습니다

가을 만끽하는 주말 되시길바랍니다

8 Comments

  1. 12/11/2011 at 00:56

    알록달록 색색의 과일 바구니 뒤로
    카메라를 들고 계신 참나무님 모습 보여요.^^

    마음으로 늘 시가 강물처럼, 음악처럼 흐르는 일상이,
    가까운 곳에 강을 끼고 사시는 일만큼 부러운 아침입니다.^^

    참나무님께서도 행복한 주말 지나시길 바랍니다.   

  2. summer moon

    12/11/2011 at 01:35

    저는 어떤 때는 과일이나 채소들을 색깔이 이뻐서 보느라고 사는거 같아요
    사가지고 그릇에 담아 놓고 ‘이쁘다’ 그러다가
    정작 먹는건 잊어버릴 때가 많고…^^

    아킴볼도의 작품들은 늘 무슨 숨은그림 찾듯이 보면서 웃구요.ㅎ

    시장엘 두번이나 다녀오셨으니 얼마나 바쁘실지 짐작이 가네요.
    옆에서 심부름할 사람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한번도 한강을 불러 본 적이 없는데
    다음에 가면 저도 한번 불러봐야겠어요
    ‘한강님!!!!!’ 이렇게요
    그럼 대답을 듣게 될지도…^^

    주말 잘 보내시길요 !!!!
       

  3. 마이란

    12/11/2011 at 02:25

    요새 마종기 시인의 전집을 다시 곁에 두고 있는데
    어제 읽었던 ‘한강’이란 시의 한 구절, 놓아두고 싶어졌어요.

    …..

    다음 번에 내가 한강을 찾아가 맑은 물 찰찰 흘리며 너 왔구나, 반갑다 말하면,
    에라, 꼭 틀어안고 뒹굴면서 길고 은근한 입맞춤을 한판 벌일 수밖에. 너밖에
    사랑하지 않았노라고, 귓속말로 몇 번이고 고백할밖에.

       

  4. 무무

    12/11/2011 at 04:48

    레몬을 보니 레몬차가 만들고 싶어지네요.
    유자를 사서 백김치도 담궈야겠구요.^^
       

  5. 도토리

    12/11/2011 at 06:39

    넵.. 지쳐가는 가을의 끝자락을 부여잡는
    주말 보내겠습니다..ㅎㅎ^^*   

  6. 노바

    12/11/2011 at 20:49

    유자와 모과 향이 진하게 맡아집니다.

    뜨거운 물에 유자와 모과청을 넣고 마시면
    노곤함이 풀리려나…   

  7. 산성

    12/11/2011 at 22:45

    한강아…
    어디 한강 뿐이겠습니까만…
    올려두신 제목처럼 다시 소생한 아침…입니다.
    하룻사이 남쪽엘…
    광안리에서 본 달이 밤새 따라 오더이다^^

       

  8. 참나무.

    15/11/2011 at 23:57

    진짜 과일사진 제 그림자 조금 보이는데요- 전혀 몰랐는데 세심하신 섬 님…^^

    울집 거실 요즘 풍성하답니다
    다른 과일까지 보태져서…^^
    저도 이래놓고 보다 썩힌 적도 있지요… 달님.

    색갈 좀 더 보다 모과랑 유자는 썩기 전에 꿀에 재워
    청 만들어야지요 – 이것 때문에 저 병났는데…^^
    부디 건강하시기만 빕니다 노바 님.

    마종기 시인은 이름 석자만 불러도 아파온답니다 저는…
    한강, 직타 고마워요 마란씨…

    무무님은 되게 급해나보다 레몬으로 오핼하시게…^^

    광안리 달 사진 꼭 올려주셔요 산성님도 남에 번쩍 북에 번쩍…^^

    블렬 블러거 용서바랍니다아 다녀가신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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