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첫 토요일은 한강 건너 풍월당 가는 날인데
버스는 두번이나충전행을 달고
제 앞을 스쳐 지나가버립디다
가차운 거리라 택시를 탔지요
평소처럼 좀 일찍 나가 갤러리도 한 바퀴 하려고…
그런데 성수대교에서 차들이 주차장처럼 움직이질 않데요
갤러리 순례는커녕,
4시에 시작하는 강의도지각 할것 같았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느긋한 척하며 디카로 하늘이나 찍으며
제발선생님도교통 체증에 걸려 늦게오기만 기도했습니다
-제 기돗빨 세다고 농담따먹기를 자주 하거든요…^^
성수대교 끝나고 좌회전 신호 받으려는데
사방에서 들이미는 차들 때문에
세 번 정도 기다릴 때는 어찌나 애가 타는지. . .
오늘이 마지막 강의라 영상움직이기 전에
어깨 힘빼고 실실 하는 듯한 얘기는
꼭 들어야하는데 (계산된 건지는 알 수없지만)
도착했을 땐 4시7분-완전 지각.
커텐 열고 들어가야겠네. . .하는데
5층 엘리베리터 문이 열리자 구름채 문도 활짝 열려있고?
데스크에서 급한 내 표정을본 낯익은 직원은
먼저 웃으며 ‘아직 선생님 안오셨’다는겁니다
야호~~ 예약 확인하고 입실,
자리가 거의 다 찼는데도
저 혼자우기는 제 자리까지 비어있는겁니다
햐야~~ 기돗발세다는 농담이 진담되겠네… 이러는데
정만섭선생도 헐레벌떡 들어옵디다
‘우리집이 신촌인데 성수대교에서 왜그리 막히는지…’
올해 12번 째 오는동안 최고의 택시비가 나왔다며
이러다가 강의료도 안남겠다는 농 부터 시작하는겁니다
오늘 강의 제목이 – 나를 미치게 하는 영상들 아닙니까
택시 안에서 먼저 미칠 뻔 했다고
(저도 평소보다 2배 훨씬 넘게 나왔으니)
마지막 강의라 오프닝을 좀 더 재밌게 하려했는데
명연주 명음반 방송처럼곧바로 영상 준비해야겠다며
1. 카를로스 클라이버간략한해설과 함께
베토벤 7번 교향곡 3악장 부터 시작했습니다
2. 에밀 길렐스
오늘 보여줄 영상들이 데스크에서받은 A4 용지대로 10명이라
급히진도나간다며 그에 대한 에피소드 엑기스만 뽑아
약간의 해설후 영상을 열었는데
세상에나 ~~자꾸 다른 게 나오는겁니다
‘친구에게 빌려줬는데…’
길렐스 영상 껍질 속에는 다른 걸 넣어뒀다며
오늘 최고의하이라이트라합니다 – 나를 미치게 하는…ㅎㅎ
늦은 것도 미안한데 얼마나 기가 찼을까요
조그맣게 혼자하는소리를 듣고
앞좌석 관객들이 웃기 시작하는걸 보니
짐작컨데 ( 이ㅈㅅ담에 빌려주나봐라 ㅡ요런 정도였을까요..ㅎㅎ)
집에와서 못들은 그 영상 찾아보니 마침 있어서
중간 즈음
방송에는결코 발설치 못하는 사적인얘기를 조금 더 했습니다
보름 전에 난생 처음 기절한 사건이 있었다고
계단에서 굴러 떨어진 건 기억하는데
눈을 떠보니 응급실…ㅠ.ㅜ
머리를 다쳐 7바늘을 꿔맸고
2,3일 전에 실밥을 풀었는데
삶과 죽음이 별 거 아니었다며
인생관이 조금 바뀌었다는 고백과 함께
약간의 우울증도 이번 사건으로 사라졌다고ㅡ 농담 반,진담반인 듯?
마지막 시간에 관객이 가장 많이 온 이유가
혹 이번 강의 제목 때문인가?
진작 부터 자극적인 제목을 했으면 더 좋았지 않았겠냐고. . .
제목, 중요하지요 언제나
블로그도 가끔
제목에 낚이어 들어가보다 두어 번 속으면
다신 그 방에 안들어가는 편입니다 저는…ㅎㅎ
그의 음악적 성향도 스스럼없이 언급하여
참 재밌고 알찬 강의였습니다
별 소리 다하는 걸 보면 뇌를다친 게 분명하다며
기탄없이들려준 파격적인 에피소드들은
공인이라직접 여기다올릴 순 없어도. . .
(. . .)
정적이어서 잘 멕혀들지않는클래시컬 공연들도
얼마든지 미칠 수 있다. . . 오늘 소개한 10명의 연주자들 처럼
완벽으로; 미켈란젤리
동적이어서 ;카를로스 클라이번
또는 동물적인; 나탄 밀스테인. 이브리 길티리스.&루치에로 리치
자기도취에 빠져 연주 도중 앉은 체지휘까지 하는;글랜 굴드 등등
클래식 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있으면
누구라도 흥미있어 할 얘기들이지만
시간 지나면 다 잊어버려 그냥 마구 남겨봅니다
– 영상들은 조금씩 시간나는대로 찾아보기로 하고
7.오이겐 요훔 Eugen Jochum 브루크너 심포니 7.
‘나는 작곡가와 연주자를 연결하는 다리’란 멋진 말을 한
9.샤를 뮌시 Charles Munch 등등
http://www.youtube.com/watch?v=tNSeBwy4qGw<–동영상 펌 금지라
‘할 말은 아니지만 G랄스런 연주를 좋아한’다는
고백까지듣게 된강의였습니다
3시간도 넘었지만
개인적으로, 극한까지 끓어 넘친 후 무심한 듯
눈의 표정과 손가락까딱거리는 얼굴로만 지휘하는
정적인 모습의 지휘자도저는 좋았습니다
마치 영화 중간 최고의 클라이막스로 표현되는
무 자막 무 음향의 고속촬영같은. . .
두서없는 횡수들 올려야 하나 말아야하나 좀 고민하다
내일 사진 올리면서 엔터쳐야겠습니다.
눈이 감겨와서…
아참~~
보너스로 프로그램엔 없는 성악곡 선물도 있었구요
유시 비올링과 레나타 테발디의 라 보엠
하이라이트인 그대의 찬손과 내이름은 미미
http://www.youtube.com/watch?v=EZJqR_8uE9s <– 역시 소스 제공 하지않아
캄캄해진 로데오 거리엔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화려했고
내년에도 좀 더 이른 시간에
그의 강의가 계속되었으면하는 소망이 있네요
어제는 다행히 완전범죄였지만
돌아오는 시간 내내 가슴 졸였거든요
감수성
04/12/2011 at 05:30
정말 부럽습니다.. 정만섭님 강의가 박종호샘처럼 대구에도 생긴다면 하아.. 저를 미치게 할겁니다^^..
글렌굴드의 베토벤피협연주.. 인상깊었읍니다. 어김없이 굴드의자가 등장하네요.ㅎㅎ
참나무님 홈피에서 살고 싶어요~ 생생한 강의실의 담화를 저와같은 민초를 위해 조금 졸리시더라도 계속 부탁드립니다. 열씸히 귀 쫑긋 새우겠읍니다.^^
참나무.
04/12/2011 at 05:39
글렌 굴드 연주가 이상하게 끝나 4악장 까지 올렸습니다…^^
완벽에 가까운- 피 한방울도 안날 거 같은미켈란젤리나 루빈스타인은
이런 굴드의 연주 모습을 보고 ‘헤프닝이다’ 악평을 했다지만
타계한 지 30년인 요즈음도 꾸준히 메이져 음반으로 발매되는 것 보면
천재라 인정한다더군요…^^
지금 정만섭 시간인데 볼률 줄이고 굴드 듣고있습니다 저도…^^
summer moon
04/12/2011 at 06:17
한강과 하늘 사진 두장
그리고 다정한 글목소리
음악
….너무나 만족스러워요,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저도 제목에 낚여서 찾아갔다가 투덜거리고 돌아온 경험이
몇번 있지요ㅎㅎ ( 다시 찾지 않게 되구요.^^)
전에 굴드의 연주를 처음으로 보기 시작했을 때 그가 입으로 내는 소리(?)에
익숙치 않아서 쪼끔 고생을 했었던 기억이나요^^
참나무.
04/12/2011 at 21:58
어제는 울 동네 크리스마스 트리들 보면서…
아침엔 …우거지 된장찌개 끓이며 서머문 생각했었는데
이상하게 한국적인 음식 보면 가끔 저 먼 플로리다에서 뭘먹고살까…그러거든요
먹는 거에 별 신경안쓰는 사람인 줄은 알지만서도…
토요일 보던 영상 찾아다니다 다시 추가하기도 하고 그럽니다-
마구 올릴 잡담들 부끄러워지울까 하다가도
음악 한 번씩 들으려고 그대로 둔답니다…
기행으로도 많이 유명한 굴드지요
가늘고 긴 손가락 보며 비현실적으로 살아내느라 힘들었겠다 하다가
자기 속 세계에 빠져 살다갔으니 그도 괜찮았겠다…하다가…
다시 월요일 … 우리도 열심히 살아가야지요…^^
산성
04/12/2011 at 22:46
편애하는 (?) 글렌 굴드 연주만 먼저 봤는데요.
자기도취에다가 틀리던 말던^^
지휘까지 하는 …정말 못말리는 연주자,분명합니다.
마지막 무렵의 지휘 모습에 미소 짓습니다.
저 하늘은 같은 날 찍었을 듯 합니다.
구름들이 한강을 건너 우리 집 서쪽 산에 잠시…
이런 생각.
도토리
05/12/2011 at 04:34
늘 점심 파트너이신 울엄마는 친구분과 외식중이시고
도시락 혼자 까먹긴 싫어서 냉동 떡 녹여 먹다가
우거지 된장 찌개..!!!^^ 읽으면서도 군침이 돕니다.ㅎㅎㅎ
글렌 굴드 역시 가장 매혹적인 피아니스트입니다.
듣고듣고 또 듣기 실행 중입니다…^^*
참나무.
05/12/2011 at 04:47
2011/12/05 08:53:42
오타가 넘 많이 수정했어요 산성님 답글…
*
나혼자 숙제 끄읕!!!
-스펠링 치기 싫어서 그만두려다…
좀 틀려도 상관않는 편입니다.
제가 는 모자라는 사람이라 오해려 애정이 가던걸요
그래도 미켈란젤리 같은 완벽도 눈물겹지요
– 그 피나는 노력 생각하면
( 오늘 아침 작년 김장김치 울궈낸 된장찌개는 푸욱 물러
부드럽게 찢어지고 간도 싱겁게 하여 국 없어도 칭찬받았어요
– 맛보여 드리고싶어라..ㅎㅎ)
참나무.
05/12/2011 at 04:57
이제 돌아왔어요…바빠라…^^
가차이 있어야 냄비들고 갈텐데…아쉽네요
좀 전에도 찌개 하나로만 점심 먹었는데
(그나저나 하콘 참 고맙지요
허러럭 거리지않고 해결되었으니…^–^*)
도토리
05/12/2011 at 07:54
글렌 굴드의 황제 2악장을 듣는다.
감미로움이 극에 달한 느낌.
키스의 부드러움, 황홀함을 견주어도 될까…
산성
05/12/2011 at 08:22
글렌 굴드,저 역시 좀 틀려도 상관없는 편입니다.
그런데,토리 선생님의 댓글이 영~심상찮습니다. 흠^^
참나무.
05/12/2011 at 08:27
솔직 담백하신 최고의 감상평이
절 미치게합니다 …^^*
도토리님 최고!!!
참나무.
05/12/2011 at 08:36
…깨끗한 2악장으로 바꿨습니다
이런 낭만파 여인들을 위하여…^^
레오
05/12/2011 at 10:10
시간지나면 다 잊어버려…
기록의 역할을 아주 잘하는 허공의 집~맞습니다.
음악가는 잘 모르나 ‘예술가는 현실부적응자’라는 말이 생각나서 ㅎㅎ
참나무.
05/12/2011 at 11:50
이런 허공의 집 아니었으면 우리는 그냥 모른 채 한 세상 지났을 인연이었을지도…
기록의 역활, 맞고말고요
오늘 신문 ‘일사 일언’ 공감 가서 어딘가에 기록해 두고 싶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