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시스 바이센베르크 별세

Alexis Weissenberg

Birth Jul 26, 1929 in Sofia, Bulgaria

피아니스트들이 좋아하는 피아니스트

‘알렉시스 바이센베르크’별세 소식을 방금 듣습니다

진행자 정만섭씨의 설명으로는 가장 피아니스틱하고

피아노 아니면 다른 건 절대 할 수 없는

이지적이고 냉철하고 엄격한 그를 추모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골트베르크 전곡(79분)을 들려준다네요

예정된 프로그램도있었는데

지금 들으면서 소식 전합니다

그의 연주가 대중들에게 한창 인기 있을 때 돌연 사라져서

10년 후 다른 이름으로 나타나기도 했다는 일화도 들려주며. . .

요즘 사람들은 . . .

( 이하 생략 )

일단라지오 먼저 듣구요 . . .

Mutter & Weissenberg – Brahms Violin Sonata no.2 (I) – Allegro amabile

Weissenberg plays Bach-Liszt Prelude-Fugue in Am

Bach – Alexis Weissenberg (1982) – Variations Goldberg BWV 988 – 01

P.S ( 보관 )

Winterreise 겨울나그네

von Wilhelm Mueller / 정만섭 역

1. 안녕히

나는 이방인으로 왔다가

다시 이방인으로 떠나네

5월은 수많은 꽃다발로

나를 맞아 주었지

소녀는 사랑을 이야기했고

어머니는 결혼까지도 이야기했지만

지금 온 세상은 음울하고

길은 눈으로 덮여 있네

가야 할 길조차도

나자신이 선택할 수 없으나

그래도 이 어둠 속에서

나는 길을 가야만 하네

달 그림자가 길동무로 함께하고

하얀 풀밭 위로

나는 들짐승의 발자국을 따라가네

사람들이 나를 내쫓을 때까지

머물러 있을 필요가 있을까?

길 잃은 개들아

마음대로 짖어보렴

사랑은 방랑을 좋아해

여기저기 정처 없이 헤매도록

신께서 예비하셨지

아름다운 아가씨여, 이제 안녕히

그대의 꿈을 방해하지 않으리

그대의 안식을 해하지 않으리

발걸음 소리 들리지 않도록

살며시 다가가

그대 방문을 닫고

‘안녕히’라고 적어놓은 다음

그대로 떠나리라

그러면 그대는 알게 되겠지

내가 그대를 생각했다는 것을


2. 풍향기

바람은 사랑하는 이의 집 위에서

풍향기와 즐기고 있네

나는 혼란스러웠네

불쌍한 추방자를 희롱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자네가 휘날리는 깃발을

좀 더 일찍 보았더라면

그 집에서 진실한 여성을

찾으려 하지도 않았으련만

바람은 그 집사람들과 즐기고 있네

지붕 위에서처럼, 그리 떠들썩하지는 않아도

그들이 내 슬픔에 대해 신경이나 쓸는지

그들의 아이는 유복한 신부라네

3. 얼어붙은 눈물

얼어붙은 눈물이

내 뺨 위로 흘러내리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울고 있었단 말인가

눈물아, 눈물아

차가운 아침이슬처럼

그대로 얼어 버리기에는

네가 너무 따듯한 것일까

눈물은 샘처럼 솟아나고

가슴은 뜨겁게 불타오른다

한겨울의 얼음을

다 녹이려는 듯이


4. 동결

그녀가 내 품에 안겼던

푸르렀던 들판

하얀 눈 속에서 그녀의 발자국 찾아보건만

모두가 헛된 일

내 뜨거운 눈물로

눈과 얼음을 꿰뚫어

지면을 볼 수 있을 때까지

바닥에 키스를 하련다

그 화사하던 꽃들과 푸른 들은

이제 어디서 찾아 볼 건가

꽃들은 시들어 버렸고

들은 그렇게 메말라 버렸네

정말 이곳에서 거두어들일

그 어떤 추억도 없단 말인가?

내 고통이 침묵할 때

누가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줄는지

그녀 모습 차갑게 얼어붙은 내 가슴은

죽은 거나 다름없어

언젠가 내 가슴 녹는다면

그녀 모습도 다시 흐르겠지


5. 보리수

성문 앞 우물가에

보리수가 한 그루 서 있어

그 그늘 아래서

수없이 달콤한 꿈을 꾸었지

줄기에

사랑의 말 새겨 놓고서

기쁠 때나 즐거울 때나

이곳에 찾아왔지

이 깊은 밤에도

나는 이 곳을 서성이네

어둠 속에서도

두 눈을 꼭 감고

가지는 산들 흔들려

내게 속삭이는 것 같아

"친구여 이리와,

내 곁에서 안식을 취하지 않으련?"

찬바람 세차게 불어와

내 뺨을 스쳐도

모자가 날아가도

나는 돌아보지 않았네

오랫동안

그곳을 떠나 있었건만

내 귀에는 아직도 속삭임이 들리네

"이곳에서 안식을 찾으라"


6. 홍수

한없이 흐르는 내 눈물이

눈 위에 떨어지고

그 차가운 눈덩이는 목이라도 마른 듯이

내 뜨거운 고통을 빨아들이네

새싹이 돋아나고

훈풍이 불어오면

얼음은 조각나고

눈은 녹아버리겠지

눈이여, 내 그리움을 알고 있는 눈이여

도대체 너는 어디로 가려 하느냐?

그냥 내 눈물을 따라가면

작은 시내가 너를 맞아 줄 텐데

시내를 따라 도시에 이르러

활기찬 거리 이곳저곳을 헤매다 보면

내 눈물이 뜨거워지는 곳이 있으리라

바로 그곳이 내 사랑하는 이의 집이지


7. 냇물 위에서

유쾌하게 흐르던 냇물아,

해맑고 힘차게 흐르던 냇물아

어째서 그토록 조용해졌느냐!

한마디 작별인사도 없이

단단한 껍질로

온몸을 뒤덮어

추위 속에 미동도 않고

모래 위에 늘어져 있구나

너의 껍질 위에 뾰족한 돌로

내 연인의 이름과

시간과

날짜를 새기련다.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을,

내가 떠나던 날을,

그러나 이름과 숫자 주위에는

조각난 반지가 뒹굴 뿐

나의 가슴이여,

이 냇물에서 너의 참모습을 알아볼 수 있겠느냐?

너의 껍질 밑에는

정말 격류가 흐르고 있는 것일까?


8. 회상

얼음과 눈을 밟고 있지만

발밑은 불에 타는 듯하네

저 탑이 보이지 않을 때까진

다시 숨도 쉬고 싶지 않구나

돌에 걸려 휘청거리며

나는 서둘러 마을을 빠져나왔네

지붕 위 까마귀들은

내 모자 위로 눈 싸라기를 던져대고

비정한 도시여!

이전처럼 나를 맞아주지 않는구나

양지바른 창가에선

꾀꼬리와 종달새가 다투어 노래했건만

보리수는 꽃피어 만발하고

시냇물은 소리내어 흘렀지

그리고 소녀의 두 눈은 뜨겁게 불타올랐다네

하지만 친구여, 모든 것은 지나간 일일 뿐

그 시절 생각나면

다시 한번 보고 싶고

다시 비틀거리며 돌아가

아무 말 없이 그녀 집 앞에 서 있고 싶네

9. 도깨비 불

깊은 바위틈에서

도깨비불이 나를 유혹하네

하지만 도망칠 곳을 찾는 일에

신경을 쓰진 않아

길을 잘못 드는 건 이제 익숙한 일

모든 길은 어디론가 통하게 되어 있으니

우리의 슬픔도, 우리의 기쁨도

모두 도깨비불의 장난일 뿐

격류가 흐르던 메마른 시내를 따라

조용히 길을 내려가네

모든 냇물이 바다를 만나듯이

모든 고뇌도 죽음을 맞는 법


10. 휴식

누워서 휴식을 취하려 하니

내 얼마나 피곤한지 이제서야 알 것 같아

황량한 길을 따라 방랑하는 건

차라리 즐거운 일

그냥 서 있기에는 너무 추워서

두 발이 휴식을 원하지 않고

세찬 바람이 등을 밀어주니

등짐도 무겁지 않아

비좁은 숯장이의 움막에서

휴식처를 얻었네

하지만 상처가 화끈거려서

사지가 편치 못하네

투쟁과 격정 속에 거칠게 맞섰던 나의 마음이여

너 역시도 고요함 속에서야 비로소

찌르는 듯이 아픈

상처를 느끼는구나


11. 봄 꿈

나는 꿈 꾸었네

마치 5월처럼 화사하게 핀 꽃들을

나는 꿈 꾸었네

싱그러운 새들의 지저귐을

닭이 우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세상은 춥고 음습해

지붕 위에선 까마귀가 울어대고

누가 창유리에

꽃잎을 그려 놓았을까?

혹시 한 겨울에 꽃을 본

몽상가를 비웃지는 않을는지?

나는 사랑을 위한 사랑을,

아름다운 소녀를

진실한 마음과 키스를

기쁨과 축복을 꿈 꾸었네

닭이 울어

내 마음이 깨어나면

여기 홀로 앉아

꿈을 되새겨 보리

눈을 다시 감으니

아직 가슴은 따듯이 뛴다.

창가에 나뭇잎 푸르를 날 언제인가?

내 사랑하는 이 안아볼 날 언제인가?


12. 외로움

전나무 가지 위에

미풍이 불 때

어두운 구름이

청명한 하늘을 가로지르듯

나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나의 길을 가네

즐거운 삶을 지나

외롭고 쓸쓸하게

아, 하늘이 이토록 고요하다니

세상이 이토록 찬란하다니

폭풍우가 몰아쳤을 땐

이처럼 비참하진 않았는데


13. 우편마차

거리에서 우편마차의 나팔 소리가 들린다.

왜 그토록 흥분하는 건가?

나의 마음이여

너에게 온 편지는 한 장도 없는데,

왜 그토록 초조해하는가?

나의 마음이여

그렇지, 우편마차는 바로 그 도시에서,

한때 내가 그녀와 사랑을 나눴던 바로 그 도시에서 온 것이지

다시 한 번 살펴보고

그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묻고 싶었는가?


14. 백발

서리가 머리에 내려

하얗게 덮어 버렸네

이제 늙었구나 하고

한없이 기뻐했네

그러나 서리는 이내 녹아버리고

머리는 다시 검게 되었네

나의 젊음이 한없이 슬퍼지니

도대체 죽을 날은 언제 오려는 것일까?

저녁놀이 질 때부터 아침 햇살이 비추일 때까지

하룻밤 사이에 백발이 된 사람도 많건만

기나긴 여정 속에서도 머리칼이 변치 않았으니

이 사실을 믿는 자 아무도 없으리


15. 까마귀

마을에서부터 나를 따라오는

까마귀 한 마리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머리 위를 맴도네

까마귀여, 불가사의한 짐승이여

내게서 떠나지 않으련?

혹시 내 육신을

먹이로 삼으려는 건 아니겠지?

이제 나는 지팡이에 기대어

더 이상 걸을 수도 없어

까마귀여 내가 죽을 때까지

충실함을 보여다오


16. 마지막 희망

여기저기 나무 위에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나뭇잎

종종 나는 나무 앞에 서서

상념에 잠겼지

나의 희망을 실은

한 장의 나뭇잎을 보네

바람이 나의 나뭇잎을 희롱하면

나는 치를 떨 수밖에

아, 나뭇잎이 떨어지면

나의 희망도 같이 떨어지네

나 역시도 바닥에 떨어져

내 희망이 묻힌 무덤 앞에서 눈물 흘리네


17. 마을에서

개는 짖어대고, 사슬 소리 요란한데

사람들은 잠을 자고 있구나

사람은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꿈꾸는 법

좋은 꿈이든 나쁜 꿈이든 그것으로 원기를 회복하네

물론 아침이 되면 모든 것은 사라지지만

그래도 그들은 그 꿈을 즐기며

무언가 남아있기를 기대한 채

다시 베개 위를 뒤척인다

짖어라 개들아, 마음대로 짖어보렴

잠자리에 들 시간조차 쉴 수 없게 말이야

나는 모든 꿈을 끝내 버렸으니

자고 있는 사람들 틈에 있을 필요가 없겠지


18. 폭풍우 치는 아침

폭풍은 하늘이 걸치고 있는 잿빛 옷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자잘한 다툼 속에

조각난 구름들이 나부끼고 있구나

붉은 화염이

그 사이에 번쩍이니

이것 이야말로

내게 어울리는 아침의 모습이어라

내 마음은 하늘에 그려진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고있네

이것이 바로 겨울이지

춥고 난폭한 겨울이지


19. 환영

정겨운 빛이 내 앞에서 춤을 추고

나는 이리저리 그 빛을 쫓아가네

방랑자를 홀리는 빛이련만

나는 기꺼이 그 빛을 따라가네

아, 화려한 속임수에 몸을 맡기는

나처럼 가련한 자 어디 있으랴

얼음과 밤과 공포의 뒤편에는

사랑스런 영혼이 살고 있는

따스한 집이 있어

오직 환영만이 내가 얻을 수 있는 것


20. 이정표

다른 사람들이 가는 길을

왜 나는 피하는 걸까?

숨은 길을 찾기 위해

왜 눈 덮인 높은 절벽을 지나는 걸까?

부끄러워 해야할

그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는데

어떤 어리석은 욕망이

나를 황무지로 내모는 걸까

길 한 모퉁이에 이정표가 서있어

마을로 가는 길을 가리키네

하지만 나는 쉴 틈 없이 휴식을 찾아

하염없이 방황하네

이정표 하나가 내 앞에 서 있네

꼼짝도 않고 내 앞에 서 있네

나는 가야만 하네

그 누구도 돌아오지 않은 길을


21. 여인숙

내가 택한 길은

나를 무덤으로 인도했네

나는 생각했지

이곳의 투숙객이 되려고

파릇한 죽음의 화환은

분명 지친 방랑자를

차디찬 여인숙으로 인도하는

징표이겠지

하지만 이 여인숙도

손님으로 가득 찬 것은 아닐까?

나는 맥없이 쓰러지네

큰 상처를 입어 곧 죽을 것만 같네

무정한 주인이여

정말 나를 거절하려는가?

나의 충실한 지팡이여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앞으로 가보자


22. 용기

눈이 얼굴에 내리면

과감히 털어 버리자

내 마음이 이야기하면

기꺼이 노래를 부르자

뭐라고 말하는지 들을 수 없어

나는 귀가 없으니

뭐라고 탄식하는지 알 수 없어

탄식은 바보들을 위한 것이니까

세상풍파에 맞서

모든 것을 즐기자

세상에 신이 없다면

바로 우리가 신인 것을


23. 환상의 태양

하늘에 세 개의 태양이 떠있어

오래도록 가만히 그들을 지켜보았네

마치 내게서 멀어지지 않으려는 듯

그들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네

아, 그러나 그대들은 나의 태양이 아니야!

차라리 다른 이의 얼굴을 보아라

물론 나 역시도 세 개의 태양을 얻었지만

좋았던 두 개는 지고 말았지

그러나 세 번째 역시 가라앉는 게 좋겠어

어둠 속이 나는 훨씬 편하거든

24. 거리의 악사

마을 저편에

손풍금을 연주하는 노인이 서 있어

곱은 손으로

껏 손풍금을 연주하고 있네

얼음 위에 맨발로 서서

이리저리 비틀거리네

조그마한 접시는

언제나 텅 비어 있고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아무도 쳐다보지 않네

개들은 그를 보고

으르렁거리고

하지만

는 신경도 쓰지 않네

오로지 연주를 계속 할 뿐,

그의 손풍금은 멈추질 않네

기이한 노인이여,

내 당신과 동행해도 될는지?

내 노래에 맞추어

당신의 손풍금으로 반주를 해줄 순 없는지?

3 Comments

  1. 참나무.

    09/01/2012 at 06:57

    이 분의 기인 연주, 라지오로 들으며 짧으나마 늦은 답글 올렸네요

    어제(8일) 83세면 수하신 편인데
    정만섭씨가 호불호가 확실한 이 피아니스트를 아주 많이 좋아했나봅니다
    앞으로도 몇 번 더 그의 연주 들려줄 것같은데요
    좋은 작품들 이리 남기고 떠나는 분들 존경해야겠다~하며 명복을 빌어봅니다

    주말 편안하셨나요
    저는 정신없이 바빴습니다   

  2. 유근종

    09/01/2012 at 11:28

    사실 전 알렉시스 바이젠베르크의 연주 음반은 하나도 없지만 오늘 명연주 명음반 들으면서 독특한 피아니스트라 생각했습니다. 골드베르크변주곡이 제겐 글렌 굴드의 연주가 익숙했엇나 봅니다. 첫 아리아가 나오고 마지막 아리아가 나오기까지 아주 시간이 많이 흘러가더군요…아~!!! 이제 거장들이 하나 둘씩 떠나는군요…   

  3. 참나무.

    09/01/2012 at 12:15

    79분, 정말 긴 연주더군요
    토요일 정만섭 해설 겨울나그네 강의를 4시간 들었는데-기네스 북 감이라 했답니다^^
    겨울나그네 전곡도 보통 70여분인데 2시간 가량 연주하는 성악가도 있다하데요

    여튼 대단했지요.
    같은 시간대 같은 연주 들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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