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thias Goerne &Alfred Brendel
11. 봄 꿈- 정만섭 역
나는 꿈 꾸었네
마치 5월처럼 화사하게 핀 꽃들을
나는 꿈 꾸었네
싱그러운 새들의 지저귐을
닭이 우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세상은 춥고 음습해
지붕 위에선 까마귀가 울어대고
누가 창유리에
꽃잎을 그려 놓았을까?
혹시 한 겨울에 꽃을 본
몽상가를 비웃지는 않을는지?
나는 사랑을 위한 사랑을,
아름다운 소녀를
진실한 마음과 키스를
기쁨과 축복을 꿈 꾸었네
닭이 울어
내 마음이 깨어나면
여기 홀로 앉아
꿈을 되새겨 보리
눈을 다시 감으니
아직 가슴은 따듯이 뛴다.
창가에 나뭇잎 푸르를 날 언제인가?
내 사랑하는 이 안아볼 날 언제인가?
독일 가곡을 피아노 반주 없이 듣는 일은
우리나라 판소리를 고수의 추임새 없이 듣는 것과 같은 일이라 했습니다
슈베르트 빈터라이제는 ‘반드시’ 피아노 반주도
성악과 같은 비중으로 열심히 들어야 한다고
특히 보리수 잎이 반짝거리는 전주 부분과
봄꿈의 경우 회상하는 단락에선 조바꿈도 있는데
슈베르트가 대단한 이유는 성악곡 한 곡에다
무리없이 조바꿈을 하는 능력이라 칭찬했습니다
꿈 부분에서 눈을 지긋이 감고 닭이 울 때는 눈을 번쩍 뜨는 ,
7장이나 녹음을 한 디스카우의 완벽한 해석도 눈여겨 보라면서
퀴즈를 내기도 했습니다
빈터라이제에 나오는 생명체는 뭐가 있냐.
화끈하게 정답;
1.주인공 겨울나그네 2. 까마귀 3.겨리의 악사
‘까마귀’를 먼저 들어보면 24곡 전곡의 분위기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평균 70여 분을 어떤 성악가는 근 2시간 연주하기도하니까 -이휴~~
까마귀를 특히 잘 부르는 연주자는 페터 슈라이어
젤 마지막 거리의 악사? 천만의 말씀, 완전한 걸인이라 했습니다
( 얼음 위에서 맨발이라니요 )
연주하는 악기도 손으로 ‘돌리는’ 손풍금- 예전까진 아코디언인 줄 알았음
최전방 근무 중 탈영하고 싶었던 시절
보초 서면서 귀에 이어 폰 끼고 있다 영창갈 뻔 해서 덜컥 했는데
상사가 이어 폰을 뺏어 직접 들어보고
" 어? 겨울나그네, 거리의 악사. . . 디스카우네…"
같은 클래식 마니아 덕분에 다행이 영창살이는 면하고
복무기간 잘 마치고 지금까지도 그 상사와는 인연을 쌓고 지낸다면서
그 때 탈영한 군인이 10명인데 도망치다
전원 눈밭에서 사망했다는 후문까지 알게 되었다는 에피소드도
양념처럼 들려줘서 4시간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답니다
‘명연주 명음반’ 들으며
A4 용지 앞 뒷, 18페이지 제 능력으로 다 할 순 없고
2편까지 늘린 이유는 순전히
남편 간병하느라 애쓰는 한 사람 응원 때문임을 고백합니다
정만섭의 겨울나그네명강의라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페터 슈라이어 & 리히터
Schreier – Richter, Schubert: Die leiermann
24. 거리의 악사 – 정만섭 역
마을 저편에
손풍금을 연주하는 노인이 서 있어
곱은 손으로
힘껏 손풍금을 연주하고 있네
얼음 위에 맨발로 서서
이리저리 비틀거리네
조그마한 접시는
언제나 텅 비어 있고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아무도 쳐다보지 않네
개들은 그를 보고
으르렁거리고
하지만
그는 신경도 쓰지 않네
오로지 연주를 계속 할 뿐,
그의 손풍금은 멈추질 않네
기이한 노인이여,
내 당신과 동행해도 될는지?
내 노래에 맞추어
당신의 손풍금으로 반주를 해줄 순 없는지?
P.S
분위기 바꿔서 이안 보스트리지,
옥스퍼드에서 철학 및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뒤늦게 성악계에 진출한 미성으로 유명하지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홍수도 올려봅니다.
참고로슈베르트가 테너여서
빈터라이제는 테너에 어울리게 작곡된 곡이라
바리톤인 디스카우는 몇도 낮춰서 불렀다던가요
어느 시기? 테너들이 넘쳐날 때
탄탄하던 디스카우 아성이 무너지고
디스카우도 10년간(?) 빈터라이제는 연주를 않았다지요
Franz Schubert Winterreise – Ian Bostridge and Julius Drake
6. 홍수 – 정만섭 역
한없이 흐르는 내 눈물이
눈 위에 떨어지고
그 차가운 눈덩이는 목이라도 마른 듯이
내 뜨거운 고통을 빨아들이네
새싹이 돋아나고
훈풍이 불어오면
얼음은 조각나고
눈은 녹아버리겠지
눈이여, 내 그리움을 알고 있는 눈이여
도대체 너는 어디로 가려 하느냐?
그냥 내 눈물을 따라가면
작은 시내가 너를 맞아 줄 텐데
시내를 따라 도시에 이르러
활기찬 거리 이곳저곳을 헤매다 보면
내 눈물이 뜨거워지는 곳이 있으리라
바로 그곳이 내 사랑하는 이의 집이지
도토리
11/01/2012 at 07:28
감사합니다…
*^________________^*!!
도토리
11/01/2012 at 07:54
이안 보스트리지..
목소리도 모습도 매력적입니다.
연약한듯 맑고 부드럽고 감성적이네요…^^
참나무.
11/01/2012 at 08:00
그렇치요
참 많은 연주자들…
우리나라 박흥우는 신수정과 함께 독일 훈장까지 받았지요
제가 젤 좋아하는 곡은 홍수..제 블로그어딘가에 있을겁니다만
남은 오후도 행복하시고오~~^^
참나무.
11/01/2012 at 13:07
마티아스 게르네 & 브렌델 봄꿈으로 바꾸고
이안 보스트리지 누워서 연주하는 홍수도 올렸습니다
도토리
12/01/2012 at 02:58
누워서 노래하는 이안 보스트리지도 반갑고
홍수의 내밀한 가사도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누워 부르는 것이 가사에 딱 어울리네요…^^
참나무.
12/01/2012 at 04:51
" 흘러내린 이 눈물은 백옥같은 눈 위에 ~~
가슴 깊이 스며드는 외로운 회포오인 가아아~~
… ….
내집 앞에도 흘러라~~"
이리 끝나는 홍수 참 많이도 불렀지요
얼마 전에 만난 제 친구는 홍수를 저에게서 배웠다고
둘이서 가사 하낫도 안틀리게 다 불렀답니다…^^
새로운 홍수, 가사는 낯설지만 독어 전공 정만섭씨는
전곡을 얼마나 많이 들었으면 반주, 가사 한 구절 한 구절을 다 다 외우더라니까요
이 귀티나는 이안 보스트리지 슈베르트의 ‘물위에서 노래함’ 참 좋아하는데
겨울나그네 전곡은 이번에 첨 들어본답니다
그나저나 낡은 저 베스트(조끼는 나쁜말..^^) 는 어떻게 구했을까요…^^
… 화려한 진보된(?) 연출도 좋지만
딱 두사람 디스카우 얼굴 표정과 브렌델의 손동작- 가끔은 이마 주름살까지 세어보며
리트의 매력을 극대화 시킨 (마치 모노톤 같은) 무대가 더 좋았다 고백하는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