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누워서 듣는 홍수 外

Franz Schubert Winterreise – Ian Bostridge and Julius Drake

슈베르트- 겨울나그네 6. 홍수 – 정만섭 역

한없이 흐르는 내 눈물이

눈 위에 떨어지고

그 차가운 눈덩이는 목이라도 마른 듯이

내 뜨거운 고통을 빨아들이네


새싹이 돋아나고

훈풍이 불어오면

얼음은 조각나고

눈은 녹아버리겠지


눈이여, 내 그리움을 알고 있는 눈이여

도대체 너는 어디로 가려 하느냐?

그냥 내 눈물을 따라가면

작은 시내가 너를 맞아 줄 텐데


시내를 따라 도시에 이르러

활기찬 거리 이곳저곳을 헤매다 보면

내 눈물이 뜨거워지는 곳이 있으리라

바로 그곳이 내 사랑하는 이의 집이지

그냥 나가셔도 됩니다 – 보관용이라

이안-보스트리지 홍수, 2편에 올렸지만

워낙 좋아해서 한 번 더 올립니다

한 곡 끝나고 다음 칸에 커셔 올리면

몇 번 째 곡인지친절하게 소개되어있는 버젼이어서

정만섭 겨울나그네 강의 이후 짬나는 시간 대부분

다른 버젼들 찾아듣는 게 일상이 되버렸네요

넵 철없습니다.

한 곳에 빠지면 ‘오직’ 그것만 올인하는고질병이 있습니다

Franz Schubert Winterreise – Ian Bostridge and Julius Drake (Part 19/24)

반주자가 같은 비중이어서

19. 환영 – 정만섭 역

정겨운 빛이 내 앞에서 춤을 추고

나는 이리저리 그 빛을 쫓아가네

방랑자를 홀리는 빛이련만

나는 기꺼이 그 빛을 따라가네

아, 화려한 속임수에 몸을 맡기는

나처럼 가련한 자 어디 있으랴

얼음과 밤과 공포의 뒤편에는

사랑스런 영혼이 살고 있는

따스한 집이 있어

오직 환영만이 내가 얻을 수 있는 것

4. 동결 – 정만섭 역

그녀가 내 품에 안겼던

푸르렀던 들판

하얀 눈 속에서 그녀의 발자국 찾아보건만

모두가 헛된 일

내 뜨거운 눈물로

눈과 얼음을 꿰뚫어

지면을 볼 수 있을 때까지

바닥에 키스를 하련다

그 화사하던 꽃들과 푸른 들은

이제 어디서 찾아 볼 건가

꽃들은 시들어 버렸고

들은 그렇게 메말라 버렸네

정말 이곳에서 거두어들일

그 어떤 추억도 없단 말인가?

내 고통이 침묵할 때

누가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줄는지

그녀 모습 차갑게 얼어붙은 내 가슴은

죽은 거나 다름없어

언젠가 내 가슴 녹는다면

그녀 모습도 다시 흐르겠지

15. 까마귀 – 정만섭 역

마을에서부터 나를 따라오는

까마귀 한 마리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머리 위를 맴도네

까마귀여, 불가사의한 짐승이여

내게서 떠나지 않으련?

혹시 내 육신을

먹이로 삼으려는 건 아니겠지?

이제 나는 지팡이에 기대어

더 이상 걸을 수도 없어

까마귀여 내가 죽을 때까지

충실함을 보여다오

2. 풍향기 – 정만섭 역

바람은 사랑하는 이의 집 위에서

풍향기와 즐기고 있네

나는 혼란스러웠네

불쌍한 추방자를 희롱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자네가 휘날리는 깃발을

좀 더 일찍 보았더라면

그 집에서 진실한 여성을

찾으려 하지도 않았으련만

바람은 그 집사람들과 즐기고 있네

지붕 위에서처럼, 그리 떠들썩하지는 않아도

그들이 내 슬픔에 대해 신경이나 쓸는지

그들의 아이는 유복한 신부라네

11. 봄 꿈 – 정만섭 역

나는 꿈 꾸었네

마치 5월처럼 화사하게 핀 꽃들을

나는 꿈 꾸었네

싱그러운 새들의 지저귐을

닭이 우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세상은 춥고 음습해

지붕 위에선 까마귀가 울어대고

누가 창유리에

꽃잎을 그려 놓았을까?

혹시 한 겨울에 꽃을 본

몽상가를 비웃지는 않을는지?

나는 사랑을 위한 사랑을,

아름다운 소녀를

진실한 마음과 키스를

기쁨과 축복을 꿈 꾸었네

이안 보스트리지 Ian Bostridge

유럽에서 페터 슈라이어 이후

리트 가수로 가장 촉망받는 태너라지요

. . . . . . .

그래도 대미는?

( 44편까지 나가는 우를 범치 않고자 – 죄송합니다아~~)

Der Leiermann

24. 거리의 악사 – 정만섭 역

마을 저편에

손풍금을 연주하는 노인이 서 있어

곱은 손으로

힘껏 손풍금을 연주하고 있네

얼음 위에 맨발로 서서

이리저리 비틀거리네

조그마한 접시는

언제나 텅 비어 있고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아무도 쳐다보지 않네

개들은 그를 보고

으르렁거리고

하지만

그는 신경도 쓰지 않네

오로지 연주를 계속 할 뿐,

그의 손풍금은 멈추질 않네

기이한 노인이여,

내 당신과 동행해도 될는지?

내 노래에 맞추어

당신의 손풍금으로 반주를 해줄 순 없는지?

4 Comments

  1. 도토리

    12/01/2012 at 06:37

    미완성까지…
    오늘 슈벨트 대박이네요…^^   

  2. 참나무.

    12/01/2012 at 06:48

    저도 듣고 있어요 지금 컴 볼륨은 줄이고.
    아깐 이안 보스트리지 다큐멘터리 보다가…^^

    아~~주 한가하실 때 다큐멘터리에요
    얼마나 용의주도한 연출인지…!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endscreen&v=ml4N9gDGpBM&NR=1

       

  3. 노바

    12/01/2012 at 14:01

    하늘이 눈을 내리려고 잔뜩 흐린 아침입니다.
    슈베르트를 닮았습니다.

    어젯밤 늦은 시간까지 영화 한 편을 봤습니다.
    가슴이 무겁고 답답한 날.
    이유없이 그런 날이어서 가벼운 코미디 영화를 봤습니다.

    세상에 우연은 없는가 봅니다.
    아침에 슈베르트 곡을 들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몇 년 전, 운전을 하다가 신호등 앞에서 눈물을 주루룩 흘리던 기억이 나요.
    그 이후로 슈베르트 곡을 멀리 했었습니다.

    오랜만에 음악에 취해서 좋은 날입니다.
    세월이 흘렀나봐요.^^

    제가 올린 곡은 ‘Sun Of Jamaica’ 입니다.
    경쾌하게 들리는 이 곡에서도 깊은 슬픔을 들을 수 있습니다.
    데스크탑에서는 들리는데 노트북으로는 들리지 않는 곡들이 있어요.

       

  4. 참나무.

    12/01/2012 at 22:05


    겨울나그네 12번째 곡 ‘외로움’ 말미에 나오는 가사중에

    "…아, 하늘이 이토록 고요하다니
    세상이 이토록 찬란하다니
    폭풍우가 몰아쳤을 땐
    이처럼 비참하지 않았는데"

    이런 구절이 나오지요
    요즈음 깊히 빠져있어요 다시 겨울나그네에…
    경쾌함 속에 스민 자마이카 리듬 속에 더 깊은 슬픔을 들을 수 있다셔서

    Sun Of jamaica’ y-tube로 찾아들어봤습니다
    낯익은 리듬이데요…

    평안한 나날 되시길 부디

    부엌엔 지금 김치국을 끓고 있어 나가봐야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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