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탕 찌개, 도미 대가리나 발겨 먹고 ‘해품달’보며그냥 저냥보내야하나
올 들어 제일 추운날 우리집 남자 눈치보며 밤 마실을 가야 하나
내내 고민하며 찌개 두 가지를 동시에 끓였다. 김치찌개랑
*잡탕찌개: 제사 후 냉동실에 굴러다니는 전쪼가리랑
남은 생선들 바닥에 깔고 전골식으로 물 짤박하게 붓고
고춧가루약간. 마늘.대파 송송 뿌려 끓이는 진주지방 막음식
( 따지고 보면 신선로랑 같은 재료들이라 상당히 맛있음)
오규원 시인 5주기 소식을 알고 난후
‘용산에서’ 란 시를 내 블로그에 올리면서
망설임은D-day 직전까지 이어졌다.
같이 가기로 한 이웃이 여차저차 못가겠다는 통보를
안게 비글에 남기기도 하여서. . .
이런 장소(? 혹은 짓거리) 혼자 가는 데 이골 난 사람이라
같이 가자란 말 좀체로 안하는 버릇이 있다.
기껏 맘 먹은 내 ‘전의’ 까지 상실하니끼니
이번 경우는 먼저 전화가 와서 ‘그도 좋지’ 했는 데
‘역시나’ 끈 떨어진 연 신세…ㅎㅎ
아무렴 어때 선택은 나의 몫
혼자라도다녀오길얼마나 잘 한 일인지
#산울림 소극장 입구
잘 안신는 스노우 타이어 같은 부츠를 신고
동물 숄로 차도르 여인처럼 얼굴은 가린 나는전사였다.
호된 주위는 출발할 때 내복을 안입었나?
아랫도리를 더듬어 봤을 정도였으니. . .
이리 추운 날 시 낭독회?
그것도 5주기.
많이 썰렁하면 출연한 시인들께
내가 더 미안해서 어쩌나
허나 그건 큰 오산이었다.
입구엔긴 줄로 웅성웅성 복잡하기까지 하다?
근데 내가 왜 더 반가울까
나도 얼른 대열에 끼었는데 줄이 쑥쑥 줄어들지 않는다?
왜 입장을 안시킬까?
입구에 가까이 왔을 때
" 다섯분씩 입장하세요오~~"
예약 필요한 하콘 음악회처럼리허설 할리도 만무할텐데?
기어이 한 마디 했다.
– 왜 다섯사람씩…?
" 아 죄송합니다 극장 입구에서 방명록을 쓰는 시간…" 때문이란다.
– 인원 차면 끊기도 하나요- 호기심은 참.
" 아 그럴리야 없겠지만 서로서로 좁혀 같이 앉아야겠지요
그런데, 그럴 리가 있었다.
진행 중간에 사회자는 너무 많이 오셔서
30~50명? 되는 분들이 되돌아 갔단다( 그 참 이변일세…)
맨 뒷자리에 앉아 살짝 살짝 찍은 사진들이 모두 흔들리어
하낫도 건질 게 없어 – 사실 나 혼자 즐겼음..^^
혹시 하고 ‘오규원 5주기’하고 검색창에 띄워봤더니
내가 원하는 사진은 구할 수도 없었고
이런 트윗에 올린 글이 건져진다?
내 조금 앞에서 잘림. 산울림에 사람 많아 못 들어가본 건 첨. 흑흑. 빠꾸.
혼자 할 꼬야. 오규원 5주기 낭독회. 흥.
요즘은 트윗이 대센지,
어제 시 낭송회에도 꽤 비중을 차지한다는 게 실감났다
트윗에 ‘오규원 봇'(인지 붓인지? ) 운영한다는
의사 한 분이 초청되어 아이폰을 보며 시 낭독까지 했다.
-오규원 시인을 좋아해서 시 모우다 보니 이런 영광스런 자리에 초청까지 받게…" 되었노라며…
진행자는이번 행사를 앞두고 부러 문자보낼 때는 캄캄무소식이더니
트윗에 글을 올리니 금방 연락이 왔더라나
아무튼 트윗이 대세긴 하구나…
그래도트윗질은 안할것임-블로그 짓도 겨우겨운데 ㅡ도대체 본론은 언제…ㅎㅎ
(날라갈 불상사 때문에… 일단 엔터!
으악~~ 비공개 클릭을 잊다니…
차 일잔 하고 다시…
# 실내 스켓치
무대 위엔 스크린이 있었고 그 앞 작은 탁자에는
큰 돌과 아이폰,
아이폰 양 옆엔 두 자루의 초가 세워져 있다.?
아이폰 속 이미지는 수목장 하신나무라는 걸 진행 중간에 알았다
시작하기 전에 아이폰을 든 관계자가 장례식 선두 처럼
영정사진을 들고 관객석으로 올라 와
1/3 바뀌 쯤 돌 때 알아차려야 했는데, 눈치도 없이
오규원 시인의 시를 몇 편 올린 기억이 있어서
내 블로그 찾아보고서야 고인께서
수목장 유언하신 것도 알게 되고
맨 위 이미지도 찾게 된다
-이런스켓치 잡글(스켓치에 방.점.)올리는 변명 쪼금…;;
#
1.시 낭독
문태준 황인숙 최정례 함민복, 조현석 하성란, 김행숙, 천운영, 김민정. 김행숙. 이경림. 장경린. 함민복
남자 5명. 여자 7명. 합 12명이 한꺼번에 무대에 올라
좌. 중앙. 우.3개의 마이크 앞에 서서 4인씩 시 한 수씩 낭독 후,
한 번씩 짧은 쉬는 시간을가졌다- 박수 3번 친 셈
2.낭독 – 이능표, 황성희, 김동원, 김미월
소설가. 문학비평가 군단 네 분이
산문을 로테이션으로 서너 순배 돌았고
3. 추모 시 낭독
김성춘,박형준.이기인, 임후남, 이창기
경주에서 올라온 친구 김성춘 시인은 낭독 하기 전에
학창 시절과 생시의 추억담도 얘기해 주셨다
시인은 동시에도 어린 시절부터 탁월한 감각을 지녔고
신문의 시들 스크랩 광 합창반 이었단다
오규원 시인은 달이 뜨면 문자도 자주 보냈다며
자작시도 달에 관한 거 였는 데 기억하지 못하여 유감이다
4. 회고 – 시와 이야기
황현산,김사인,김기택 시인 3 분 차레
각자 오규원 시인과의 일화들과 선호하는 시를 낭독.
김사인 시인은 초록색 시집을 내내 ‘벌서는 자세’로 들고 계셨는데
친필 사인 받은 앞장을 펼쳐 보인 후
시집 뒷장을 예의 그 느리고 독특한 그 목소리로 들려주셨다
(오규원 시인의 지적 오만. 故 시인과 당신과의 거리에 관한 이야기는 모두 기억하고 싶을 정도였다.
지난 번 청담시낭독회 에서처럼 초고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했을 정도! )
순서는 잊었지만 중간 중간 시타르 연주를 한 맨발의 조연호 시인.
흑과 백 간단한 차림의 현대무용 공연도 있었다
맨 위에 올린 시인의 ‘마지막 시’를 태마로 했다는 설명과 함께.
(시 낭독회에서 무용공연 나는 별로다 -죄송하지만
신발 그대로 신고 올랐던무대바닥인데 자꾸 눈에 띄이는 발바닥에만 눈이 가서 원…)
시 낭독 할 때는 주원익(?)시인이 라이브 기타 연주도 배경으로 깔았다.
마지막으로 24명의 관객들에게
문지사 후원의 책들을 추첨해서 선물했다
친필 싸인한 시인과 작가들이
직접 추첨하였다- 나는 뽑히지 못했다.
이번 행사 중 제일 부러운 건
낭독된 시와 산문이 순서대로 적혀 있는 포스터.
돌돌 말린 포스터랑반 접어 다시 8등분한 포스터2장을
입장객 전원에게 나눠 줬다 – 참고로 전원 무료 입장.
포스터에 빼곡히 적힌 시들과 짧은 산문 만으로도
오규원 시인이 어떤 시 세계를 추구하신 분이란 걸
나같은 문외한도 조금은 알 정도였으니
주최측의 친절에 감사하고싶다.
A4 용지의 자작시를 낭독한 김기택 시인(낭독시는’나의 데카메론’)
트윗하는 분이 아이폰 보고 낭독한시(는 제목까지 캄캄)
김사인 시인의 시집 뒷장의 글은빠졌지만
아! 김혜순 시인, 장석남. 이진명 시인 외 몇 몇 분과
사모님 (미망인 싫어서)도 참석하셨다고 호명 순서대로
일어서서 인사까지하사 후 2 시간 이상의 행사는 끝났다
오규원 시인을 좋아하는 분들이 이렇게 많은 줄 정말 몰랐다
뒷풀이 장소까지 알려줬지만 남편 걱정되어 총알처럼 집에 와버렸다
‘해품달’ 반 정도 본 날
긴 코트 입은 시인들이 몇 분 보여서
ㅡ 요즘 코트 길이에 부쩍 관심 많음
포스터에 실린 내용들은 세월 지난 후
나를 위해 또 여의치 않은 형편으로
못간 분들 위하여 올려볼 예정인데 글쎄다 – 힘 닿는대로
오규원 문학회 주최였고 사진들도(동영상 포함)
여기 저기서 찍는 거 봤으니 올라오면 더 쉬울 터
모든 사진 초상권 문제되면 내립니다
김성희
03/02/2012 at 01:23
가고 싶었지만,,, 너무 멀더군요!!
분당에서는,,,
그분의 시를 좋아합니다, 참석하신 문태준시인에게도 푹 빠졌었지요,
힘 닿는대로 올려주신다는 글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히 읽었습니다.
산성
03/02/2012 at 02:56
맹추위 속,전사처럼 다녀 오셨군요.
다시 올께요.
급히 읽어 내려왔지만 가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단물같은 이야기…입니다.
감사드리며…!
참나무.
03/02/2012 at 04:36
한 자리에 모일 수 없는 시인과 작가들을
어제처럼 한꺼번에 본 일은 난생처음이었어요
기다리시는 분이 계신다니 천천히라도 올려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성희 님 답글 감사합니다
제가 약속한 일이나
참나무.
03/02/2012 at 05:45
진주에서 반가운 택배가 와서 풀어보고 하니라고…^^
이미지도 몇 개 더 추가했고 -여자 시인들은 조심스러워서…;;
사실은 뒷풀이 장소에도 갔으면 더 좋았을텐데 용기가 안났어요
그래도 혹시 ‘청담인’들 만날까 두리번 거렸지만
청담에 오셨던 시인들 7분만 뵈었네요
감사인. 황인숙,김기택, 이진명.최정례,장석남, 조현석 시인
김사인 시인은 낯익은 트렌치 코트 차림으로
입구에서 젤 먼저만났지만 – 부러 고갤 숙였고.
김진아
03/02/2012 at 06:54
잡탕찌개는 저도 좋아하고, 즐겨하는데요. 혹시나 탈가봐 양파나 다시마를 깔아서 끓이죠. 매운 청양고추도 조금 깔고…아, 배고픈 시간이예요.ㅎㅎㅎ
역시 참나무님 하면서<
꼼꼼하게 읽어갑니다.
참 많은 것을 제가 배워갑니다. 감사합니다. *^^*
무무
03/02/2012 at 07:05
잡탕찌개…ㅋㅋ
한번 맛들이면 두고두고 기억나는 맛이지만
처음에 저는 뭐 이런게 다있어~~싶었답니다.
먹던거 죄다 끌어 모아 다시 끓인 모양새가
영 비위를 상하게 했으니까요.
지금은 명절 끝나면 일부러 꼭 한번은 해 먹습니다.
참나무.
03/02/2012 at 07:39
맞아요 청양고추 널으면 더 칼칼한 맛이지요 진아씨…^^
급히 올리느라 빠졌는데 영상물도 있었답니다
포스터에 프로그램이 있는데 괜히 기억하느라 애 쓴 사람이니
뭔 들 제대로 기억할까요..^^
참나무.
03/02/2012 at 07:45
슬라이드 사진 몇 개 더 추가했습니다
궁금해 하시는 분 들 계실까봐
서울 분이 잡탕 찌개 맛을 알면 이젠 경상도 사람 다 되셨네요
경상도 음식 중 또 보기보다 맛난 건 김칫국밥이지요
서울출신 시누이 남편은 뭘 개죽같은 걸 맛나다고 먹나..첨에 싫어했는데
나중에 술 먹은 다음날 꼭 찾더랍니다…^^
이 칸이 갑자기 요리 포스팅..ㅎㅎ
산성
03/02/2012 at 08:34
다시 왔습니다.
아깐 운전병이 대기 중이어서…
운전병이 아프니 운전병이 생기기도 하는군요^^
첫머리에 올려 두신 ‘한적한 오후~’는
돌아가시기 전, 병실에서
제자의 손바닥에 쓰신 마지막 시라는 이야길 들었었는데요.
그 손바닥의 주인(?)이 궁금하더란 말이지요.
혹 아십니까?
기침 잦은 사람, 안가길 잘했다 싶었지만
끈 떨어진 연…만들어서 죄송합니다…;;
그나저나 시를 사랑하고 시인을 사랑하던 분들이니
추위 정도야…했었지만 따뜻한 시간들 보내신 것 같습니다.
김사인 시인과 붉은 마후라의 장석남 시인,반갑습니다..!
문태준,김기택 시인도…아까워라…!
김진아
03/02/2012 at 08:56
아, 김칫국밥 ㅋ
요즘 김장김치가 사이다 맛이 나는 시기라…얼른 메모헀어요.
잊어 버리면 또 못하니까요.
참나무님..감사합니다. ㅎㅎㅎ
참나무.
03/02/2012 at 09:08
진아 씬 계속 먹는 얘기..ㅋㅋ
저도 요즘 김치찌개 빠지지않는 메뉴에요
김칫국밥은 자연산 굴로 끓여도 좋은데…
떡국도 있으면 몇 개 넣고 마지막에 김 구워 비벼넣는 거 잊지마셔요
참나무.
03/02/2012 at 09:09
이 원 시인입니다- 숙제냅시다 어떤 시인인지는…^^
서울예대 문창과 교수직을 20여년 하셨으니
수많은 제자 시인들이 계시겠지요- 황인숙 이진명 시인 등등
김기택 시인은 아이에게 색동옷 입혀 세배드리러 갔을 때
같이 사진 한 장을 청했답니다 많이 편찮으셨때라 무슨 의미인지 아시고
쾌히 승락은 하셨는데 필카라 필름을 잊었다네요.
처음 이진명 시인과 결혼 약속을 하고 찾아뵈었을 때
– 직업이 뭔고;
– 햄버거 파는 회사 다닙니다
그랬더니 옳타구나 시인 남편은 그래야 된다 하더라며
당시를 회고했는데 객석에선 두 번 다 폭소를 ..ㅎㅎ
아참 채호기 시인도 객석에 계셨어요.
빠진 이야기 많습니다..^^
참나무.
03/02/2012 at 09:27
아참 숙제 하나 더 있습니다
혹 ‘토마토는 붉다 아니 달콤하다’ 시집 가지고 계신가요
그 시집 뒷편을 김사인 시인이 느릿하게 읽어주셨는데
저는 시집이 없답니다..ㅠ,ㅜ
김진아
03/02/2012 at 10:56
그동안 청담에서 받은 시집들을 한 권씩 넣고 다니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해요.ㅎ
아주 느리게 정말 느리게 읽고 있거든요.
시가 짧다고 급하게 읽다간 체하기도 한다는 것을 요즘 알게 된 점도 정말 좋구요.^^
술래
03/02/2012 at 23:48
시인에 관한 글인데 전 시에 대해서 문외한이라…
진주 음식과 전주 음식은 비슷한게 많아요.
비빔밥부터…
저 잡탕찌게는 명절후 저희 어머니가 꼭 하시는거고
김칫국밥 또한 겨울 내내 즐기던 음식이었어요.
남편이 저한테 길들여져 나보다 지금은 더 좋아하지요.
참나무.
04/02/2012 at 00:05
전주도요?
지명부터 점 하나 차이여서? 하고 웃습니다.
괜히 더 반가운데요 같은 음식을 즐기신다니…^^
잡탕 찌개는 선조들이 명절이나 제사 이후
남은 음식 처리하려는 지혜 아니었나 한답니다
생선 고기 야채들이 잘 어우러지고.
전골처럼 국물까지 해결되니 상 차리는 입장에서도 손쉬운 메뉴지요
오늘 입춘 아침
제가 아주 많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주네요
아르보 페르트 거울 속의 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