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으로 의식처럼 두 번씩 읽는 편지

. . . . . . .

-여자는 사랑을 하면 비밀의 정원 하나를 갖지요. . .

( 남자는’산을 갖지요’ – 그랬던가?)

우여곡절 끝에 연인관계로 발전한 지 얼마되지 않아

남자는 일 때문에 잠시(3주간?)이별할 일이 생긴다

출발 30분 전에 비행장에서의 이별은 싫어

여자의 정원(언덕)에서 기다리겠노라고… 볼트체는 그 정원에서 나누는 대화다

(…외출했다 오니 EBS 일요시네마는 1시간이나 지난 후였다

그나마 보게 되어 얼마나 다행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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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에서 온 편지 8,9번은 달아나 버리고

10,11번 편지 답장으로

‘의식처럼 달빛으로 두 번씩 읽는’다 했던가

‘의식’에 마음이 닿아 오늘 아침엔

나도 의식처럼 치루는 아침의 커피 타임 사진들로. . .

( 발병이 나서 며칠간 불편한 생활을 했다.

인체의 신비라니…몸 한 군데가 나빠지면 균형이 무너지는지

블로그짓도 며칠간 싫었는데 영화 慕情 때문에 말문이 열리길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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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쟁터는 한국 6.25 동란

영화에는 그냥 배경일 뿐 전쟁 장면은 자세히 나오지 않고

산에서 타이프라이터 치는 종군기자의 모습만 보여준다

친지들은 전쟁터에 연인을 보낸 여인을 걱정해 주지만

긍적적인 성품의 여자는 ‘멀리 떨어져 있는 기분이 들지않는’다며

행복한 표정으로 편지 뭉치를 꺼내 다시 읽기도 한다.

달은 왼쪽으로 기울어 나무에 걸려있다

사라졌던 8,9번째 편지 답글을 마지막으로

로맨틱한 기자 마크 ‘윌리엄 홀덴’은 폭격으로 목숨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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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이 자주 난다- 아리랑 주인공도 아닌데

예전엔 발바닥, 엄지발가락 이번엔 오른쪽 발등, 참 골로루…

소파에 다리 높히고 얼음찜질하며 책보기도 지치고

바느질 하기도 귀찮아 누워 있으면 또 환자같아 싫어서

택시 타고 대한극장에서 ‘철의 여인’도 봤고

우산은 지팡이 역활을 더 많이한

비 오시는날은 이 곳 저곳 많이도 쏘다녔다

근데 나갈 때는 제법 절뚝거렸는데

돌아올 땐 거짓말처럼 보통으로 걸어온 게 이상해서

친절한 나의 건강 카운셀러에게 그 이유를 물어본 즉

걸으면서 열기가 빠져나가서 그렇단다- 수긍이 가는 말씀이다

아플 때도인사동 한 바퀴 하면 기분도 몸도 나아지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벌겋게 부어 열이 어찌나 심한지 더럭 겁이나서

병원에서 주사도 맞고 얼음 찜질까지 해도 부기가 빠지지 않았는데

– 걷는 게 나에게 그리 좋은 운동인지. . .

날 풀리며 더 많이더 오래 걸어야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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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보다 바다에 이르는 하류 쪽이 더 어울리는 나이여서인지 (김훈-자전거 여행?)

고색 창연한 영화 募情. . . 겨우 반 정도 봤지만 참 집중하며 보게 되었다.

제니퍼 죤스, 차이나 드래스가 어쩌면 그리도 잘 어울리는지

분명히 본 영화일텐데 새롭게 다가왔다

오래 전에 읽은 책 다시 읽으면 새로 발견되는 부분처럼. . .

여자는 유러시언 이지만 중국 습관이 많은지

행복하면서 더 행복하고싶어 ‘행복한 거짓말’ 들으러

점집가는 장면도 처음 보는 것 같았다

‘남 녀를 상징하는 두 마리 벌레가 같은 상자에 들어가면 백년해로 한’다며

벌레 두 마리를 꺼내어 바닥에 내려 놓자 숙련된(^^) 벌레 두 마리는

비뚤 비뜰 하면서도 같은 상자에 들어가는 걸 보고

정확하게 87세 까지 장수한다 했던 말은 거짓말이 되어버린셈이다.

드래스랑 같은 소재의 푸른 양단 코트를 보니

예전에 엄마가 입었던 홍콩 양단 코트 생각도 났고 말이지. . .

어이하야 원제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모정이 되었을까나

자막으로 흐르던 가사에 다시 집중하고파

여러 버젼들 찾아보다 나무에 기대선 남자의 환영이 사라진 후

큰 나비 한 마리 나타나게 했던 감독이 새삼 좋아지고. . .

나비는 영물일까

‘장자몽’과 ‘북경의 나비 한 마리’ 도 생각났고

‘걸어도 걸어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도

당연한 듯 떠오르던 엔딩 장면 남겨본다.

나의 비밀의 정원은 어디일까

비를 맞아요

너를 맞아요

이현우 비 노래도 오늘 들어봐야겠고. . .

12 Comments

  1. 도토리

    05/03/2012 at 04:08

    늘 흥미진진..!!!!

    저는 어제 꼬맹이 때문에 정신없었어요.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가운…
    ㅎㅎ^^*
       

  2. 참나무.

    05/03/2012 at 04:16

    이제사 겨우 오, 탈자 수정…;;
    오타내는 사람 여여 붙어라~~ 제목달고 한 번 모아볼까요..^^

    꼬맹이 입학소식 올리신 것같은 예감?

       

  3. summer moon

    05/03/2012 at 04:28

    저는 이 영화를 생각하면
    같은 제목의 노래와 함께 바람불던 언덕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볼 때 마다 어쩌지 못하고 울먹거리게 되구요.

    한국을 떠난지 몇년 되었을 때 이 영화를 VHS테입으로 다시 봤었는데
    그 때 저도 차이나 드레스 한벌을 선물 받았었어요
    입을 때 마다 숨쉬는 것도 얌전하게 해야 하는..ㅎㅎ
    (아마 지금 다시 입으려고 하면 무릎 어디쯤에 걸려서 멈추지 않을까 하는..ㅋ)

    제 외국 친구들 중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고 난 뒤에
    나비(대개는 흰 나비)로 다시 나타났다고 그러던 사람들이 몇몇 있어요.   

  4. 참나무.

    05/03/2012 at 04:45

    차이나 드레스 잘 어울릴 것같은데- 아직 되는 몸매면서 칫…^^

    의사라는 직업 부러워한 적 없는데
    아픈 사람들께 도움을 줄 수 있는 수인(제니퍼 죤스)을
    부러워 하는 마크(윌리엄 홀덴) 대사를 보면서 수긍을 했답니다
    말 난김에 든든한 의학 정보 주시는 위엣분과
    지리산 뱀사골 고로쇠 약수을 주신 우리동네 약사님께
    다시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물론 오늘 아침 방금 뽑은 커피랑 청바지 그리트 선물하여
    하루를 멋지게 시작하게 해 준 달님도 포함…^^*
       

  5. 리나아

    05/03/2012 at 06:14

    어제 ebs.. 저도 봤어요.
    이제 점점 하나씩 사라져가는 배우들보며 이름도 가물가물 하더군요…
       

  6. 참나무.

    05/03/2012 at 12:13

    담주엔 ‘석양의 무법자’
    ‘센’ ‘하이 눈’ 같은 거에 익숙하다
    크린트 이스트 우드의 피웅피웅~~ 마카로니 서부극 나왔을 때
    요즘 서부극 잔혹해서 싫어… 막 이랬는데…
    이젠 그마져도 흘러간 영화지요…^^   

  7. Elliot

    06/03/2012 at 01:02

    비밀 정원과 산이라…. 혹시 부동산 소개업자의 이론 아닌가요? ㅋㅋㅋ

    경험에 의하면 발을 몸보다 높이고 얼음찜질 하는 게 광장히 중요하더라구요.
    특히 초창기에 그걸 제대로 해주어 붓기를 다스리면 오래갈 것도 조속히 치유가 되는….

    원두가 유난히 까망색이네요? 사진이라 그런 건가요?

       

  8. 산성

    06/03/2012 at 01:23

    글쎄, 이 영화 제목만 들어도 엄마 생각나니
    우리 엄마 꽤 영화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하기야 그 시절
    볼 수 있었던 영화가 몇 편이나 되었겠습니까만…^^

    저 언덕은 여전히 맘에 남네요.
    소개하신 ‘비밀의 정원!’이란 말 역시…

       

  9. 참나무.

    06/03/2012 at 05:43

    근데 그 자세 오래취하긴 어렵더라구요…ㅠ.ㅜ 이젠 거의 다 나아 쫄졸거리고 잘 다니고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꾸벅(__)* 아주 맑은 브라운. 이디오피아산 예가체프인데 제가 사진에 무식해서 색이 엉터리로 나왔나봐요 샛 조절을 한 번 해봐야겠습니다 아무래도…^^   

  10. 참나무.

    06/03/2012 at 05:44

    좀 날씬 했을 때 차이나 드레스 함 입어보는건데
    이젠 물건너갔답니다
    짙은 눈썹하며 유라시언과 잘 어울리는 얼굴에다
    늘씬한 체격이 어찌나 기막힌지 모니터 뚫어져라 쳐다봤지요…^^

    우리 세대 어머니들 즐겨 입던 양단 코트 보며 옛시절이 떠올라
    추억에 잠깐 잠겼드랬지요

    산성님 비밀의 정원은?    

  11. 술래

    06/03/2012 at 17:17

    저도 언제부터 입어보고 싶었던 차이나 드레스
    이번 일터의 구정때 입어보려고 차이나 타운에서 만지작 거리다가
    상의만으로 합의를 봤어요.
    배둘레가 자신이 없어서요.^^*

    제가 오늘 마신 과테말라 커피와 색갈이 비슷하다 했더니…
    유달리 까많고 참기름 바른것처럼 반질거리던데 맛이 괜찮던데요?

    정말 오랫만에 듣는 노래네요.

    전 요즘 초등학교때 봤던 들장미라는 영화
    다시 보고 싶은데 찾기가 쉽지가 않구먼요.
    아마 제일 처음 본 영화가 아닐까 기억이 되는데…

    사랑해본 기억이 하도 가물 가물해서
    비밀의 정원을 만들었었는지도 기억이 안 나요.
    메마른 사람 티를 팍팍 내지요?^^*

       

  12. 참나무.

    06/03/2012 at 23:59

    부디 시도하셔서 스텐포드 조각상 앞에 서신 모습 올려주셔요..plz~~

    로스팅한 원두는 시간 지나면 기름이 베이지요
    에스프레소는 강하게 볶은 게 어울리고
    핸드 드립용은 예가체프처럼 중간으로 볶은 마일드가 어울린다 그러데요

    아…들장미 빈 소년합창단 생활을 그린 영화지요
    빈 소년합창단이 부른 ‘해변의 노래’ 엄마한테 선물받은 테입 늘어져서
    폐기한 이후 다시 못만나고 있답니다
    빈 소년합창단 내한 소식 있으면
    레파토리 먼저 살펴도 언제나 없어서 실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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