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장석주 시인 만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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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지금

문 밖에서 울고 있는가
인적없는 저녁에 묘비 처럼
세상의 길들은 끝이 없어
한번 엇갈리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것

*
그대 메마른 바위를 스쳐간 고운 바람결
그댄 내 빈 가슴에 한등 타오르는
추억만 걸어 놓고 어디로 가는가
그대 어둠 내린 흰 뜰에 한 그루 자작나무

그대 새벽하늘 울다 지친 길 잃은 작은 별
그대 다시 돌아와 내 야윈 청춘의 이마 위에
그 고운 손 말없이 얹어 준다면
사랑하리라 사랑하리라 더 늦기 전에

애인- 이동원. 최종혁 曲.

애인 – 장석주

누가 지금
문 밖에서 울고 있는가
인적 뜸한 산 언덕 외로운 묘비처럼
누가 지금
쓸쓸히 돌아서서 울고 있는가

그대 꿈은
처음 만난 남자와
오누이처럼 늙어 한 세상 동행하는 것
작고 소박한 꿈이었는데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세상의 길들은 끝이 없어
한번 엇갈리면 다시 만날 수 없는 것

메마른 바위를 스쳐간
그대 고운 바람결
그대 울며 어디를 가고 있는가

내 빈 가슴에 한 등 타오르는 추억만 걸어놓고
슬픈 날들과 기쁜 때를 지나서
어느 먼 산마을 보랏빛 저녁
외롭고 황홀한 불빛으로 켜지는가.

하루 — 주역시편 202

(. . .전략. . . .)


물푸레나무 잎들이 우수수 떨어지면
하루는 우연과 서리들을 데려오겠지.
어제는 누가 죽거나 태어나고
몇 건의 차량 접촉사고가 일어나고
하루는 버거워해도 한 해는 너끈하게 견뎌내는
노모에게도 별 일이 없었다.
삶은 한 점 눈물도 요구하지 않고
세월은 나를 멀리 데려가지도 않았다.
나는 횡격막 아래의 침묵에 귀를 기울이는 독자다.
분노는 침묵의 슬하에서자라는데,
일요일에는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하루여, 내가 돌아다보면 너는 거기에 없고
어제보다 하루 더 늙은 여자가
난독증 소년을 데리고 횡단보도 앞에 서 있다.

– 장석주 시집 『오랫동안』 12~13 p (문예중앙, 2012)

어제가 춘분이었네요.

이번 봄, 시인과 함께. . .어떠신지요.

망설이지마시고. . .

사카에서 기다리겠습니다.

2010. 3.21.

5 Comments

  1. 겨울비

    20/03/2012 at 23:13

    아이 학교 보내고 이제야 들어왔어요.
    아버지께 갔다가 밤 늦게 들어와
    포스팅도 못하고…

    오후에 뵙겠습니다.   

  2. 참나무.

    20/03/2012 at 23:50

    ‘가화만사성’
    아이, 부모님 또 자신의 일까지 있으니…얼마나 바쁘실까요들…

    더 모실 부모님과 돌 볼 아이도 없는 한가로움이 가끔은 서럽더랍니다

    이동원씨가 부른 가삿말도 시인이 직접 개사했는지…
    오늘 긍금증 해소되겠지요    

  3. 참나무.

    22/03/2012 at 00:27

    푸른 님 안게 비글로 전번 좀 남겨주셔요…   

  4. 푸른

    22/03/2012 at 01:35

    네 글을 남기겠습니다.   

  5. 도토리

    22/03/2012 at 02:56

    노래는 여전히 좋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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