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의 별 – 우주에서 가장 빛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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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 중복장애를 가진 영찬씨와 척추장애를 지닌 순호씨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눈이 보이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는 영찬씨는,

오로지 촉각으로 살아가는 달팽이를 닮았다.

하는 수 없이 모든 게 느릴 수 밖에 없는 점도 꼭 같다.

그러나 그의 곁에서 눈과 귀가 되어 주는 아내가 있는 게 다르다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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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큐를 나는 작년에 봤다

EIDF 2011 ‘세상에 외치다’

수많은 작품 중에서 가장 감동적으로. . .

그 작품에다 우리의 수퍼스타 김창완씨가 재능 기부를하여

한국영화 최초로 시청각 장애인을 위해 한국어 자막과

음성해설을 삽입한 배리어프리(Barier-Free)영화 버전을

일반영화 버전과 동시에 개봉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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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이미지는 씨네선재아트 벽면에 걸린 주인공 시인 영찬씨의 시와 영상이다

[달팽이의 별] 음성해설을 녹음 중인 김창완 씨는연출자인 이승준 감독이 직접 쓴 음성해설 대본을 들고 녹음을 진행

하던 중 결국 눈물을 참지 못해 잠시 중단하고 다시 어렵게 이어가는 등 이들 부부의 이야기에 깊이 감동하기도 했다.

인생의 연륜이 묻어 나는 편안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김창완의 음성해설은 주인공 부부의 행복한 일상과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고스란히 전달하여 관객들에게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갈 것이다.

예고편은 희망자만 클릭하시길

다큐 영화 감독들 참 존경스럽다,

내가 금방 꼽을 수 있는 극장에서 상영된 작품들은

브에나비스타 소셜클럽, 위대한 침묵, 신과 사람

‘오래된 인력거’ 등등

아, 이태석 신부의 다큐는 제목이 뭐더라

영화 본 이후 곧바로 장학 재단에 기부를 결심하게 했던 . . .

이미지 출처; 씨네코드선재

정기용 1주기를 맞아 제작된’말하는 건축가’ 보고와서 달팽이의 별 이야기만 하다니

이젠 전설이 된 그의 일화랑 어록들도 많이 떠돌아 다녀

나 까지 보탤 일 없고 일년 전 승효상씨가

그를 벽제 화장터에 보내고 온 후 쓴 추모글,

예전에 읽은 적 있어서대신하는 게 나을 거 같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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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렇지. . .

잊지못하겠는 목소리 ‘환타스틱’

월세집 거실에 걸려있던 구부러진 나뭇가지. . .

자신이 설계한 등나무가 빙 둘러쳐진 세계 유일의 무주 공설운동장

그 등나무 앞에서 하시던작은 목소리

‘환타스틱’

사진을 청하는 소녀들과나란히V를만든 두 손가락을

높히 드시던 장면, 참 눈물겨워서. . .

이후 설계자에게 한 마디 상의도 없이

등나무가 햇빛을 받지못하게 만든 요상한 철 구조물 앞에서

‘보존은 못할망정 망치지는 말아야지. . .’

선비라 우기던 그가 다신 무주에 안간다면서

‘X자식들’ . . .

짧고 낮은 단호한 그 목소리까지.

‘사이프러스 숲’에 정기용 형을 누이고 싶다

j View 승효상의 ‘我記宅處’ 중앙일보] 입력 2011.03.19 00:38

건축가 고 정기용씨.

지난 주말, 우리 시대 위대한 건축가 한 분이 세상을 떠났다. 정기용. 건축이 가져야 되는 최우선의 가치가 공공성이며 그게 건축의 윤리임을 온몸으로 실천하다, 기진하여 단명하고만 건축가였다. 나는 그분을 형이라 부르며 존경하고 따랐다.

이십 년 넘도록 늘 같은 지대에 서 있는 것을 기뻐했고, 많은 가치를 공유하는 것을 자랑했으며, 이 시대 바른 건축을 위해 우리의 가난한 의기를 곧잘 투합시켰다. 특별히 우리는 많은 여행길에 같이 올랐다. 세계 각지에서 펼쳐지는 삶의 풍경을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로 준비 때부터 항상 설렜고, 마치면 큰 위안이 되었다. 그중에서도 유난히도, 여러 곳에 있는 죽음의 형식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각별했다.

 프랑스의 남쪽, 세트를 들러 산등성이에 있는 해변의 묘지 속에서 폴 발레리를 찾아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는 그의 시구를 기억하며 좋아했고, 지중해 속에서 숨을 거둔 르 코르뷔지에가 스스로 그린 묘비를 찾기 위해 지중해변 마을 카프마르텡을 감격하며 뒤졌다. 이탈리아에 가서는 베네치아 묘지의 섬 산미켈레 속을 산책하며 베네치아인들이 안식하는 방법을 확인했으며, 모데나에 올라가서 알도 로시가 세운 산카달도 공동묘지를 찾아 죽은 자들이 이룬 도시의 풍경이 산 자들의 도시와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 서로 논의했다.

 우리는 차를 몰고 가다가 사이프러스 나무가 울창하게 뻗어 두른 곳이면 으레 묘지인줄 알았고, 내려서 그 풍경 속을 거닐었다. 새로이 방문하는 도시에서는 일상의 삶을 위한 공간을 탐닉한 후에는 반드시 그들이 죽어 만든 풍경을 찾아 나섰다. 그들의 마을에는 죽은 자의 마을이 늘 가까이 있었고, 그 구성은 산 자의 마을을 축약하거나 번안한 것이 대부분임을 확인했다. 예루살렘 동편에 있는 묘역을 보며 오래된 유대의 마을을 자연스레 연상했고, 그게 베를린에 피터 아이젠만이 만든 홀로코스트 기념물과 닮았음을 알고 웃었다.

스위스 티치노 지방의 이라냐에 놓인 작은 묘원에서는 지극히 아름다운 침묵을 발견한 후, 그들의 마을이 그 연장에 있는 것을 알았고 그래서 그 마을의 어귀마저 경건해 보였다. 알프스의 마을 쿠르의 공동묘지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평화를 목도했다. 그래서 독일어로 묘지는 평화의 마을을 뜻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스톡홀름에 있는 우드랜드 공동묘지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졌다. 옹고집쟁이 건축가 시구드 레베렌츠의 건축적 서사로 이루어진 그 죽은 자의 세계는, 사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가를 우리에게 일깨워주는 성서적 풍경이었으며, 그래서 그렇게 한 바퀴를 돌고 나면 우리는 우리 삶의 아름다움에 대해 다시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을 떠올리면 이내 정기용 선생과 나는 우리들이 가진 죽음의 풍경에 좌절했다. 집값의 하락만을 걱정하는 천박한 물신주의는 죽음의 형식을 우리 주변에서 내쫓아 우리의 도시에서 경건은 눈에 찾고 보아도 볼 수 없게 되었음을 한탄했다. 저 멀리 외진 곳으로 몰린 묘지들은 하나처럼 기괴한 돌 장식으로 범벅이 되어 그 천박함에 절망했다.

 그래서 선생은 화장을 하라고 하셨고 고향에 뿌려지기를 원했을 게다. 그러나 선생의 유해를 모시고 간 벽제화장장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현장이었다. 역 대합실 같은 사나운 분위기에, 몰지각한 선전벽보에, 인간미 없는 안내방송에, 게다가 염불소리·목탁소리·찬송가소리·기도소리…. 아아, 울음과 슬픔마저 가치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그 예의 없는 화장장은 죽음마저 희화화했으니, 갑자기 선생에 대해 죄스러운 마음이 엄습했다. 그게 다가 아니었다. 선생의 유분을 모시는 납골묘의 현장에 가서 그 저질스러운 죽음의 형식을 다시 보고는 차마 선생의 영정을 마주할 수 없었다. 괴기스러운 석곽과 비석의 모양을 조금이라도 바꾸려 관리소에 문의했더니 규정위반이라고 했다. 이렇게 작별하면 안 되는데…형,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유홍준 교수와 건축가 김영섭 선생과 같이 돌아오는 길에 그 죄스러움을 자책하면서 이런 제안을 했다. 혹시 우리 가까이 있는 망우리 공동묘지를 아름다운 죽음의 형식으로 다시 가꾸면 안 될까? 그러고 보니 시대의 인사들이 거기에 묻혀 있는 것을 알았다. 한용운을 비롯해 이중섭, 방정환, 조봉암, 지석영, 박인환, 오세창, 문일평, 이인성 그리고 안창호까지…. 우리가 기억할 수 있는 이름들을 다 대며 망우리를 문화재로 지정할 명분을 찾았다. 안 그러면, 우리가 가진 못된 천민적 개발의식이 이 망우리마저 저 멀리 내쫓아버릴 몰염치의 가능성이 너무도 농후한 것이다.

 이미 역사가 된 이 장소부터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죽은 자의 도시로 만들면 우리 죽음의 형식이 일거에 바뀔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이제는 죽음이 늘 우리 속에 있어 우리의 삶이 오히려 아름다우며, 그러므로 우리의 도시도 천박한 욕망에서 벗어나, 모여 사는 경건함을 그래도 조금은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건축가·이로재 대표
출처 joins.com

15 Comments

  1. 도토리

    23/03/2012 at 07:44

    오늘 땡땡이치고 씨네코드 갈까..?
    …생각만 했더랬어요.
    비오시는데 공부만 했어요.헤헤…^^*   

  2. 참나무.

    23/03/2012 at 08:15

    5시…지금쯤 오프닝 했을텐데
    일찍 들온다는 전화와서 무산되어 엉뚱한 짓이나 했네요

    성대결절 후의 목소리 갑갑하여 안타까웠어요. . .
    예전 목소리는 꼭 커프 주인공 이xx 닮았다 하며

    정기용…같은 이름 가진 조카도 있고
    그의 전설같은 일화들은 오래전 부터 익히 들었던 터라 감흥이 덜했는지
    온통 마음을 ‘달팽이… 빼앗겨서-강추합니다 !

    요즘 볼 영화들 많데요…디어 한나 등등
    내일은 디센던트랑 窓 보러 부암동 꼭 가야지…결심!!!
       

  3. shlee

    23/03/2012 at 09:29

    그분 목소리 좋죠?
    환타스틱~

    일민미술관을 지날때 마다 생각날것 같아요.
    정작 그 당시에는 지나쳐 버렸는데~
       

  4. 참나무.

    23/03/2012 at 11:14

    공익요원이라 당신을 낮주던 건축가의 위상이 이후 좀 높아졌을까요

    …아래 승효상씨 글대로 또 일을 냈으면 좋겠어요 망우리 싹 없어지기 전에…
    제 1대 예술가상을 승효상씨가 받았을 당시(화가가 아니고)
    기념전시회 갔을 때만해도 헤이리 출판도시 조감도 보고
    정말 가능할까 이랬는데 지금 현실이 됐잖아요

    요즘 건축 관련 영화가 두 개나 나와서 제가 건축학 개론과 헷갈렸답니다…^^
    진짜 우연이 겹치길 희망합니다 쉬리 님..^^    

  5. 푸나무

    23/03/2012 at 11:52

    승효상씨는 제 조카의 결혼식 때 기도를 하셨어요.
    그때 마이크가 안나와서 고모라 저는 교회 앞에 앉아 있어서
    눈감고 기도만 열심히 하는 그분앞에가서 마이크를 만져서 소리가나게 했는데… ㅋㅋ

    쉬리님 댁에서 말씀하신
    나뭇가지 말예요.
    아 저도 그순간 정말 마음이 찡했어요.
    흰 벽에 나뭇가지 하나가 그대도록 멋있을 수 있다니….
    막상 리뷰 쓸때는 생각이 너무 많아 잊어버렸어요.

    아니요
    멋있는 것은 아니고
    그 선은 감동이었어요. .
       

  6. 참나무.

    23/03/2012 at 11:59

    와아~~그런 일화까지!…
    승효상씨…참 좋아하는 분인데
    가장 인문학적 공학도라 하데요 그분을 일컬어…
    근데 건축과가 미대가 아니고 공대에 속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라지요…

    후다닥 읽으러가겠습니다
    트레일러 방금 올렸어요
    남편이 밤먹어라가자 그래서 저도 이제사 겨우…^^    

  7. 산성

    23/03/2012 at 12:20

    달팽이의 별이 무얼까…했습니다.
    예고편만 봤는데도 가슴 저 아래에서 쿵…소리가 나는군요.
    엄살쟁이 저, 꼭 봐야할 것 같아서…;;

       

  8. 참나무.

    23/03/2012 at 12:30

    아…예고편 다시 고쳤어요 김창완씨 음원 있는걸로…
    안그래도 산성님께 권하고싶었는데

    로멘티스트인데다 글도 잘 쓰고 유모어까지 넘치는
    주인공과 천사 아내 꼭 만나보셔요

    말하는 건축가는 아무리 그래도 한 시대를 풍미했고
    존경도 받을만큼 받은분이잖아요 대장암 걸리기 전까진 …;;

    두 개 중 하나만 골라라 하면 단연 달팽이의 별…!   

  9. 산성

    23/03/2012 at 12:37

    정기용씨 역시 참 좋아하던 건축가인데요.
    골목길 스토리가 기억에 남습니다.
    어느 골목길에선가 내다보던 사진도 생각나고 말이지요.
    기적의 도서관 스토리도…
    안타깝네요.승효상씨 글 읽으니…;;

       

  10. 산성

    23/03/2012 at 12:47

    백자도요님 글 기억하시는지요? 무주…
    정기용씨가 안타까워한 그 등나무 사진도 실려 있거든요.
    함 찾아 보시라고…   

  11. 참나무.

    23/03/2012 at 13:20

    납골당에 꽂힌 made in china 조화는 제 아킬래스건이어서
    그냥 암말 못하던…
    ㄱㅇ 님이 등나무꽃을 라이락이라 해도 고칠 수 없었던…   

  12. 술래

    23/03/2012 at 16:02

    달팽이의 별…
    저도 궁금해서 이번 주말 요세미티 가서 찾아봐야지 하고
    읽다가 엉뚱하게…ㅎㅎ
    달팽이의 별.
    꼭 보고 싶은데 방법을 연구해봐야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영화인거 같아서…

    어제 제 딸이 리움 미술관에 갔다가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현대미술가 작품이
    (De Kooning작품요)
    액자 속에 있어서 너무 속상했다는 얘기 듣는데
    자연스레 참나무님이 떠올랐어요. ㅎㅎ

    너무나 아름답게 지어진 건축물안의
    내용물에 대해서 실망을 많이 했다 하던데
    전 가본적이 없어 그런가부다 하고…   

  13. 참나무.

    23/03/2012 at 20:56

    얼굴도 모르는 따님… 갤러리 등지에서 스쳐지났을지도 모르겠네요
    서도호 개인전 꼽아논 전시횐데 기간이 넉넉하여
    한가한 날 가보려구요

    달팽이의 별…외국에서 볼 수 있는 방법
    제가 아는바가 없어서. . .
    조블 박사님들께 부탁 한 번 해보셔요…^^

    밤 늦게 올린 인사동 이야기 어찌나 오타가 많은지
    좀 전에 대폭 수정했습니다…;;
       

  14. 揖按

    24/03/2012 at 04:06

    신문, tv에서는 허구 헌날 되잖은 쌈박질만 하지만,
    그래도 지구는 돌고 있고, 그리고 세상에는 참 존경할만한 대단한 한국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위대한.. 의지의 한국인들 ..
    기뻐하다가도 문득 내가 너무 초라하게 보여지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15. 참나무.

    25/03/2012 at 00:35

    …그럼요
    이 지상엔 나쁜사람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더 많다그러데요

    저런 필름들 보면 울컥 감동 하다가도
    사지멀쩡한 난 뭐하고 살았나..그런 심정 누군들 없겠는지요

    그래도 기운냅시다…사는날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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