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만경강 저녁 갯벌과 거기에 내려앉는 도요새들의 이야기를 쓰던 새벽 여관방에서 나는 한 자루의 연필과 더불어, 말하여질 수 없는 것들의 절벽 앞에서 몸을 떨었다. 나는 아무 것도 만질 수 없었다. 아무 곳에도 닿을 수 없는 내 몸이 갯벌의 이쪽에 주저앉아 있었다. – 김 훈 자전거 여행 머릿말
어두워지는 갯벌 너머에서 생명은 풍문이거나 환영이었고 나는 그 어두운 갯벌에 교두보를 박을 수 없었다.
엘리베이터 벽에 방이 붙어 있었다
아파트 정문 후문 근처에 세워 둔 자전거들 폐기처분할테니
주민들은 경비실에서 스티커 받아 붙이라고. . .
스피커로 또 한 번 더위협 방송을 듣고서야
내려가 봤지만 내 자전거를 찾을 수가 없었다.
다시 집에 올라와 열쇠를 꽂아보고서야확인할 수있었다.
비를 맞아 녹이 슬어그랬을까, 비슷비슷한게 많아서 였을까
안장의 먼지만 닦고 한 번 올라 타 봤는데
왜그리 생소하고 또 겁이 나는지 금방 포기하고말았다.
내가 언젠가는 자전거를 배우기로 맘 먹었을 때는
김 훈 자전거 여행을 읽은 후 였고
올림픽 공원 내 자전거 학원에등록 한 건
김훈씨가독일 어느 도시를 달리는 모습을T.V로 본 직후였다
. . . . . . .
겁쟁이. . .포스트 잍이나 들춰보며
들오리 떼 지나가고 한결 깊어진 강의 안쪽에서 푸른 갈댓잎 한 장, 비밀문서처럼 내 앞으로 천천히 흘러왔네 출렁이는 온 강물을 싣고, 그 알 수 없는 고요의 눈동자 반짝이면서 한칸 반 낚시대 끝을 가만히 흔들었네 그때, 별이, 아랫도리 다 벗은 아이 같은 저녁별이 떠서,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 하늘길을 잠시 비추었네 누군가의 한 생이 물결처럼 환히 몸 뒤집었네 강의 안쪽에서 – 전동균(1962~ ) [가슴으로 읽는 시] – chosun.com 3.30일자
사람들과 만나면 봐야 할 드라마는 왜그리 많고
읽어야 할 책들은 왜그리 많으며
먹어야 할 것들은 또 왜그리 많은지
볼게요, 읽을게요. 먹어야지요 하고서도
타성에 젖어 하던 짓거리나 할 때가 많다
김훈씨의 이쪽과 저쪽,
전동균 시인의 안쪽에서도방황했다
방황은 내 특기. . .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 길 윤동주
▲ 3 . 24 . . .▼ 3. 31. . .
Nathan Milstein (1903-1992) Bach: Partita Nr.2 Chaconne
Berwaldhallen, Stockholm, July 17, 1986 ( Milstein’s last public concert at 83)
Violinist Milstein plays Brahms’ Violin Concerto 3rd movement
참나무.
30/03/2012 at 23:58
* 20세기를 빛낸 바이올리니스트 Nathan Milstein
M1> Bach : Sonata for Violin Solo No.1 G단조 BWV.1001 중 Adagio (4’16")
– Nathan Milstein(바이올린)
M2> Glasunow : Violin Concerto A단조 Op.82 중 2악장 (9’15")
– Nathan Milstein(바이올린), Eugenio Bagnoli(피아노)
M3> Vivaldi : Sonata D장조 (8’10")
– Nathan Milstein(바이올린), Leopold Mittman(피아노)
M4> Brahms : Violin Sonata No.2 A장조 Op.100 중 2,3악장 (11’03")
– Nathan Milstein(바이올린), Valentin Pavlovsky(피아노)
M5> Mendelssohn : Violin Concerto E단조 Op.64 중 2악장 (7’11")
– Nathan Milstein(바이올린), Josef Blatt(피아노)
M6> Schumann : Abendlied (2’35")
산성
31/03/2012 at 00:07
강물,깊어진 강의 안쪽,푸른 갈댓잎 한장…
한 생이 물결처럼…
3월을 보내드리는 마음으로…
아…하다보면 또 한 세월입니다.
오늘,가시는 3월에 애틋~하게 머물러 있으렵니다.
자전거 탈 줄 모르는 한 사람,다녀 갑니다…;;
summer moon
31/03/2012 at 00:12
늘 열린 가슴으로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호기심을 갖고 사시는 모습이 얼마나 멋진지요 !
저는 ‘볼게요, 읽을게요, 먹어봐야지요’ 라고도 말하지 못하구요
‘본거 얘기해주세요, 읽은거 들려주세요, 먹고 싶어요’
이럽니다…너무 게으르고 철없이…^^
뭐를 잃고 사는지도 모르고 살다가
가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뻔 하면 그 때 서야 문득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어요
아주 진하게 커피를 만들어 마시고 싶어지고…
자전거는…타고 직선으로만 갈 줄 압니다
멈추면 쓰러지구요.^^
Milstein과 참나무님께 커피 잔을 들면서…
아름다운 3월의 마지막을 보내시길!
참나무.
31/03/2012 at 00:46
…저도 이제 자전거 안타는 사람에 속합니다
같이 배운 사람들 사고 현장 목격과 기브스 하고 누워있는 거 본 이후
그리된 거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훈씨 언어에 온전히 취한 날. . .
세월 참 무장무장 흘러갑니다…
어디 다녀오셨는지요…?
참나무.
31/03/2012 at 00:47
…당분간은 스튜디오 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것 같지요
눈에 그려본답니다 오래된… 손길 많이 묻은 것
이것저것 만져보며 우두커니 추억 한 자락에 머물러 있기도 할…서머문 표정…
블루 배경에 한참 머무르곤 했어요.
큰 나무 이야기도. . .
도토리
31/03/2012 at 03:14
이제 좀 봄이 오신 것 같아요..
자전거 타다가 몇달 째 고생하는 일인 모시고 있는 사람..
그래도 자전거 씽씽 타고 다니는 사람 보면 반갑고 부럽더이다.
봄을 몰고 다니는 것도 같고
봄을 온전히 느끼고 사는 것 같아서요…
저도.. 볼께요, 가볼께요.. 하는 거 많은데
그냥 바이올린 들을께요……^^*
참나무.
31/03/2012 at 14:57
그러게요
오늘 제가 만난 봄꽃들이 그 해답이네요
별꽃 제비꽃 냉이꽃 산수유 청매 등등…
자전거… 이젠 미련 안두려구요
맞아요 그냥 맘가는대로 삽시다
오래된 습관 바꾸기가 어디 쉬운일인가요 뭐…^^
오늘…하루를 꽉 채운 날이었어요. . .
Elliot
31/03/2012 at 19:26
자동차값 나가는 자전거 자랑하는 한구 친구가 몇 있는 걸 보니
한국엔 자전거가 유행인 거 같더만요. ^^
참나무.
31/03/2012 at 22:52
우리나라는 좀 이상한 유행병 같은 게 있는 것 같지요
먹는 거(약 포함) 입는 거 뿐 아니고 문화에서조차
한 때 야생화, 또 어느 땐 염색이 붐이 일기도 했지요?
揖按
01/04/2012 at 04:07
3월말. 소중한 곳들을 다녀 오셨네요.. 한번도 가 본적도 들어 본 적도 없는 곳이어서 흥미로왔습니다.. 일대에 볼 것이 많겠군요…
참나무.
01/04/2012 at 08:02
…엊저녁에 남은 이야기 마저 올리려다
아무래도 길어질 것같아서…
오늘 계속해서 올렸습니다.
인왕산 부암동은 볼거리가 많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