序詩, 詩碑에서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3월마지막 날,윤동주 시인의 언덕을 오른 건.
덕분에 *序詩-영인본을 만난일은
3월 마지막 보너스를 받은 기분이었다.
동생이 뚝섬 유원지 애벌레를 한 번도본적 없다고
겸사겸사 놀러오겠다했다
나도 아이들다녀간 후첨이라
한강변 이곳 저곳을 거닐었다.
영동 대교 지나 다닐 때면 늘 강 위의 떠 있는 것들보느라
목이 안돌아갈 때까지 좌,우로 돌리곤해서오래 오래 바라봤다.
강바람이 꽤 세게 불었지만
동생은 날 보자마자 강둑에서 귀한 쑥부쟁이 나물을봤다며 앞장을 섰다
엄마가 그랬단다
진주 천황식당엔 제철 나물이 비빔밥 재료로 오르는데
쑥부쟁이 잠깐 나오는 봄철이 제일 맛나다고. . .
비슷비슷한 잎 모양 나 혼자는 찾을 수 없는데
쑥부쟁이 좌악 깔려 있는 강쪽 언덕에서
팬을 꺼내더니 캐기 시작하는 거다.
단 뿌리는 남겨 두고. . .
그것이 식물에 대한예의라는 잔소리와
가을에는 보라색 꽃 필테니 장소 기억해 두란다
– 이럴 줄 알았다면 칼 가지고오는건데
-나도 올해 제대로 나물캐려고 칼도 사놨다.
이러며 쪼삣한 돌맹이 하나를 주어와서 나에게 건냈다.
근처엔 좋은 냉이(까뭇까뭇한 건 캐지말라며)도 있고
내가 아지못하는 무슨 나물도 된장 찌개에 넣으면
향긋~하니 봄냄새 난다고 훑고다니는 거다
자작나무 근처 지나면서 내가 갑자기
– 통인동에서 윤동주 언덕 지나 부암동 넘어가는 길 아냐
배화여대올라가는 길 근처청국장 맛난집도 있고, 지금 가 볼래
– 그 좋은 생각이네
사직동은 서울 토박이 제부 본적지라며 금방 승락을 하는 거다
둘이는 캐던 나물을 챙기고 애벌래 속을 지나 전철에 오른 거다.
종로구 필운동 18-95. Te l: 02 -736- 0598 (사직 분식 – 허영만 맛집에 소개된)
처음 맛본청국장은 ‘과연~~’ 소리가 절로 나왔다
안국동 별궁식당 (7,000원) 보다
맛도 가격(4,500원)도 앞섰다.
서울 시내 청국장 3대 맛집 중 하나란다.
도대체 어떻게 유지될까 의심은 않기로 했다
테이블도 몇 안되는데 들어갈 때 나올 때 끊이질 않던 손님과
합석은 기본일 것 같은 식당 측 엄포(?)로도.
갈 길이 급하여 배화여대 이정표따라
‘사직파출소’를 지나니 등산로 안내판이 보였다
그대로 왼쪽으로 꺾기 전에 재밌는 커피집도 발견되어
아무리 바빠도 호기심에 졸졸 가봤더니
숯불로 커피를 볶고원두 판매도 한단다 – 한가할 때 꼭! 가보자 하며. . .
가게 이름이 커피 한잔- 무슨이야기기 숨어있을 것 같다?
오늘쪽 호떡 굽는 화덕도 보이고. . .
다시 내려 와 종로도서관을 지나 긴 계단을 오르면
북악스카이웨이로 가는 자동차 길.
거기서 부터는 동생이앞장을 서는 거다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 왕래도 끊이질 않았고
군부대로 보이고 군인들도 자주 보였다
가까이 다가오는 군인들 모습은 하나같이앳되고 잘 생긴 청년들이었다
위문편지 쓰던 어릴 땐 군인. 하면
겁나게 나이먹은 늙은아저씨가 연상되었는데
우리가 그만큼 늙은게지. . .잡담하며길따라 계속걸었다.
곳곳에 정상을 오르는 계단도 더러 있었다
가끔은 ‘등산로 패쇄’ 팻말도 보였고
등과정 터도 나오고인왕산 호랑이도 만났다
치마바위 올려다 보기도 하고
발 아래 빌딩들 ‘어디어디’네. . .
내려다 보며 쉬엄쉬엄 걸어 올라갔다.
당겨도 보고. . .
청운 초등교.경복고 청와대
과녁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엔 청매도 띄엄띄엄 보여서
우리는 또 환기미술관 청매가 궁금하기 시작했다
어느듯 . . .윤동주 서시가 새겨진 시비와
생각지도 못한 서시-영인본까지 만나게 된다
글체는 흐릿하지만 가벼운 흥분도 하며 . . .
* 영인본(影印本) 이란
원본(原本;底本)을 사진 촬영해, 그것을 원판으로 하여 과학적 방법으로 복제한 책을 말하며
경인본(景印本)이라고도 한다. 저본(底本)이 쓰인 당시의 그림이나 문자를 그대로 참조할 수가 있고,
복제에 의한 새로운 오식(誤植)이나 개서(改書)가 생길 우려가 없기 때문에, 연구용 자료로 사용된다.- 위키 백과
윤동주 시인 언덕 근처엔 산수유도 많이 피어있었다
인왕산 볕바른 양지쪽, 올들어 제비꽃 처음
만날 땐 환성을 질렀지만 멀리서도 보라색이
깔려있어 나중앤 귀하지 않을 정도였다
몸을 낮춰 디려다 볼 때마다 나태주 시인의
짧은시가 떠오르는 냉이꽃도 지천이고
올 봄엔 인왕산과 부암동 명소들
날 잡아 돌아보기로 약속했다
중간중간 상세한 안내판도 잘 설치되어 있어서
이광수 별장이 부암동에 있는 줄도 몰랐다.
여름이 제격인 백사실 계곡도 다시 가 보자 했다.
지나칠 때마다 이정표만 보고
궁금했지만 가 보지 않았던 곳을
3월 마지막 달 기어이 오르고 말았다.
환기미술관2층 드로잉창을
바깥에선 어떤 모양일까
확인한 적 없어서살펴봤지만 알 수 없었다
요담엔 관계자들께 한 번 물어볼 참이다
대신, 다른 돌 조각과 박충흠 작품은
빛속에서 온전히 만날 수 있었다
별꽃이 유난히 많이 피어있었고.
마른 담쟁이도 눈여겨 봤다.
미술관 나올 때 바로 앞집 담장 위에서
절 생긴 진도개 두 마리도반가워서. . .
가고싶은 데만 가고
보고 싶은 곳만 본다.
몇 번이라도. . .
참나무.
01/04/2012 at 07:59
..바네사 레드그레이프, ‘맨발의 이사도라 던컨’ 보고
제 방에 들오니 ‘목련꽃 피는 언덕에서…’
4월의 노래’가 흐르고있었고
지금은 " 떡갈나무 숲 속에…’
‘아무도 모르라고’ 가 흐르네요
주일 잘 보내시길…^^
실감납니다 잔인한 4월…
푸른
01/04/2012 at 10:21
제비꽃을 발견한 날을 봄이라 말한다
남이야 지나가던 말던
나직이 피어 그냥 몇 날 견디다 가는 꽃
바람이야 불던 말던
조금 흔들리다 가는 꽃
제비꽃이 지는 날을 봄날이 간다 말한다
무거운 것들이야 남던 말던
가벼워서 툭 소리내며 떨어질 것도 없는
보랏빛 쉐도우
쓱 지우고 가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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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2주간 앓고 오늘일어났습니다.
참나무님 덕분에…봄나드리 잘했네요.
작년에 써 둔 식물일기 제비꽃 한송이 심고갑니더…;;;
참나무.
01/04/2012 at 10:50
자작시 인가요?
제비꽃 좋아하시나봐요
종류가 참 많다지요
저도 어제 보라색에 맘 많이 빼앗기고 왔답니다
울 동네는 아직인데 인왕산이 양지바른지…
저도 목감기가 와서 내내 허스키였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답니다
도토리
02/04/2012 at 09:26
저도 별렀다가 다니러 가야겠어요.
제 집에도 좀 빌려주세요.^^*
참나무.
02/04/2012 at 10:07
그잖아도 청와대 경복고 청운초등교 내려다 보며 도토리 님 생각했지요
꼭 가보셔요 이 코스 그대로…
저는 오늘 기어이 숯불로 볶은 원두커피를 사 왔고
빗소리 들으며 한 잔 내려 마셨고…
얼른 세음 들어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