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동 커피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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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제가 인터넷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딸아이 먼 나라로 시집 보내고

음식 만드는 거 메일로 전하기 위함이었지요

그땐집전화랑 같이 연결되는 방식이라

인터넷 사용 중엔 전화 이용을 못할 시기였습니다.

급한 전화라도 하려는데 통화 중이 걸리면

우리집 남자에게 시껍하는 날 – 그 말씀 드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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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제일 먼저 검색창에 올려 본 단어가 coffee

그 다음이quilt

제 할아버지가 커피 마니아여서 어릴 때부터

울집에는 MJC초록색 커피 깡통이 굴러다녔거든요

가족들이 모~두 커피쟁이들

허지만 요즘은 많이 많이 줄입니다

– 지금도 허여멀금 수준의 커피 한 잔 컴 옆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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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가보자

얼핏 만난 ‘커피 한 잔’ 그 언젠간이 어제였습니다

-냅 압니다 세상 천지 필요없는 호기심이라는 거.

한마디로 정신 하낫도 없는 실내

디카 제일 먼저 갖다댄 곳은 L.P 자켓들

의자 테이블도 일관성 있는 게 하낫도 없었어요

– 그게 컨셉인진 몰라도 여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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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생달 그림 아래 실꾸러미는

왜 있는지 물어보지 않았네요

애자도 그대로인 천정 그림 곁엔 관악기도 보여

혹시 벤드부였나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저는 잘 알지못하는 온갖 커피 기구랑잡다한 물건들

이런식 표현 죄송하지만

황학동 벼룩시장 분위기 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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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커피 한 잔 시켜 볼 엄두도 못내고 – 점심 전이기도 했지만

이디오피아산 원두 100g 주문해 두고 이곳 저곳 둘러본 겁니다

테이블도많지 않았는데 단골인 듯한 손님 두 분과

혼자 커피 마시는 청년이 있어서 조심조심 . . .

잘은 몰라도 단골들이 많은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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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리링’- 나중에 알았지만 요리 타이머-소리가 나면

남자 주인은 문을 밀고 나가 화덕에서 호떡을 꺼집어 내고

또 즉석에서만들어 넣기도 하고 그러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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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 하나 맛 보고 싶어 금방 구워 낸 거 청했지요

안에 넣는 재료에 따라 3종류 – 꿀호떡은 2천원

카레도 있고 또 다른 건 기억이 안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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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호떡 먹을 때 조심해야겠던데요

넋이 빠져 주위 둘러보느라 잠깐 한눈 팔다 내용물을 흘리는 사건(?)도 발생하야

-그런 일이 더러 있는지 잽싸게 ‘물 적신 누른 냅킨’ 여러 겹을 건내줍디다

( 그러고 보니형광 냅킨이 아니었네요. . .)

아참 가게겉 모양은 빼먹고 찍지않다니

윤동주 시인 칸에 있습니다만

경복궁 전철역 1번 출구로 나와

배화 여대 가는 길 따라가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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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한 의자도 아니고 세련된 분위기는 더구나 아닙니다만

직화로 로스팅 해서인지 향은 기막힙디다

처음 봤을 때 "어? 뭔가 있어보인다 묘한 집이다" 했는데

예감 적중. 이야기 거리가 많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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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동 커피한잔검색해 보니 많은 자료가 뜨는데요

오래 전 학림다방 단골이었고 거기서 얻은 로스팅 기계로

수많은 실패 이후 혼자 독습하신 분

바리스타 교육 따로 받진 않았지만

많은경험이 그 이상인 듯.

한 마디로 ‘자유’ 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 .

커피 좋아하시면 지나치는 길에 한 번 들러보시라고

드립 커피, 에스프레소를 추천한다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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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사직분식에서 청국장 찌개–> 사직동 커피 한 잔 이후

인왕산 등산코스 곁길 –> 윤동주 시인의 언덕 –> 부암동 환기미술관 이러면될까요

21 Comments

  1. 흰독수리

    03/04/2012 at 00:51

    봄볕이 따사로운날…….사직동으로해서~~~부암동으로…..밟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 섬`

    03/04/2012 at 00:53

    커피향 먼저 마음으로 상상합니다.
    정신 없는 실내가 참나무님 말씀 때문인지
    개성강한 공간으로 보여져요.
    아기자기한 작은 소품들 아이처럼 예쁘고
    무엇보다 금방 구운 호떡 맛있겠다 합니다.^^

    첫사랑, 이런 문구도 떠올려 봅니다.
    제게도 커피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거든요.^^
       

  3. 김진아

    03/04/2012 at 03:46

    요란한 오늘의 날씨..

    커피 향이 …ㅎ

    참 좋아요. ^^ 아기자기한 얼마전에 황학동 만물시장 다큐 3일 프로그램 보았는데..
    개성 강한 그 집 주인이 궁금해 집니다. ^^   

  4. 푸나무

    03/04/2012 at 04:14

    내 꼭
    청국장부터 시작해서
    커피
    인왕산
    윤동주
    환기미술관까지 다녀야겠어요.

    카메라가 무거워서
    디카를 홈쇼핑에서 하나 샀으니….

    근데 제가 길치 방향치라…
    찾아갈수 있을런지,,
       

  5. 지해범

    03/04/2012 at 08:35

    상호가 재미있네요.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김추자 노래도 생각납니다.   

  6. 참나무.

    03/04/2012 at 09:01

    네에 후회없을 것 같은 코스라 장담합니다.
    친구분들과 함께라면 더 좋겠지요
       

  7. 참나무.

    03/04/2012 at 09:09

    컨셉이 추억?
    멋부리지않은 공간이었어요
    생각날 때마다 아무데나 그냥 쿡 쑤셔 놓은 듯..
    옛생각 나는 물건들이 많아서..

    이 집엔 커피 라테가 없답니다…^^
    전 커피라테 이런 거 싫어하거든요
    그냥 순수한 향 자체를 즐길 뿐입니다.

    호떡이 참 담백했답니다    

  8. 참나무.

    03/04/2012 at 09:12

    오늘 날씨 참으로 버라이어티했지요
    비오다 눈오다 게릴라성 바람 심하게 불다…
    그 와중에도 하늘은 맑고 구름 둥둥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은 L.P도 듣고 그러는가보데요
       

  9. 무무

    03/04/2012 at 09:20

    꼬박 일주일 쉬었습니다.
    아들이 와서 며칠, 어깨 아파서 며칠..
    쉬니까 참 좋으네요.

    계속 쉬게 되면 뭐하며 지낼가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참나무님처럼 이리 부지런하게 다니고 글쓰고는 못할 거 같습니다.

    지겨워질 때까지만 쉬었으면…하고 생각중입니다.^^

       

  10. 참나무.

    03/04/2012 at 09:24

    무조건 배화여대 찾아 가시면 됩니다
    전번 올랴뒀으니 매모해두시구요
    길맹으로 치자면 절 이기지 못하실텐데, 푸나무님…^^

    종로 2가 근처 버스타고 지나칠 때 매화 비슷한 게 보여서 오늘 확인하고 왔답니다
    ‘종로에는 사과나무’ 대신 매화나무가 심어져 있던데요
    금강제화 근처에서 Y.M.C.A 가는 길에 활짝 피었더랍니다
    더구나 청매가 말이지요-아 홍매도 있었지만
    무거운 카메라로 찍으면 작품 나오겠네~~ 이랬거든요

    영화 한 편 볼 것도 있고…
    미리 봐둬야 올라오는 리뷰는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거든요…^^

    디어 한나 보고왔어요    

  11. 참나무.

    03/04/2012 at 09:26

    지기자 님~ 김추자 아니고 펄시스터즈… 착각하셨지요..^^
       

  12. 참나무.

    03/04/2012 at 09:47

    앗 무무님도…
    음식점 꾸려나가는 일… 참 보통일 아니지요
    더구나 꿈 하나를 접고 하신 일이라
    주된 일 보다 ‘기타 등등’이 어려워 꿈을 접은 분들이 많지요…
       

  13. shlee

    03/04/2012 at 14:03

    디어 한나~
    이 영화 어땠어요?
    볼까 말까 생각 중~
    커피
    두 잔 함께 ….

    한 잔 시키고 기다리기
    너무 싫어요.
    ^^   

  14. 참나무.

    03/04/2012 at 14:37

    저도 카페에서 혼자 커피는 잘 안마십니다…

    디어 한나 쉬리님이 보시면
    틀림없이 멋진 리뷰 한 편 나오리라 단언하는 바입니다

    쉬리님은 기도 잘 하시지요   

  15. shlee

    03/04/2012 at 14:38

    저는 기도 잘 못해요.
    ^^
    여간해서
    잘 안들어주시는거 보면~
    ^^   

  16. 술래

    03/04/2012 at 15:35

    청국장
    커피 한잔
    인왕산, 윤동주 시인의 언덕, 환기 미술관까지
    마치 저를 위한 코스 같아서…

    지난번 커피의 진실인지 하는 프로그램에서
    보니까 커피는 실보다 득이 훨 많았어요.
    커피 좋아하시는 참나무님이 건강때문에
    커피를 줄이신다는 말씀이 생각났지요.

    위가 나쁜 경우 산이 많아서 조심해야하는거
    빼고는 오히려 치료 역할을 한다는 조사결과.

       

  17. 참나무.

    03/04/2012 at 15:44

    커피의 득과 실 끊임없는 이론이 아마 앞으로도 계~속되겠지만
    과하면 안좋겠지요

    전 건강을 위하여 줄인다 했는데
    잘 못 읽으셨나봐요 술래님^^*
       

  18. 술래

    03/04/2012 at 23:24

    건강때문에가 아니고 건강을 위하여?
    그렇다면 줄이시지 않으셔도 된다하대요^^*
    심지어는 당뇨는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하고요.

    참나무님이 커피 줄이신다는 얘기
    제가 많이 걱정이 되었었나봐요. ㅎㅎ

    위산이 많은 저는 사실 금해야하는데도
    한잔으로 줄인것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19. 참나무.

    03/04/2012 at 23:55

    넵 오늘 아침에도 커피봉지 열고 한참동안 흠흠거렸어요
    향이 기막혀서…

    원두커피일 경우 (설탕 크림 안넣은)
    하루 2~3잔 정도는 항암 효과도 있다지요
    많이 고맙습니다아~~ 술래 ^^*

    오늘이 절기로는 청명이어선지 한강 물결도 잔잔한데요
       

  20. Elliot

    05/04/2012 at 20:28

    맨 앞에 빠진 거 -> 그니와 함께
    맨 뒤에 빠진 거 -> 와인 한 잔 마실 곳…. ^^

    PC란 게 없던 시절 제가 첨 미국 욌을 땐 지금같은 인터넷이 아니라
    컴퓨터나 공학하는 사람들끼리 이메일 주고받는 게 전부였지요.
    그래도 공돌이 친구들끼리 장거리 전화값 많이 아꼈어요. ^^

       

  21. 참나무.

    06/04/2012 at 00:27

    언제 서울 나들이 하실 일 있으면 환기미술관에서 기분 환기시켜시길…^^
    제가 술을 끊어서 와인집은 잘 모른답니다…
    부암동에도 틀림없이 있을텐데…^^

    맞습니다 그 땐 그랬지요
    저는 ‘나우누리’ 부터 시작한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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