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첫 날이라니

Woman in a Rocking Chair - Pierre-Auguste Renoir

갑 ; 흔들의자를 하나 갖고싶어

을 ; 난 흔들의자가 어울리는 집을 갖고싶어

병 ; 난 그런 집에서 흔들의자에 앉는여유가 부러워. . .

어느 날 아침이었나 잠들 무렵이었나

여튼 비몽사몽간에 나지오로 들었으니

방송작가 글인지 책에서 인용한 얘긴지

. . .여튼 대략 축약하면. . .

( 화자를 ABC로 했다가요즘,

갑,을로 사람들을 나누길래 -내 취향은 아니지만서도. . .

여차저차 ‘아내의 자격’ 그 드라마를 다 보게 되었다. )

말난 김에 여자 주인공(김희애)은 전화로

남자 주인공에게 휘파람을 불러달라 청하는 장면이 있고

그 남자 ( 극중 이름 다 까먹었고- 칫과의사만 생각남) 는

또 기분이 갈아 앉았다며 휘파람 불고싶다고

전화에다 ‘홈 스위 홈’ 부르는 장면도 있었다

그 남자 연기자 이름도 모르지만 배역에도 썩 잘 어울리고

오버하지 않는 차분한 연기도 맘에 들었다

철없던 시절에 휫파람 잘 부는 남자를 좋아했다

울집 남자 만나다 결혼 약속까지 하고난 후

어느 날 임진각 놀러 갔을 때 손톱 밑의 때를 보게 되어

이 남자랑 정말 결혼을 해야하나. . .망설이던 때도 있었다.

‘아내의 자격’ 중 휘파람 장면이

자전거 타는 장면보다 더 부러웠음.

( ‘손이 이쁜 남자도 좋아했다’ 는 지웠음 – 쪽팔려서. . . )

그러고 보니 결혼 후 단 한 번도 우리집 남자에게

휘파람을 청하지 않았고 휘파람 소리 들은 기억도 없네?

결혼과 동시에 유치한 생각까지 지워버린 것일까

꼭 나눠야 한다면 우리집 남자는 속물역인

극중 김희애 본 남편에 더 가깝지 싶다

– 또 삼천포로 빠지다니. . .

은방울꽃012.jpg

나도 젊었을 때부터 흔들의자 하나가 꿈이었다

억지를 부리면 까짓 거 하나 살 수도 있었지만

어느 날. . .누가. . .제일 갖고싶은 거 물을 때

금방 답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아껴두자 ~~했다.

허지만 여태까지 아무도 내게

꼭 갖고싶은 게 뭔지 묻는 사람도 없었고

나도 억지 부리지 않아 아직 흔들의자가 없다

6남매 맏며느리에다 두 아이 키우느라 지지고 볶을 때

나이들어 흔들의자에 앉아 뜨개질이나 하며

음악이라도 듣는 여유를 많이 그리워 했다

따지고 보면 지금 그래도 될 군번인데

왜 아직 오래 전 꿈을 실천하지 못할까 몰라. . .

언제. . . 누가, 내게

가지고 싶을 걸 물을 때를 기다리는건지-원참나

비길 바 없이 아름다운 5월 첫 날이라니. . .

8 Comments

  1. summer moon

    01/05/2012 at 00:46

    아주 오래 전에 제 친구(저보다 40세 더 많은…^^)가 제게 그랬어요
    남편이 ‘알아서…주겠지’ 하고 기다리다가 실망하지 말고
    그냥 얼굴에 대고 똑바로 분명하게 말하라고
    그래도 원하는걸 해주지 않으면
    저보고 직접 알아서 저를 기쁘게 해주라고…ㅎ

    저는 흔들의자가 여럿 있는데…
    참나무님한테 하나 보내드리고 싶구요.ㅠ

    아직 집이 흔들의자에 어울리게 정리되어있지는 않지만…
    흔들의자에 앉아서 휘파람을 불어야 겠어요ㅎ
    (제 옆에 있는 사람은 휘파람을 잘 못불어요.ㅋ)

    예쁜 은방울꽃처럼 착하게 5월을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은….^^   

  2. 참나무.

    01/05/2012 at 00:50

    그래요 우리
    바다와 휘파람으로 빛나는 5월 되도록~~~^^*

    이 칸에 들리시는 모든 분들께도
    피천득 5월까지 선물하고싶어요

    수련하러갈 시간입니다. 후딱 다녀오리다아~~~   

  3. 산성

    01/05/2012 at 03:45

    한참 수련(?) 중이시겠습니다.
    손톱 밑 ‘때’ 이야기에 ㅋㅋ 웃다가
    손이 이쁜 남자…에 정말 그렇구나 합니다.
    지금 타국에서 오랜만에 나온 친구, 그 친구가 손 이쁜 남자랑 결혼했거든요.
    도무지 이해를 못했어요.
    아니,손 이뻐서 뭐하게?^^였답니다.

    오월 첫날,은방울꽃 같은 날입니다.
    휘파람 잘 부는 여인은 어떻습니까?^^

       

  4. 산성

    01/05/2012 at 03:51

    아참,그 흔들의자
    친구집에서 앉아보고는 마음 접었습니다.
    커피 마시기에도 불편하고
    흔들의자 아니어도 늘 흔들리는 마음이라…
    큰일 나겠다 하면서요.
    ㅋ~참고 하소서…!

    플로리다에 몇 개 있다 하니 그 댁에 가서
    단체로 앉아 노십시다^^

       

  5. 푸른

    01/05/2012 at 05:25

    히 히~~참나무님…
    이담에 혹시 한국으로 이삿짐 좀 날라 올 일 있음 꼭!!! 하나 실어오겠습니다!<약속>!!!
    남편이 디자인해요. 공방도 있고…쇼룸도…
    근데 요즈음 발에 불나도록 예수만 따라다닙니더.=3=3=3
    아마도 예수님의 직업이 목수라…통했는동 …
    근데,저 누가 버린 대리석판 `쌔거’ 물병버리러 갔다가 주워왔어요.^^
    경비실 아저씨가 낑낑…날라주시고 …수고비 조금 드리고…
    요즘유행하는 철제다리 맞추는데 4만오천원!!! …제 컴퓨터 책상입니다! ㅋㅋ~
    근데 웃기는건 아들녀석이 노리고있네요…
    주말에 집에있을때 제게 치킨도 피자도 구워주는데…
    조리판으로 최고랍니다! 아직은 안~돼!!!~했습니다.
    지도 사랑땜좀 하고…물려줄라고요…
    스티클리가구 아시죠? 남편의 디자인은 좀 그런 풍입니다.(실용)
    부 탁 하 세 요 ~~~
    화창한 오후…엄마랑 냉면해먹고 쵸코렛 먹고있어요…
       

  6. 참나무.

    01/05/2012 at 06:09

    땡큐 ‘때’ – 덕분에 수정했어요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 .

    그러게요 흔들흔들 … 차 마시기는 좀 그러겠네요
    그래도 가끔 낮잠 잘 때나 손에 익은 뜨개질 질정도는 할 수 있겠다 싶어서
    퀼트는 절대 불가겠다 싶습니다 뭐 간단한 페치워크 피싱 정도는 가능핳테지만…^^
       

  7. 참나무.

    01/05/2012 at 06:14

    오 몰랐네요 예수님과 같은 직업이신 줄…^^
    그나저나 대리석…횡재하셨군요- 축하합니다아~~

    저는 방금 괴상망측한 하드 하나 먹고 들왔어요
    어제 반값 세일하는 빙그래 하드 류 10개에 4.900원 하길래 고루고루 골라 담아왔는데
    저녁 반찬하려고 야채박스 열니까 왜 그게 그 칸에 들어있는지…;;

    급히 급 냉동하여 다행히 모습은 찾았는데
    쭈그렁 방탱이가 되어있네요- 제가 요즘 이리 삽니다…ㅎㅎ
       

  8. 푸른

    01/05/2012 at 07:08

    ㅎ~뒤늦게 전공따라 죽을때까지 작업하고 산다고…다늙어서 만들었어요.
    하는 일은 몇가지 더 있어요.
    주말엔 교회가고 아이들 데리고 다니며 화랑도 다니고 건축물 구경도 하고…운치있는카페랑 바다도 가고 좋았는데…
    이리지내며 가족들이 함께있던 시간들이 보석같았다 여겨집니다.
    히히~쭈그렁 방텡이…그거 우리집에서만 쓰는 말인줄 알았는데…참나무님도 ^^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