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별난 선물, 아들 하루 이용권?

넥센 김병현이 8일 목동 LG전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김병현은 국내 복귀 후

처음으로 1군 무대에 등판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어쩌다 보게 된 T.V 드라마 어버이날 선물에 관한 내용이 나오길래

느긋이 앉아 보게됩니다(넝쿨 째 굴러온…?)

어버이날 가족들이 다 모인 테이블에서

어르신들께 심지뽑기종이가 든 통을 순서대로 내밉디다

아들되는 배우 유준상은 (영화 ‘북촌 방향’ 주인공)은

어릴 때 잃어버렸다가 다 자라고 결혼한 후에 만난 귀한 아들 역입니다

할머님,아버님,어머님, 작은아버님 작은어머님…

그들은 접힌 쪽지를 뽑고 펴 보면

아들 하루 이용권 / 멋진 음식점에서 저녁먹기 / 등산하기

/ 잘 못한 일 하나는 용서하기

그리고 ‘꽝’도 있어서 웃음을 자아냅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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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부터 당일 오기로 한 아들에게 전화가 옵디다?

-엄마 오늘 야구장 가는 거 어때요

. . .야구장 ???

-아빠 야구 좋아하시잖아요 엄마는 요다음 날 가고싶은 연주회 공연 티켓 따로 드릴게요

…. @#$%^& 그 그러려무나 ( 엄마 아빠 취미가 여엉 다르니 참 힘들기도 하겠네. . .)

– 엄만 지루하지 않을까요

난생 처음인데 구경 한 번 해보는것두 나쁘지 않겠네. . .

그래서 야구는 호무런 밖에 모르는 무씩한 제가 야구장엘 갔다는 거 아닙니까

아들은 일찍 퇴근하여 울집까지 와서 우리 부부 태우고

며느리는 회사가 그 근처라일 마치고

목동 운동장으로 곧바로 왔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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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참~~ 희안한세상이데요

시작하기 전 애국가 합창 할 때

옆에 앉은 울집 남편도 일어서더만요

– 전 쑥스러워 그냥 앉아 있었어요

사람들이 그렇게나 야구에 열광하는 것 직접 처음 봤기 때문에

눈길을 어디에 둘지 모르게 3시간이 훌쩍지나가 버리데요

혹 몰라서 지루할까봐 책 한 권도 넣어갔는데

진풍경들 보랴, 정말 이해 불가능한 거 질문하랴

중간 중간먹거리들 쉬임없이 먹어줘야 하고 – 아 콜레스테롤 수치 엄청 높은 것들

책 꺼낼 짬이 어딨었겠는지요

-아무리그래도 야구장에서 책을 보다뉘 (그림이 이상할 것도 같았지만)

다른이들도 먹으러 왔는지 야구 경기 보러왔는지

구별이 안될 정도로연신 뭔가를 먹고 마시고

그 높은 그물을 넘어 관람석까지 날아 온 야구공

서로 잡겠다는 치열한 장면도목격하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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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중간 경품도 많덴데요

박수치고 응원하며 일어서서 함성까지

그런 생 난리가 없더만요- 제 입장에선…ㅎㅎ

‘야구장에 웬처녀들이방망이를 들고 나오냐’

쟤들 야구공 맞으면 우짤라고

-엄마. 도우미들 헬멧 있어서 안다쳐요 / 그래도 그렇지…카메라 맨이나 심판들은 다칠 때 없냐

-왜요 있지요

이런 질문을 해댔으니 하품 할 노릇이라

울집 남자는 아예 고갤 절래절래 흔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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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저 치어리더들 백 댄스보다 더 잘 추네’

– 옷도 두 번이라 갈아 입습디다

선수이름 넣어 부르는 관객들 응원가는

조금씩 다른 거 같아 또 질문했더니

-엄마 응원가가 선수들 마다 다 틀려요 / 그 많은 걸 우찌 다 외우냐, 너도 다 아냐?

-쉬워요, 별로 안이뻐요 재들 /어찌아냐 멀리서

그랬더니 재빨리 아이폰을 꺼내어

치어리더 개개인들 얼굴 큰 사진까지소개 된 걸다 보여줍디다

침 희안한 세상- 내가 모르는 건 또 얼마나 많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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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저차 주차원들이 이중 주차를 해 놔서

서커스하딕기 차를 빼 내고 집에 돌아온 후

T.V 스포츠 뉴스 보던 남편’어 저 우리 나왔네’ 합디다?

다른 일 하다 얼른 가보니

좀 전에 본목동 경기 실황이 그대로. . .

이미 딴 장면으로 바뀐 후여서 좀궁금하기도 하고그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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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아메리카인’ 처럼 낯선 야구장에서

두리번 거리는 내 손 잡고 이리 저리 돌아다니기도 하고

‘어려운 질문’ ( 울집 남자 기권하던) 일일히 답해주니라

고생한 내 아들 하루 이용권 뿐 아니라

며느리가 살짝 넣어준 금일봉까지 – 무슨 염치로

미안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크지도 작지도 않고 마치맞은 카네이션 화분의

인쇄체를 아침에다시 보며 ‘세상의 모든 자식’

어제 하루 어버이날 치루느라 얼마나 애썼을까요들. . .

P.S

제가 스포츠 경기 사진 올린 거

블로그 개설 이후 처음이자 마지막일겁니다

스포츠 경기장 또 다시 갈 날은 없지 싶네요

아무래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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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Comments

  1. summer moon

    09/05/2012 at 01:06

    와!!!!!
    아주 아주 아아아주 마음에 들어요
    참나무님의 베이비가 !!!!ㅎ

    참나무님 야구장에서의 질문들과 아드님의 대화가
    어찌나 웃기고 재미있는지 !!!!
    마지막이라니요, 앞으로도 자주 스포츠 관람하러 가셔야 될 거 같아요.ㅎㅎ

    남아공에서 얼마나 많은 사랑이 날아왔을지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2. 지니

    09/05/2012 at 01:47

    참나무님,, 우와.. 넘 신기해요.. ㅎ
    저도 참나무님과 같은 현장에 있었거든요.
    애국가 부른 합창단이 저희 딸아이의 학교 언니들이예요. ^^    

  3. 도토리

    09/05/2012 at 03:10

    저도 야구장 한번도 못가봤어요.
    울 남푠도 야구에 별로 취미가 없으니 저는 영 못 가볼 것 같습니다…
    보니 재미질 것 같은데욥…ㅎㅎ^^

    울아들은 카드 주면서 저녁식사와 영화 관람까지 하시라고…
    아들 돈 쓰기 안스러워서리 영화만 갸 카드로 했더니만
    오밤중에 들어와선 왜 식사는 안하셨냐구…
    ㅋㅋ.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카드 회수하기 전에 밥도 한 번 먹어야겠어요…^^*   

  4. 揖按

    09/05/2012 at 04:36

    왜요 ? 재미있는 실황 중계인데요..
    미국에서는 ( 다른 나라도 그렇겠지만 ) 아이와 관계된 날 선물은 " xx 이용권 " 몇회 등으로 많이 합니다. 설겆이 10회, 쓰레기 버리기 10회, 심부름 00회 …
    한국에서는 비싼 돈 들인 선물이어야 되는 줄 아는 것 같습니다….   

  5. 참나무.

    09/05/2012 at 05:12

    제가 간이 작아 스포츠 중계를 원래 잘 못 본답니다니다
    깜짝깜짝 놀래사서 입장하기 전 부터 경고를 받았거든요
    집에서는 아예 중계방송 시간엔 제 방에 처박혀 있고…
    무엇보다 제 취향 아니란 거 다시 확인한 날입니다- 넘 시끄러웠어요 첫째로…;;

    …이용권이 미국서는 상식화된 일이군요
    그 드라마 속 아들이 미국에서 자라 그런 사고방식이 그냥 나온거군요
    아들 부부께 넘 미안하더라구요 말 그대로 물심양면 선물이어서…;;
       

  6. 참나무.

    09/05/2012 at 05:15

    어라 정말요?
    전 저 혼자 천년기념품인 줄 알았는데…

    그 댁은 아들 이용권 행사 못하셨군요…ㅎㅎ
    제일 좋아하는 식사 꼭 하시길 꼭…!!!
       

  7. 참나무.

    09/05/2012 at 05:23

    서머문~~저는 스포츠 관람 체질은 아닌가봐요 아무래도
    처음 부터 그냥 ‘단 한 번 구경’이 목적이었어요…^^

    남아공 딸래미는 이번 어버이 날엔 전화 통화만
    – 뭐 그래도 괜찮습니다 꽃배달 같은 거 제가 금지시켰거든요…^^   

  8. 산성

    09/05/2012 at 22:47

    예전 생각나서 무슨 날이 돌아오면
    전 그냥 그 마음이 됩니다. 얼마나들 애썼을까요.세상의 자식들…
    어버이날 멋지게 보내셨네요…ㅎㅎ

    야구장에 사람 엄청나네
    티비로 보면 될텐데 무슨 재미로 갈까
    엄마 음악회 가는거나 똑 같지요 뭐.
    그러네…^^

       

  9. 참나무.

    09/05/2012 at 23:27

    그 댁 청년’들’ 꽃바구니, 엄마닮아 품위있는 거 잘 골랐데요 – 들에 방점..ㅎㅎ

    울집 남자 집에만 오면 스포츠 중계 보는 사람이지만
    야구장 가 본 건 2년인지 3년만이라며…
    말은 없어도 엄청 좋았던가봐요 야구장에서 친구들께 막 전화도 하미…^^

    저그들끼린 고민끝에 내린 결정일테니
    정말 저는 하루 구경꾼 – 귀청이 터질 것 같더만요
    울집 남자 약간 귀를 잡숴 집에서 듣는 것도 진저리내는데. . .
    뭘 알아야 면장도 하지요- 배울 맘이 하낫도 없음. 입니다

    … 집에 들오는 시간, 제 나지오 끄는 시간…^^   

  10. 로빈

    10/05/2012 at 05:26

    모든 스포츠가 다 그렇지만 야구도 응원하는 팀이나 선수가 있어야 재미있게 볼 수 있게됩니다.
    이번 기회에 팀이나 선수를 하나 눈여겨 봐두시면 어떠실런지요.    

  11. 참나무.

    10/05/2012 at 05:34

    네에~~ 응원하는 성의들이 대단하데요
    좋아하는 선수 이름을 유니폼 등판에 붙인 제 앞자리 청년들 보기좋았습니다
    넥센 ‘강 xx’?

    우리집 남자 둘은 L.G 팀 응원하던데요…
       

  12. 술래

    12/05/2012 at 17:47

    참나무님 야구장 중계 엄청 재미납니다.
    아들과 며느님임 생각해낸 어머니날 선물도
    신선하게 마음에 들고요.
    돈으로 떼우지 않고 함께 야구장 가서 시간 보내고
    질문 많은 엄마 질문에 자상하게 답해주고…

    야구광인 아들과 남편때문에
    엘에이 살때는 야구장 나들이 많이 했답니다.
    낮경기는 절대 사양이지만 저녁에 시원한 날에는
    소풍겸 따라가서 즐길만하더군요.

    날을 치루느라 ‘세상의 자식’수고 염려하시는
    참나무님 마음 저도 비슷한 마음이어서 제목 붙은 날은
    고저 애들이 안쓰럽기도 하대요.

    받을줄 모르는 우리 엄니한테 질려버린 저는
    감사하고 기쁘게 받는 마음으로 미안한 마음 덮으려
    애를 많이 쓰지요.   

  13. 참나무.

    12/05/2012 at 23:23

    서양에선 마더스 데이지요
    어머님께서 깔끔하신 분이셨군요…

    둘째 시동생이 대학시절 야구선수였어요 그래선 아니지만
    시어르신들도 야구광…저는 관심없으니 마담노릇이나 하고…

    야구장에서 제가 그랬어요
    아들 운동선수 아니어서 천만다행이라고
    만약 그랬으면 저는 제명에 못살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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