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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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을 많이 쓰는 화가가
겨울 해변에 서 있다.
파도가 씻어버린 화면에
눈처럼 내리는 눈.
어제 내린 눈을 덮어서
어제와 오늘이 내일이 된다.

사랑하고 믿으면, 우리는
모든 구속에서 해방된다.
실패한 짧은 혁명같이
젊은이는 시간 밖으로 걸어나가고
백발이 되어 돌아오는 우리들의 음악,
움직이는 물은 쉽게 얼지 않는다.
그 추위가 키워준 내 신명의 춤사위.

마종기 자화상(自畵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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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사는 흰옷 입은 하느님과
그 아들의 순한 입김과
내게는 아직도 느껴지다 말다 하는
하느님의 혼까지 함께 섞여서
겨울 아침 한정 없이 눈이 되어 내린다
.

(. . . . . . .)

마종기 ‘ 오는 날의 미사’ 일부

마종기 시집- 이슬의 눈 / 1997 문학과 지성 시인선 193

P.S

내게는 아직도 느껴지다 말다 하는

이후, 시인이 더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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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 연립 주택 돌담 위에 며칠 전부터

이런 신부 인형이, 언제까지볼 수있을지

어쨌든 5월의 신부. . .

J. S. Bach – Trio Sonata for Flutes and Continuo in G Major BWV 1039 – 1. Adagio (1/4)

2 Comments

  1. 산성

    11/05/2012 at 09:05

    외출에서 돌아와, 잠시 남한 산성엘 다녀왔습니다.
    꽃 다 지겠네…하면서요.

    산이라 그런지 층층나무는 아직이고
    잠깐사이 귀룽나무는 흔적도 없어졌어요.

    지난번에 못보았던 불두화(?)만 몽글몽글 올라왔더군요.
    여전히 사방천지 도로공사라 많이 어지러웠어요.
    길도 막히고…

    다시 올께요…

       

  2. 참나무.

    11/05/2012 at 09:23

    남한산성 가 본지도 오래됐네요…
    음…서울숲보다 일조량은 적은가봅니다
    산딸나무도 층층나무과라 꽃까지 피었는데
    물론 층층나무도 한창 물이올라 층층층층…

    저도 오늘 멀리 일산근처 다녀왔고
    돌아오는 길, 마리아 칼라스 근처를 지나길래
    부리나케 내려 잠깐 들렀고… 좀 쓸쓸했고. . ,

    류가헌 …통인시장까지 다녀왔으니
    오늘 발통도 제법 많이 굴린 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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