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인 교회 근처 담장
shlee님 교회 카페는 아침 10시 오픈이라 해서
문열자 마자 한가할 때 일찍 만나고
오후엔 영화 한 편 볼 심산이었는데
하필 ‘오페라 세상 만사 ‘ 유정우 님이 나와
마리아 칼라스 노래를 들려주는 바람에
다 듣고 가니라고 11시 정각에 출발했다
장일범 유정우 두 남자는 오페라 내용은 물론
아리아까지 서로 질세라 따라 부르기도 한다
한 분야에 그렇게 완벽한 사람들 대단하다 참.
(이웃 블로거 shlee님 만난 이야기는 1편에 풀었고. . .)
갈 때처럼신촌행72번 버스 타고 오면서 씨네큐브에 들러
융과 프로이트를 담은영화 A Dangerous Method 볼 참이었다
그런데 버스가 지나치는 길이 낯익다?
연대 후문 근처였던거다 갈 때는 초행길이어서
어리버리 긴장하며 통화중이었나?도무지 기억이 없었는데
‘카페 마리아 칼라스’ 올라가는 언덕이 보이는거디었다
앞 뒤 생각않고 무조건 내렸다
얼마 전에 지인으로부터 5월 말경
건물 자체가 허물어진다는 소식을듣고
오래 전 포스팅 찾아보니 모두 배꼽을 내밀고 있어서
사라지기 전에 한 번쯤 가 볼까했지만
하지말아야 할 2에 속하는 일 같아 참고 있었는데
여기까지왔으니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지
아침부터마리아 칼라스 애절한 노래 들을 때
이미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은 나으 행보를 결정지었을까
우연이 없다지 않은가 융의 말대로라면
등꽃, 보라색 흔적이 먼저 눈에 띄었다
집 앞 목련처럼 카페 입구의 목련도 푸른잎만 무성하다
실내에는 손님이 모두 4명
구석 테이블엔 여학생 둘이 공부 중이었고-아마 연대생인지?
창 켠으로 중년 남녀가뭔가주위 의식않고이야기에 열심이었다
카페 내부는 예전 장식품 그대로다
뭘 마신다? 자리값은 해야지 – 사진도 찍어제칠테고
망설이는 나에게 서빙하는청년은따끈한페퍼민트 유자차을권했다
다니던 곳곳을 이리 저리 담는데 뭐가 왈칵 치민다
차는 티백이 튿어져서 찌꺼기가 둥둥. . .
도대체 뭔가. . .
쓸쓸함을 더하자는 건지
그래도 유자 건데기 다 건져먹고 밖으로 나와봤다.
Reopen Cafe Callas- Take out
다시 살피니 낯선 간판까지 눈에 띄인다
조만간 이 간판까지 사라진다는거지
‘사라지는 것은 모두 아름답다’ 고
아니다 사라지는 건 쓸쓸하기 짝이 없다.
송년음악회 즈음주위 나무에 반작이던불빛들도 다신 볼 수 없겠지
Cafe Maria Callas Since 1999
안쪽으로 하얀 찔레꽃
목련. . .
이 모든 풍경들이 모두 사라진다 하니
다시 들어가고싶은 맘도 사라져버렸다
꽤 경사진 언덕을 내려오며
목련 대신 마로니에 꽃도 만나고 흰 찔레꽃도 만나고
카페 바깥 안쪽에도 찔레꽃이 보였지만
창을사이에 둔 중년 남녀가훤히 보여서 참았거든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어서 천천히 찍을 수 있어서 좋았다.
시내 방향으로 갈아탄 버스, 카드 찍으니
"환승입니다"반가운 기계음 . . .
예전같으면 오래 머물면서 음악 더 듣고 나왔을텐데
그래도 마이라 칼라스 아리아가 흘러 반갑긴 했다만
버스는 신촌 쪽으로 아니가고 사직단으로 간단다
얼시구나~ 류가헌 가면 되겠네
역시 우연은 없다
꼭 보고싶은 사진전 일요일 까지여서바쁜 걸음 않게 생겨서 다행이네~ 하며
고빈 사진전-밀레가 (만나게 될거야)
도시락 카페 쿠폰도 마침 가방 안에 있더라니깐
반찬만들기 싫어 통인시장까지 통통, 통통. . .
우연은 없다. . . 실감 한 날이었다.
폰 켈리-라 조콘다 중 자살. 금요일 나가기 전에 들은 애절한 아리아다. . . . . . . .
신촌마리아 칼라스처음 갈 때 위치를 몰라 연대 학생께
"마리아 칼라스 어딨나요"
질문을 하니 한 학생이 답했다
" 마리아 칼라스 죽었는데요" . . . . . . .
summer moon
12/05/2012 at 22:39
아예 사라져서 빈 공간만 남은 것을 보는게
곧 사라지기 전의 모습을 보는 것보다 덜 쓸쓸할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참나무님의 마음이 읽혀지는 것만 같아서…ㅠ
마리아 칼라스가 죽은건 사실이지요,
나원 참!ㅎ
참나무.
12/05/2012 at 23:12
제 마음을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제가 앉았던 자리… 지인들 앉았던 자리 돌아다니며
쇼팡 닮은 젊은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던 흰 피아노, 그 반주에 맞춰 연주하던 바리톤
슈만 헌정을 잘 부르던 sop.여주인장…
아리아 제목이 음식 메뉴이던 퀼트 메뉴판…특별났던 맛난 요플레…
2층에서 듣던 한상우선생님 음악 강의 같은 공간 즐겼던 인연들이 새록새록…
( 아참 마리아 칼라스 죽었다고 말한 학생은 농담조여서 좋은 추억으로 남은 얘기랍니다
류가헌 사진전 소제목이 ‘만날 게 될거야’희망적이어서 그 날도 좋은기억으로 마무리…)
푸른
13/05/2012 at 02:27
나무바닥에 흩뿌려진 희끝한 꽃잎들이…
그간의 수많은 시간들을 담고있는것만 같습니다.
참나무님의 맘을 헤아려가며 구석구석을 돌아봤습니다.
*^^ + ^^*
참나무.
13/05/2012 at 23:57
그러게나 말입니다 마른 등나무 꽃…부러 치우지 않는건지…
칼라스가 부르는 아리아는 자살
카페 칼라스는 타살아닐까…했답니다
시류에 등떠밀린…